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레스토랑이 1년에 한두 번 이벤트를 열어. 점심에 선착순 몇 명 무료라든가, 커플이나 가족 이벤트.
다른 가게들도 하는 거 다 하는 편인데, 이때는 정말... 너나 할 거 없이 모든 직원들이 죽어나...
이벤트 용으로 새롭게 내놓을 음식 아이디어, 가게 앞에서 할 작은 게임. 이런 거 다 정해야 되서
밤 늦게까지 가게에 남아서 직원들끼리 엄청 고생하고, 정말 이벤트 끝나기 전까지 매일 늦게 끝나서
찬열이한테 나 데릴러 오지 말라고도 했음. 얘도 피곤한 사람이니까 ㅇㅇ
그리고 이벤트가 끝난 다음 날. 사장님이 가게 인테리어 구상한답시고 점심 타임만 하고 끝냈음! 이건 꿀이야!
먼저 찬열이가 생각났지만! 뭔가 바쁠 거 같아서
패션쇼에서 나와 찬열이를 이어 주었다 말해도 될 만한 그 친구를 불러서 만났어.
"너의 그 박 사장님은 잘 계시지?"
"잘 지내긴 하는데... 너의 박 사장님ㅋㅋㅋㅋㅋ 그거 좀 하지 말라니까ㅋㅋㅋ"
"나름 존칭인데 왜ㅋㅋ!!"
얘가 찬열이 안부 물을 때 마다 저렇게 불러서 ^^; 으 오글;
ㅋㅋㅋㅋㅋㅋ그렇게 잠깐 만난 친구도 보내고, 해는 저물 기세가 안 보이고,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네...
결국 나는 찬열 찬스 쓰기로 함ㅋㅋㅋ 얘도 바쁘면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가야겠다고 하고.
"여보세요."
- 네 여봅니다.
"? 너 그거 어디서 배웠어ㅋㅋㅋㅋ"
처음엔 안 그러더니 자꾸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고ㅋㅋㅋㅋㅋ 일이나 할 것이지 인터넷에 스킬 쳐보고 있나...?
안 가르쳐 줄 거라면서 나름 도도새침하게 말해서 더 웃겼음ㅋㅋ
- 아무튼 웬일로 이 시간에 전화를 해?
"나 오늘 레스토랑 일찍 끝나서. 한 번 전화해봤어. 바쁜 거 아니지?"
- 어디야? 갈까?
"아녀. 일하세요 사장님."
- 사장님 지금 차 타러 갑니다. 어딨는지 말이나 하세요.
갈까? 하고 지가 물어봤지만 결국 답정너 박찬열...
내가 정색하면서 일하라고 해도 벌써 다 왔다고 나 보인다면서 능청 떨고ㅋㅋㅋㅋ 참...
진짜 바쁜 거 아니냐고 한 열 번 물어보고 괜찮다고 답 들었을 때 내가 있던 카페 주소 말해줌.
백화점 근처에 있던 카페여서 겁나 빨리 왔음. 한 10분 됐었나?
애 일하는데 방해한 거 같아서 미안했지만, 또 보니까 좋더라고...ㅋㅋ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라ㅠㅠㅠㅠ 보자마자 앵기고 서로 좋아 쥬금.
"가게 언제 끝났었어? 점심은?"
"2시에 끝나서 친구랑 밥 먹었어. 너는?"
이런 소소한 얘기하다 찬열이가 밖에 나가자고 해서 나갔음.
날씨도 별로 안 추워서 돌아다닐만 했어. 길거리 공연도 보고, 무료 전시회하는 데도 가보고.
주말이 아니라 평일 낮에 데이트하는 건 더 오랜만이라서 신났었는지 쉴 새 없이 돌아다녔던 것 같아.
그러다 번화가 쪽으로 가서 영화나 볼까 생각하면서 아이쇼핑 중이었는데
찬열이가 갑자기 어딜 가리키더니 저기 가보자고 제안을 했어.
뭐길래 그렇게 적극 제안을 하는지, 근데 보니까 '나 비싸여' 하고 티내는 쥬얼리 브랜드 샵이었음... 후...
"어서오세요 고객님!"
"커플링 하려는데요."
"커플링은, 이 쪽으로 와보실래요?"
????? 나니요 이 급전개는?????
찬열이는 직원이 오라는데로 내 손 잡고 가고, 나는 강제로 끌려가다시피 진열대로 갔어.
