암호닉 명단 |
52 0224 502 622 655 0846 1013 1218 ●계란말이● 가을 검은색 볼펜 겨울잠바 곰더리 곰세마리 그래서누구라고? 김뚱이 김어빠 꽁냥꽁냥 나는나는야~ 덕 도라엠엉아 도리 동구라미 두유망개 먼지 몽9 민달팽이 민하리 밍숭늉 바게트 바다코끼리 밤밤 방보라해탄 백아 별별이 블랙문 블리 빠담빠담 뿜뿜 사슴 샘물 선샤인준 소소 슙슈루슙슙슈 스리 스텝업 싹이 쓴다 아니쥬 애옹이 앨리 얄루 에뜨왈 엠슈아 열렬 율 은낮누 잎새 자몽해 작은단풍잎 진수야축구하자 짐느러미 짜몽이 쪽젭 찌몬 찡긋 착한공 청보리청 청포도 초록하늘 치노늘보 침개 코야코 크왕 키딩미 토토로 푸른빨대 하니 홉흅 화고투 DEL GIN |
/딜레마
: 너무 미운데 좋아서
지민: 누나한테 왜 그래?
정국: (동공 지진)
숨막히는 차 안. 지민은 날을 세워 묻고 태형은 가만히 눈을 깜박이다 입술을 깨뭅니다. 윤기는 그런 둘의 흐름을 느끼곤 속으로 일나겠구나, 싶었고 정국은 형들의 위태로운 분위기에 본보야지 몰카편이 생각났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건 몰카가 아니죠.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막아줄 누나가 있는 자리도 아니고요. 애당초 누나에 관한 문제였으니 누나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못되네요.
윤기: 피곤한데 더 그러지 말고 내일 얘기해, 자고 일어나서 날 밝을 때
지민: 형은 아까 태형이가 누나한테 어떻게 하는지 보고도 그래요?
윤기: 말했잖아 이해 못할 것도 없다고
지민: 난 이해 못하겠으니까 이러는 거 아니에요
정국: (먼 산 보기)
차라리 누나랑 다른 형들이 있는 차에 탈 걸 그랬어요. 인원 비율 맞지 않는다고 구박하면 호비형한테 이쪽으로 가라 하면 되는데. 아, 저쪽에 있는 누나 형들 거업나게 보고 싶다. 탄소 누나한테 안겨서 머리 쓰다듬 받고 싶다.
태형: 둘 다 그만해
지민: 지금 누구 때문인데
태형: 내가 잘못한 거 알고 있으니까 그만하라고, 누나한텐 따로 사과할거야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긴 지민이 태형을 노려봅니다.
지민: 누나가 다 받아준다고 해서 주변 사람까지 그걸 못본 척 해줄 수는 없어, 전엔 안 그러다가 갑자기 뭔데?
태형: 말한다고 해서 될 게 아니야
지민: 그럼 티를 내지 말았어야지
윤기: 박지민
정국: (누나...)
보고 싶어요, 다섯 글자를 보내는 동시에 걸려온 탄소의 전화. 울리는 벨소리에 험악했던 분위기가 다소 진정되었습니다.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되는 걸 알지만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말려줄 사람이 없으니 이런 식으로 차분해지네요.
탄소: 전정국 너 벌칙게임하고 있어?!
정국: ...예...?
석진: 벌ㅋㅋㅋㅋ칙게임ㅋㅋㅋㅋㅋㅋ
호석: 정국이한테 왜 그래욬ㅋㅋㅋ
탄소: 아 맞다 이런 건 정호석이나 벌칙이지?
호석: (의문의 1패)
남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형: ... ...
정국: (눈치) 저... 누나 있잖아여
탄소: 응 말해, 듣고 있어
정국: 전화.... (끊기 싫은데 끊어야 한다)
탄소: 전화가 왜?
석진: 알고 보니까 문자 잘못 보내서 전화 끊자는 거 아냐?
남준: 어우 그러면 누나 완전 망신인데
탄소: 어 지금 약간 그런 삘이 왔어 ㅎ
시끌벅적한 저편의 화기애애함이 눈물겹게 부러운 정국. 석진의 말대로 잘못 보낸 문자였다며 말을 얼버무리니 호석의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함께 한바탕 자지러지는 소리가 들리네요.
탄소: 난 너무 보고 싶은데, 넌 아니었구나
정국: 엇, 아니, 그, 그게 아니라...!
