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백현x경수
w.BM
| A |
백현이 먼저 시작한 음담패설에 뒷자리의 남학생 둘 또한 관심을 보이며 이야기에 동참했다. 옆자리에 앉은 경수는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썩 좋지만은 않은지 표정에서 불쾌함이 드러나고 있었다. 하지만 백현은 경수의 그런 모습을 보며 부러 더 큰소리로 음담패설을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결국에는 경수가 눈치를 주려는 듯 백현을 흘끔거리자, 그것을 알아차린 백현이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경수를 툭툭 치며 말을 붙였다. “야.” “…….” “꼴에 너도 남자라고 이야기 끼고 싶은 거냐?” “…….” 백현의 말에 경수는 아무런 말없이 묵묵히 백현을 볼 뿐이었다. 이에 백현은 재미있다는 듯 푸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었다. 백현의 웃음소리가 자습으로 인해 고요한 교실에 크게 울렸다. 반 학생들의 시선이 일순 백현과 경수에게로 몰렸다. 반 학생들의 시선을 느낀 경수가 반 전체를 둘러본 뒤에 한숨을 내쉬었다. “한심해.” 침묵을 유지하던 경수가 한참 뒤에 내뱉은 말로 인해 웃고 있던 백현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백현은 자신이 잘 못 들은 건가 싶었다. “뭐?” “한심하다고, 그런 이야기 시시덕거리며 하는 거. 그럴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겠다.” “이 새끼가 진짜.” “너 지금 굉장히 한심해보이고, 시끄러우니까 떠들려면 나가서 떠들어.” 우당탕! 순식간에 욱하는 제 성격을 못 참은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경수의 멱살을 잡아 올리더니 곧바로 주먹을 휘둘렀다.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을 받은 경수는 교실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다시 한 번 반 학생들의 시선이 백현과 경수에게로 몰렸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소란에 깜짝 놀란 반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백현과 경수의 사이로 왔다. 백현이 제 화를 못 참고 씩씩거리자,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백현의 팔을 붙잡았고, 반장은 바닥에 쓰러진 경수를 일으켜 세웠다. 교실 바닥에서 일어난 경수는 제 팔을 붙잡은 반장의 팔을 쳐내고는 구겨진 교복을 정리했다.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백현을 똑바로 쳐다보는 경수로 인해, 백현이 다시 한 번 주먹을 들어 올리려는 것을 옆에서 말렸다. 그때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경수는 그제야 백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교실 밖으로 나왔다. 백현은 교실을 나서는 경수를 보다가 제 팔을 붙잡고 있는 학생의 팔을 탁, 쳐내곤 애꿎은 경수의 책상을 발로 차버렸다. 경수의 책상 위에 있던 필기구와 문제집 같은 것들이 바닥에 떨어졌지만 백현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주말 과제가 주어졌다. 하필이면 또 짝꿍과 한 조가 되어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였기에 백현은 제일 먼저 반발을 했지만, 백현의 말은 먹히지도 않았다. 경수 역시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긴 했어도 껄끄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는지, 뚱한 표정으로 교탁에 있는 선생님을 보았다. 전달 사항을 전한 선생님은 교실 밖으로 나왔고, 백현만이 유일하게 골치 아프다는 듯 욕지기를 하며 머리를 털었다. 불만 가득한 백현의 시선이 경수의 옆얼굴로 가 꽂혔다. 입가에 있는 상처를 보니 욱하는 성격에 몸이 앞섰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쉽사리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생김새와는 다른 경수의 태도 때문이었다. 저도 꼴에 남자라고 자존심 세우긴. 괜히 짜증이 났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짝꿍과 함께 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할 것인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수는 백현에게 먼저 말거는 것이 없었다. 