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조금 다크하다 싶은 개인 샵 운영하는 타투이스트 도영. 투명 유리문 열고 들어가면 노출천장에 벽은 검은 색인 내부였으면. 검은 색 벽에 하연 마카로 낙서되어 있어서 가까이 보면 아크릴 판 위에 한 거야. 신기해서 쳐다보다가 낙서를 가리키면서 직접 하신거에요? 하면 무덤덤하게 끄덕여서 아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는데 조금 이따가 뒤로 다가와서는 이거, 저는 이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한다. 긴장해서 타투 받으러 자리 잡으면 도영도 동그란 의자에 앉아서 타투 머신 펜을 들어. 절대 아프지 않을 거라는 말은 하지 않지만 조용히 손에 손수건 같은거 쥐어주고, 예쁘게 해드릴게요 하고 살짝 웃어보인 다음. 집중하는 타투이스트 도영.. 가까이서 보려니가, 타투하는 사람 맞나 싶을 정도로 몸이 깨끗해. 아니, 그러니까 타투가 없다고. 그런데 내 타투 디테일하려고 고개를 숙이는 고개 밑으로 셔츠가 내려가니까 쇄골이 보여. 쇄골라인 따라서 일자로 작게 있는 저건 가사 레터링 같지. 다 끝내고 소독하는데 따가워서 얼굴 찡그리면 아프죠, 미안해요. 하고 본인이 미안할 일도 아니면서 사과하는 거 있지.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붉게 부은거는 언제쯤 가라앉을 거고 혹시 많으 거슬리면 이러이렇게 하면 좀 나을거라고 알려주는 도영. 본인 일에 프라이드 가지고 있어서 데님 진에 셔츠 넣어 입을 것 같아 적당한 두께에 벨트하고. 셔츠는 얇아서 어깨 선, 쇄골 선 보이는데 팔은 팔꿈치까지 걷어 마구잡이가 아니라 깔끔하게. 아, 단추를 못 잠궈서 소매는 조금 펄럭거리는게 좋겠다.
이 사진보다 더 걷어놓고 작업하는데 간간히 팔뚝에 힘줄도 솟고 그래. 손님이 없을 때는 좋아하는 노래 틀어놓고 나무로 된 테이블에 앉아서 도안을 구상해. 테이블 위에는 종이가 어지러이 흩어져 있고 갓이 있는 스탠드는 많이 밝은게 아니라 딱 그림 위로만 빛을 비추고. 왼손으로는 무심하게 턱을 오른손으로는 연필을 쥐어 낙서하는 것을 바라보다가 어..? 하고 소리내면 고개 들고 나를 쳐다봐. 그, 연필가루 묻었어요. 내 팔뚝을 가리키며 말하자 본인 팔뚝을 쓱 쳐다보고 손으로 툭툭 털어. 그리고는 무안하게 웃으면서 아, 묻었네 하는데 잘생겼어... 가끔 도안 구경 시켜주는데 아 이 사람 본인 만의 스타일이 확고하구나 싶다. 왜 본인은 다른 타투 안하느냐고 물으면 아직 고민 중이라면서 몇 개의 도안을 꺼내서 더 보여주고. 여름에 덥게 작업하는거, 다 옛날일이지 싶지만 에어컨 고장 나는 바람에 선풍기하나 틀어놓고 일하게 돼버린거야. 도영 조금 짜증이 나서 인상을 찡그리다가 후덥지근한 공기에 셔츠를 흔들어. 결국 단추를 풀러 벗고는 셔츠는 저기 소파에 길게 걸쳐놓고 안에 받쳐 입었던 나시만 입은채로 작업한다. 그러면서도 덥다고 손선풍기를 드는데, 좀 귀엽겠다.
가게 문 닫고 같이 집에 가는 길은 왜인지 언제나 새벽이라 피곤해. 도영은 오히려 내게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지만 본인이 더 피곤한게 여실히 보여. 쓰기 싫다단 안경 아래로 눈을 꾹꾹 눌러가며 깜빡이는데 쌍꺼풀 모양도 평소랑 조금 달라. 엄청 피곤해보여서 걱정하면 괜찮으니까 심야 보러 갈까? 하고 묻는다. 심야도 없을시간인데..했더니 제 집에 프로젝터 있다며 같이 가자는 도영. +@ 피겨선수 김도영
피겨일 경우에는 연습 때 손등까지 덮는 긴 팔의 검은 티를 입어 몸에 딱 달라붙어서 실루엣 보이는거. 밑에도 검은 하의 입고 연습했으면 좋겠다. 스케이트만 흰색이지. 스핀 속도가 유독 빨라서 횟수도 많고, 힘이 좋아서 점프를 멀리 뛸 것 같다. 가끔 어려운 콤비네이션 점프 해내고 나면 활짝 웃는데, 그거 보면 같이 안 웃을 수가 없어. 연습 끝나고 스케이트 날에 그 커버 씌우고는 덥다며 머리쓸어올리며 나와. 얼음 위 였는데도 덥냐고 물어보면 살짝 투정부리듯이 앞머리 들어서 이마에 송골송골한 땀 보여주다가 후드득 흔들어서 앞머리 정리하고 씩 웃는.. 훈련해서 배고프니까 야식 먹으러가자고 나를 이끈다. 옆에 스포츠백을 매고, 연습복이 아닌 사복을 입은 도영과 나란히 걸으면 옛 이야기를 해. 너도 빙판 위에서 진짜 예뻤는데.하고. 그랑프리가 있었어. 외신도 꽤 오고 규모도 있는 그런. 전날부터 긴장해서는 그 큰 손을 깍지껴 잡고 떨더니 잘해낸 거 있지. 연기를 클린하고 카메라별로 쳐다봐 주더니 관객들이 던져주는 꽃다발 하나, 인형 하나를 직접 주워들어 키스앤 크라이 존에 가는거야. 점수를 확인하고는 마음에 들었는지 카메라를 향해 곰인형을 내밀어 흔들더니 브이를 해. 어이구, 방금까지 카리스마 있던 사람 맞나. *** 너무..너무 쓰고 싶어서 그만 가져와버리고 말았어요.. (이마짚 흔들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