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중요한건 아직 말 안했는데."
"아직도 남았어? 뭔데?"
"좋은 사람."
"응?"
"좋은 날씨에, 좋은 하늘에, 좋은 길을 좋은 사람이랑."
"그게 뭐야."
"그냥, 걷고싶다고-"
그렇게 의미심장한 말로 우리의 대화를 마무리 지은 너는, 또 환하게 웃어보인다.
그거 아니 민석아. 너는 네가 얼마나 고운 빛을 띠고 아름답게 웃고 있는지 아니.
나는 그렇게 웃음지을 수 있는 네가 부럽다. 정말이지 나는 그런 웃음을 짓는 네가 너무나 부럽기만해.
김민석 (18)
황국(黃國) 태위(太尉) 김민준의 막내아들
황국(黃國)의 승상(丞相) 김준후의 여식의 죽마고우(竹馬古友)
"좋은 날에, 좋은 날씨에, 좋은 하늘에, 좋은 길을, 좋은 사람이랑 같이. 그렇게
[EXO/민석준면찬열경수세훈] 인연(因緣) 10
[명사] 1.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2.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
-이어지는 글입니다. 1편부터 보고 와주세요 제! 발
"그냥 걷는게 싫으면, 장에라도 갈까?"
"장?"
"오늘은 장날이니까, 우리 꼬맹이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을거고 우리 꼬맹이 좋아하는 먹을것도 많을걸."
"와아, 정말? 그럼 같이 갈래!"
"날뛰고 돌아다니면, 버리고 올거니까 얌전히 준비하고 나와."
말을 해도 꼭-밉게 한다니까, 진짜.
입술을 비죽 내밀면 씨익 웃으며 머리를 흐트러트린다.
그 자연스러운 손길에 머리를 마구 흔들면 팔을 뻗어오더니 제 팔 사이에 내 몸을 가두어 꼭 끌어안고는 슬쩍 몸을 들어올린다.
"아, 내려놔!"
"꼬맹아, 자꾸 형님 섭섭하게 할래?"
"아아, 안해, 그니까 나 내려놔!"
허공에 몸이 붕-뜨는 기분에 놀라 어깨를 퍽퍽 치니 씨익-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어보인다.
허리를 감싸안으며 내 몸을 다시 바닥 위에 내려놓는다.
뭐가 그리 좋은지 하얀 이를 드러내여 보이며 씨익 웃는데, 새삼스럽게 그 말간 웃음이 아이가 입고 있는 화사한 노란빛 도포자락과
정말, 정말이지 너무나 잘 아울리는 것 같아 멍하니 입을 벌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이게, 이게 무슨-
"야!"
"그러게 누가 그렇게 입 벌리고 있으래?"
내 입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넣은 민석이가 이내 그 손가락으로 혀를 꾹 누른다.
소리를 버럭 내지르니 킥킥 소리내 웃으며 내 손을 잡아끈다. 손목을 잡아끄는 손길이 꽤나 단단하다.
알겠다며 겨우 민석이를 쫓아내고 시종아이를 불러 대충 준비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니 한낮의 햇볕이 꽤나 따뜻하다.
그리고, 그 햇살 밑에, 그 햇살 만큼이나 빛나는 노란빛의 도포자락을 입고 환히 웃어보이는 너는, 그 무엇보다 따뜻하다.
"빨리 와, 아가씨."
"기다려, 옷 불편하단 말이야."
"여자애가 하여간. 얌전히 나와."
"신발만 신고."
"아, 신지마. 기다려봐."
그제서야 생각났다는듯 입을 잠깐 멍하니 벌리더니 나에게로 저벅저벅 다가온다. 눈이 따가울 정도로 밝은 햇빛줄기가 네가 걸어오는 빛을 비춘다.
그에 너의 말간 얼굴이, 환한 미소가, 사뿐이 움직이는 너의 경쾌한 발걸음이 환히 빛난다.
아-너는, 하늘에게서도 사랑받는 그런 빛나는 아이구나. 나비야, 노란 나비야, 나에게로 날아와 빛을 나누어주렴.
"앉아봐."
"응?"
"여기 앉아봐."
"뭐하려고?"
"허튼짓 안하니까 좀 앉아."
내 어깨를 가볍게 눌러 나를 마루 위에 앉히더니 그 앞에 성큼 다가와 선다.
노란빛 한복에 반사되는 햇빛에 눈이 부셔 눈을 찡그리니 인상을 찡그리지 말라며 손을 뻗어 내 미간을 꾹꾹 누른다.
그러고는 폭이 넓은 소매를 뒤적거리더니 신발 한켤레를 꺼내 손에 쥔다. 한눈에 봐도 그 크기가 작아보이는, 붉은 빛깔 계열의 실들로 화려하게 수놓아진 작은 신발.
"선물이야."
"갑자기 무슨,"
"혼담이 성사됬다며. 어사대부(御史大夫) 박근우의 장남이라는 자와."
"알고 있었어?"
"형님이 꼬맹이 일을 모를리가 없지."
