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흐북흐한 시간이 지나고 나랑 민석이는 굉장히 어색 모드를 유지하며
펜션으로 돌아왔어
들어가기 전에 잠시 식당에 들려서 저녁으로 먹을 음식들도 포장하고
슈퍼에 들려 간단히 마실 맥주도 몇 캔 샀지
펜션에 들어갔더니 민혜가 쇼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더라고
근데 사실 시선만 티비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어
괜히 눈치보여서 조심스레 들어가는데 민혜가 '왔어?' 이러는거야
그래서 어어... 대답하고 민석이는 주방에 음식 두러 들어가고 난 민혜 옆에 앉았어
"배 안고파?"
"응"
"무슨 일 있어?"
"아니"
예예.... 알게쯉니다....
시크하다못해 얼음장같은 기미네의 포스에 눌려 쭈굴쭈굴 주방으로 들어가니
민석이가 포장해온 음식들을 그릇에 덜고 있었어
도와주려고 옆에 갔는데 민석이가 되게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물어보는거야
"민혜.. 무슨 일 있는것같지?"
"아... 네... 근데 말을 안해줘요..."
"음....."
민석이도 티는 안냈지만 계속 민혜가 신경쓰인 모양이야
그래서 그래, 이렇게 된거 밥이나 먹이자!! 하고 그릇에 음식 덜던거 그대로 셋팅해서 민혜를 불렀어
"배 안고프다고."
"아니, 그래도 먹어야지 너 아까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이었잖아"
민혜는 내 말에도 배가 안고프다는 말만 했어
그래서 결국 민석이를 불러다가 민석이한테 데려오라고 했지
"김민혜. 오빠가 화냈으면 좋겠어? 뭐가 힘든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밥은 먹어야할거 아냐"
동생바보 김민석님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끼니 거르는거라 좀 단호하게 말하니까
아무리 오빠가 잘해주고 져주고 해도 한번 아닌건 아니라는걸 아는 민혜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어
셋이 주방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는데 완전 그냥 적막한거야
나랑 민석이는 민혜 눈치 보느라 바쁘고 민혜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젓가락질만 깨작깨작 거리고 있었어
민석이가 끝내 안되겠는지 자리에 일어나서 냉장고에 넣어뒀던 맥주를 세캔 꺼내왔어
나는 원래 술을 잘 안하고 민혜는 아예 술을 안했어
민석이도 주량은 쎄지만 즐겨하는 편은 아니라 이렇게 같이 술을 마시는건 처음이었지
뭐 물론 민석이가 나랑 민혜가 술을 마시는걸 안좋아하기도 했고..
그런 민석이가 직접 캔맥주를 꺼내서 가져 오는데 약간 표정에서 근심이 서려있는 듯 해보였어
"여기."
민석이가 내 앞과 민혜 앞에 맥주를 하나씩 두고 자리에 앉아 캔을 땄어
말을 안했다뿐이지 민석이도 내내 그런 민혜때문에 답답했을터라 그냥 바로 벌컥벌컥 마시더라고
차마 동생이 말하고 싶지 않아하는걸 캐물으면 동생이 힘들어할까봐 물어보지도못하고
그냥 내내 속만 끓였겠지
그런 민석이를 쳐다보던 민혜가 자신 앞에 놓인 맥주를 들고 캔을 따는거야
사실 난 민혜가 아무리 속이 상해도 이걸 정말 마실까?
그냥 위로차원에서 준거였는데 정말 따서 놀랐어
민석이를 순간 쳐다보니까 민석이도 놀란 눈치더라고
근데 우리가 놀라하는걸 비웃기라도 하듯 그대로 벌컥벌컥 들이키더라
너.. 처음 마시는거 맞니...?
"야야, 천천히 마셔! 알겠으니까 천천히!!"
난 걱정돼서 막 말리는데 그런 날 민석이가 말리더라고
그냥 둬보자고
그래서 나도 그냥 앉아서 가만히 쳐다만 봤어
한캔을 클리어하고 민혜가 한숨을 푹 쉬더니
또 다시 고민하는 눈치인거야
이렇게 된거 그냥 더 마셔라 하는 생각에 내 맥주까지 앞에 놔주니까
그걸 또 바로 따서 들이켰어
또 있냐는 질문에 내가 '냉장고에...' 이랬더니
냉장고로 가서 남은 두캔도 마저 가져와 자리에 두고 한캔을 또 들이켰어
그렇게 세캔을 원샷하고 마지막 캔을 들려고 하니까 민석이가 그제야 말리더라고
"더는 안돼. 너 술도 안하는애가 갑자기 이렇게 마시면 안좋아"
나 같으면 세캔 원샷하고 바로 취기 올라와서 헤롱거렸을텐데
이 집 유전자가 원래 알콜에 강한건지 민혜는 눈풀림조차 없이 그냥 말리는 민석이만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어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민혜가 한숨을 한번 더 내뱉더니 말을 꺼냈어
"오빠, 나 변백현이 좋아."
