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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엑소 성찬
이현웅 전체글ll조회 1205l 1

뻘쭘했던 그 시간이 다 가고 운전을 할 수 있는 송민호와 나, 둘 다 와인을 몇 잔 마셔서 대리기사를 불렀다. 대리기사가 운전석에 앉고 세 자리가 애매하게 남아 있었다. 보조석, 내가 앉기에는 너무 버르장머리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뒤에서 김진아가 나를 의식하며 송민호와 무얼 할지 몰랐다. 그거는 내가 질투 나기도 하고 눈꼴 시려서 절대 안 되는 일이고. 김진아는 우리 둘이 무어라도 할까 불안해서 절대 앉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련님이 앞자리에 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왜."

"제가 앞자리 앉으면... 좀 버릇없어 보이지 않나요?"

"아니, 앞자리 타. 앞자리가 넓어서 편할 거야."





내 수작이 안 먹혔는지 송민호는 나를 조롱하는 듯한 그런 얼굴로 보조석을 가리켰다. 나는 괜히 울상이 되어 보조석의 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뒤에서 편히 가려 했더니 안 되겠구먼. 나는 정장을 입은 나이가 좀 되어 보이시는 대리기사에게 차 키를 넘겼다. 시동이 걸리고 차가 도로를 따라 계속 달렸다. 내 온 신경은 모두 뒤에 가 있었다. 괜히 무슨 일이라도 할까. 내가 아까 했던 장난에 풀어줬는데도 가슴에 남아서 나한테 복수하려고 김진아랑 무슨 짓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면 안 되는데, 내 남잔데. 송민호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김진아보다 더. 





나는 창문 밖 사이드미러와 백미러로 계속해서 뒤를 의식했다. 막 고개를 돌려가면서 감시를 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고, 정말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 이때, 어쩌면 송민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설마 사랑이 아닌 집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김진아는 내 눈치를 보며 송민호에게 예쁘게 웃었다. 나는 송민호가 나에게 말했던 것처럼 나만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김진아를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김진아의 뱃속에 송민호와의 사랑의 결실인 아이가 꿈틀대며 무럭무럭 자라가고 있는 한 송민호는 절대로 김진아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아이를 낳은다면 나와 말로만 했던 그 약속들은 다 저버리고 나를 내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괜히 불안해져 손톱을 잘근잘근 씹었다. 





김진아가 임신한지는 대략 3달이 되었다. 솔직히 배도 많이 안 나왔는데 저렇게 조심하는 걸 보면 오버하는 것 같아서 눈꼴 시려웠다. 김진아는 송민호의 손을 잡아 자기의 배위에 올려 살살 쓸었다.





"오빠, 애기랑 많이 얘기해야 태교에 좋대."

"임신한 지 좀 돼서 하는 거 아니야?"
"응, 그런데. 지금부터 해두래. 아까 산부인과 선생님 만나고 왔어. 나중에 시작하려면 어색해서 못한다고 지금부터 천천히 말하는 연습해두래."
"무슨 말하는 연습이야. 그때 말하는 거 들리면 하면 되지."

"내가 느끼는 게 아가가 느끼는 거야. 슬슬 입덧하던 것도 없어지고. 많이 편해졌어. 아 빨리, 애기 불러봐아-"

"집에서 하자, 집에서. 낯간지럽다."

"지금 해주면 안 돼?"





송민호는 하는 수 없이 얼굴에 '나 억지로 이런 짓 강요되고 있어요-'를 쓰고선 김진아의 배를 토닥였다. 입을 살짝 뗀 송민호가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오글거렸는지 몸을 뗐다. 아, 못하겠어. 김진아는 송민호의 반응에 입술을 쭉 내밀었고 송민호는 항상 김진아에게 그랬듯 그 입술을 살짝 잡아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잡아당겼다. 김진아는 송민호의 장난기 넘치는 그런 행동에 배시시 웃었다. 옆에 있던 기사는 백미러를 통해 이 부부를 보더니 보기 좋다는 듯 웃었다. 내가 저기서 송민호와 저러고 있었다면 더럽다는 시선이 아닌 저렇게 사랑스럽다는 웃음을 보내주었을까? 





