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은 한꺼번에 듣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저도 이만 가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얼른 침소에 드시지..."
"중전."
"... ...예, 전하."
아들과 며느리가 나가고 난 후 방 안엔 임금과 중전만이 남겨졌다. 한참동안이나 말이 없다, 중전이 정적을 깨며 일어났다. 가보려는 중전을 불러세운 임금은 시선은 정면으로 향한 채 말을 이어갔다.
"... ... 이것 하나만은 알고 가세요. 당신이 나를 죽인다하여도, 당신 죗값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
"전하, 지금 전 전하께서 무슨 말을 하고 계신지..."
"... 또 한 가지 더."
"......"
"죽이려거든, 나만 없애세요. 세자와 빈궁은, 건들이지 마시고."
임금은 어느정도 체감하고 있었다. 자신이 다시 5년 전의 일을 내전에 꺼내게 되면 어떤 후폭풍이 몰아칠지. 그 후폭풍은 자신을 지나 누구에게로 들이닥칠지. 이미 모든 것을 알아버린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에겐 차마 힘없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알겠다고 했지만, 자꾸 5년 전의 그 때가 생각 나 두려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더군다나 지금 자신의 옆에 있는 이 중전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극악무도한지 알기에 걱정은 더해갔다. 언젠가 어린 세자가 말하던, 한 나라의 군주는 슬플 땐, 슬프다 말할 줄 알아야하며, 기쁠 땐 기쁘다 말할 줄 알아야한다 고 했다. 그 말이 오늘따라 왜이리 와닿는지 임금은 그저 눈을 감았다. 중전은 한참동안이나 그의 말에 답하지 못한 채 그를 내려다보았다.
"... .... 전 전하께서 무슨 말을 하고 계시는지 도통 모르겠사옵니다. ... 그 말들은, 듣지 않은 걸로 하겠습니다."
그 말을 남긴 채로 임금을 두고 처소를 나온 중전의 눈꺼풀이 가늘게 떨렸다. 자신의 처소로 향하는 내내 아까 세자빈이 찾아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갑자기 찾아왔던 세자빈은 오자마자 대뜸 중전에게 물었다. 왜, 화원이를 보낸 것이냐며. 세자빈은 그 아이를 모르고 있었어야 했다. 중전이 노리는 건 세자 하나 뿐, 세자빈이 아니였다. 세자빈 가문은 자신을 이 자리에 오게끔 만들었으니까. 중전은 애써 모른 척 하며 화원이가 누구냐고 물었다. 세자빈은 중전의 모른 척 하려는 속셈을 훤히 꿰뚫었는지, 5년 전의 모든 일에 대해 진상을 밝힐거라 고했다. 중전으로써는 이해 가기가 어려운 행동이었다. 지금 누구 덕에 자신이 그 자리에 있는지 정녕 몰라 이렇게 말하는 것인지. 중전은 어이가 없어 세자빈에게 말했다.
"지금 빈궁은 그런 말을 하면 아니되는 것입니다. 누구 덕에 그 자리에...!"
"다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는 것인지, 누구 덕인지. 다 알고 있는 바입니다."
"그런데 어찌 그런 말을 함부로 꺼낸단 말입니까."
세자빈은 곧 눈물을 보였다. 그녀의 작고 흰 손이 가녀리게 떨려왔다. 조심스레 입을 떼던 그녀는 목이 메어오는지 한숨을 내뱉었다. 자신이 여기서 멈추면 모든 것은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이란 생각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중전은 여전히 그녀가 못마땅한 듯 보였다.
"... 제 주변에.. 고통을 호소하는 자들이 보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없다해서, 피를 흘리지 않는다 해서, ... 고통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아물지 못한 상처는 흉터로 남아버릴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 바로잡아야합니다."
한참을 호소하던 세자빈을 보던 중전은 여전히 싸늘한 표정이였다. 자신도 슬슬 화가 치미는지, 떨리는 한숨을 뱉던 중전은 둘만 들을 수 있는 크기의 목소리로 세자빈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5년 전, 그대의 가문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 짓을 하고도 그 가문이 영원할 수 있을지.
