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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분들에겐 늘 감사드리구요, 업데이트가 좀 늦었죠?^^;; |
한결 홀가분해진 기분으로 돌아온 세훈은 노곤한 몸을 끌고 와 거실에 대자로 누웠다. 정작 제가 들으려 했던 사정은 제대로 듣지도 못했지만, 일단 세훈은 지금 무언가 답답했던 응어리가 제 몸을 떠나 사라져버려 신경을 꺼버렸다. 어차피 이번 반류 모임에 종인이 온다면 그때 가서 묻고 들어도 늦지 않았다. 지금은 종인이 반류라는 사실이 더욱 중요했다.
쾅쾅쾅쾅! 이제 좀 편하게 누웠던 세훈이 저를 방해하는 문소리에 인상을 쓰며 현관문을 노려봤다. 세훈이 또다시 아까처럼 돌발 행동을 할까 싶어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준면이 쾅쾅대는 소리가 더 나기 전에 얼른 달려가 문을 열었다.
"우리 왔어!"
쯧쯧,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시끄러운 소음의 주인공을 확인한 세훈이 이내 관심을 끊고 홱 하니 돌아서 누웠다. 그러나 그런 세훈을 가만히 두면 문을 두드릴 때도 무식한 주먹 대신 옆에 있는 초인종을 사용했을 터였다. 세훈을 향해 돌진한 백현이 세훈의 귓가에 대고 무작정 소리를 지르자 결국 무기력해진 세훈이 혀를 차며 몸을 일으켰다. 아니나 다를까 옆에 떨거지들은 도대체 변하지를 않는다.
"형도 있었어?"
"뭘 또 새삼스럽게."
집주인은 세훈이건만, 자연스럽게 준면과 대화를 나눈 백현이 곧 세훈에게서 흥미를 버리고 준면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슬며시 백현을 피해 또 구석으로 가 드러누운 세훈이 몸을 말고 귀를 막았다. ...그래서 세훈이가, 어? 세훈이 어디 갔어? 오세훈! 그러나 이야기를 하면 결국 이야기는 돌고 돌게 돼 있다. 세훈에 대해 말하려던 백현이 세훈을 부르며 고개를 움직였지만, 못 들은 척, 하고 세훈이 버티고 있자 지금껏 가만히 있던 찬열과 경수가 세훈을 짓뭉갰다.
"아, 내려가!"
"니가 일어나."
"내려가야 일어나던지 말든지 하지!"
아쉬운 듯 입맛을 쩝쩝 다시며 내려간 찬열은 멍하니 있는 경수와는 다르게 미련없이 등을 돌려 유유히 어딘가로 향했다. 지들이 사람인 줄 아나, 꿍얼꿍얼대는 세훈이 경수의 팔뚝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형은 제발 쟤내랑 같이 다니지 마."
"왜?"
"보면 몰라? 형이 이상해지고 있잖아!"
"재밌는데?"
히죽대며 웃은 경수를 못 미덥게 바라본 세훈이 고개를 여러 번 젓고 뚱한 표정으로 백현에게 향했다. 뻔했다, 반류 모임 아니면 만날 일도 없는 인간들이 꼭 이렇게 집을 어수선하게 만들고 만다.
꽤 정기적이지만 날짜는 정해져 있지 않아 누군가가 반류의 집을 돌며 만나는 시각을 알려주어야 했다. 그러나 여기저기 모래알 흩뿌리듯이 흩어져 있는 반류들 때문에 구역을 나눠야 했는데 그 중 한 구역을 백현이 맡고 있었다. 그걸 보고 재밌겠다며 찬열도 백현과 함께 각 집집마다 돌아다녔고, 뭔가 둘이면 허전하다는 의견에 따라 평소 친하던 경수를 끌어들였더란다. 맨 처음 가만히 제 집에서 있으려는 경수를 억지로 끌고 나오더니 이젠 경수도 세훈의 말처럼 이상해지고 있었다.
비글 새끼들. 낮게 읊조린 세훈이 준면과 대화 중인 백현의 어깨를 툭툭 쳐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대화를 끊어서 짜증 난 표정을 짓고 있던 백현이 세훈을 올려다봤다. 아니 근데 이 새끼가...
"야. 앉아라. 키 크다고 자랑하냐?"
"형이 불렀잖아."
"말이 많다, 앉으라면 앉을 것이지."
말은 투덜대도 행동은 앉고 있는 세훈을 아니꼽게 바라본 백현의 세훈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형이 오라면서, 어금니를 꽉 깨문 세훈이 백현을 향해 억지로 웃어 보였다.
"그러니까 어른이 말씀하시면 바로바로 듣는 거다,"
"지랄, 나랑 몇 살 차이도 안 나면서."
흠, 떨떠름하게 괜히 헛기침한 백현이 세훈을 흘기며 입을 열었다.
"이번 주 일요일, 오후 2시."
"오늘이 일요일인데 다음 주겠지."
어휴, 저 병신. 속으로 백현을 흉본 세훈이 혹여 눈치챌까 목을 가다듬었다. 쯧, 그런 세훈을 한심하게 쳐다보고 닫혔던 입을 다시 열은 백현이 세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김종인이랑 같은 반이라며.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할아버지가 말해주던데. 눈을 반짝이며 답한 백현이 세훈을 향해 실없는 웃음을 지었다. 아까 할아버지네 집 들렀다 왔거든.
그래... 고개를 끄덕인 세훈이 뭔가 찜찜한 기분에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에요?'
처음 보는 것 같은 종인의 얼굴에 얼굴 한가득 궁금증을 띄운 백현과 찬열이 종인을 유심히 살폈다.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해도 힐끔힐끔 종인을 곁눈질하는 경수도 제 나름의 기준으로 종인을 평가하고 있었다.
재규어가 그럼 둘이나 되네? 찬열의 말에 너털웃음을 지어 보인 할아버지가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한 설명은 없이 단지 선조 귀환이라고만 알려주고 세훈과 같은 반이라 소개된 종인이 인상을 찡그리며 살짝 고개를 숙여보이곤 방으로 들어갔다. 그냥 호기심에 쳐다본 셋이겠지만, 종인에게 그들의 시선은 단지 동물원 우리 밖의 사람들 같은 존재였다.
"음."
짧게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린 백현이 실실 웃었다. 세훈이 그런 저를 이상하게 훑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 정도면... 종인의 얼굴과 몸을 떠올린 백현이 온몸을 타고 올라오는 짜릿함에 잠시 떨며 씩 웃었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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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앙탈 알티 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