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술 위를 만지작거리는 김동혁의 손을 쳐냈다. 조금은 거친 내 손길에도 김동혁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날 바라보았다. 나는 다시금 목이 따끔거려오는 느낌에 또 다시 목에 붙여진 거즈 위로 손을 올렸다.
" 그럼 나도 뱀파이어가 되는 거야? "
" 뭐? "
" …네가 날 물었잖아. "
내 말에 뭐가 그렇게 웃긴 건지 김동혁에게서 킥킥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냐? "
" ……. "
" 내가 널 물었다고 네가 뱀파이어가 되진 않아. "
그리고는 책상 위에 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내게로 다가왔다. 김동혁에게서 풍기는 특유의 민트향이 내 몸을 둘러쌌다. 가까워진 김동혁은 날 잠깐 내려다보다가 몸을 살짝 숙여 내 귓가에 제 입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 왜, 너도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 "
그 한 마디와 함께 떨어지는 김동혁의 목소리에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책상을 꽉 잡고 있는 손가락은 굳어버린 건지 마음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내 몸이 뻣뻣하게 굳은 걸 알아챈 김동혁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 책상 옆에 걸려있던 가방을 들었다. 읽고 있던 빨간색 표지의 책만 가방 안에 대충 챙겨넣은 뒤, 한쪽 어깨에 가방을 맨 채로 날 바라보던 김동혁이 입을 열었다. 안 가?
아무런 대답도 못 하고 김동혁을 바라만 보자 김동혁이 씩 웃으며 다시 내 앞에 날 마주보고 섰다. 조금 전보다는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나와 눈을 맞추기 위해 몸을 살짝 굽혔다. 가자, 짝궁아. 답지 않게 다정하게 날 불러오는 김동혁의 목소리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교실에서부터 학교 밖으로 나올 때까지 김동혁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김동혁네 집과 우리 집은 하필 같은 방향이었다. 내게서 한 걸음 떨어진 옆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김동혁과는 다르게 내 머리 속은 너무 많은 생각들로 과부하가 걸릴 것만 같았다. 걸음은 평소와 다르게 느리고 뻣뻣했다. 본래 그렇게 걸음이 느린 건지, 아니면 내게 걸음을 맞추고 있는 건지 김동혁의 걷는 속도도 나와 별로 차이가 없었다.
얼마 걷지 않아 그 때 그 횡단보도 앞에 섰다. 스치듯 지나가는 그 날의 잔상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밀려오는 두통에 인상을 살짝 쓰다가 눈을 감곤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이러고 있으면 조금은 괜찮아 지겠지. 절로 나오는 깊은 한숨을 내쉬는데 갑작스럽게 내 어깨에 무언가 닿아왔다. 고개를 들어 옆을 바라보자 한 걸음 떨어져있던 김동혁이 팔을 내 어깨에 건 채로 나와 몸을 밀착했다. 갑작스럽게 닿아온 김동혁에 놀란 내가 몸을 떼기 위해 움찔하자 김동혁이 쉿, 하고 작게 속삭였다.
" 움직이지 마. "
" 이거 놔. "
" 움직이면 위험해. "
미소를 띄고 있긴 하지만 평소보다 진지한 김동혁의 목소리에 순간 말을 멈추고 김동혁을 빤히 바라보았다. 내 시선에도 김동혁은 내가 아닌 다른 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우리가 서있는 곳이 아닌 맞은 편 사람들 중 한 곳에 시선을 두고 있는 김동혁을 바라보니 본능적으로 무서운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 뭘 보고 있는 거야…. 이 불안한 느낌은 또 뭐고. 김동혁은 단순히 팔을 걸고 있었던 그 손으로 내 어깨를 꽉 잡았다. 어느새 김동혁의 표정에는 웃음기가 사라져 있었다.
" 왜 그래? "
내 떨리는 목소리에 김동혁은 여전히 앞으로 시선을 둔 채로, 무언가를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다른 놈이 왔어. "
" 다른 놈? "
" 널 노리고 있는 게 분명해. "
" 무슨 말이야, 그게. "
" 잠깐 눈 감아. "
" 응? "
" 눈 감으라고. "
무슨 말인지 내게 제대로 된 설명도 해주지 않은 채로 김동혁은 내게 눈을 감으라고 작게 읊조렸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잠깐 망설이다가 김동혁에게서 시선을 돌려 아까부터 김동혁이 바라보고 있는 맞은 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김동혁은 대체 뭘 보고 있는 거지. 반대쪽에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선 사람들을 쭉 훑어보는데 순간 어떤 한 사람과 눈이 딱 마주쳤다. 날카로운 시선의 그 사람은 줄곧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내 심장은 이유를 모른 채 쿵쿵대기 시작했다. 닿아오는 그 시선이 따가워 나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눈을 감았다.
