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파일 NO.10 - 사각사각
창구의 큰 창은 신기하게 되어 있습니다. 밖에선 안이 절대, 죽어도 안보이지만 안에서 밖은 잘 보이는 구조로 말이죠. 또한 창구 안엔 총 5개의 컴퓨터가 있습니다. 물론 종대가 다 쓰는 것들 입니다. 조직이다 보니까 납치의 가능성이 있어 GPS용으로 쓰는 컴퓨터가 한 대, 임무지나 정보 인쇄용 컴퓨터가 한대, 정보 검색용 컴퓨터가 한 대, 해킹용 컴퓨터가 2대. 보스가 종대에게 모든 지원을 쏟아 부어 다 최신 컴퓨터입니다. 아! 종대 사생활용 노트북도 있네요. 이렇듯 다 가진 것 같은 종대는 핸드폰이 없습니다. 물론 PC톡도 없어요. 보스의 명령도 있고 종대 자체가 세상 밖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해커가 되면 세상 모든 비리와 부딪히게 됩니다. 기부단체가 자기들 사치를 위해 기부된 돈을 쓰기도 하고, 국민들이 낸 세금이 룸을 잡을 때 이용되기도 하고, 작은 비리부터 정말 쓰레기 같은 비리까지. 아주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던 종대는 부모님의 지원에 힘입어 점차 국내 최고의, 아시아 최고의, 세계 최고의 해커로 클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이 되기까지 부모님의 지원이 있었다면 부모님의 지위가 조금 높았겠죠. 지위가 높은 사람치곤 비리하나 없지는 않을 겁니다. 종대는 부모님이 속해있는 국가정보원에서 엄마가 쓰는 컴퓨터를 해킹해 자신을 팔아넘기려고 이렇게 까지 키웠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을 아껴주고, 지원해주던 부모님은 사실 돈에 눈 먼 자들이었죠. 그 계기로 종대는 집에서 나와 EXO로 들어오게 됩니다.
***
사각사각. 종대가 연필로 A4용지를 빼곡히 채우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밥은 먹었어요? 잠은 잘 잤어요? 시답잖은 글들이 A4용지에 채워지고 있울 때, 인기척이 들려 앞을 보니 경수가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경수의 갑작스런 등장에 깜짝 놀란 종대가 하나밖에 없는 연필심을 부러뜨리고 말았네요.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던 종대는 세상 다 산 목소리로 작은 창을 열고 말합니다.
"체크인, 하셨습니다."
"네? 아, 임무 들어온 거 있나요?"
"없네요."
"...아, 네."
문을 매몰차게 닫은 종대는 곧 후회합니다.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경수에게 무슨 짓을 한건지. 곧 종대의 눈에 계단을 내려오는 그녀가 보입니다. 연필이 부러졌으니 따로 말할 방법도 없고, 부러진 연필심을 손끝으로 잡은 종대가 다시 앞을 봅니다. 경수랑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녀네요.
"루한오빠랑 화해했지?"
"어."
"잘했어.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EXO] 조직인지, 심부름센터인지...EXO!!! 사건 파일 NO.10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f/a/6fac68e015fab01fdcb7a74b9b6e844c.jpg)
"뭘 놀래. 남자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
장난기가 가득 담긴 경수를 아는지 모르는 지 그녀는 진지하기만 합니다. 그때 정말 놀라긴 놀랐었나 봅니다.
"너라서 놀란 거잖아. 너라서."
"내가 뭐."
그런 그녀가 귀엽기만 한 경수는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합니다. 둘이서의 대화가 흥미로운 종대는 어느새 컴퓨터로 녹음을 하고 있습니다. 사생활 침해라고 볼 수 없는 게, 모든 정보를 끌어 모아야 되는 게 창구의 역할이니까요. 그러나 이것도 핑계에 불과하죠. 종대는 그저 그녀의 일에 관해서는 모든 알고 싶을 뿐입니다. 남들은 그녀와 함께하며 그녀에 대해서 알아가겠지만, 종대는 창구 안을 벗어나지 못하니까 이렇게라도 해야죠.
"아 몰라, 됐어. 갈 길이나 가."
"너 임무 있냐? 나 임무 없는데. 같이 할래?"
"꺼져. 도움을 청해도 민석님한테 청해."
"너 그 형 좋아하는 거 아니지?"