당연하다는듯한 그 말투에 괜시리 민망해져 이리저리 발을 흔들면 손을 뻗어 내 발목을 낚아챈다.
엉성하게 신겨져있던 버선과도 같은 무언가를 이리저리 갈무리하더니, 그 작은 신발을 집어올려 내 발을 신에 끼워넣는다.
신발 뒤축까지 단정히 정리하더니 쪼그려 앉은 자세 그대로 팔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잘어울리네, 예쁘다 우리 꼬맹이."
"고,고마워."
일어날 생각이 없는건지 고개만 들어올려 내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쥐더니 눈을 마주한다.
민망한 마음에 눈을 피하겠답시고 이리저리 데굴데굴 눈을 굴리면 형님 보기 싫어? 하는 장난기 그득한 목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그 말에 슬쩍 눈을 바라보면 기다렸다는듯 시선을 마주하며 씨익 웃어보인다.
"좋은 신을 신으면 좋은 곳에 데려다준다는 이야기가 있길래."
"그게 뭐야."
"좋은 정혼자 만나서, 그렇게 좋게 살라고."
"그런거 믿지마, 멍청이."
"요 꼬맹이가 말을 안듣네."
"꼬맹이 아니거든."
"딴건 몰라도 이 말은 들어."
"뭔데?"
궁금함을 그득 담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너는 내 볼을 감싼 손을 내려놓는다.
그러고는 두어번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잠시 망설이더니 그 손으로 내 양 손을 한쪽씩 잡는다.
고개를 푹-숙이면 나 봐야지, 하고 귓가에 속삭이더니 내 손을 잡은 제 양 손에 힘을 준다.
"만약에, 설령 그 신발이 좋은 신발이 아니라서 우리 꼬맹이 나쁜 곳에 데려다주면,"
"그러면?"
"그때는 그 신 신고 돌아와, 나한테로."
"왜?"
계속해서 이어지는 내 질문에 허-하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 와중에 주먹을 쥐고 내 머리를 콩 쥐어박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고는 나에게서 등을 돌려 먼저 한걸음 한걸음 앞서간다.
그러면 난 그런 너의 뒤를 따라 달려간다, 네가 신겨준 그 신발을 신고 너에게로.
"아 왜에! 말해줘!"
"그 땐 내가 보여줄테니까."
"뭘 보여줄건데?"
"그 신발, 좋은 신이라는거, 내가 보여줄테니까."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도통 영문을 모를 알아듣지 못할 말만 해대는 너의 말은 잠시 접어 마음 속에 숨겨두고 나는 너에게로 달려간다.
쪼그려 앉아있었던 탓인지 노란 도포 자락의 뒷부분이 보기싫게 구겨져 있었다. 아-나비의 날개가, 구겨졌구나.
괜히 마음이 시려오는 것 같아 입을 꾹 다물며 네 옆에 얌전히 선다. 넌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며 해사한 미소를 짓는다.
"잘하잖아, 이렇게 와."
"응?"
"좋은 날, 좋은 날씨에, 좋은 하늘에, 좋은 신을 신고, 그렇게 나한테 돌아와."
말을 마친 너는 또다시 해사하게 웃으며 내 손을 그러쥔다.
열이 오른건지 이전보다 더더욱 따뜻하게 감겨오는 손의 느낌에 널 보고 웃으면, 넌 내 웃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더더욱 환하게 웃는다.
그렇게 얼굴을 마주한 채로, 손은 서로의 손은 맞잡은채로, 우리는 그렇게 웃는다.
김민석 (18)
황국(黃國) 태위(太尉) 김민준의 막내아들
황국(黃國)의 승상(丞相) 김준후의 여식의 죽마고우(竹馬古友)
"좋은 날에, 좋은 날씨에, 좋은 하늘에, 좋은 신을 신고, 그렇게 나에게로 돌아오면, 그때의 우리는,"
-암호닉(마감)-
카르텔꺼 허니 구금 카레맛 모찌 뚜비뚜바 모카 열찬박 메리미
기화 이큥 모부기 까꿍이 손가락 뭉뭉 눈꽃 딸기 오열 라임 lobo12
노트북 사탕 하루 준면맘 이웃집여자 아리찬 가락 고연 매력넘치는 여리
무슨 일이 터지든 저는 그냥 이제 모르겠어요.
언제까지 마이웨이를 걸을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고, 현타도 시도때도 없이 오고 다 때려치울까 하는 생각도 불쑥불쑥 들고 그냥 제정신이 아니네요,
전 그렇게 대단한 글솜씨를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인기가 많고 유명한 작가도 아니어서
제 주제에 감히 글을 쓰겠다 말겠다 못쓰겠다 하는 것도 웃기지만
그냥 멍하네요, 주변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다 보니 어제보다 더 현실로 다가온 기분이예요.
독자님들도 멘탈 관리 잘하세요!
이번 화는 글이 많이 짧은 것 같아 죄송해요, 하지만 글의 스토리 상 여기서 끊는게 가장 적절할 것 같다고 생각되서 내린 결정이예요,
다음 편은 원래 분량 되찾아서 돌아올게요! 카르텔은 이만 물러갑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