바람이 세게 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입고 있던 교복 치마 끝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것이 다리 위로 느껴졌고, 주변에서 들려오던 자동차의 소음은 어느 순간 사라져 있었다.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던 것도 잠시, 금새 붕 뜨는 느낌도, 바람이 부는 느낌도 모두 사라졌다. 작게 들리는 소음과 함께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는 분위기에 감았던 눈을 슬며시 뜨자 허, 하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너무 놀라 손을 입으로 가져가 입을 꾹 막았다.
말도 안 돼.
이 곳은 내 방이었다.
아침에 벗어둔 잠옷이 침대 위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책상 한 쪽 구석에는 내가 어릴 적 찍었던 가족사진이 담겨진 액자가 놓여져 있었고, 책상 위에는 어제 보다가 잠든 영어 참고서와 먹다 흘린 과자 부스러기들이 올려져 있었다. 미처 닫지 못했던 옷장 문은 반쯤 열려져 있었다. 이 곳은 아침에 내가 나갔던 바로 그 방이었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장면에 내 눈이 심하게 흔들렸다. 여태 내 어깨를 잡고 있던 김동혁은 꽉 잡은 손을 풀었다. 그리고는 피실피실 웃으며 바람에 흐트러진 내 앞머리로 손을 뻗어 가지런하게 정리해주었다. 마치 익숙한 듯 내게서 몸을 떨어트린 김동혁은 방 안을 이리저리 살폈다.
" 여기가 짝궁의 방이야? "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멍하니 방 안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김동혁을 바라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나 여기 어떻게 왔어? 내 물음에 책장에 끼워진 책들을 손으로 쭉 한 번 훑던 김동혁이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았다.
" …이것도 네 능력 중 하나야? "
내 말에 김동혁은 피식 웃음을 흘리곤 대답 없이 다시 고개를 돌려 내 방을 마저 구경했다. 마음에 드는 책을 하나 발견한 건지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낸 김동혁은 그대로 내 책상 위에 걸터 앉아 책을 펼쳤다. 의미 없이 책장을 몇 장 넘기다가 책을 탁, 소리가 나게 덮으며 제가 앉은 곳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았다. 김동혁과 눈이 마주치자 습관처럼 내 몸이 작게 떨렸다.
" 네 방은 위험할 정도로 네 향기가 가득하네. "
자꾸만 알 수 없는 말들로 내 머리를 어지럽히는 김동혁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 내 말에 김동혁이 씨익 웃었다.
" 네 피는 놀라워. "
" 뭐? "
" 놀라울 정도로 달콤한 향기가 나. "
" ……. "
" 그래서, 아까 횡단보도 맞은 편에 있던 그 놈도 네 피를 노린 거겠지. "
그 놈이라는 건 다른 뱀파이어를 말하는 걸까….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목까지 차오르는 질문을 애써 삼켰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건지 가만히 서있던 다리에 힘이 풀리며 몸이 휘청거렸다. 그 순간, 김동혁은 어떻게 움직인 건지 재빨리 내게로 다가와 쓰러지려는 나를 꽉 잡았다. 괜찮아? 날 바라보며 묻는 김동혁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리에 힘을 줘서 섰다. 그리고는 김동혁의 손을 살짝 밀어냈다. 김동혁이 날 내려다보곤 그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 무서워? "
" …아니. "
" 거짓말. 너 떨고 있잖아. "
갑작스럽게 일어난 이 모든 일들이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질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작은 내 목소리에 김동혁이 손을 뻗어 내 머리를 헝크러트렸다. 가볍게 닿아오는 김동혁의 손길을 가만히 받고 서있는데, 김동혁이 내게 뻗었던 손을 거두곤 걸음을 옮겨 내 방 창문을 열었다. 꽤나 큰 창문을 양쪽 다 열자 차가운 바람이 방 안으로 불어들어왔다. 읏차, 하는 소리와 함께 이번에는 창틀에 걸터 앉은 김동혁이 날 바라보았다.
" 거기 앉지 마. 위험해. "
" 그런가. "
내 말에 김동혁은 어깨를 으쓱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한 손을 들어 내게 작게 흔들었다. bye, pretty.