"님이다, 님. 민석님. 그리고 안 좋아하거든."
"스승님보단 형이 낫다고 그랬거든."
"아 몰라! 좀 가라고! 임무 있으면 내가 연락 줄게."
"약속해라."
"한다고 해!! 아오 도경수 진짜!!"
"좀 있다 봐."
경수가 위층으로 사라질 때까지 이리저리 눈치를 보던 그녀가 종대에게 다가옵니다. 둘 사이에 느껴지는 뭔지 모를 핑크빛 기류 때문에 기분이 언짢아진 종대는 힘주어 잡고 있던 연필심을 뒤로 던져버리고 그녀를 맞이합니다.
작은 창이 열리기가 무섭게 몸을 앞으로 숙인 그녀가 창구에 바짝 몸을 대고 말합니다.
"저기요, 제가 계속 생각해 봤는데요.."
"체크인 하셨습니다."
"그, 저희는 이뤄질 수 없죠..?"
"....있는데요."
울컥한 종대가 한 말에 그녀가 놀란 듯 뒤로 물러납니다. 또 쪽지로 줄 줄 알고 할 말을 다 생각해서 왔는데 이렇게 즉답이라니요. 당황한 그녀가 다시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합니다.
"그렇지만, 찬열이는 종대님, 죽은 줄 알던데.."
"당연하죠. 너 입사 전에 보스가 입이 닳도록 하던 말이었으니까요. 난 죽었다고. 오는 길에 습격을 받아서."
"...아, 그래요..?"
"근데 난 지금 살아 있잖아요. 그니까 난 보석이랑 이뤄질 수 있어요. 죽은 몸이 아니니까."
확고한 종대의 대답에 그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더니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창구 밑으로 숨어서 말합니다.
"임무 들어온 거 있어요?"
"현재. 임무 들어온 거 없습니다."
종대의 손에 들린 무수히 많은 임무지중 3개가 그녀의 임무지 입니다. 자기 임의로 보석에게 휴가 아닌 휴가를 준 종대는 왜인지 끓어오르는 화가 가라앉지 않습니다. 왜 자신과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 건지, 왜 경수와 그렇게 다정히 대화를 나눈 것인지. 아, 다정이라기보단 경수가 그녀를 귀여워 하는게 맞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그녀는 바락바락 화를 내고 경수는 능구렁이 같이 넘어가니까요. 다시 재생되는 방금 전 상황에 잠시 심호흡을 한 종대가 말합니다.
"미안해요. 너무 몰아 붙였네요."
"아니에요.."
"그럼 이만."
종대가 작은 창을 닫자 그녀가 잔뜩 풀이 죽은 채로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그 뒷모습을 보던 종대가 참았던 숨을 내뱉습니다. 화가 좀 가라앉으니 안절부절하는 종대입니다. 곧 엑스가 창구를 두들깁니다.
"창구님. 임무지 전달이여."
"여기."
"현재 저택에 누구 있나여?"
"보석님이랑 D.O님 모델님 있어요."
"루한님과 민석님은요?"
"둘은 현재, 중국 가는 중이네요."
"네."
임무지를 엑스에게 전달해준 종대의 눈에 임무지 때문에 가려 졌던 A4용지가 보입니다. 사과를 담은 편지라도 쓸 요량인지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던진 연필심을 찾습니다. 아무리 봐도 안보이자 임무지 정리를 끝내고 가려는 엑스를 붙잡습니다.
"엑스. 혹시 나 볼펜 좀 사다줄 수 있어요?"
"네? 물론이져. 지금여?"
"네."
"알았어여."
방으로 들어온 그녀 역시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괜한 말을 한건가 싶은 그녀가 우울해 하고 있을 때, 그녀가 딴 생각을 할 수 없게 정신없는 핸드폰 벨소리가 울립니다.
루한
"네, 여보세요?"
"루비, 나 지금 중국 가.."
"왜요?"
"보스가.."
"보스가 왜요??"
"난 EXO-M 소속이잖아.. 보스가.. 진짜.. 하.."
무슨 이유에서 든지 루한이 간다는 말에 말없이 쾌재를 부른 그녀가 소파에 몸을 던지며 말합니다.
"아쉽네요."
"그치? 그럼 다이아몬드 너가 중국 올래?"
