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호령을 내린 주인공은 이 집의 주인, 너징어의 친부였어. 무슨일인지 묻는 얼굴이 아닌 왜 이런 상황이 왔는지 너징어에게 해명을 바라는 얼굴로 말이지. 딱히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않았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충격으로 다가온 친부의 행동에 너징어는 허탈하게 웃어.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웃는가면을 쓴 채로 통보를 하지.
"이 집. 나갑니다"
*
*
*
"네? 징어가 나가요?"
"네.. 아직 졸업도 안한애가.. 막무가내로 나간다고 난리를 치더니 글쎄 부모님들 보는 앞에서 짐 챙겨서 나가버리더라구요.."
"하"
너징어가 나가고 이틀이 지났어. 그나마 너징어가 있어 조금이나마 생기가 있어보였던 집안은 말그대로 죽어버렸지. 가정부 아주머니조차도 이젠 공적으로만 그들을 대해서 정(情)이란건 찾아 볼 수도 없었지.
약혼자 행세를 할 겸 너징어를 보려 집으로 온 준면은 눈물을 머금으며 말하는 언니의 말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어. 이미 언니의 진짜 모습을 너징어덕분에 봤거든.
짧게 한숨을 내쉰 준면은 너징어를 어떻게 찾아야할지를 고민해. 하지만 그걸 알리 없는 언니는 온갖 끼를 다 부리며 준면에게 앵기려고 기를 쓰지. 하지만 돌아오는건 애정없는 쓰다듬뿐. 너징어가 있을때는 그래도 따스했던 손이 이젠 더이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거지.
그걸 느낀 언니는 후회를 하기는 커녕 오히려 너징어에게 독을 품고 속으로 씹어대지.
"주,준면씨!"
"..."
"ㅂ,벌써 가요? 더 있다가 가지.."
"가봐야할데가 생각나서요. 미안해요 언징씨"
너징어가 없다는 말에 준면은 더이상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음을 느껴. 그래서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준면과 더 있고싶은 언니는 아직도 착한여자 코스프레를 하며 준면을 잡지. 하지만 이미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는 단계에 접어든 준면이여서 대충 둘러대면 알아서 떨어져 나갔어. 전에도 준면이 이렇게 데이트를 취소한 적이 더러 있었거든.
오늘도 그런거겠지하던 언니는 너징어의 부재와 준면의 표정을 떠올리며 괜히 불안해해. 그 불안도 몇일이 지나면서 사라지기는 했지만.
*
*
*
"아 여기가 어디야. 동네 완전 다 바꼈네"
언니가 그렇게 불안을 느낄때 너징어는 찜질방에서 잠을 자가며 이틀만에 전에 살던 동네를 기억해 갔어. 하지만 너징어의 나이는 19. 벌써 이 동네를 떠난지도 11년이 넘은거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동네라고 안바꼈을까. 너징어 머릿속에 입력되있는 동네와 너무도 다른 모습에 전에 살던 집조차도 찾지 못하던 너징어는 동네 슈퍼 앞에서 멈춰.
간판이 새로 바뀌기는 했지만 주인 아주머니와 내부는 어느정도 너징어 기억 속의 그 슈퍼와 비슷했거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슈퍼 안으로 들어가 아주머니를 찾으면 물건을 정리하고 계산대로 나오던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쳐.
"아이고 너 징어 아니냐!!"
"네. 잘 지내셨어요?"
"그럼 잘지내고 말고. 네 엄마랑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더니, 우리 징어는 이쁘게도 자랐구나. 이젠 숙녀네 숙녀"
"아직 학생인걸요. 근데 아줌마"
"어어"
"우리 아빠, 아직도 그 집에 사세요?"
"아.. 징어 네 아빠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어"
"아.. 그래요?"
"네 아빠도 이렇게 큰 너 보면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닐텐데.."
"어쩔 수 없죠. 아 아줌마 예전에 팔던 주먹밥 아직도 파세요?"
"그럼! 요즘엔 종류도 늘렸어~"
"그럼 종류별로 하나씩 주세요!"
"그걸 다 먹게?"
"그럴수도 있고? 아줌마꺼는 언제 먹어도 맛있었잖아요~"
"으구-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너징어를 한눈에 알아본 아주머니는 반가움이 완연한 얼굴로 너징어에게 빠르게 다가와. 그리고는 너징어의 두 손을 꼭 잡고는 입술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데 그런 아주머니의 모습에 너징어는 그동안 짓지 않았던 웃음이 절로 지어졌지.