그러고 내가 고른 걸로 할 거라면서 나한테 고르라고 하는데,
상의도 없이 갑자기 온 거니까 좀 꽁기했음. 밥이나 간단한 건 찬열이가 많이 사주는 편이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커플링인데, 혼자 돈 쓰게 하긴 그렇더라고.
제일 중요한 건 이번 달 월급이 아직 안 들어와서 ^^...
"갑자기 무슨 커플링이야..."
"우리 사귀면서 같이 한 게 폰케이스밖에 없잖아. 그것도 니가 뜯어버려서 며칠 하지도 못하고..."
"...그건 고의가 아니었잖아...?"
아니 ㅋ... 저번 썰에 푼 그 펭귄 폰케이스에 하트가 달려있었다고 했잖아.
근데 하트가 간단히 달린 게 아니라 꽝 붙여진 줄 알고ㅋㅋㅋㅋㅋ
내가 하트다 하트!!!! 빠ㅏ세!!!!!!! 이러면서 막 갖고 놀다 찬열이 거 뜯어 먹었어ㅋㅋㅋㅋㅋㅋ...(사죄)
그거 때문에 찬열이가 진짜 엄청 삐쳤어서 풀어주는데 힘 많이 들었었음.
"그리고, 어떻게 1년을 넘게 사귀었는데 같이 한 게 폰케이스 밖에 없을 수가 있어!"
"......"
"나 너랑 해보고 싶은 거 많단 말이야... 하면 안 돼?"
슈렉에 나오는 고양이처럼 불쌍하게 눈 동그랗게 뜨고 내 손 붙들고 있지, 바로 앞에는 직원 언니가 난처하게 서있지.
어쩔 수 없이 일단 알았다고 하면서 커플링들 보다가 최대한 무난하고 아무것도 안 달린 걸로 찬열이한테 추천했음.
"이거. 이거 어때?"
"별로야."
"ㅎ... 그럼 이거는?"
"이것도 별로야."
별로라면서 돌직구를 날리니까 내가 작작하라는 표시로 쿡쿡 찌르는데도
별로인 건 별로라면서 슈퍼 패스ㅠㅠㅠㅠ 직원 분한테 괜히 미안했음... 단호한 놈...
결국엔 심플한 반지들은 다 추천했는데 찬열이가 다 별로라고 해서 고르는 의미가 없어졌음. 나보고 고르랬으면서!!!
"난 이거 좋은데."
"...이거?"
"어. 예뻐."
찬열이가 고른 건, 솔직히 겁나 예뻤어. 내 스타일 저격! 빵야!
다만 가운데에 반짝이는 게 하나 박혀있어서... 조금...
"남자 분이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이게 제일 잘 나가는 제품이거든요!"
"......"
"가격은 꽤 있어도 이게 다이아몬드도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연인 분들께 인기가 정말 많아요."
"좋네요."
"안 쪽에 이니셜도 새기실 수 있구요, 오래 걸리지 않아서 바로 끼실 수 있으세요!"
저것은 영업용 말투이다... 영업용 어장이다... 영업용 반지... 예쁘다......
점점 직원 언니 말에 홀리고 있던 찰나에 '그럼 이걸로 주세요' 라면서 반지 가리키는 찬열이 말에 확 깼음.
알겠다며 손가락 크기 잰다는 직원한테 얼마냐고 내가 냉큼 물으니까
찬열이는 잠시 말 끊고 구석으로 나 데려갔어.
"저거 비쌀 거 아니야. 비싼데 좀 더 저렴한 거 사면 안 돼?"
"저게 제일 예쁘잖아. 너도 맘에 드는 거 아니었어? 내가 살 테니까 걱정 마."
"어떻게 너한테만 부담 줘."
"부담 하나도 안 돼."
"찬열아."
오랜만에 만났는데 뭔가 말싸움이 시작되려는 조짐이 생겼음.
솔직히 나는 좀 꽁기했던 게, 자존심은 쓸데없이 세서 항상 받기만 하는 거 미안하고 좀 부끄러워서
얻어먹기만 하는 여친 안 되려고 하는데
이렇게 노력하는 걸 알면서도 항상 자기가 다 하려고 하니까...
나 너무 답정너 같아? 미앙... ㅈㅅ...
암튼 서로한테 섭섭해 져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내가 단호하게 말하려는데
찬열이가 내 손 잡으면서 아까처럼 슈렉 고양이 눈으로 나를 봄...ㅋ
"오늘은 그냥 공주 대접 받아주라."
"......"
