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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원만 전체글ll조회 307l

"어디서 잘난 년 아들 하나는 잘 꼬셨나 봐?"

"..."

"백현아, 남자인 네가 남자를 좋아하니?"

"..."

"크큭. 아, 정말. 별나다 별나."

"...엄마."

"백현아, 남자가 남자를 좋아해서는 안 돼. 여자가 여자를 좋아해서도 안 된단다."

"엄마, 그런 게 아니에요."

"푸하하! 정말 웃긴다, 그렇지 않니?"

"...엄마."

"우리 집안 꼴이 이래요. 아- 너무 웃겨. 엄마 막 눈물 날라 그래, 웃겨서! 푸하하하!"














이것은 모두 도경수 때문이다.














나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다. 모자랄 것 없는 배경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나를 짓누르는 것인지 알게 모르게 헤메이는 미로 속에 와있는 기분이다. 야자가 끝나고 늦은 시간에 쌀쌀한 바람이 부는 운동장을 걷는 것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소름 돋게 조용하다. 점수 따겠답시고 좆 같은 학교에 와서인지 야자를 하는 학생들은 열 손가락에 꼽히기 때문이다. 같이, 라는 말은 아닌 것 같지만 간격을 띄운 채 운동장을 걷는 두 학생 마저 달빛을 삼킨 어둠에 가려져 시야가 흐리게 보인다.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문을 통과해 번화가로 나와 택시를 잡았다. 달리는 택시, 창문으로 보이는 배경은 초 단위를 넘어서 수시로 바뀐다. 배경은 바뀌나 내 삶은 바뀌지가 않는다.


"학생은 고등학생인가 봐. 이렇게 늦게 집에 가고."

"네. 고3입니다."

"이번에 수능을 보겠구나."

"네."


나의 4월은 아직도 춥다.









"다녀왔습니다."

"우리 백현이 왔어? 엄마가 안 자구 기다렸어!"

"...왔냐."

"네."

"우리 아들 배고프지는 않아? 야식 시켜 먹을까?"

"오늘 학교에서 저녁 맛있는 거 나와서 많이 먹었어. 걱정 말아. 나 공부할게."

"아들 안 피곤해? 벌써 열두 신데."

"괜찮아."


싱긋 웃으며 대답하니 엄마는 기특하다며 엉덩이를 두어 번 톡톡 두드려주며 수고하라고 웃어준다. 나의 엄마. 사랑하는 나의 엄마. 그에 비해 아버지는 쇼파에 정자세로 앉아 지루한 뉴스만 보고 계신다. 나 공부할게. 먼저 자. 아버지도 주무세요. 내 말에 아버지는 나를 흘깃 보는가 싶더니 다시 TV로 시선을 거둔다. 나도 내 방으로 들어와 가방을 내려놓고 방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오늘 있었던 모든 일을 털어내듯 물로 온 몸을 씻어냈다.















언제 두고 간 건지 씻고 나와 책상을 보니 피로 회복제 한 병과 함께 작은 포스트잇이 붙어있었다. '아들이 최고야. 사랑해!!' 라는 문구와 하트 이모티콘이 여러 개 쓰여있었다. 항상 밤이면 과자나 지금처럼 피로회복제들을 몰래 놔두고 자러가는 나의 엄마. 귀여운 나의 엄마. 뚜껑을 따 벌컥벌컥 들이키고 그것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실수로 포스트잇도 꾸겨버렸다. 항상 실수로 꾸기는 버릇을 고쳐야겠다. 사랑하는 나의 엄마가 써 준 것이니까.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 탓에 더이상 공부가 되질 않았다. 고삼이 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러는 거야. 내 자신에게 여러 번 물어도 답은 없었다. 밤 산책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영어 단어 파일이 들어있는 MP3와 이어폰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엄마와 아버지는 이미 주무시는 듯 했다.

