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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창섭] Lavender_04 | 인스티즈

 

 

 

 

Flowers :: Lavender

 

 

 W. flowers
 

 

 

 

 

 

 

 


이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던 내 인생이라는 악보에.

희망이라는 음을. 사랑이라는 가사를 그려준 한 소년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시작과도 같은 이야기.

 

 

 

 

 

 #4.

 

 

병원에 입원한지도 일주일. 내가 정신 차린게 일주일인 것이지 그보다 더 오랫동안 이 곳에 있었을 것이다.
육성재는 내 상태를 엄마에게 말했지만, 애초에 그 여자가 정신병원에 들락거리는걸 용납할리 없었다. 그 어떤 의사의 전문적인 설명도 엄마 앞에선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육성재는 그런 엄마를 더 이상 설득하지도, 추궁하지도 않았다.자기 능력 밖의 일이라 판단한 모양이다.
성실하게 매일 나를 찾아오는걸 보면, 엄마보다 낫다는 생각도 든다. 미친 생각일까.

 

 

" 무슨 생각해? "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게 궁금했는지 육성재가 미소 지으며 물어왔다.
노력하는 그 표정이 진저리나 손을 더듬어 며칠 전 육성재가 사온 노트와 펜을 집어 글씨를 적어내려갔다. 육성재가 하는 짓은 전부 마음에 들지 않지만.

 

 

- 아무것도.

 

 

내 숨을 트이게 하는데엔 한 몫했다.

 

 

" 후... "

 

 

육성재는 사과를 깎던 손을 멈추고 숨을 깊이 내쉬었다. 이런 내가 답답하겠지. 아무래도 반응이 시덥잖으니까.
엄마도, 새아빠도. 내가 깨어난 뒤로는 단 한 번도 날 찾아오지 않았다. 새 아빠는 그 전에도 오지 않은 것 같다. 유일하게 찾아오는건 육성재 뿐.
난 왠지 그것마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도 날 동정하는걸까. 새로운 가정의 화합따위를 정말 원하는건가. 참 속도 좋다. 뭐하러 번거롭게.. 나는 부탁한적도 없는데.

 

 

" 오늘은 그만 가볼게. 밥 거르면 안돼. "

" ........ "

" 약도 꼭 먹고. 알았지? "

 

- 응.

 

 

간단하고 무심히 적힌 글씨에 안심이 되지 않았는지 병실 밖으로 나간 육성재가 간호사에게 단단히 부탁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바보같다.
곧 저녁을 들고 와서 날 귀찮게 할 간호사를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나가야지.
몸을 일으켜 하루종일 붙어있던 침대에서 떨어져나왔다. 마치 허물을 벗은 느낌이다. 묶여있던 것도 아닌데 풀려 난 기분.
저번에 마셨던 유자차 색과 같은 색의 링거액이 걸린 링거대를 질질 끌고 병실 밖으로 나왔다. 어딜가야 하나.
육성재가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탓에 병원 지리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걷다 보면 알겠지.
혹시 몰라서 챙겨 든 노트와 펜을 품에 안고 무작정 출구를 찾아 걸음을 뗐다.

 

 

" 어머, 그새 없어졌네. 9126호실 환자 어디갔어? 오빠가 잘 돌봐달랬는데.. "

" 화장실 간거 아니야? 참, 그 학생도 지극정성이네. "

" 동생 정신이 좀 이상한가봐. 왜 진즉 정신병동으로 안옮기고.. "

" 그 사모님 히스테리 장난 아니잖아. 지난번에 못 봤어? 의사한테 소리지르면서 못 옮긴다한거. 딱하게도.. "

" ........... "

 

 

왜 귀가 멀어버리지 않고. 말을 못하게 된 걸까.

 

 

 

 

 

 

 

 

 

 

어디로, 얼마나 걸은건지 모르겠다. 등 뒤에서 들려오던 간호사들의 대화에 정신없이 멀리 걸어가고만 싶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병원 외부인지 여기저기 흰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밖에 나온 것도. 참 오랜만이다.
갑자기 다른 세계에 온 것처럼 모든게 낯설어 행여 누가 말을 걸세라 조심조심 한적한 벤치 쪽으로 향했다.

 

 

" 어! "

" ?! "

" 그 때 그 사람이다! "

 

 

벤치에 앉으려 하니 이미 누군가가 자릴 잡고 누워 있었다. 심지어 나를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는 척을 한다.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누구지..? 난 병원에 아는 사람이 없는데?

 

 

" 오늘은 보디가드가 없네요. "

" ..........? "

 

 

보디가든...? 아아. 이 사람 그때 그 남자다. 처음 병원에서 정신차린 날. 복도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

 

 

" 그 분이 너무 무서워서 쳐다도 못보겠더라~ 오늘 보디가드는 쉬나보네요. "

 

 

보디가드.. 육성재를 말하는 모양이다. 실실 웃으면서 말하니 악의는 없어보인다만.. 낯선 사람과 말하지 말라던 육성재의 말이 떠올랐다. 도망칠까..?
여전히 수상하다. 원래 이렇게 낯선 사람에게 말을 잘 거는건가..? 내내 누워서 조잘대던 남자는 벌떡 일어나 자기 옆을 툭툭 쳤다. 어쩌라는거야.

 

 

" 뭐해요. 앉아요! 남의 낮잠을 방해했으면 말동무라도 되줘야지~ "

" ........ "

 

 

난 말을 못하는데.. 종이에 '말을 못해요.' 라고 끄적이고 남자에게 보여주자 응? 하더니 활짝 웃었다. 듣기말 해도 되요. 난 그 쪽이 듣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데.

 

 

" ......... "

" 나랑 친구해요. "

 

 

친구.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표정은 너무나도 밝았다.
'친구' 라.. '오빠' 다음으로 내게 어려운 과제였다. 남들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들이. 내게는 돌덩이같이 마음에 하나하나 쌓였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오빠'도 '친구'도. '가족'도.

 

 

" ........... "

 

 

내 대답만을 기다리는 남자를 앞에 두고 손에 쥔 펜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답을. 해줘야 하는데.

 

 

" ........ 나 나쁜 사람 아니에요. "

 

 

어째서 대답을 할 수 있어도 못하는걸까.

 

 

" ........... "

 

 

결국 남자가 한참동안이나 내 대답을 기다리고, 내가 지쳐 뒤돌아 설 때까지. 날 아무런 말도 적을 수 없었다.
온 몸이 떨렸다. 친구. 나를 그렇게 불러줄 사람이 또 있을까. 하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모든 것 내팽게 치고 링거주사까지 뽑아버렸다.
남자가 놀라서 몸을 일으켰지만 그를 뒤로한채 무작정 달렸다. 그 때처럼 뒤돌아보고 싶었지만. 날 바라보고 있을 남자의 표정을 마주할 자신이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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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6.26
작가님 여기 오타난 것 같아요!!
'육성재가 함부로 돌아다니게 하는 탓에'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 맞죠?

9년 전
flowers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ㅜㅜ 죄송해요 빨리 고쳐야겠군요;
9년 전
독자1
ㅠㅠㅠ왜 창섭이 두고 도망가ㅜㅜ
9년 전
독자2
창섭....ㅠㅜㅠㅜㅠㅜ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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