"너 요즘 맨날 일에 치여서 피곤해 하는 거 보면, 내가 다 힘들고 싶은 마음이었단 말이야."
"......"
"짧은 시간이래도 오늘만큼은 너 편하게 해주고 싶고, 다 퍼주고 싶고 그래."
"......"
"네 마음 이해 못 하는 건 아닌데 나는 그래."
"......"
"어쩌면 당연한 거잖아. 좋아하는 사람한테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은."
"...그래도."
"공주야, 오늘만 봐줘. 응?"
살살 달래는 말투로 이렇게 끼를 부리는데 어떻게 싫다고 하겠어...ㅎㅎ
오글거리게 공주가 뭐냐면서 칭얼대니까 웃으면서 커플링 맞추자고 함ㅋㅋㅋㅋㅋ 하여튼 이길 수가 없다.
커플링 맞추고 본격적으로 지 입으로 공주처럼 대해준다면서ㅋㅋㅋㅋㅋ아 진짜 오글거린닼ㅋㅋㅋㅋㅋ
나도 오늘만은 푹 기대자는 마음 먹었음. 내 새끼가 이렇게 날 챙겨주겠다는데!
그리고 찬열이가 쥬얼리 숍 나오면서
"능력 좋을 때 써먹어. 아끼다 똥 된다는 말 몰라?"
이런 할머니스러운 말을 해섴ㅋㅋㅋㅋㅋㅋ 웃다 넘어질 뻔;
그리고 또 귀여운 게, 찬열이가 말을 못해왔었을 뿐이지
커플 아이템 맞추는 걸 자기 친구들 하는 거 보면서 많이 부러웠나봐.
오늘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다 할 거라면서 의욕을 불태움ㅋㅋㅋㅋㅋ 한 살 차이인데도 연하인 게 느껴짐.
그렇게 팔찌도 사고, 목도리도 사고, 신발도 사고... 커플템 성애자인 줄 ㅇㅇ
한 보따리 사들고 밥 먹으러 와서 찬열이가 친구들한테 자랑한다고 다 꺼내보라고 해서
꺼낸 다음에 하나하나 사진 찍음ㅋㅋㅋㅋㅋ 나는 커플링 보이게 해서 사진 찍히는 모델 역할함. 하아아잇.
치운 다음에 바로 밥 나와서 이제 먹으려고 했음.
"아 잠시만!"
"뭐??? 왜!"
"공주님 먼저 먹여드려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가 진짴ㅋㅋㅋㅋㅋ 장난은 한 번 치면 끝을 봐요 아줔ㅋㅋㅋㅋ
진짜 웃긴데 시킨 메뉴들 하나씩 다 먹여주면서 '맛있으세요?' 이러니까
귀엽고 설레고 웃기곸ㅋㅋㅋㅋㅋㅋ
먹고 나와서 손 잡고 걷는데 겨울이라서 춥긴 했지만 배도 부르고 참 행복했어.
오늘 일찍 끝난 게 신의 한수라고 생각하면서 찬열이 차 끌고 온 것도 제끼고 우리집으로 걸어갔어.
이 얘기 저 얘기 하던 중에 갑자기 찬열이가 오늘 기분 좋다면서 잡은 손을 앞뒤로 막 흔드는데ㅋㅋㅋㅋ
키는 멀대같이 큰 게 귀여운 짓을 하니까 2배로 귀엽더라.
"맨날 밤에 만나서 가끔 영화 보는 거나 데려다주는 것도 좋은데, 이렇게 낮에 만나는 거는 또 다르네."
"그러게. 오늘 날씨도 별로 안 추워서 돌아다니기 좋았어."
"맨날 이랬으면 좋겠다."
애처럼 뭐 바라는 말투에 진심이 묻어나게 말하니까 설레서 가만히 있었음ㅋㅋ
갑작스런 심쿵에 나는 조용히 걷고 있는데 찬열이가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지는 거야. 나도 꼭 잡았어.
"나 오늘 진짜 좋았어. 진짜로."
"......"
"맨날, 그놈의 더치페이가 뭐길래. 나는 너한테 다 사주고 싶은데 네가 거절하면 얼마나 슬픈지... 진짜 아무도 모를 거야."
"ㅋㅋㅋㅋㅋ... 야, 너는 니 여자친구 자존심도 없는 줄 알아?"
"좋아해서 주는 건데 자존심이 왜 필요해."
연애 팁 알려주는 책에서 나오는 명언인 줄... 받아 적어야 돼...?
부끄러워서 내가 괜히 장난치니까 자기 진지하다면서 놀리지 말라고 하고. 뻘줌.