중전은 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세자빈과 세자가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내일 성균관 유생들을 동원해 5년 전의 일에 대해 진상을 밝혀낼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이 곳에 머물게 되는 날도 얼마 남지 않게 될 것이다. 대책을, 대책을 마련해야했다.
"... ... 이상궁."
"예, 마마."
"지금 당장 이조판서 구본형을 데려오게."
"그 자라면..."
"... 속히, 데려오게."
이조판서 구본형. 준회와 세자빈의 아버지였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음이 분명하기에 그 자를 당장 불러들여야했다. 처소에 들어가 중전은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했다. 세자던, 임금이던. 그 둘 중 하나라도 어떻게든 처리해야했다. 그것이 자신이 궁에서 살아갈 유일한 방법이니까. 임금이 죽는다면 한빈은 다시 암흑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 상태로 보위에 오르면 국가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못할테니, 이 왕실에서 가장 어른인 자신이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된다. 그 반대로, 세자가 죽게된다면 임금은 다시 두려움에 떨며 자신을 영영 내치지 못할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중전에겐 손해 볼 것이 없었다. 그저, 이 궐에서 뼈를 묻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얼마 안있어, 이조판서가 도착했다는 말과 함께 문이 열렸다. 그는 세자빈과 닮은 구석이 없었다. 그저 차갑고, 또 차가웠다.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 오랜만입니다."
"어인 일로... 부르신 것입니까."
"다시, ... 힘을 합쳐야 할 때가 온 듯 합니다."
그녀의 입술이 다시 한번, 붉게 반짝였다.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아버님, 오셨습니까."
"... 어, 그래. ... 준회야."
"..예, 아버지."
"잠시 안에 들어가 얘기 좀 하자꾸나."
"... 예."
세자빈의 아버지는 표정이 어두워진 채로 집에 돌아왔다. 준회와 함께 방에 들어선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런 아버지가 오늘따라 이상하게 느껴져 궁에서 안좋은 일이라도 있으셨구나, 하고 생각하던 준회다. 세자빈의 아버지는, 준회의 아버지는. 감았던 눈을 뜨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너가 아비를 좀 도와야겠구나."
"... 무엇을..."
"... 임금을, 죽일 것이다."
아버지의 말에 싸늘하게 표정이 굳은 준회는 아버지를 멍하니 응시했다. 지금 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온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죽이다니, 누구를.
"... 아, 아버지."
"... ... 저무는 태양이다. ... 새로 뜨는 태양을 보아야 할 때가 아니더냐."
"아버지!!!"
"... 도와야 한다. ... 그래야, .. 그래야 네 누이가, 내 딸이!!! ... 궐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아, 아니되는 말씀입니다. 어찌, 어찌 그런 말을 입에 담으신단 말입니까. 못합니다. 저는 절대, ... 못한단 말입니다."
준회는 발악했다. 못한다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아들의 소리침에도 아버지는 꿈쩍하지 않았다. 자신의 딸이, 또 자신이. 그리고 이 가문이 영원하려거든 망설일 이유가 없는 일이였다. 준회는 아무 대답없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 제가 아버지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왜 저 아이여야 하느냐고. 왜!!! 왜 내 누이가 세자빈이 되어야하느냐고. ... 몇 번이고, 몇 십번이고 아버지께 외쳤습니다. 전 알고 있기에, 전 모든걸. 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 있기에 보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 제 누이의 가례 조차도 두 눈 뜨고 차마 못보던 저입니다. ... 그런 제게... 이젠 이런 일까지 시키시려 하는 것입니까."
"그 아이도... 그 아이도 그러길 원한답니까."
"... ... 아버지가 이런 분이란 걸 아는 사람은 저로 충분한 것 아닙니까!!!!!"