내가 봐도 김진아는 사랑스러운 여자였고 송민호는 그런 김진아에게 정말로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나는 그저 밑바닥에서 열심히 굴러다니고 내가 다니던 클럽의 최강 게이로 낙인 되어 클럽에 갈 때에면 항상 섹스를 즐기는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김진아는 달랐다. 어릴 적부터 귀한 집에서 귀하게 자라 공부도 많이 하고 똑똑한 여자였다. 이런저런 걸 비교하다 보니 나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내 가슴을 후벼파는 거는 바로 저 자궁이었다.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집, 나는 그게 필요했다. 나는 내 몸에 이식만 할 수 있다면 송민호를 위해, 내 자존심을 위해 기꺼이 이식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이상, 내가 가지지 않고 있다면 다른 사람도 가지고 있어선 안 되는 거였다. 





어서 내가 양현석과 거래한 그것이 헛일로 끝나서는 안 되는데. 아무래도 김진아에게 얘기를 꺼내보아야겠다. 내 뒤로 내가 보아도 예쁜 내 남자와 그 남자의 아내가 꽁냥대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비서 주제에 앞자리에서 잠이나 처자냐고 기사의 눈치를 보아도 내가 송민호를 좋아하고, 송민호도 나를 좋아한다고 말한 이상 그 둘의 꼴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차가 익숙한 곳을 따라 이동했다. 곧 나무들 사이로 송민호와 김진아의 집이 보였다. 절대 내 집이 아니었다. 김진아는 끝까지 송민호의 손을 잡고 있었다. 기사는 나에게 키를 건네며 그들에게 보기 좋은 부부라며 칭찬을 했다. 김진아는 그런 기사에게 그래 보이냐며 까르르 웃었다. 가식적인 년. 송민호는 김진아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살살 쓸어내렸다. 김진아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는 그런 미소를 지었다. 나는 계속해서 송민호의 서류 가방을 들면서 그 손과 송민호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한참을 쳐다보아도 돌아보지 않는 송민호가 미웠다. 한편으로는 정말로 이러다가 김진아한테 어떻게 뺏은 송민호를 다시 뺏길까 하며 불안한 마음이 커지기도 했다. 





한참을 노려보았지만 송민호는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이제 포기해야지 하고 고개를 돌리려는 그 순간 송민호와 눈이 마주쳤다. 내 것이 벌떡 서는 느낌이 들었다. 설마 섰나 하고 아래를 확인해보니 그건 아니었다. 다행이군. 나는 괜히 자존심이 상해 고개를 돌리고 송민호의 시선을 무시하는 척을 했다. 아무리 앞을 보고 있다 한들 송민호의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내가 이긴 듯한 기분이 들어 눈을 살짝 치켜떠 송민호를 보았다.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것도 잊지 않으며. 





송민호는 내 버릇없는 태도에 어이가 없었는지 허공에다 대고 후- 하며 한숨을 뱉었다. 김진아는 나와 송민호를 번갈아보더니 송민호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오빠 왜 한숨 쉬어?"





나 때문이란다. 니 남편이 한숨을 쉬는 이유는 불륜 상대인 나 때문이란다. 니년 남편이 니보다 사랑하는 내가 자꾸 지 맘에 안 들게 해서 그런 거라고. 김진아의 면전에다 대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감히 하찮은 내가 어떻게 그럴 일을 벌릴 수도 없고. 한 발짝 뒤에서 송민호와 김진아의 짓거리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괜히 짜증이 나서 한 걸음 뒤에서 보폭이 넓게 걸어 잘 닦인 송민호의 발을 계속해서 밟았다. 송민호는 계속되는 내 화풀이에 짜증이 났는지 뒤를 한 번 돌아보았다. 그 순간의 눈빛은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상큼하게 무시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자꾸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었다. 





집 문이 열리고 김진아는 핑크색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멍하게 송민호의 뒤에서 송민호의 자켓을 받아드는 나를 보고 한번 기분 나쁘게 웃더니 터벅터벅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괜히 나를 무시하는 느낌이 들어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좋았어요, 내 면전 앞에서 그렇게 하니까. 이해해요, 이해해야죠. 당연한 건데. 어쩌면 우리는 불륜인 거잖아요."

