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어 언니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데이트 약속이 있는 아침이 밝았어. 부모님들끼리 정한 약혼이였지만 언니는 준면을 굉장히 좋아하는 듯 보였거든. 그래서인지 다른날 같았음 너징어의 잠을 방해하는 마녀가 되어 잠긴 너징어의 방문을 열고 들어와 너징어를 무지막지하게 깨웠을 언니가 준비할때의 약간의 소음을 제외하고는 조용했어.
이 집에서 살면서 가장 행복한 아침을 맞은 너징어는 어제 그렇게 무시했던 준면이였지만 지금 이순간 가장 고마워하지. 물론 그 순간은 찰나일뿐이였지만 말이야.
"오징어!!! 너 오늘 빨래 제대로 해놔!!!"
집안일은 모두 가정부 아주머니가 하는데 그걸 모르는지 언니는 오늘도 너징어에게 소리를 버럭지르지. 그 말을 들은 가정부 아주머니가 마침 방에서 나오는 너징어를 보고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다가와 사과를 해.
스웨터를 한마디 말도 없이 멋대로 세탁기에 넣은 언니의 일방적인 잘못이였지만 그걸 모르는 언니는 모든걸 너징어에게 돌린거지. 아주머니는 자신에게 돌아와야했을 화가 너징어에게 향하는걸 매일 봐와서 그런지 아무리 잘못해도 다른 가족들에게는 이렇게까지 미안해 하지는 않는데 오직 너징어에게만 그래.
사실 다른 가족들은 돈으로 가정부를 고용해 써먹는 돈 많은 사람들일뿐이였지만 너징어는 종종 아주머니와 음식도 같이하고 빨래 너는것도 도와주었거든. 아주머니는 이 집에서 제일 괜찮은 사람인 너징어가 매일 당하는것에 큰 불만을 품고있었지만 도와줄 수 없어서 항상 안타까워했어.
"미안해 징어학생.."
"아니에요 아줌마"
"저 고약한 성질머리가 왜 징어학생한테만 향하는지.."
"그래서 다행이죠. 아줌마가 저 성질 다 받았으면 이 좋은 직장 벌써 잃으셨을텐데"
"그렇긴하지만.."
"괜찮아요. 아 저 아침 안먹어요 저녁은 늦지않게 올테니까 같이 먹어요 아줌마"
"그래, 징어학생 잘 다녀와"
엄마보다 더 엄마같은 아주머니의 인사를 받으며 집에서 나온 너징어는 걸어서 학교를 가서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 일찍 나왔어. 조금만 지나면 시끌벅적해질 등교길이 조용하니 마음에 들어 기분 좋아보이는 얼굴로 학교를 가고있는데, 그런 너징어 앞에 준면이 등장해.
준면은 지금 언니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있어야 맞는건데 너징어 앞에 웃으며 서있으니 그게 못마땅해. 이걸 언니가 알게되면 당하는건 준면이 아니니까. 좋았던 기분이 팍 상한 너징어는 그런 준면을 못 본척 지나쳐. 하지만 곧 너징어의 손목을 잡은 준면때문에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지.
"안녕"
"인사하려고 여기 있는건 아닐테고"
"물론"
"언니랑 데이트 하기로 한건 어쩌고요"
"아마 언징씨는 약속장소에서 날 기다리고 있겠지"
"당신 기다리는 언징씨 보러 얼른 약속장소로 가시죠"
"싫어"
"아침 일찍부터 여자 바람맞히면 재수가 옴 붙을텐데요"
"바람 맞히는건 아니니까 그럴일은 없겠네"
"아침부터 당신을 본 나는 재수가 옴 붙었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준면의 면전대고 독설을 뱉은 너징어는 준면에게 붙잡힌 손목을 빼고는 가던길을 다시 가. 그런 너징어를 가만히 서서 지켜보던 준면은 픽 웃으며 못살겠다는 얼굴로 한손은 이마를 짚어.
"하여튼 오징어, 눈길도 안주는건 여전하구나"
*
*
*
"이상"
"안녕히계세요!!!"
학교생활을 하는 너징어의 시간은 무척 빨리 지나가. 집이라는 곳은 너징어 방과 가정부 아주머니만 편하고 안락해서 차라리 학교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 너징어에겐 눈살이 찌푸려지는 좋지 못한 일이지.
친구를 따로 사귀려 하지않아서 그런지 이렇다하게 친한 친구는 없어. 대신 두루두루 얕게는 알고지내지. 말그대로 같은반애에서 끝나는 그런 교우관계랄까?
