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쓰다세훈x준면w.BM 요즘 종인은 부쩍 제 형 준면이 이상해짐을 느꼈다. 그 이유는 항상 바른 생활 모범생이었던 준면이 요새 들어 일탈행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자면 며칠 전에는 제게 담배를 달라고 요구하질 않나, 이번에는 제법 비장한 표정으로 종인의 반으로 찾아와서는 술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었다. 종인은 준면의 부탁을 듣자마자 멀뚱히 제 형을 보다가, 손을 들어 준면의 이마를 짚었다. “열은 없는데. 형, 어디 아파?” “아씨, 나 멀쩡해! 책에서 봤단 말이야, 술 마시면 답답한 속이 풀린다고.” “답답한 일 있어?” “이, 이유는 묻지 마! 여하튼 술 구할 수 있어, 없어?” “…귀신같이도 알아 와서는, 엄마한텐 비밀이다?” “철저하게 비밀 지켜줄 테니까, 가능하지?” “안 그래도… 오늘 시험도 끝났고, 금요일이잖아. 교문 앞에서 기다려, 같이 가자.” 흔쾌히 알았다고 하는 종인의 말을 듣고서 준면은 금세 환하게 웃어보였다. 이따 보자! 준면이 손을 흔들며 제 반으로 돌아가고, 그런 준면의 뒷모습을 보던 종인은 형임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행동에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교문 앞에서 종인과 찬열, 그리고 준면이 만났다. 종인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지 못 한 찬열은 준면의 등장에 적잖게 당황한 듯싶었다. 준면은 조금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교복 입고 가도 되냐며 물었고, 종인은 준면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찬열이네 집에 들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금 뒤에서, 세훈이 나란히 교문을 나서는 세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키 큰 후배 두 명 사이에 있는 준면은 귀엽고, 또 귀여웠다. 세훈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것을 애써 감추지 않으며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 세훈의 곁으로 종현과 민석, 그리고 기범이 나란히 다가왔다. 종현이 세훈의 옆에 서서 말을 걸었다. “야, 오늘 약속 있어?” “아니, 딱히 없는데. 왜?” “시험도 끝났으니, 오락실도 가고 노래방도 가자고.” “그럴까?” “같이 가는 걸로! 근데 김준면은 어디 있대?” 종현이 세훈에게 묻자, 세훈은 교문 쪽을 한 번 보더니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 해보였다. 이에 종현은 별 수 없지, 라고 말하곤 먼저 앞장섰다. 찬열과 종인, 그리고 준면은 옷을 갈아입고서 번화가에 도착했다. 찬열이 누나의 남자친구가 운영한다는 카페 겸 바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 날 시험이 끝난 학교가 많았는지, 번화가의 거리엔 교복 입은 학생들이 꽤 많았었다. 준면은 괜히 긴장이 되어 자꾸 마른침을 삼켰다. 생전 해본 적 없던 일탈이 짜릿하기도 하고, 혹시 누군가에게 걸리진 않을까 싶어서 두렵기도 했었다. 유독 굳어있는 준면을 알아차린 종인이 키들키들 웃으며 준면을 놀렸다. 찬열이 누나의 남자친구가 운영하는 가게에 도착하니, 꽤 적지 않은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준면은 더욱 당황한 듯해보였다. 자꾸만 고개를 숙이며 움츠러드는 준면을 종인이 어깨를 쫙 펴주며 부러 놀리려는 듯 행동했다. 그 사이 찬열은 곧 매형이 될 누나의 남자친구를 준면과 종인의 앞으로 데리고 왔다. 종인과는 구면인지 반갑게 인사를 했고, 준면은 찬열보다 더 크고 외국인처럼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남자의 등장에 입을 벌리고 멀뚱히 올려다보았다. “이쪽은 우리 누나 남자친구, 중국계 미국인인 크리스형. 그리고 이쪽은 종인이 사촌 형인 준면이 형이요.” “어… 아, 안녕하세요. 김준면이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크리스가 준면에게 손을 뻗으며 인사를 청하기에, 망연히 보고만 있던 준면이 허겁지겁 손을 뻗어 악수를 했다. 아까보다 훨씬 더 잔뜩 긴장한 모습에 종인은 더욱 크게 웃고 말았다. 준면은 옆에서 민망할 정도로 웃는 종인을 한껏 노려보았다. 인사가 끝나고 크리스는 찬열과 종인, 그리고 준면을 데리고 예약 손님들을 위해 있는 룸으로 향했다. 빈티지 느낌과 더불어 고풍스러운 느낌이 더해진 인테리어에, 준면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선 이리저리 둘러보기에 바빴다. 세 사람이 자리에 착석하자, 크리스는 밖으로 나갔고 얼마 안 있어 여러 종류의 술과 안주거리를 들고 들어왔다. 미성년자 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술을 주는 모습에 준면은 새삼 크게 놀랐다. 