갑작스러운 말에 내가 놀라서 민혜쳐다보는데 취중진담이라기도 뭐할만큼 정말 제정신이었어
고개를 돌려 민석이를 보니까 민석이는 대충 눈치 채고 있었는지 그냥 가만히 보고 있더라고
"근데 변백현도 내가 좋대."
변백현이 민혜를 좀 챙기는 것 같긴 했지만 정말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터라
난 또 한번의 충격을 받았어
사실 민혜가 변백현에 대해 한마디도 안했어서 진짜 얘네 둘이 따로 연락을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에
혼란스럽기도 하고 그렇게 답답한데 나한테 말 한마디 안해줬다는게 섭섭하기도 했어
근데 그 다음 말에 그 섭섭함이 미안함으로 바뀌었어
"오빠랑 ㅇㅇ랑 만나는건 정말 축복하고 싶어"
"그렇지만 한 그룹 내에서 두명이 가장 측근의 사람과 연애를 한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을때 그 파장은 그 누구도 감당 못할거야"
"유일하게 여동생이 있는 김민석이 여동생의 친구와 연애하는 것도 충격인데"
"김민석의 여동생이 같은 그룹 멤버인 변백현이랑 연애한다는건 더 큰 충격에 더 큰 배신감으로 다가올거야"
난 항상 민혜 말이 옳다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민혜가 하는 모든 것이 옳고 하는 모든 일을 지지할 생각이었는데
이번엔 내가 그 일에 걸림돌이라는 생각에 좀 마음이 아팠어
그래서 아무말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민석이가 조용히 말을 꺼냈어
"백현이가 얼마전에 나한테 그런 말을 했어."
민석이 입에서 나온 변백현의 이름에 나랑 민혜가 민석이를 쳐다보는데
민석이가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어
"형, 미안해요. 민혜가 너무 좋아요"
"그러면 안되는데 민혜가 너무 좋아요, 형"
"그 말을 하면서 죄 지은 사람인 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내가 ㅇㅇ와 사귀기 전에 먼저 와서 도와줬던 백현이었는데"
"이번엔 내가 어떻게 말을 해줘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냥... 둘 다 아프지만 마 였어"
민석이의 마지막 말에서 한 멤버를 아끼는 마음과 하나뿐인 여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느껴져서
내 마음까지도 찡해졌어
민혜를 보니까 살짝 눈이 붉어졌는데 그냥 꾹 참는 것 처럼 보였어
"사실 내가 뭐라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미안하다."
"나보다도 준면이나 다른 멤버들이랑 이야기 해보는게 먼저니까.."
"오빠가 해줄 수 있는 말이 이것 뿐이네.."
민석이의 말을 끝으로 우리는 또다시 아무말 하지 못했고
민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들어갈게' 하고 올라갔어
나랑 민석이가 뒷정리 하는데 둘 다 그저 무거운 마음에 조용히 치우고
쇼파에 앉았어
서로 손을 꼭 잡고 그냥 의미없이 틀어져있는 티비를 보고 있는데
내 마음이 자꾸 불편한거야
"오빠, 괜히 마음이 더 쓰여요.. 몇년간 알아오면서 민혜가 저러는거 처음보는데..."
"괜찮아.. 잘 될거야. 걱정하지마"
말은 그렇게 하면서 본인도 걱정이 되는지 표정이 별로 안좋아보였어
그냥 둘 다 서로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만 하다가
데이트를 마치신 부모님이 돌아오셔서 같이 이 얘기 저 얘기 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어
갑작스러운 소식에 밤 새 놀겠노라!!! 했던 건 못했지만
그래도 둘이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시간은 많이 보내서 기분이 매우 좋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전히 난 보조석에 앉아 민석이와 꽁냥거리면서 집에 가는데
돌아가는 길이 왜이리도 짧은지 금방 서울에 도착했어ㅠㅠㅠㅠㅠ
민혜네 집에 먼저 들려서 부모님 모셔다 드리고 짐도 옮겨주고 출발 하려는데
그때까지도 차 안에 있던 민혜가 민석이한테
"가다가 큰 길에 내려줘"
"어디 가?"
"응"
"결판지으러"
나랑 민석이가 놀라서 뒷 자석 보는데
민혜는 말과는 달리 되게 덤덤해보였어
말이 비장해서 뭔 일이라도 치르러 가는 줄....