"그래, 불륜 맞아. 근데 내가 아까 말했잖아. 나는 너를 더 사랑할 뿐 김진아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이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저 옛날에 클럽 열심히 다닐 때 저 한번 박아보겠다고, 한 번 사귀어보겠다고 들러붙는 남자 많았어요. 도련님과는 상대할 수도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들도 많이 달라붙었었고요, 도련님처럼 정말 잘 나가고 어쩌면 도련님이 알만한 사람들도 저한테 많이 들러붙었어요. "

"......"

"이렇게 많이 사랑받고 살아서. 사랑인지 그냥 욕정의 대상으로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나만 봐주는 남자를 바래요. 마누라 있는 남자들도 많이 만나보았어요. 그 남자들은 자기 마누라 버려가면서 저 만났지만 저는 그 사람들한테 몸은 내주어도 내 마음만은 내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도련님이 저한테는 처음이고 소중하고 욕심 많이 나요."







뭐 때문에 이렇게나 말을 많이 했는지 모르겠다. 괜히 뭐 때문에 이렇게 서러워졌는지는 모른다. 이런 거 다 알고 내 감정을 시작했지만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괜히 김진아에게 밀린 내가 한심해서 그 화풀이를 나한테가 아닌 송민호한테 하고 있구나-. 나도 정말 어리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입에서는 서운한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송민호와 은밀한 연애를 시작하면서 감정 기복이 정말 롤러코스터 타기를 시작한 것 같다. 





"물론 다 알고 시작했어요. 그래도 섭섭한 건 어쩔 수 없잖아요, 안 그래요? 내가 아까 계속 도련님 쳐다보고 있었을 때 한 번쯤은 김진아 몰래 나 보고 웃어줄 수 있는 거 아니었어요...? 제가 거의 첫 연애에요. 사랑이라고는 거짓 사랑으로 한 섹스 밖에 없었었어 누구를 좋아하고 표현하고, 심지어 사랑받는다는 느낌도 잘 몰라요. 잘해준다면서요. 아까도 그랬잖아요."

"미안해. 서재 가서 올라가자. 첫 연애가 유부남인 나라 미안한데 어쩔 수 없잖아. 내가 김진아를 버려? 김진아 뱃속에 있는 아이를 버려? 그건 할 짓이 아니잖아. 진아가 듣겠다, 올라가서 얘기하자. 미안해, 올라가서 더 얘기해."

"죄송한데 저 오늘 일이 많았어서 피곤해요. 아까 도련님 사무실에서 일 치고 그냥 집 돌아와서 피곤하다 말하려 했어요. 오늘 자고 내일 일하려고. 저 자도 되... 죠? 괜한 투정 부려 미안해요. 이런 일 시작하고 요즘 감정 기복이 많이 심해요. 좋아서 그런 거니까 앞으로도 이해 많이 해주세요."

"......"

"네-에-? 도려언- 님?"






그래. 송민호의 대답이 떨어지고 나는 방에서 어기적어기적 걸어 나오는 김진아에 괜히 찔려 90도 배꼽인사를 하며 그 자리를 피했다. 또 김진아와 송민호 가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가는데 문득 송민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김진아 뱃속에 있는 아이를 버려? 그건 할 짓이 아니잖아. 





도련님이 못 하시겠다면 제가 할게요. 그런 못 할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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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어아으으아아태현이가약간무서우면서안쓰러웠어요ㅠㅠㅠㅜ
9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기다렸어요♥♥
9년 전
독자3
사랑을 쟁취하려면 독해져야 하는거야 그 아이 불쌍한데 나는 태현이 편할래요...
9년 전
독자4
아아 기다렸어요 너무 잘 보고 있고 결말이 어떻게 날지정말 궁금합니다 ㅎㅎㅎㅎ 완결까지 같이 달렸으면 좋겠어요 쭉쭉!
9년 전
독자6
으ㅏㅏ앙ㄱㄹ아나!!
9년 전
독자7
저 13편 찾는다고 한참 헤매다 왔어요ㅠㅠㅠㅠ 그나저나 남태 마지막에 저런 생각을 하다니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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