얼떨결에 크리스가 따라주는 술을 받아든 준면은 심호흡을 하고는 용기를 내어 술을 마셨다. “윽, 쓰다…….” 술을 마시면 인생의 맛을 알 수가 있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래, 인생은 쓰구나. 준면은 새삼 술의 쓴 맛에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평탄하게 이어왔다고 자부하던 세훈과의 우정이 흔들리고 있는 이유가 인생은 쓰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 쓴 술이 잘도 들어간다. 술술 들어간다고 해서 술인 건가? 준면은 마시면 마실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을 걷잡을 수가 없었다. 생각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준면이 마시는 주량도 점점 늘어만 갔다. 결국 혼자서 한껏 마신 준면이 먼저 쓰러지고 말았다. 아니, 곱게만 쓰러졌으면 말도 안하겠다. 온갖 주정이란 주정은 다 부리며 바르고 곧은 준면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추락하고 있었다. 종인과 찬열은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온갖 투정을 다 부리는 준면을 넋 놓고서 쳐다볼 뿐이었다. 수많은 취객들을 대한 크리스도 준면 같은 경우는 처음 보는지 실소를 터뜨리며 준면을 보고 있었다. “종인아, 세훈이 불러주면 안 돼? 힝.” 준면이 종인에게 딱 붙어서는 입을 삐죽이며 세훈을 불러달라고 했다. 종인은 세훈이 과연 이 모습을 보고 어떤 반응일지, 혹시 이런 곳에 데려왔다고 화라도 내는 건 아닐까 싶어 망설이다가 결국 준면의 핸드폰을 들고서 세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종인이 세훈에게 전화를 걸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할 때, 세훈은 종현, 기범, 그리고 민석과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노래방에서 놀 것 다 놀고서 거리를 걷고 있었다. 노래방에서의 기범의 활약에 대해 떠들다가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휴대폰을 꺼내니, 준면의 번호가 떠있었다. 세훈은 새삼 오랜만에 오는 것 같은 준면의 전화에 하마터면 휴대폰을 떨어트릴 뻔했다. 어쩐 일이지? 새삼스럽게 떨려서 전화를 받으니 들리는 목소리가 준면이 아니라 조금 실망한 세훈이었다. “어, 종인이네. 왜?” “-아 그게… 지금 저랑 준면이 형 있는 곳으로 와줄 수 있나 해서.” “어딘데? 준면이 무슨 일 있어?” “-그게, 그러니까…….” 높아진 세훈의 목소리로 인해 옆에서 걷던 세 사람도 걷던 것을 멈추고 세훈의 통화에 집중했다. 세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끊자, 종현이 먼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세훈은 종현을 보더니 어색하게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세훈에게서 통화내용을 들은 종현과 민석이 좋은 구경거리가 되겠다며 따라 나서겠다고 했다. 그리하여 얼떨결에 네 명이서 우르르 종인이 말했던 카페 겸 바라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때마침 그들이 놀았던 곳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어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가게 앞에서는 크리스가 그들을 마중 나와 있었다. 크리스의 안내를 받고 종인과 준면, 그리고 찬열이 있는 룸으로 들어가니 제일 먼저 보인 건 찬열의 팔을 꼭 끌어안고서 훌쩍이는 술에 취한 준면이었다. “와, 왔어요?” “…….” 세훈과 종현, 민석, 그리고 기범의 등장에 찬열이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으며 제 옆에 딱 붙은 준면을 떼어내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운 표정의 찬열이 기범을 먼저 보았다. 기범은 그저 담담하게 그 모습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세훈은 생전 처음 보는 준면의 흐트러진 모습에 그저 기가 찰뿐이었다. 종현과 민석은 이거 찍어 놔야하는 거 아니냐며 잔뜩 재밌어 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 하나 준면에게 다가가지 못할 때, 기범이 먼저 준면의 앞으로 향했다. “준면아, 정신 차려.” “어? 어어? 기범이네? 아, 예쁜 기봄이다! 아, 우리 범이 예뻐, 예뻐.” “어, 그, 그래. 나야, 기범이. 아휴, 얼마나 마셨기에…….” 용케도 기범을 알아본 준면이 기범의 양 볼을 잡고는 해맑게 웃으며 참 별나게도 굴었다. 처음 보는 준면의 모습에 기범은 절로 한숨이 나왔다. 