민석이는 별 질문 없이 그냥 민혜를 큰 길가에 내려주고 나를 데려다 줬어
가면서 나만 안절부절 못하고 걱정하니까 민석이가 내 손 꼭 잡으면서 괜찮을거야 하더라고
"민혜 똑똑한 애고 백현이도 생각 깊은 애니까 걱정하지마"
민석이가 그렇게 말을 해주니 나도 좀 진정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우리 집 앞에 도착하고 차를 멈춰 세웠는데
막상 또 이렇게 헤어질 생각에 아쉬운거야
둘 다 아쉬움에 그냥 손만 꼭 잡고 있다가 민석이가 먼저 손을 놓고 안전벨트를 풀러줬어
난 또 그게 섭섭해서 꽁해있는데 민석이가 본인도 안전벨트를 푸는거야
그리고는 몸을 아예 내 쪽으로 돌리더니 내 어깨를 잡고 본인 쪽으로 살짝 돌렸어
"1박 2일 너무 짧다.. 그치?"
"다음엔 2박 3일로 가자. 그 후엔 3박 4일, 그 후엔 4박 5일..."
"그렇게 봐도 아쉬움은 늘 있겠지?"
"다음엔 더 좋은 곳, 더 이쁜 곳 가자."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내 생각 많이 하고. 알겠지?"
"더 있으면 너 정말 보내기 싫을 것 같아. 올라가서 쉬어."
그리곤 나를 한번 꼭 안고 살짝 입에 뽀뽀해줬어
누가봐도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해보이길래 이번엔 내가 먼저 뽀뽀해줬는데
민석이가 그대로 깊게 입을 맞추더라고..ㅎㅎ
아쉬움이 많은 여행이었지만 그 만큼 이쁜 추억도 가득했던 여행이었던 것 같아
그들의 밤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작은듯 큰 공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대 하는 워더들도 있었지만!!!! 특별편을 보셨던 분들 기억하시려나 그때가 처음이었다곸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아마.. 이게 완결나는 그 순간까지 불맠은 없을거에요.(단호) 어제 밤에 그렇게 아련 터지는 공지를 남기고 바로 돌아와서 저도 당황스럽네요;; 룸메가 출근한 사이 룸메의 노트북으로 글 남깁니다!!!!! 워더들 너무 보고시풔쒀여!!!!!!! 저는 바다도 잘 보고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에 추위에 떨지도 않고 잘 놀다 왔습니다~~!! 맛있는거 너무 먹어서 소화불량에 걸릴 지경이었어요.... 36편 댓글엨ㅋㅋㅋㅋㅋㅋㅋㅋ 온다고 했는데 왜 아직 안왔냐는 댓글을 보고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고... 나도 오고 싶었다고..... 그랬다고.... 하.... 아 그리고 그거 알아요? 제 친구도 이거 읽는데 제 친구가 워더들 댓 다 보는거??ㅋㅋㅋㅋㅋ 내친구가 작가인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귀엽다고 난리에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여기에 민혜 성격이 그 친구 성격이랑 비슷해서 민혜 앓는 댓이나 민혜 거론한 댓은 더 좋아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걔가 진짜 민혜인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여러분! 여러분에게 할 말이 있어요... 완결까지 13편 남았습니다 이렇게까지 오래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20편을 넘어가면서 부터 완결은 50편쯤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도대체 뭘 썼다고 벌써 37편에 완결을 앞두고 있는지.... 물론 쓰다보면 더 길어질수도 있지만 일단 목표는 50편이에요 길어진다 싶으면 한 편의 분량을 더 늘려서라도 아마 50편... +5편정도...? 예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꾸 쓸때마다 아.. 아쉽다... 아 이렇게 또.. 이런 마음도 사실 있어요 매 번 댓글 볼때마다 아련해지기도 하고... 허허 민혜와 백현이 이야기가 너무 진행이 안돼서 완결까지 넣기가 좀 애매해지겠다 하는 생각에그냥 럽라를 뺄까 했는데... 그래도 저는 민혜백현도 좋아하기때문에 살포시 언급... 그런데 정말 소소하게 넘어갈 것 같아요. 번외라던지 뭐 그렇게... 근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맞앜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백현이랑 연락하는거 아니냐고 했을때 깜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번외 얘기도 누가 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백현이랑 연락하고 있었고 번외 나옵니다... 이제 워더들 척하면 척이시네요....ㅋㅋㅋㅋㅋㅋ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하물며 그 얘기는 아무한테도 안하고 저 혼자만 생각하고 있었던건뎈ㅋㅋㅋㅋㅋㅋ 여튼... 네 오늘도... 다들 고마워요ㅠㅠㅠㅠ 댓 보면서 늘 우럭우럭... 차기작은 아마.. 없을거같아요ㅠㅠㅠㅠ 일단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저 글 안쓰고 있을때도 내내 여동생썰 생각이랑 차기작 생각 하곤 했는데.. 어떻게 써봐야지 구상도 했었는데.. 아마 힘들거같아여... 우리 남은 기간동안 더 열심히 달려봐요!!!! 완결 나는 그 순간까지 열심히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늘 기다려줘서 고맙고 또 만나요!!!! 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
+36편에 표지와 브금 다시 설정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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