준회 말에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때리지도, 호통치지도 못했다. 모두 진실이었기에. 모두, 가릴 수 없는 진실투성이 뿐이었기에. 세자빈과 네 살 터울의 준회는 화원이 궁에서 죽던 날, 그 모든 것을 두 눈으로 보았었다. 성균관 유생이던 그는 매번 성균관에 오다갈 때 마다 큰 화원을 지나치곤 했었다. 그 곳에서 화원과 함께 웃고 있는 한빈의 모습을 보았었고, 다정한 그 모습에 덩달아 미소를 띄던 그였다. 세자, 그도 웃을 줄 아는 이로구나. 그도 사랑할 줄 아는 이로구나. 하며. 하지만 그 행복 또한 오래가지 못했다. 얼마 안있어 궐엔 피냄새가 진동했고, 곧이어 이 나라의 국모 또한 세상을 떠나버렸다. 그 일의 배후엔, 새로 중전에 오를 강씨 가문 외에 자신의 아버지 또한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 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모든 일들을 알고 난 후 준회는 성균관을 다닐 수가 없었다. 국가를 위해, 백성을 위해 학문에 힘쓰는 것이 성균관 유생의 도리라 생각하였거늘, 백성들은 모를 권력에 눈이 먼 자들의 이 잔인하고도 잔인한 일들을 성균관 유생으로써 숨기며 살아가기란 어려울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성균관을 나선지 어언 5년. 아버지는 다시 그 끔찍한 일을 도모하려 하고 있다. 그 잔인하고도 잔인한. 그런 끔찍한 일을.
"... 못합니다. ... ... 하지, 않을 것 입니다."
"... 세자빈이 걸려있는 문제다."
"... ... 세자빈마마가 왜요. ... 왜, 세자빈마마를 거론하시는 것입니까."
"임금이 죽지 않으면, 그들은 세자를 노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 세자빈은 과부로 평생 궁에서 지내야 한다. ... 아비가 되어서, 어찌 딸이 과부가 되는 것을 보고 싶겠느냐."
".... 하지 않으면 되는 일 아닙니까. 아무도, 아무도 죽이지 않으면 되는 일이잖습니까."
"그렇게 되면 우리가 위험해진다!!!"
"... ..."
"... 이 일은, 누구 하나는 죽어야만 끝나는 전쟁인 것이다. ... 알겠느냐."
"......."
아버지를 바라보는 준회의 눈빛이 투명한 눈물에 심하게 일렁였다. 눈물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 검은 눈동자 속에서 흐르다 못해 흘러 넘치고 있었다. 그렇게 아버지를 응시하던 준회는 온 몸을 떨며 자리에 일어나 아버지의 방을 나섰다. 문을 닫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불어오는 바람에 눈물이 툭, 떨어졌다. 입술을 떨며 눈을 감던 그는 괴로운 듯 미간을 좁혔다.
'... 이 일은, 누구 하나는 죽어야만 끝나는 전쟁인 것이다. ... 알겠느냐.'
아버지의 말이, 자꾸만 준회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안개가 가득 껴있는 화원엔 얼마 안있어 밝은 햇살이 내리비췄다. 잎사귀 위로는 투명한 이슬이 맺혔고, 곧 그 위로 무지개도 피어올랐다. 붉은 색의 장미는 점점 만개했고, 화원 가득히 그 향이 은은하게 피었다. 손을 뻗어 장미꽃을 만지려는 때엔, 등 뒤로 누군가 자신을 포근히 감싸왔다. 장미향, 장미향이다.
'한참 찾았지 않느냐.'
목소리는 한없이 다정했다. 그 목소리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 그의 얼굴을 보고싶어졌다. 조금씩, 조금씩.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 보는... .
"허, 하아.. 하...."
"화, 화원아. 왜그래."
"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잠시, 잠에 들었습니다."
잠깐 잠이 들었던 모양인지 화원은 깨자마자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았다. 가쁘게 호흡을 내뱉으며 마음을 달래던 화원에 옆에 있던 나인이 걱정하며 그녀에게 묻자, 아니라며 고개를 젓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풍경, ... 너무나 익숙했다. 장미향, 장미향만은 너무나 생생해 지금도 옆에 장미꽃이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 ..."
한참 찾았지 않느냐. 그 목소리가, 자꾸만 맴돈다. 어디서 들은 듯한, 그런 목소리.
'........ 정말, 나를 본 적이 없는 것이냐. 내가 너에게 주었던 반지는 기억하느냐, 너가 좋아하는 분홍빛의 ... 나와 갔던 저자에서 보았던 인형극은 ….'