탄소: 잠깐 사이라도 아득해진 전정국 얼굴 생각하다 아, 이러다 억장이 무너지겠구나 싶은 타이밍에 문자 와서 얼마나 기뻤는지 평생 모를 거야... 넌 몰라... 누나의 이,
호석: 극성맞은 편애를
남준: 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석진: 정호석 쟤 내일 없냐곸ㅋㅋㅋㅋㅋ
탄소: ㅎㅎ.... ㅎ.... 저 양반은 내 인생에 도움이 안돼요 도움이
너무 아쉽게 끝난 통화 이후로 차 안은 정적이었습니다. 한창 달려가던 중, 갑자기 어느 골목에 차가 멈춰서는데요. 의문스러운 와중, 벌컥 열리는 차문으로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반가운 탄소가 들어오네요.
탄소: 전정국 보고 싶어서 왔다~!
정국: (왈칵)
탄소: ...어머 세상에... 여기 분위기가 왜 이래...?
윤기: 뭐하러 왔어
탄소: 니 보러 온 거 아니야 샛갸
윤기: (굴욕)
탄소: 남은 거리라도 누나랑 같이 타고 갈까?
정국: (끄덕끄덕)
탄소: 애가 왜 말을 못해? 민윤기 너 얘한테 뭔짓했어
윤기: 아니 뭐 일만 생겼다 하면 다 내탓이래
탄소: 님 되게 어이털리시네요 니탓 오늘 처음 했거든?;
윤기: 말도 안되는 소리
탄소: 오늘은 지금이 처음이라고;;
윤기: (얼탱)
지민: 누나 정국이 데려가려고 왔어요?
탄소: 응! 내가 여기 끼면 민윤기랑 싸울 것 같아 ㅎㅎ
차에서 따라내리는 정국의 부축을 돕기 위해 동생의 팔을 자기 어깨에 두르게 하는 탄소. 조금 더 기대기 쉽도록 자신의 팔은 정국의 허리에 두르니 반대편 차에서 그걸 본 석진이 창문을 내립니다.
석진: 무리하면 안되는 거지 그건 좀 오바 같은데
탄소: 애한테 너무 박한 거 아냐...?
정국: 누나 사실 진짜 보고 싶었어요... (포옥)
탄소: 미안하지만 지금 네 무게 감당하느라 감동 받을 여유가 없어
호석: 와장창이네 와장창
차에 돌아온 탄소가 제일 먼저 하는 건 역시 호석을 응징하는 일이었죠. 아무래도 통화로 들려오는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저쪽 차에서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가 오고 가나보다, 싶었던 탄소. 빠른 눈치로 난처함에 눈동자말 도록도록 굴려대던 정국을 데려왔네요. 역시 연애 빼고 다 아는 김탄소.
남준: 누나가 갑자기 저쪽 매니저 형한테 전화해서 차 좀 잠깐 멈춰달라고 하길래 무슨 일인가 했어
석진: 정호석이 괜히 극성 누나라고 부르겠냐
남준: 그러다 형도 누나한테 응징 당해요
석진: 세상이 갈라져도 나한텐 그런 거 못한다던데
탄소: 맞아, 어떻게 이 귀한 몸에 손을 대겠어
호석: ...나는? 나는!!!
탄소: 불만이면 너도 김석진 하시던가...
호석: 와 진짜 이 누나 안될 사람이네 이거!!!
탄소: 돈 많은 영프리티 탄소는 김석진을 갖기 위해 무엇도 마다하지 않을 거에요^^~
남준: 영프리티요? 하하 언프리티겠지
탄소: ??? 야 너 무슨 말을 그렇게 모욕적으로 ???
남준: 어떻게 저 얼굴에다가 언프리티란 말을 해주고 싶게 만드는 건지 한편으론 존경합니다 누님
탄소: 쟤 진짜 사람 돌려까기 잘한다
정국: 누나 안아주세요
탄소: 어? 어어... (쓰담쓰담)
석진: 전정국 니가 아직도 열다섯이냐고
탄소: 한창 엄마 품이 그리울 나이 22개월이지
석진: 니가 엄마야?
탄소: ...엄마 같은 누나...?
호석: 엄마 같은 형보단 낫네요
남준: ㅋㅋㅋ이젠 하다하다 진형까지 건드리냨ㅋㅋㅋㅋ
호석: 솔직히 누나 없었으면 방탄의 엄마는 형이었을듯
탄소: 내 존재 부정하지마 이 양아치야
호석: 가정이잖아요, 메이ㅂ,
탄소: 우리 가정 언제 꾸릴까?
석진: 뭐야 이 전개는
탄소: 참 방금 생각해봤는데 네가 방탄의 엄마면... 혹시 여자였어?