값비싼 땅이라 그런지 이 동네는 가로등이 훤했다. 이사 온 지 오래 되지 않아 기억을 더듬으며 편의점으로 향했다.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단어들이 나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분사된 기분이다. 집중이 안 되는 것 같아 음량을 크게 들었다. 나의 발걸음 소리 마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크게 튼 후 그것을 읊조리고, 또 읊조렸다. 나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아야하니까. 한 백 개 쯤을 외우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에게 내 어깨를 잡혔다. 급히 이어폰 한 쪽을 빼고 뒤를 돌았다.




"몇 번을 말해야 뒤 도나 했더니, 이어폰때문에 못 들었구나?"

"누, 누구세요."

"영어로 씨부리길래 외국인인 줄 알고 쫄았네. 아, 알 건 없고. 나 돈 좀 주라."

"네?"

"한국인이면서 못 알아 처먹는 척하지 말고. 응?"




부동산 아저씨는 분명 이 동네는 깨끗하고 순찰도 많이 돌아 위험할 게 없다고 했는데, 순 뻥이었구나. 제대로 속았다. 처음 겪어보는 광경에 당황해서 뒷주머니에 박아놨던 내 지갑을 꺼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 덕에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손에 쥐고 그것을 눈 앞에 보여주자 마자 앞에 있던 눈만 큰 깡패 새끼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와 씨발. 이 동네가 확실히 돈 먹긴 쉽네. 너도 부자 새끼냐?"

"......"

"벙어리처럼 굴긴. 그래도 예쁘니까 요거만 가져갈게."

"......"

"근데 너 진짜 예쁘긴 하다. 여잔 줄 알겠어."

"......"

"돈 잘 쓸게. 빠이."




오 만원 짜리 지폐 여러 장과 만원 지폐 두 장을 꺼내 손수 내 손에 쥐어주며 깡패는 떠났다. 남자가 예뻐? 내가 예뻐? 금방 들었던 소름 끼치는 말이 편의점에 다다를 때까지 귀 주변에 맴돌았다.
내가 예쁜지 깡패 새끼는 내가 예쁘다고 했다.



















"당장 그 놈 잡아서 죽여야 돼! 감히 내 아들한테 겁을 줘? 흐어엉."

"엄마, 정말 괜찮아. 울지 마."

"우리 아들 괜찮아? 흐아앙.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잠이나 처잤어!"


서럽게 우는 엄마의 등을 토닥이며 시계를 확인했다. 곧 있으면 지각인데. 엄마의 등을 토닥이는 속도가 나도 모르게 빨라졌다. 울지 마, 엄마. 나는 괜찮아. 몇 번을 말해주고 나서야 엄마의 울음은 그쳤다. 조용히 밥만 드시는 아버지에게 엄마를 부탁한다며 도망치듯 나왔다. 콜택시를 불러야하나. 휴대폰을 꺼내 익숙한 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엄마는 참 순수해 보였다. 엄마의 주변인들도 말했다. 항상 웃는 여자였다고. 나를 낳고 나서 더 기쁜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내 눈에도 그래 보였다. 다만 감정에 잘 휘둘렸다. 분노에 휩싸이면 집안에 있는 던지기 쉬운 물건들을 깨부셨으며 슬픔에 잠기면 하루종일 우울해 하며 눈물을 쏟는다. 그 정도로 나의 엄마는 어리고 순했다. 나는 그런 나의 엄마를 사랑한다. 가끔 어린 생각을 한다. 나는 엄마가 늙어서도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일하게 나를 웃게 만드는 엄마가 사라지는 건 생각만 해도 싫다.














봄이 뒤늦게 왔는지 벚꽃의 몽우리들이 조금씩 피어났다. 예쁘다. 예쁘다, 생각하니 새벽 일이 생각났다. 깡패 새끼가 내 지갑의 돈을 가져갔다. 그리고 나보고 예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순 미친 놈이었다. 남자 새끼가 미쳤다고 남자한테 그런 말을... 고갤 저어 도리도리 짓다가 좀 전에 부른 콜택시를 탔다.


"OO고등학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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