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모두 픽션입니다.
2011년 12월 겨울.
서울의 한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음료수가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가 피로회복제에 손을 뻗었던 경환은
내키지 않은지 맥주캔 하나를 집어들고 카운터로 향했다.
편의점 알바생 "어라, 허경환씨네요."
평소같으면 참 알아주는 것도 기분이 좋아 내친김에 싸인도 해줄 기세였을테지만,
오늘따라 알아봐주는 아르바이트생이 너무 야속하게 느껴졌다.
경환 "아, 예..."
편의점 알바생 "못보셨어요?"
경환 "네?"
편의점 알바생 "저쪽에 김준현씨 계신데..."
계산을 마치고 아르바이트생이 가리킨 곳에는 준현이 서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경환은 준현의 옆으로 와서 깡 맥주를 들이키기 시작했다.
준현 "어라, 이동네는 웬일이냐?"
경환 "아. 12월이잖아. 친구들이랑 망년회 좀 했지..."
준현 "고래~?"
잠시 침묵이 흐르고, 삼각김밥을 까던 준현이 경환의 맥주캔을 보며 말했다.
준현 "뭐 안 좋은 일 있어?"
경환 "말해서 어따쓰게..."
준현 "얀마, 우리가 뭐 기수차이 나는 선후배 사이도 아니고, 22기 동기 아니냐! 고민있음 털어놔봐"
경환 "내 여친이랑 헤어졌다."
준현 "여친도 있었냐?"
경환 "그냥 웃자고 한 소리다"
준현 "와, 농담도 진짜 더럽게 재미없네."
경환 "아. 그래 나 재미없다."
준현 "이제 알았냐?"
경환 "...아, 사실 조만간 서울메이트 없어질것 같거든"
준현 "그렇군"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준현의 행동에 짜증이 난 경환이다.
경환 "그래, 넌 생활의발견도 있고... 비상대책위원회도 있고... 코너 부자라 좋겠다. 아참, 너 CF도 찍으려고 한다는 소문있더만?"
준현 "내가 좀 잘나가야지."
이내 다시 침묵이 흐르다가, 맥주캔을 비운 경환이 편의점 밖으로 나간다.
식사(?)를 마친 듯한 준현도 경환의 뒤를 따라나온다.
준현 "야야야."
경환 "내가 뭐 그런 말로 삐치고 그런 사람 아니다."
준현 "이번에 새코너 하나 하려고 하거든."
경환 "너 또 하냐? 작작해라"
경환은 이야기를 더 들어볼것도 없다고 판단하고 자리를 뜨려는 경환의 팔을 확 붙잡아 거칠게 이야기했다.
준현 "그래. 나 잘나서 하나 더 하니까 너도 같이 하자고!! 한국말을 하면 좀 끝까지 들어!"
경환은 준현의 낯선 행동에 어리둥절 했다.
경환 "아, 마... 왜 소리를 지르고 지랄이냐?!"
준현 "말을 안들어 쳐먹으니까 그러지!"
오랜만에 엄마가 애를 꾸짖는 듯한 느낌이 들어버린 경환의 모성애(?)가 자극 되었다.
경환 "좋게 얘기해주면 좀 좋냐?"
준현 "자꾸 그딴식으로 행동하면 빠른이고 뭐고 없어. 동생시켜 버려"
경환 "아따 쪼잔하게..."
준현 "코너 없던걸로 해버린다."
경환 "형, 이번 코너는 어떤 컨셉인데요? 회의는 들어간거에요~?"
준현 "...쯧쯧"
둘은 서로의 유치한 행동이 서로 웃음이 났다.
한참을 길거리에서 미친듯이 웃던 두사람...
그때, 준현은 경환의 옷에 주목했다. 12월 겨울치고는 얇아보였다.
준현 "야, 너 옷꼬라지가 그게 뭐냐"
경환 "패션아냐 패션~ 이정도 입어줘야지 연예인 스럽지"
경환은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고, 준현은 시덥지 않게 쳐다봤다.
준현 "겨울이야 겨울... 니 손봐라. 얼어죽을라고 하는데 무슨 패션이야"
경환 "패션을 완성 시키려면 추위 정도에 두려워서야 되겠... 아오, 추워"
준현은 자신이 입고 있던 재킷을 경환에게 던져줬다.
준현 "걸쳐."
경환 "니는?"
준현 "난 방금 먹은것도 있고, 살이 있어서 안 추워"
경환 "아. 근데... 니가 입으면 재킷인데... 왜 내가 입으면 이거 뭐 코트가 따로없잖아... 아, 모냥안나게 참..."
준현 "그거 그래도 명품이야"
경환 "뻥을 뭐 그딴걸로 치냐"
준현 "야! 난 뭐 명품 입으면 안되냐?!"
땀냄새가 나는 재킷이였지만, 그래도 커서 그런지 온몸을 휘감고 있으니 꽤나 따뜻한 코트...
경환 "근데 너 왜이렇게 잘해주냐? 돈 필요하냐?"
준현 "돈은 무슨..."
경환 "야. 난 그런 놈 아니다. 딴놈 알아봐."
준현 "..."
경환 "니 덩치 크고 내 좀 키 작다고 해도 그건 아니라고 본다"
준현 "뭘 상상하는거야?!?!"
얼떨결에 입게 된 준현의 커다란 코트처럼,
경환은 준현에게 얼떨결에 묘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이 되고 말았다.
- The End -
예고 : 김준호*홍인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