"만약에 돈 주고 너랑 만나는 거였으면 난 너한테 아마 전재산 다 털렸을걸. 집이고 회사고 뭐고 너한테 바쳤겠다."
"......"
"...방금 건 좀 오글거렸지?"
"나 지금 온 몸에 닭살이..."
"ㅋㅋㅋㅋㅋ남자친구가 하는 말인데 뭐?"
"왜ㅋㅋㅋㅋㅋㅋ너도 좀 그랬잖아!"
그렇게 서로 장난치고 웃다가 집 앞에 도착을 뙇.
다른 날 같았으면 금방 잘 가~~ 했을 텐데 그 날따라 참 보내기가 싫더라.
얘가 좋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해서 나도 같이 좋아지는 기분이었는데 이제 좋다고 떠드는 애가 가려니 참.
"집에 들어가자마자 전화해."
"알겠어. 씻지도 않고 바~로 전화할게."
"아 그건 좀 아니다... 전화하다가 재울 거니까 씻고 전화해 ㅋㅋㅋㅋ"
"하라고 할 땐 언제고 어딜 누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집 들어가는 입구에 턱이 있는데 내가 거기 위에 올라가니까 키가 좀 높아졌거든ㅋㅋㅋ 눈높이가 맞춰짐.
내가 찬열이 이마를 콩 치니까 좋다고 헤실댐ㅋㅋㅋ 바본가...?
농담이고, 이제 시간도 늦어졌고 얘도 다시 차 찾으러 가야하니까 얼른 보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잘가라고 해줬는데
왜 그렇게 쉽게 보내냐면서 타박이나 받음. ㅇㅅaㅇ
"나 가기 싫어."
"나도 보내기 싫어."
"...이렇게 둘 다 마음도 같은데,"
"......"
"우리 확 결혼할래?"
"뭐래."
"헐. 지금 거절한 거지?"
"결혼이 누구네 집 개 이름이여? 빨리 집에나 가 감기 걸려!"
실은 겁나 떨렸지만 ^^! 아닌 척한 다음에 얼른 가라면서 어깨 뒤로 미니까
힘으로 악으로 버티면서 계속 안 가는 거야ㅋㅋㅋㅋ
아니 진짜 이대로 몇 분을 있을 건지, 춥다고 이제 진짜 가라고 하니까
아쉬운 티 팍팍 내면서 알겠다고 함.
그냥 보내긴 좀 미안해져서 볼에 뽀뽀를 딱 해줬는데
입 가리키면서 여기는 그냥 냅두고 어디다 쓸 거냐면서ㅋㅋㅋㅋ 초딩이 따로 없는 듯.
해 달라는 거 다 해주고 그제서야 마음 먹었는지 간다고 하고 떠났음.
그러다 뒤돌더니 뒤로 걸으면서 계속 안녕안녕함ㅋㅋㅋ
점점 이목구비가 잘 안 보이려고 할 때였나? 찬열이가 막 따지려는 것처럼 나한테 삿대질하면서
'내 가 너 랑 결 혼 하 고 만 다'
이렇게였나? 입 모양으로 그렇게 하고 나선 앞 보고 갔음.
누가 해주나 봐라 ㅇㅅㅇ
죠 윽 뀰 빽 빵 깽 알매 기화 유휘 라니 제인 체리 크롱 둥이 모카 냉면 뭉이 소녀 열매 소딩 됴롱 한주 바펜 웬디 호두 베가 땅콩 꾹꾹 가란 햇살 찬녈 하이 늘봄찬열♡ 선블 계란찜 러블리 스누피 호빵맨 스피커 요거트 사과잼 벤츠남 박도비 바밤바 찬녀리 복숭아 슈웹스 세균맨 됴됴륵 핫초코 코끼리 메리미 거뉴경 꾸르렁 지코밥 솔라씨 됴부기 오지배 요맘떼 초코칩 징지잉 콘스프 아저씨 끽깩꼭 수박씨 꼬꼬마 뽀로로 뚜벅이 레경수 찬블리 붕어빵 찬효세한 타앙슈욱 현실솔로 꽯뚧쐛랣 블루베리 버터사장 한글공부 피씨와이 스폰지밥 알찬열매 체리베리 도라에몽 민트핑크 종대요정 종대찡찡이 현실중산층 초코아몬드 초코콘더쿠 핑크파우더 찬열아 더럽 구름위에호빵맨암호닉♡
암호닉은 당분간 안 받을게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