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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님 아가야님 아잉뿌잉님 ♡ |
이번 일의 중심에는 내가 있었다.
모든 것을 기획하고, 직접 움직이고.
너는 그 중심에 있어서는 안된다. 기필코.
손에 들린 리볼버에 비워진 2개의 총알을 다시 장전하고 방문앞에 섰다.
숨을 크게 고르고 살며시 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등을 벽에 기대어 양쪽을 번갈아 살펴보며 비상계단 쪽으로 갔다.
예상을 깨고 계단에는 아무도 없었다.
순간 긴장을 해서인지, 머리가 핑 돌았다.
혼자 남아 떨고 있을 너를 생각해서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아가, 밖이 좀 시끄러울거야. 파트너 녀석한테 연락했으니까 곧 올꺼야. 아저씨도 곧 따라갈거니까 걱정말고.'
욕실에서 나오기 전 너에게 마지막으로 해준 말.
꼭 따라갈게. 너를 위해.
한계단 한계단 발을 디딜 때마다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한명이라도 있을법한데, 뭔가 이상했다.
한시라도 이 일을 빨리 마치려면 어쩔 수 없었다.
3층까지 내려갔을 때, 비상구를 열어 경계 태세를 하며 승강기쪽으로 갔다.
승강기 옆 버튼을 누르고 벽쪽으로 붙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고막을 찌를 듯한 총소리가 연거푸 났다.
나는 총구를 조용히 승강기 안으로 조준해 방아쇠를 당겼다.
잠잠해진 승강기 안을 살피니, 눈밑에 검은 두건을 두른 사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사내를 복도로 꺼낸 후 홀로 승강기 안에 몸을 실었다.
1층에 도착하고 문이 스르르 열렸다.
좀전까지 총성이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로비는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주위를 살펴도 의심가는 이 하나 없었다.
"나와."
"..."
"나오라고."
리볼버를 장전한 채 한 곳을 바라보았다.
프론트 안쪽에 숨어있던 사내가 두 팔을 들고 벌떡 일어났다.
무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무방비 상태의 사내였다.
한손으로 프론트 위를 짚고 넘어가 사내의 멱살을 잡았다.
"너 뭐야. 한 패야?"
사내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모양새를 보니, 일을 한 지 얼마 안 된 아이같았다.
"또 숨어있지. 바른대로 말해."
이번에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그였다.
다시 로비를 둘러보니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다 겁에질린 표정이었다.
"빨리나와!"
사내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한 팔로 그의 어깨를 포박한 채 소리쳤다.
조용하던 로비에 나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졌다.
여기저기 맹수처럼 나타나는 조직원들을 향해 가차없이 저격을 했다.
"윽-."
사내를 포박하고 있던 왼쪽 어깨에 고통이 느껴졌다.
다행히 스친 정도라 꾹 참고 허리춤에 있던 다른 리볼버를 꺼내어 계속 방아쇠를 당겼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상황에 로비에 있던 사람들은 쫓기듯이 호텔 밖으로 빠져나갔다.
더이상의 총성은 들리지 않았다.
"어디있어."
"ㄴ..누구요?"
"너 여기에 세운 새끼."
"저.. 그게.."
"용케 살아남으셨구만? 방에서 좀 쉬려고 했는데 시끄러워서 쉴 수가 있어야지."
"..."
"아, 그 방에 계집애 없던데, 어디에 숨겼나? 지하 주차장에? 옥상에?"
리볼버를 쥐고 있는 손에 땀이 조금씩 났다.
"호텔에. 남녀가 둘이. 왜 왔을까? 방 하나를 잡고? 좋은 밤 보냈나?"
남자의 오른쪽 다리를 쐈다.
흘러나오는 피를 손으로 감싸던 남자는 나를 노려보았다.
"너.."
"더러운 입 더럽게 놀리는 건 집안 내력인가? 그 형에 그 동생이네."
떨고 있는 사내를 그대로 포박한 채 남자에게 총구를 겨누며 호텔 밖으로 나왔다.
남자는 부드럽게 닫힌 유리문 너머로 나를 보며 소름끼치는 웃음을 지었다.
타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