"아녀. 전 중국이라면 안 좋은 기억들이 너무 많아서."
"그래.. 그럴 수 있지.. 대신 우리 영상통화 자주 하자."
"아, 제가 임무가 엄청 와서요.. 바쁠 예정입니다. 그래도 빠른 시일내에 뵙죠."
"그래.. 그러자. 끊어.."
"네! 조심히 가세요!"
"응, 몸조심하고.. 밥 굶지 말고.."
"네, 네. 끊어요."
"시원하게 자고, 열대야 조심하고.."
"끊습니다."
"그래.."
잔뜩 아쉬움을 흘리는 루한과의 전화를 끝낸 그녀가 매니큐어 통을 들고 오더니 이것저것 보다가 파란색을 고릅니다. 드디어 루한이 갔네요. 한 달 내내 루한과 있을 생각에 암담해지던 그녀는 의외로 일주일 안에 끝나니 기분이 좋습니다. 파란색 매니큐어도 예쁘네요. 살랑이며 들어오는 바람도 싱그럽고요. 아주 좋은 일투성입니다. 똑똑- 노크소리에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어 줍니다. 오랜만에 보는 엑스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네요.
"...엑스 너 원래키가 이렇게 컸나?"
"최근에 더 큰 것 같아여."
"그래? 무슨 일이야?"
"이거여."
엑스가 전해준 것은 3개의 서류봉투 입니다. 종대가 정신이 없어서 그녀의 임무지도 엑스에게 건네줬나 보군요. 인상부터 구긴 그녀는 말이 씨가 됨을 깨닫습니다. 바빠질 거라 했더니, 정말 바빠진 것 같네요. 엑스는 임무가 끝난 듯 고개를 꾸벅 숙이더니 가려합니다. 그녀가 빠르게 엑스를 붙잡습니다.
"엑스 마카롱 좋아해?"
"네!!"
"기다려봐. 난 너무 달아서 못 먹겠더라고."
마약 임무 성공 특별 보너스로 보스에게 받은 마카롱은 그녀에게 너무 단 음식이었습니다. 평소에 단걸 즐기는 엑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간식이지요. 마카롱을 받은 엑스가 90도로 인사하더니 아이 같은 웃음을 흘리며 갑니다. 비록 찬열에게 물들긴 했지만 아직 아이 같은 면이 있네요. 서류봉투를 들고 들어온 그녀가 곧 종대 생각에 또 우울해 집니다. 단 몇 십분 만에 얼마나 많은 감정이 몰아치는 지. 정신이 없는 그녀입니다. 선풍기에 대고 매니큐어 바른 손을 말리던 그녀가 다른 손으로 서류봉투 하나를 끌러봅니다.
사건 NO.1210 (C랭크)
자리 쟁탈전.
아직도 EXO의 위엄을 모르고 기어오르는 조직이 있나봅니다
가장 좋은 땅이라는 강남에 슬슬 입지를 늘려가는 조직을 혼내줘 볼까요?
위험하니까 애들 몇 명 데리고 가요.
분명 평범하지만 마냥 평범하지만은 않은 임무지 입니다. 종대의 말투가 들어가 있어서 그런가요? 임무지에 이렇게 티를 내도될는지. 물론 됩니다. 임무지는 그 사람 고유의 것이기 때문에 허락하지 않는 이상 마음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서둘러 다음 서류봉투를 끌러보는 그녀입니다.
사건 NO.1212 (B랭크)
마약 거래를 해 보아요.
유명한 흑룡파의 행동대장이 마약을 즐긴다고 하네요.
저희는 그저 중간 역할만 하면 됩니다. 친목을 다질 겸 하는 거니까요!
그럼 행동대장에게 마약을 전해줘 볼까요?
혹시 모르니까 A랭커 꼭 데려가요.
종대는 참 여러모로 사람 설레게 하는데 뭐 있는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연애를 해 본적 없다는 그녀가 지금 두근거리고 있으니까요. 마지막 남은 것도 서둘러 끌러보는 그녀입니다.
사건 NO.1213 (B랭크)
마약 거래를 해 보아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부(大富)인 그가 찾는 대마초!
평소 EXO에 관심이 많은 그가 직접 엄청난 돈을 준다며 EXO에게 의뢰한 건입니다.
그럼 그 대부에게 마약을 팔아 볼까요?