석진: 아니 이건 또 뭔??? (황당)
탄소: 내... 반려자♡
호석: 방귀는 엉덩이로 뀌는 건데 누나는 입으로도 뀌네
정국은 그토록 받고 싶던 탄소의 쓰다듬을 통해 집사의 손길을 받는 고양이처럼 도롱도롱 잠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팀에서 김집사님과 박강양이라는 조합이 있던데, 아기깽깽이 토끼에게 잡혀사는 탄소는 다들 몰라주니 무척 안타깝네요. 이 둘에게도 별명을 붙여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한편, 정국이 빠진 이쪽 차 안 상황은 매우 고요합니다. 태형은 잠깐 와서 정국을 데려간 탄소 생각에 마음만 더 복잡하네요.
탄소: 사랑과 우정은 부르는 이름만 다를 뿐 상대방을 애정하는 자체는 같잖아
석진: 그게 왜?
탄소: 남녀 간의, 이성 간의 우정이 그래서 어려운 것 같아
애정하는 마음이 같아서 그걸 우정이라 정의할지 사랑이라 정의할지 방황하게 되니까. 내가 우정이라고 확신해도 주변에선 사랑이라 부르니까. 어떻게 보면 사랑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형태를 갖고 있을 텐데, 그런 시선 때문에 관계의 틈이 생기면 불안을 나누어줄 누군가를 찾을 수 없는 거겠지. 내가 아무리 말해도 그 사람들 눈엔 짝사랑의 흔한 고민으로 보일 거야. 그 사람들 생각엔 그냥 연애나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걸로 고작일 거야.
석진: 음...
탄소: 관계의 권태를 덜어줄 누군가가 없으면 그 무게는 오롯한 나만의 것이 되고, 결국 짓눌려 숨을 허덕인 결말은 소중한 사람을 포기하거나 미워하게 되는 거겠지
석진: 아는 언니 만나고 온다더니 그 얘기 하다 왔구나
탄소: 같이 친한 오빠가 있었는데 둘이 엄청 사이 좋았거든, 주변에서 말은 많았지만 정말 서로에게 이상적인 친구였어 근데 그래도 어쩌다 다툴 수는 있잖아, 서운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거고... 근데 언니랑 오빠는 주변에 그런 걸 얘기해봤자 배우 누구랑 누구가 쌍방삽질하면서 난리라더라, 이런 소문만 돌기 시작할 게 뻔하니까 그냥 꾹꾹 눌러담았대
석진: 각자 뭐가 서운하고 아쉬웠는지 말하지 않고?
탄소: 서로에게 말하기 어려우니까 주변 사람에게 진심을 털어놓고 싶은 건데 그럴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거잖아, 당연하지
석진: ...하긴 그렇겠네
탄소: 결국 지쳤나봐 요새 연락 잘 안 하고... 그렇게 지낸다더라
석진: 듣는 네 마음이 씁쓸한 소식인데 그건
탄소: 내가 너무 바빠서 둘의 무게를 덜어주지 못했어, 적어도 내가 있었으면 이렇게 돌아서진 않았을 텐데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아무것도 말 못하고, 때를 놓치니까
석진: 네 탓이 아니야 정말 서로가 중요한 거였으면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겠지
탄소: 언니가 나한테 시간 나면 언제라도 만나자고 한 게 그래서 그런 거야
석진: 어?
탄소: 오빠를 이대로 포기하기엔 너무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낸 소중한 친구라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연기하고 지낸 친구라서 나를 통해 관계의 빈틈을 채우고 되돌리려고
석진: ... ...
탄소: 근데 내일은 오빠랑 저녁 먹기로 했어, 나한테 고민 상담 좀 하고 싶다고
석진: 중간다리 역할을 네가 하는 건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마냥 나쁜 일은 아니네
탄소: 그치
언젠가의 석진과 탄소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오르네요. 탄소의 아는 언니 오빠는 그렇게 탄소를 통해 관계를 회복했고 다시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지만, 정작 탄소는 그 둘과 달리 상대방의 시들어지는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어 위태롭습니다.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사람도 없는 걸요. 탄소와 태형 사이에 있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질 않는데 어느 누가 그런 역을 맡아줄까요. 알게 모르게 탄소에게서 아픈 기억을 받은 태형과 달리 마냥 미안하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는 탄소의 입장 차이도 약간의 흠으로 있는 것 같네요. 점점 기울어진 저울의 무게처럼 작용하는 킨과 뷔.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