동네가 바뀌어서 집을 찾지 못할거같아서 아주머니에게 아빠의 행방을 물어보면 역시 이미 오래전에 이 동네에서 이사를 갔나봐. 아주머니의 말을 들은 너징어는 아주머니의 말처럼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두 모녀가 얼마나 미웠을까 생각을 하다가 쓴웃음을 지어.
사실, 너징어가 미련없이 그 집을 나온것도 아빠라면 너징어를 받아 줄거같아서였거든. 하지만 이 동네에 살지 않는 아빠의 소식에 조금 울적해졌어. 그 울적함을 날려보려 일부러 아주머니에게 예전 기억을 더듬으며 물으면 아주머니의 인상도 밝아져. 종류가 얼마나되는지는 몰랐지만 달라고 하니 알았다며 들어가시는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웃던 너징어는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는걸 확인하고나서야 웃음을 지워.
"결론은 나 혼자 알아서 살아야하는건가"
혹시나 아주머니가 들을까 작게 중얼거리던 너징어는 검은 봉투에 가득 담아 너징어에게로 오는 아주머니를 보고는 슬며시 웃어. 아주머니가 건네주신 검은 봉투를 받아들고 지갑을 찾아 열면 아주머니는 됐다며 얼굴 보여준거면 충분하다며 너징어의 행동을 막아.
그런 아주머니의 행동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 너징어는 그럼 마실거라도 사야겠다며 결국 돈을 지불하지. 어쩔 수 없다는듯 음료수를 계산해준 아주머니는 너징어의 성의에 더이상 거절하지않았어.
계산을 하고 나중에 또 찾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슈퍼에서 나온 너징어는 막상 나오니 갈 곳이 없었지. 방금 전까지만해도 아빠가 살고있을 집을 찾기위해 정처없이 걸어다녔던거지만 이 곳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너징어의 목표가 사라진거거든.
"돈은 충분하니 집이나 알아보러 가볼까"
8살때부터 그 집에 살면서 너징어가 한것은 돈 모으기였어. 아마 10살이 넘어간 어느 해부터 너징어는 그 집이 너징어가 평생 살아갈 집이 아니란걸 느꼈지. 너무 어린나이에 많은걸 느낀 너징어였지만 오직 너징어 혼자 느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했어.
그렇게 10년 가까이 돈을 모으니 왠만한 집을 살만한 액수가 통장잔액으로 찍혀있지. 돈도 있겠다 생활비는 일을 하면서 벌면 된다고 생각한 너징어는 일단 혼자 살 집을 구하기로 하고 부동산을 찾아 걸어.
"..오징어..?"
"..."
"오징어, 오징어 맞지!!"
아주머니가 주신 주먹밥 하나를 까먹으며 걷고있으면 뒤에서 나른하지만 놀람과 급박함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와. 너징어의 이름을 아주 정확하게 말하는.
난데없이 들려오는 너징어의 이름에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있다가 곧 울것같이 소리치는 목소리에 천천히 뒤를 돌아봐.
"..."
"징어.. 맞네 오징어 너.. 맞네.."
그럼 너징어가 살면서 가장 행복해했던 그 시절을 함께했던 아이가 이젠 든든한 남자가 된 모습으로 너징어를 보고있었어.
"안녕, 종인아"
내 사랑을 받아 마땅한 그대들 |
켈리 / 깐족이 / 메로나 / 아날로그 / 마싯썽 / 블루베리라떼 / 핫뚜 / 고2소녀 / 배터리 / 민트초코 / 치케 / 히융 / 별사탕 / 호떡 / 똥줄 / 빅파이 / 뭐하지
/ 파핑파핑바나나 / 가을옷 / 염소 / 꿀감 / 닝닝이 / 판초
빠진 사람있다면 바로 알려줘 찡긋 |
눈누난나 12시 땡치자마자 또 온 복징이가 말함 뚜둥! |
안녕 내 사랑들?
깐족이의 제안에 오늘 두번 오기로 했는데
12시 넘었으니까 오늘은 무슨요일?
금요일!
자기전에 한편 올리고갈게
생각지도 못한 사랑에 복징이 우러 감격해서 우러
지금 올린다고 저녁에 안오는거 아니니까
이거 읽고 푹 자고 일어나
언제나 저녁즈음에 연재할거야 아마
비회원임에도 읽고 댓글을 달아주는 그대들이 있어서
구독료는 생각 안하기로 했어
그러니까 맘 편히 읽길바래
그럼 굳밤
잘자 징어들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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