중국까지 보내서 미안해요.
종대의 미안함이 잘 느껴지는 것 같군요. 중국 건은 싫지만 B랭크가 자신밖에 없으니 뭐. 하는 수가 있나요. 괜히 임무지들의 마지막 줄을 한번 읽어본 그녀는 우선 1210을 해결하려 자리에서 일어나다 한손만 매니큐어가 발라진 것을 보고 다시 앉습니다. 종대에게 휘둘려서 정신이 없네요.
![[EXO] 조직인지, 심부름센터인지...EXO!!! 사건 파일 NO.10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1/1/e11ce2020488589938f2fd67006b6522.jpg)
오랜만에 저택의 방에 들어온 경수가 의자에 앉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계속 바라봅니다. 생각보다 연락이 늦네요. 그녀도 임무가 없는 걸까요? 한참을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던 경수가 갈증을 느끼고 부엌으로 가 컵을 꺼내 정수기에서 물을 따릅니다. 그때 갑자기 들리는 진동소리에 화들짝 놀란 경수는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물잔을 싱크대에 두고 서둘러 달려가 전화를 받는 경수입니다.
"여보세요?"
"도경수. 나랑 강남가자."
"임무 있냐?"
"어. 갈래 말래? 안가면 모델 데려가고."
"아냐. 갈래. 심심해."
"그래. 혹시 모르니까 총 챙겨 와."
"어."
전화가 끊기자마자 손질해뒀던 성능 좋게 개량한 총을 꺼내듭니다. 갈증은 달아난 지 오래입니다.
***
본명 : 루한
코드네임 : 사슴
보스의 전화는 언제나 받기 싫다. 중국이 아닌 한국의 퀵네 집에 얹혀살고 있는 지금 이때라면 더더욱.
"여보세요?"
"너 왜 아직도 한국이야."
"휴가잖아요, 보스."
"휴가고 뭐고 빨리 중국으로 돌아가."
"왜요!!! 왜요?!! 휴가잖아요! 안 그래도 요즘 보석이 임무가 많아가지고 얼마 못 보고 있는데!...요."
한동안 말이 없는 보스는 겁먹기 충분했다.
한기까지 느껴지는 보스의 차가운 목소리가 핸드폰을 타고 흘러나왔다.
"내가 EXO-M을 만든 이유가 우리의 주 무대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이기 때문도 있고,
능력 좋은 애들이 중국에 있어야지 중국에서 뭔 일이 났을 때 미리미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야."
"네."
"우리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중국에 간 조직원이 위험해. 그러면 우리는 한국에서 중국까지 가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리지.
그 시간 안이면 충분히 죽고도 남아."
"알겠습니다."
"보석과의 휴가는 곧 또 줄테니까 너는 중국에서 쉬도록."
"네."
전화를 끊고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보스답지 않다가도 저렇게 논리적으로 말을 할 때면 할 말이 없어지는 게 맞다.
항상 채찍과 당근을 주는 탓에 이놈의 조직 욕도 못하겠고. 나갈 때면 붙잡지도 않는 쿨함 때문에 허무할 것도 같고.
그나저나 보석과의 휴가는 언제 준다는 거야, 저번에도 3달 만에 준거면서.
"그러게 혼날 거면서 지랄이다."
"왜 너까지 그러냐 김민석. 이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보석한테 전화할거야."
"그러든가."
다음엔 임무할 때도 따라가고 어디든 다 따라 갈거야.
| 안냐세요?! |
+사각사각. 사각관계! 룰루~ 와 아직 러브라인 그 승자가 정해진 것은 아닌데 상당히 고민되네요. 다 좋아서 어떡합니까..?ㅠㅠㅠㅠ 오늘 마지막 화까지 스토리 짜면서 러브라인도 정해야 겠네여!ㅎㅎㅎㅎ 여러분 저 소통 좋아합니다ㅎㅎㅎㅎ 물론 스토리에 관해선 말씀드릴 수 없지만, 다가와 주세여! 준비 돼 있습니다!
++암호닉!!!♥ 체리/정동이/엑소영/크림치즈/구금/세젤빛/규야/성장통/안녕/죽지마/바닐라라떼/슈웹스/캐서린/햇살/조니니/경수하트 혹시 읽으면서 이해 안 되는 부분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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