" 내일 봐. "
그 말과 함께 김동혁은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김동혁의 모습에 재빨리 그 아이가 앉아있던 창가로 달려갔다. 창문 밖의 바닥을 살폈지만 그 곳에는 늘 보이던 잔디와 나무들만 보일 뿐, 김동혁의 흔적은 어느 곳에도 없었다. 놀란 나머지 평소보다 몇 배는 빠르게 뛰는 가슴 위로 손을 올렸다. 쿵쿵거리는 소리가 내 귓가에 세게 울렸다. 벽에 기댄 채로 쓰러지듯 방바닥에 주저 앉았다.
눈으로 봐도 믿을 수가 없었다. 내 방은 5층이었다.
* * *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뒤 식탁 위에 놓여진 식빵 하나를 입에 물었다. 다녀올게, 하는 인사와 함께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 밤새 날 괴롭혔던 그 얼굴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흠칫 몸을 떨며 걸음을 잠깐 멈춘 내게 김동혁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
그런 김동혁을 못 본 척 지나쳐 걸었다. 밤을 새워 김동혁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알고 있는 정보는 너무나도 적었고, 그 정보들로 내 모든 궁금증을 풀기엔 역부족이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뒤 내가 내린 결론은 더 이상 알고 싶어하지 말자, 였다. 내가 김동혁에 대해 궁금해 할 필요도, 더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몇 일 전부터 느껴지는 이 지독한 두통은 모두 김동혁 때문이었으니 김동혁과 전처럼 모른 척하고 지내면 이 두통도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시선도 주지 않은 채로 자기를 지나치는 내 모습을 바라보던 김동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실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내 옆을 따라 걸었다.
" 이제는 나 못 본 척 하기로 한 거야? "
대답하지 말자. 아무런 대답도 없이 걸음을 옮기는데 신발 아래로 뭔가 불쾌한 것이 밟혔다. 고개를 낮춰 바라보자 오른쪽 운동화 끈이 풀려져 바닥 위를 뒹글고 있었다. 신발 끈을 묶기 위해 몸을 굽혀 끈을 잡자, 나와 마찬가지로 멈춰선 김동혁이 날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신발 끈을 단단하게 다 묶고 몸을 일으키려던 그 때, 김동혁이 내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바람이 세게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내 몸이 붕 떴고, 눈을 감았다 뜨는 그 짧은 찰나에 내 몸은 어느새 학교 옥상 위에 도착해 있었다. 깜짝 놀라 내 허리의 김동혁을 세게 쳐내며 김동혁을 향해 소리쳤다.
" 내 몸에 손대지 마! "
그 말에 김동혁이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흐트러진 내 앞머리에 비해서 김동혁의 머리는 흐트러진 곳 하나 없었다.
" 이제야 내가 보여? "
" 나한테 말 걸지 마. 더 이상 아는 척도 하지 마. "
" 그건 좀 곤란한데. "
" 원래 너랑 나랑 모르던 사이였잖아. 그 때처럼 지내자는 건데 뭐가 곤란해? "
내 말에 대답 없는 김동혁을 빤히 바라보다가 한 걸음 뒤로 멀어졌다. 몸을 돌려 옥상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차가운 손잡이를 손으로 잡고, 고개를 돌려 여전히 그 자리에 가만히 선 채로 날 바라보는 김동혁을 바라보았다.
" 나에 대한 정보는 알아서 적어 줄게. 너도 너에 대한 정보는 다 적어서 내일까지 줘. "
숙제 때문이라는 핑계도 대지 못하도록 김동혁을 향해 꽤나 딱딱한 목소리로 말을 하곤 문 손잡이를 돌렸다. 밖으로 문을 밀려는데, 내가 밀기도 전에 반대쪽에서 누군가가 문을 당겼다. 열린 문틈 사이로 보이는 익숙한 얼굴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 예지야. 내 부름에 예지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평소의 무뚝뚝한 얼굴과는 다르게 날 바라보며 피실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때마침, 김동혁이 내게 다가와 날 잡고 옥상 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까지 나를 이동시켰다.
" 역시 너였구나. "
김동혁의 말에 예지는 피식 웃으며 눈을 감았다가 떴다. 다시 뜬 예지의 눈은 예전에 보았던 김동혁의 눈과 마찬가지로 붉은 색을 띄고 있었다.
" 너는 신경쓰지 말고 네 갈길 가. "
" 그럴 순 없지. "
" 어째서? "
" 얜 내 짝궁인걸. "
말이 끝남과 동시에 김동혁은 내 어깨를 꽉 붙잡았다. 머리 속에서는 스무고개를 하던 그 때처럼 김동혁의 목소리가 울렸다.