그래서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집에 갈 시간이 되니 괜히 한숨이 나와. 너징어는 감흥없는 눈으로 창 밖의 운동장을 쳐다보다가 놀란 눈으로 창문에 다가가.
"김준면, 미친거 아니야?"
언니때문에 많이 봤었던 준면의 차와 함께 그 옆에 서서 학교 안만 뚫어져라 쳐다보고있는 준면을 발견했거든. 언니의 설렘지수를 따져보자면 아직 둘은 헤어지면 안될 시간이였어. 야자를 하지 않는 너징어는 6시가 되면 끝나거든.
안그래도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던 너징어는 교문 앞에 있는 준면을 보고 더더욱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아. 집에 안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갈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어.
머리가 아플정도로 고민을 하던 너징어는 곧 씨익 웃으며 가방을 매고 교실을 벗어나. 비록 그 웃음이 이런 고민을 하는 너징어 자신이 바보같아서 지은 자신을 향한 비웃음이였지만 그래도 아까처럼 굳어있지는 않았어. 너징어는 너징어답게 준면을 무시하면 그만이였고, 혹시라도 날아들어오는 관심의 화살을 내치면 됐거든.
"아, 이제 나와?"
"..."
"징어야"
"..."
"오징어"
"이 쯤되면 스스로 알아챌때도 되지않았나?"
"..."
"김준면씨. 당신은 내 약혼자가 아니라 오언징의 약혼자라는거 기억 좀 하고 살죠?"
너징어의 약혼자가 아니기에 준면은 너징어에게 다가갈수가 없었어. 언니의 약혼자로 만난 사이라 그닥 가까운 사이도 아니였을뿐더러 준면이 이렇게 다가오려 할 수록 언니의 괴롭힘은 날이 갈 수록 심해졌거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쳐놓고 그 안에 네 사람이 모였지만 너징어는 너징어만의 공간을 만들어 그들의 틈에 끼려고 하지않았어. 끼워주려 노력하지도 않았지만. 그랬기에 준면과 가까워져서 그저 남일뿐인 언니의 괴롭힘을 동생이라는 이유로 더이상 받기가 싫었어.
"또 이런식으로 찾아오면 당신이 관심있어하는 오징어 더이상 못볼지도 모르니 알아서 해요"
꼭 남의 얘기 하듯이 준면에게 말한 너징어는 무심한 얼굴로 툭 내뱉어놓고는 걸음을 옮겼어.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은 언니의 괴롭힘이 최고조일거같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너징어의 입에서는 낮은 한숨이 터져나와.
"지네들 멋대로 북치고 장구치고. 그래서 피해받는건 나라는걸 알기는 하는가 모르겠네"
힘들어하는 애 치곤 너무 담담한 말투여서 아무도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할 말이였지만 너징어는 아무렇지 않게 하지.
*
*
*
아니나다를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너징어는 언니의 째지는 목소리를 들어야했어. 뭐든 제 멋대로 되지않으면 너징어의 탓으로 돌리는 언니였지만 그 뒤엔 친부와 너징어의 엄마가 있어서 뭐라고 할 수도 없었어. 너징어의 성격상 뭐라 하기도 귀찮아서 넘기곤했지만.
"오징어!!!"
"왜"
"왜?! 왜?!?!?! 왜라는 말이 나와 지금?!?!?!?"
"그럼 뭐라고 해야하는데"
"하! 너 그런 성격으로 잘도 준면씨를 꼬셨구나?"
"뭐?"
"모르는척하지마 여우같은 기집애야! 너도 네 엄마처럼 꽃뱀마냥 온갖 아양을 다 떨었겠지"
"..."
"안그러게 생긴 기집애가 그러니 준면씨가 안넘어가고 배겨? 근데 너 상대를 잘못 골랐어. 재수없는 기집애. 우리 아빠 돈으로 편하게 사니까 이젠 제 분수도 모르고 남의 남자를 꼬셔?"
"지랄도 정도껏해야 받아주는거다 오언징"
"..ㅁ,뭐?!"
"엄마 사랑 다 받고 자란주제에 뭐? 네 엄마? 그 말 엄마 앞에서 해봐. 그럼 내가 다 인정하고 제대로 김준면 꼬실테니까"
"허,하,참,뭐? 야!!!!!!!!!!!!"