지금까지 봐온 바로는 이런 수행평가를 그냥 넘어갈 애가 아닌데. 백현은 누가 이기나 보자 하는 심정으로 경수에게서 시선을 뗐다. 절대 먼저 말 걸지 않겠다고 했지만, 저 역시 노는 축에 끼어있긴 했어도 공부나 수행평가를 소홀히 하는 법은 없었기에 조금 불안한 것은 사실이었다. 결국 백현이 자존심 굽히고 경수를 툭툭 쳤으나, 경수는 돌아보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야, 도경수.” “…….” “수행평가 어떻게 할 거냐고.” “각자 하자, 너나 나나 서로 같이 하고 싶은 생각 없을 거 아냐.” “2인 1조인 거 못 들었어? …너 설마 아직도 아까 일 신경 쓰냐?” “…….” “하, 혼자 자존심 있는 척은 다 하더니…” “너 같은 애랑 수행평가 하느니 혼자 하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아서 그런 거야, 착각하지 말아줄래?” 경수의 말에 백현은 또 다시 욱하는 성격이 올라올 뻔 했지만 간신히 참아내었다. “너 오늘 야자 해, 안 해?” “안 해.” “그럼 오늘 우리 집 가자. 가서, 오늘 안에 완벽하게 보고서 작성 끝내면 넌 나 무시하는 거 그만 해라.” “……좋아.” 백현의 제안에 경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답했다. 백현은 어떻게든 자신을 무시하는 경수의 높은 콧대를 꺾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백현오빠!” 백현과 경수가 백현의 집에 도착하니 일고, 여덟 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백현에게로 쪼르르, 달려와 폭 안겼다. 바로 백현의 사촌 여동생 세은이었다. 백현은 모처럼만에 보는 세은의 모습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오빠 보고 싶어서 왔어요. 백현을 올려다보며 또박또박 예쁘게도 말하는 모습에, 백현의 입가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걸렸다. 백현을 보며 눈웃음을 지어보이던 세은은 고개를 돌려 백현의 옆에 멀뚱히 서있는 경수를 보았다. “이 사람은 누구에요?” 세은이 손가락으로 경수를 가리키며 백현에게 물었다. 백현은 경수를 한 번 보았다가 세은을 보며 오빠 학교 친구야, 라고 답했다. 세은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곤 경수의 앞으로 가 배꼽 위에 손을 올리고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백현 오빠 동생 이세은 이라고 합니다.” 경수의 큰 눈동자가 저보다 훨씬 아래에 있는 작은 꼬마 아이에게로 향했다. 아이의 미소에, 경수 또한 싱긋 미소를 지었다. 백현은 처음 보는 것 같은 경수의 웃음에 조금 놀랬다. 예쁜 아이구나. 경수 역시 허리를 살짝 숙이곤, 손을 뻗어 세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세은은 그런 경수를 보며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던 백현은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끼고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백현이 놀라운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은 경수의 미소가 아니었다. 조금 더 정확히는 세은을 보는 경수의 눈동자였다. 그 눈동자를, 백현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세은아. 부엌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쪼르르, 부엌으로 가는 세은의 뒷모습을 쫓아가는 그 시선이 너무나도 익숙해서 백현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연분홍빛의 하늘하늘한 원피스 자락, 그리고 그 아래로 훤히 드러난 가느다란 두 다리. 경수의 눈이 그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었다. 여전히 경수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걸려있었지만, 백현은 어쩐지 그 미소가 무서웠다.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추려 주먹을 쥐었음에도, 주먹을 꾹 쥔 손마저 떨리고 있었다. 입안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기분에 백현은 마른침을 삼킬 뿐이었다. 세은의 뒷모습을 쫓던 경수의 시선이, 천천히 백현에게로 돌려졌다. “뭐 해, 안내 안 하고.” “어? 어… 따라 들어와.” 백현은 그 눈에 담긴 위험한 욕망을 읽어낼 수 있었다.