' 움직이지 말고 여기 가만히 있어. '
그 목소리에 김동혁을 바라보자 김동혁은 내가 아닌 예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예지 또한 김동혁을 바라보며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 보던 예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갑작스럽게 내게서 손을 뗀 김동혁이 내 옆에서 사라졌다. 더불어서 예지 또한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날카로운 소리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려왔고 나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누가 누군지, 움직임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두 사람의 싸움에 놀랄 틈도 없이 어느 순간 그 싸움은 끝이 났다. 예지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김동혁은 내게서 등을 보인 채로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멍하니 그 뒷모습만 바라보는데 김동혁이 제 목을 이리저리 까딱이며 몸을 풀었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 날 바라보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동혁은 멍한 내 표정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 뭘 그렇게 멍하니 쳐다봐? "
" ……. "
" 왜, 잘생겼어? "
농담이라는 걸 알지만 웃을 수가 없었다. 가만히 서있는 내게 김동혁이 한 걸음씩 다가왔다. 할퀴고 뜯어지는 그런 날카로운 소리가 짧은 찰나동안 들렸던 것 같은데 김동혁에게는 상처 하나 없었다. …예지는 어디 있어? 내 물음에 김동혁이 내 앞까지 다가와 답했다. 도망간 거 같지, 아무래도?
" 걔도 뱀파이어야. "
" ……. "
" 걘 널 노리고 있었어. "
" 날? "
" 그래. 말했잖아, 네 피는 상상 이상으로 달콤한 향을 풍긴다고. "
김동혁을 올려다보며 입을 꾹 다물자 날 바라보던 김동혁이 제 마이를 벗었다. 그리고는 내 어깨에 마이를 덮어주었다. 그런 김동혁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예지와는 다르게,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그 눈동자는 짙은 검은색이었다.
김동혁은 분명 뱀파이어였다. 그리고 날 물었던 걸로 봐서 내 피에 갈증을 느끼는 것도 분명했다. 그런데 어째서 김동혁은 지금 날 물지 않는 거지? 지금까지 날 물 수 있었던 기회는 충분히 많았을텐데. 이어서 또 다른 질문이 내 머리를 스쳤다. 김동혁은 예지가 날 노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날 지켜준 거지?
학교 안에서는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김동혁을 빤히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김동혁이 안 가, 짝궁? 하고 물었다. 그 물음에 대답 대신 다른 질문을 했다.
" 너도 내 피를 원하는 거야? "
" 뭐? "
" 그래서 나에게 이렇게 접근한 거야? "
" 접근이라니. "
" 어째서 날 예지에게서 구해준 거야? "
내 물음에 김동혁이 잠깐 멈칫했다가 곧바로 킥킥 웃음을 흘렸다. 또 대답 없이 웃음만 보일 것 같아서 웃지 말고 답 해줘, 하고 말하자 김동혁이 서서히 소리내어 웃는 걸 멈추곤 날 바라보았다. 입가엔 여전히 미소를 건 채로, 김동혁은 바지 주머니에 제 양 손을 찔러넣으며 말했다.
" 별다른 이유는 없어. "
" ……. "
" pretty, 네 피는 참 향기롭고. "
" ……. "
" 나는 그 향기에 반한 것 뿐이야. "
대답과 함께 김동혁은 먼저 발걸음을 떼서 옥상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얼른 와, 1교시 담임 수업이야. 그 말에 잠깐 김동혁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김동혁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
안녕 여러분! uriel 입니다
오늘 글에 어울리는 동혁이의 사진은 왜 없는 건지 ㅠ_ㅠ 그래서 이런 예쁜 동혁이 사진으로!
BBB로 자주 온다고 싫어하진 말아요.. ㅠ_ㅠ BBB는 몇 편 안 쓸 계획이라 오던 김에 한 번에 휘몰아치자! 하는 생각으로 쓰고 있어요 요즘 ㅎ_ㅎ
오늘도 세쿠시하고 잘 어울리는 bgm을 찾아 보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이렇게 조용히 오게 되었네요
저번 편에 분위기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되게 기뻤어요! bgm의 효과를 본 거라고 스스로 칭찬하고 있습니다 잘 했어 잘 했어 ㅎㅎㅎ흐흐
오늘 편은 망상의 끝이에요 예지는 그냥 떠오르는 이름일 뿐.. 제 이쁜이들 중에 예지라는 이름을 가진 분도 있으실려나 (동공지진)
뭐, 어찌 되었든 오늘 BBB도 즐겁게 읽어주시길 바라며! 안녕! 사랑해요 쪽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