.
.
.
.
'이것이 무엇입니까?'
'너가 좋아할 것 같아 저자에서 보자마자 사왔다. 어떠하느냐, 맘에... 드느냐?'
"... 아냐... 아닐거야..."
'... 한참 찾았지 않느냐.'
"아니, 아니야.."
저하, ... 세자저하 이실 리가 없잖아.
애써 부정해도 화원의 머릿속은 한빈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착각을 하고 있는걸꺼야. 저하의 말에 내가 지금 착각을 하는거라고. 화원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떠올려지는 목소리들을 잊으려했다. 과거의 아픔은 현재의 잔상으로 남아버린다. 화원의 기억 속 어딘가의 아픈 기억들은 현재, 화원에게 잔상으로 남겨져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밖에 화원이 있는가.'
"..예, 마마."
세자빈의 부름에 두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하던 화원은 곧 방 안으로 발을 들였다. 한 발자국을 떼기 조차 힘들었다. 그럼에도 세자빈의 부름에 그 앞까지 다가가는 화원이다. 세자빈은 그런 화원이 이상하다는걸 한 눈에 알아보곤 자리에 일어나 쓰러지려는 화원을 붙잡았다. 괜, 괜찮습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화원이 답했다.
"... 정말 괜찮은 것이 맞느냐."
"예, 마마..."
"... ... 혹, ... 기억을 떠올린 것은 아니더냐."
"... ..."
화원은 답하지 못했다. 기억이라면, 그것이 정말 존재하는 기억이라면. 화원은 그 기억을 영원히 봉인해버리고만 싶었다. 미천한 자신과 하늘보다도 높은 세자와의 사랑이라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며,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였다. 화원은 한참을 뜸들이다 미소지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마마. 아닙니다.
"혹 내게 그 기억을 숨기려 하는 것이라면 그러지 않아도 되니..."
"아닙니다. ... 제가 어느 안전이라고... 마마께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 ... 화원아."
"... 예, 마마."
"나는 괜찮다. 이젠 너의 기억이 절실해. ... 정말, 정말 기억을 떠올린 것이 아니냐."
화원은 자신이 방금 기억한 것들은 환상, 착각이라 믿고 싶었다. 한빈이 제게 했던 말에 잠시 혹한 것이라, 잠시 헷갈린 것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화원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세자빈, 그녀에게 이 착각까지 말하고 싶진 않았다. 오로지 사실만을, 사실만을 말하고 싶었다. 이것이 사실이라 하여도, ... 말하고 싶진 않았다.
"... 아닙니다, 마마. 절대, 절대 아니옵니다."
화원은 그렇게, 자신의 기억을 숨겨버렸다.
조선에 별빛이 내린다
아침은 밝아왔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듯 하루는 시작되었다. 임금은 내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이 이 세상을 마지막으로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시울이 붉어지려 했다.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어느 때 보다 천천히 풍경을 바라보며 내전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날씨가 따뜻하고, 머리 위로 부는 바람은 시원했다.
세자빈은 일어나자마자 큰 화원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 5년 전 화원이와 그는 백년가약을 맺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그 바램은 오래가지 못했고, 곧 화원이는 죽음을 맞이했다. 한빈은 그녀가 죽은 줄로만 알고 하루하루 피폐하게 살아갔고 5년이 흘러 새로 간택 된 세자빈엔 자신이 입궐하게 되었다. 쌀쌀맞은 그의 태도에 언제나 불평이였으며 밤새 울기도 했었다. ... 남의 겉모습만 보고 상처받고. 씁쓸하게 미소짓던 세자빈은 고운 향이 나는 모란꽃에 다가갔다. 그에게서만 나는 향, 모란. ... 꽃말, 부귀영화, … 왕자의 품격. … 행복한 결혼. 모란꽃 잎 위로 툭, 눈물이 맺혔다. 어떻게 된 것이, 좋아하시는 꽃 또한 그대의 바램이 들어가있는 것입니까. 세자빈의 가슴이 또 한번 무너지는 듯 했다.