주말 사이에 뉴스에서는 지난주쯤에 일어난 아동 성폭행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었다. 그것도 백현이 사는 곳과 매우 인접한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학교에서는 온통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현은 온종일 넋 놓은 사람마냥 이야기에 도통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백현의 뒷자리에 앉는 백현의 친구 둘은 자주 넋을 놓는 백현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사이 경수가 등교를 해서 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경수가 와서 이야기가 잠시 멈춰졌지만, 두 사람은 곧 다시 이야기를 했다. “근데 도대체 그런 짓 하는 새끼들은 아무 것도 없는 어린애 보고도 발정이 난대?” “내가 아냐. 으, 시발. 진짜 그런 새끼들은 전부 다 죽어야해.” “천하의 개새끼들이지.” 두 사람의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백현은 제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경수를 흘끗 바라보았다. 경수는 얼핏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은 듯, 책가방에서 필기구를 꺼내고 듣기 문제집을 꺼내고 있었다. 하지만 백현은 경수가 느끼는 불안감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묘하게 떨리는 눈동자가 유난히도 잘 보였다. 손에서 볼펜을 돌리던 경수가 고개만 돌려 줄곧 자신을 보고 있는 백현을 보았다. “…….” “…….” 그 공간에 오직 두 사람만 있는 것 마냥 다른 소리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백현과 경수는 한동안 그렇게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
| B |
백현의 외삼촌은 백현이 다니는 학교 체육 선생님이다. 그래서 백현은 주변에서 다른 선생님들 욕하는 건 그냥 흘려들어도, 제 외삼촌을 욕하는 건 넘겨듣지 못하곤 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백현과 체육 선생이 가족 관계라는 건 아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매번 속으로 삭이기만 했다. 교무실에서 백현은 외삼촌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는 교실로 돌아가려고 했다. 막 교무실의 문을 열려던 찰나, 교무실 문이 열리고 경수가 나타났다. 백현과 경수는 문 앞에서 한동안 눈을 마주 보았다. 먼저 시선을 돌린 것은 경수였다. 경수는 백현을 지나쳐 백현의 외삼촌, 그러니까 체육 선생님의 자리로 갔다. 백현은 고개를 돌려 그것을 보다가 교무실을 나왔다.
경수가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날 들어온 과목 선생은 이미 어떤 말을 들었는지, 별다른 말없이 수업을 진행했다. 백현은 어쩐지 불안해져서 비어있는 제 옆자리가 너무도 신경 쓰였다. 마지막으로 본 게 교무실에서였는데, 갑자기 어딜 간 거야. 괜히 신경 쓰는 제가 한심하게 느껴져 애꿎은 손톱을 물어뜯었다. 수업이 끝나고 백현은 뒷정리를 하는 선생의 곁으로 다가갔다. 선생님, 경수 왜 수업 안 들어왔어요? 백현의 물음에 선생은 가만히 백현을 보다가, 체육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을 미리 받았다고 답을 했다. 그 말에 백현은 그냥 넘어갈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어딘지 찝찝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에 백현은 절로 표정이 구겨졌다. 결국 백현은 경수를 찾아 교실을 나왔다. 먼저 교무실에 들러 체육 선생인 제 외삼촌에게 경수가 왜 수업에 빠져야 했는지 물어보려 했었다. 그런데 막상 교무실에 도착하니 외삼촌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한층 더 짙어진 불안함에 일 층으로 내려가 양호실로 들어갔다. 양호실엔 양호 선생님과 치료를 받으러 온 학생 두어 명 빼고는 없었다. 어디 있는 거야. 자신이 무엇 때문에 경수를 찾으러 다녀야하는 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음에도 쉽사리 반으로 돌아가질 못해 백현은 한참동안 학교 건물을 서성였다.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곳이 강당이었다. 체육 수업이 없는지 텅 빈 강당이 스산하기까지 했다. 백현은 이유 없이 소름이 돋는 것 같아 제 팔뚝을 벅벅 문지르며 강당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결론을 내리고 강당을 나서려는 찰나, 굳게 닫혀있는 방송 기기들이 들어 있는 작은 공간이 보였다. 어떠한 힘에 이끌리듯, 백현은 천천히 방송 기기가 들어있는 창고의 문 앞으로 향했다. 백현은 마른침을 삼키며 아주 조금, 굳게 닫힌 그 문을 열었다. 문틈으로 보이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경수는 체육 선생의 앞에 무릎을 꿇고서 입으로 체육 선생의 것을 빨고 있었다. 백현은 못 박힌 듯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체육 선생인 제 외삼촌은 손을 들어 경수의 정수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것이 마치 충실한 충견을 대하는 듯 해보였다. 백현은 차마 그것을 끝까지 다 못 보고, 교실로 도망치듯 돌아왔다. 숨을 헐떡이며 교실로 들어오는 백현의 피부가 백짓장 마냥 창백해졌다. 주변에 앉은 친구의 걱정 어린 물음에도 백현은 혼이 나간 사람처럼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다음 수업이 시작할 때쯤, 경수가 자리로 돌아왔다. 백현의 시선이 자동적으로 경수에게로 옮겨졌다. 경수는 그저 표정 없는 얼굴로 백현을 보고 있었다. 백현은 그 순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경수의 큰 눈동자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생기를.