기범이 한숨을 내쉬든 말든, 준면은 그저 웃으며 기범이 예쁘다는 말만 남발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종현과 민석이 휴대폰을 꺼내서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입을 틀어막고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만 있던 세훈이 보다 못했는지, 결국엔 기범을 뒤로 보내고 준면의 양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세훈을 알아본 준면이 일어나기 싫다며 갖은 투정을 부렸다. “오세훈도 있네? 너 왜 여기 있어! 으씨, 나 안 일어나. 안 일어 날고야.” “집에 가자, 늦었어.” “너랑 집에 안 가, 너도 나랑 집에 안 가잖아? 학교도 매일 혼자 가고… 오세훈, 나쁜 새끼… 씨이.” “알았어, 학교 같이 가자. 집에도 같이 가고, 됐지?” “되긴 뭐가 돼, 이 나쁜 새끼야! 엉엉, 오세훈 나빠, 시발…” “…….” 헐, 방금 김준면 입에서 욕 나온 거 맞냐? 종현이 민석에게 묻자, 민석도 놀란 눈으로 준면을 볼 뿐이었다. 아무리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욕을 하지 않던 준면의 입에서 욕이 나오니 다들 놀란 눈치였다. 세훈은 골치가 아픈 듯, 이마를 짚었다. 준면은 급기야 눈물까지 터뜨렸다. 진상도 이런 진상이 따로 없다 싶을 정도로 준면은 꽤 많이 주정이 심했다. “그래, 나 나빠. 그러니까 집에 가자, 준면아. 어?” “흑, 세훈이가 업어 줄 거야?” “그래, 그래. 업어줄게, 일어나자.” 세훈이 자세를 낮춰 준면에게 등을 보이자, 준면이 얼른 세훈의 등에 업혔다. 술에 취하기까지 해서 무게가 좀 나가, 약간 휘청거리던 세훈이 겨우 중심을 잡고 룸을 빠져 나왔다. 준면과 세훈이 나가자마자 종현과 민석이 동영상 촬영을 마치며 줄곧 참아왔던 웃음을 빵 터뜨렸다. 기범은 실소를 터뜨리며 그 모습을 보고 있었고, 종인과 찬열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도 이만 집에 가자.” 한참을 박장대소하는 종현과 민석에게 기범이 집에 가자며 말을 했다. 이에 종현과 민석은 겨우 진정을 하고서 먼저 룸 밖으로 나왔고, 뒤를 따라 나가려던 기범은 찬열 쪽으로 돌아보았다. 넌 안 가? 기범의 물음에 찬열은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고서 멍하니 기범을 보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가, 가요! 종인아 가, 가자. 찬열이 말을 더듬으며 갈 준비를 하자, 기범은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기범의 웃음소리에 벗어 놓았던 겉옷을 다시 입던 찬열이 민망했던지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어색하게 웃었다.BGM. 델리스파이스 - 고백더보기오랜만이죠! 늦어서 죄송해요... 원래는 빨리 빨리 가져올 계획이었는데, 컴퓨터가 고장나는 바람에... 고치자마자 들고왔습니다!구독료 시스템이 생겼다기에 호기심이 동했는데 왜 저는 구독료 버튼이 안 생기는 걸까요...아 뭐, 구독료 할 생각은 없어요. 제 글이 딱히 독자님들의 포인트 절감(물론 댓글 달면 돌아오지만요)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잘난 글도 아니니까요ㅋㅋㅋ여기서 또 준면이의 일탈...! 수,술..! 털썩..! 그렇지만 꼭 넣어야하는 부분이었어요..ㅋ..ㅋㅋㅋ...귀엽지 않아요? 술먹고 꼬장부리는 준면이ㅎㅎㅎㅎ아 그리고 시간은 글이니까요.. 훅훅 지나서 중간고사 끝난 시점!입니다. 예 그런 거예요, 글이니까요. 30다음 글[EXO/세준] 커피가 쓰다 712년 전이전 글[EXO/세준] 커피가 쓰다 512년 전 BM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이 시리즈총 0화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최신글 [EXO/세준] 가족의 비밀, 커피가 쓰다 텍스트 파일 3512년 전위/아래글[EXO/세준] 가족의 비밀, 커피가 쓰다 텍스트 파일 3512년 전[EXO/세준] 커피가 쓰다 번외 1612년 전커피가 쓰다 공지입니다 & 암호닉 리퀘스트 이벤트 712년 전[EXO/세준] 커피가 쓰다 8 2712년 전[EXO/세준] 커피가 쓰다 7 2712년 전현재글 [EXO/세준] 커피가 쓰다 6 4112년 전[EXO/세준] 커피가 쓰다 5 5512년 전[EXO/세준] 커피가 쓰다 4 7212년 전[EXO/백도]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1312년 전[EXO/세준] 커피가 쓰다 3 5212년 전[EXO/세준] 커피가 쓰다 2 4712년 전공지사항커피가 쓰다 공지입니다 & 암호닉 리퀘스트 이벤트 712년 전[EXO/세준] 가족의 비밀 텍스트파일 메일링(+약간의 설명) 6312년 전세준 단편 메일링 겸, 공지입니다! 3312년 전새해맞이 제가 쓰는 모든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에게 인사올립니다! 512년 전[EXO/세준] 어쩌다 너를, ver.J 下 (+메일링) 2013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