"그럴 용기도 없으면 조용히 살아. 가만히있는 나 건들여서 피보지말고"
차갑게 식은 눈으로 언니를 보면 언니는 흠칫 떨면서도 안그런척 발연기를 시전해. 하지만 그래봤자 너징어의 관심 밖이여서 그럴 필요도 없었지. 살벌하게 마지막 말을 한 너징어는 그대로 언니를 지나쳐 너징어 방으로 들어와.
가방을 내려놓고 침대 위에 쓰러지듯 누워있으면 김준면과 오언징이 번갈아가면서 준 스트레스에 피곤했는지 스르륵 잠이 들어버리지.
하지만 너징어가 잠에 푹 젖어들어가기 바로 직전, 잠궈진 문이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소음을 만들어내. 문 밖에서는 문이 부셔져라 두드리며 앙칼지게 소리치는 엄마와 그 옆에서 있는 가식 없는 가식 다 탈탈 털어서 눈물을 짜내고 있는 언니의 소리가 들려왔어.
잠을 잔것도 그렇다고 안잔것도 아닌 상태가 되어버린 너징어는 짜증게이지가 터지기 일보직전이였어. 가만히 있으면 잠잠해지겠지하며 몸을 일으켜 앉아 멍하게 있으면 곧 찰랑 소리가 들리면서 철컥 소리와 함께 너징어 방문이 열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너징어에게로 달려들어 너징어의 뺨을 있는 힘껏 때린 엄마는 씩씩거리다 곧 너징어에게 상처가 될 말만 잘도 골라 속사포처럼 말해. 하지만 너징어의 귀에는 엄마의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고 그 뒤에서 억지로 짜낸 눈물을 닦으며 웃는 언니와 그 뒤에서 안절부절 못하며 불안해하는 가정부 아주머니가 보였어.
"오징어!!! 어디서 엄마가 말하는데 정신을 놓고있어!!!"
"..."
"어,엄마아.."
"눈이 있으면 네 언니 좀봐!! 저 여린것한테 어떤 독한 말을 짓걸였길래 애가 울어!!!"
"엄마아.. 그만해요오.. 징어도 고의로 그런건 아닐텐데에.."
"아니, 이건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야. 언징이 너는 네 방가서 쉬고있어"
"..."
가만히 엄마와 언니의 가식이 가득담긴 연기를 감상한 너징어는 갑자기 큭큭 웃기 시작해. 그런 너징어를 엄마와 언니는 미친년보듯 쳐다봐. 하지만 너징어의 눈에는 뻔히 보이는 연기가 웃겨서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
서로 가식을 떨며 서로를 속이는 바보들의 연기. 너징어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어. 한참을 미친듯이 웃던 너징어가 눈가에 맺힌 눈물을 스윽 닦으며 여전히 웃음기가 남아있는 목소리로 말해.
"더러워서 정말. 짚고 넘어갈 문제 없어. 내일부턴 내가 이 집에 없을테니까"
너징어의 말에 엄마는 정말 미친거냐는 눈으로 너징어를 쳐다봐. 하지만 어깨를 으쓱해보인 너징어는 이 집에 와서 처음으로 두 사람처럼 가식적인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해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명백히 비꼬는 말투였지. 그걸 모를리 없는 두 사람은 잔뜩 약이 오른 얼굴로 너징어를 보고있었어. 그러다 먼저 움직인건 엄마였지. 아까 때린 너징어의 뺨을 또 때릴 생각인지 손을 들어 있는 힘껏 휘두르다가 갑작스런 불호령에 모두 동작 그만.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복징을 놀라게한 사랑이들 확인 뿅뿅 |
켈리 / 깐족이 / 메로나 / 아날로그 / 마싯썽 / 블루베리라떼 / 핫뚜 / 고2소녀 / 배터리 / 민트초코 / 치케 / 히융
신청했는데 없다면 말해줘 지금 투다다다다다닫 치고있는 이 키보드로 할복을...!!!!! 은 무슨 이 키보드로 쓰고 더 확실히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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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누난나 복징이의 말을 들어보아요 찡긋 |
사실 올렸다가 민망할정도로 무반응이면 지우려고했는데...
너란 징어들
감동이야 하트
암호닉은 언제든지 받고
고백도 언제든지 받아 찡긋
근데 내가 놀란건...
이 아이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거같다는거.
금방끝날지도 모르겠어
존댓말이던 반말이던 상관없지만
친근친근하게 반말을 써주면 애정해 찡긋
신알신 암호닉 모두 고마워 하트하트하트핱핱핱하트
아 맞다 내가 물어보려고 계속 생각했던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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