온 집안이 왈칵 뒤집혔다. 그것은 바로 피아노 학원에서 세은이 아직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외삼촌은 야간 자율학습 감독이었음에도 일찍 집으로 돌아왔고, 백현 역시 야간 자율학습을 빠지고 집으로 왔다. 집안에 모인 가족들의 표정은 모두 혹시라도 일이 잘 못 돌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뒤덮여있었다. 가족들 중 그나마 백현의 아빠가 침착한 태도로 경찰에 먼저 알리고, 가족들끼리 동네를 돌아보며 찾아보자고 했었다. 백현도 집을 나서는 어른들의 뒤를 따라 같이 나왔다. 백현 오빠! 제 이름을 부르며 해사하게 웃던 세은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백현은 아찔한 기분을 온 몸으로 실감하며 정처 없이 집 주변을 돌아다녔다. 어두운 골목길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자꾸만 머릿속에는 며칠 전 인접한 지역에서 일어난 아동 성폭행 사건이 떠올랐다. 혹시 세은이 그 피해자가 되진 않을까. 백현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 때 백현의 손에 들린 휴대폰이 잘게 떨렸다. 혹시라도 세은이 집에 돌아왔다는 소식일까 싶어 액정을 확인하니, 휴대폰 액정에는 경수의 번호가 둥둥 떠있었다. 실망감이 커져서 백현은 신경질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없었다. 경수 역시 바깥에 있는 건지 간간히 바람 소리만 들려왔다. “여보세요, 도경수?” “-…….” “야, 너랑 장난칠 기분 아니니까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변백현.” “…….” “-여기로 올래?” 경수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면서도 비장했다. 직감적으로 무엇인가 일이 잘 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백현은 전화를 끊고서 경수가 말한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달이 구름에 가려 거리가 유난히 어둡기만 했다.
백현은 경수가 말한 폐공장의 컨테이너 박스 앞에 서있었다. 스산한 기운이 어쩐지 공포영화에 나올 법한 분위기였다.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세차게 뛰고 있었다. 백현은 숨을 고르게 쉬며 컨테이너 박스의 문을 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놀랍게도 세은이 이부자리에 누워 편하게 잠들어있었다. 그리고 경수가 그 옆에 앉아서 잠든 세은의 머릿결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백현은 곧장 경수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쿵. 벽에 부딪힌 경수가 인상을 썼다. “너, 너…….” “진정해, 세은이 깨겠다.” “미친 새끼야, 너, 세은이 털끝 하나라도 건들었으면…….” 백현의 말에 경수는 굉장히 재밌는 구경거리를 본 사람 마냥 웃기 시작했다. 건들었으면, 어쩔 건데? 경수의 물음에 백현은 그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경수의 멱살을 잡은 채로 바닥으로 내팽겨 쳤다. 그리고 그 위로 올라타 주먹으로 얼굴을 내리쳤다. 입술이 찢어져 피가 났고 있음에도 경수는 피하지 않았다. 결국 먼저 주먹질을 그만 둔 것은 백현이었다. 경수는 입 안에 고인 피를 뱉어내고는 또 다시 웃기 시작했다. “백현아 내가 문제 하나 낼까.” “…….” “꾸준히 괴롭힘을 당하던 사람이 있었어. 근데 그 사람이 어느 날 더 이상 못 견디겠다 싶어서 자신을 괴롭힌 사람에게 미친 척 덤벼들더니, 결국 자신을 괴롭히던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어.” “…….” “여기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일까?” “윽, 으으…….” 백현은 경수의 멱살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괴로운 듯 소리를 내지르며 벽에 주먹을 내리쳤다. 경수는 바닥에 누워 허탈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고, 백현은 괴로워했다. 그리고 세은은 그 소란에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
다 연결 된 하나의 이야기 입니다.
사실 C도 있는데 그걸 올려도 될지 말지 고민이네요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