한빈은 평소와 다르게 성균관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오늘을 준비하기 위해 성균관 유생들과 5년 전 사건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죄인들은 누구며, 그 죄인들에 대한 죗값은 어떻게 치뤄야하는가를 정하느라 꼬박 밤을 샜다. 피곤하지도 않은 지 한빈의 눈은 여전히 맑게 빛이 났다. 오늘따라 그의 검고도 검은 눈동자가 선명해 보였다. 가자, 그의 말에 그의 뒤를 이어 나인들과 성균관 유생들이 따랐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발걸음에 심장이 점점 더 빨리 뛰어왔다.
"... 저 멀리 있는 것이 무엇이더냐."
"... ... 저건... 병사들이 아니옵니까."
한빈이 내전으로 향하던 길목에 갑자기 병사들이 나타나 가는 길을 막아서버렸다. 성균관 유생들은 물론 한빈 또한 이 상황에 당황해 있는데, 그 중 한명이 큰 소리로 한빈에게 외치기 시작했다.
"저하께서는 당장 자선당으로 돌아가시라는 전하의 어명입니다!!!"
... 돌아가라. 자선당으로. 한빈은 잠시 인상을 쓰더니 그 병사에게 다가가 다시 물었다.
"... 지금 뭐라 하였느냐. ... 돌아가다니, 내가. ... 자선당으로."
"예, 지금 당장 저하께서는 내전에 들지 말고 자선당으로 돌아가라는 전하의 어명이십니다."
"허,"
병사의 눈썹 움직임에 어이없이 그를 쳐다보던 한빈은 피식, 웃더니 곧바로 병사가 차고 있던 칼을 뽑아내 그의 목덜미에 가져다 대었다.
"... 다시 그 입을 농락해보거라. 지금, 누구보고 누가 돌아가라 하였느냐."
"...... 전, 전하께서..!"
"다시!!!!!"
"......."
"... 연기를 하거든, 제대로 하거라. .. 같잖은 어명따위 지어낼 생각 하지 말고."
"저하!"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왔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한빈은 곧이어 그 병사의 목에 더 가까이 칼을 대며 말을 이었다.
"... 자, 이게 연기라는 것이다. 내가 설마 너희의 이런 계략에 넘어갈 줄 알았던 것이냐."
"... ... 틀렸다."
그 말을 끝내자마자 그의 목을 베어버린 한빈은 곧 뒤를 돌아 그를 보았다. 군대들을 이끌고 자신을 바라보며 웃어보이는 그,
"... 이제 내전에 드시지요."
세자빈의 오빠, 준회가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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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52 입니다 ㅠㅠ 어제 감기가 들었는지 몸상태가 영 좋지 않았어요 흑. 그래서 지금에야 이렇게 내게 됐습니다. 사실 지금도 헤롱헤롱 하지만! 제가 쓰고서도 지금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울고싶지만!ㅋㅋㅋ (흐허엉) 그래도 예쁘게, 즐겁게 읽어주실 독자님을 믿으며 이렇게 올리고 갑니다 ... 사랑해요 (하트) 날씨가 추워요! 옷 단단히 챙겨입으시고 저처럼 아프지 마시구요ㅠㅠ 오늘도 조별내 봐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초록글 ㅠㅠㅠㅠㅠㅠ 초록글 또한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 흐극 어제 못 와서 너무 죄송해요 ㅠㅠ 몹쓸 몸뚱이... 너무 감사하고 또 사랑합니다ㅠㅠ 아구구 이쁜 우리 독자님들ㅠㅠ♡ 제 사랑 다 드세요!!! 암호닉! (암호닉은 항상 받고있어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초록프글 님 ♡ 뀰지난 님 ♡ 달빛 님 ♡ 몰랑이 님 ♡ 별 님 ♡ 초코 님 ♡ 김밥빈 님 ♡ 부릉부릉 님 ♡ 설렘 님 ♡ 022 님 ♡ 0618 님 ♡ 설렁 님 ♡ 으앜 님 ♡ 자몽에이드 님 ♡ 구사이다 님 ♡ beeeye 님 ♡ 올라프 님 ♡ 마그마 님 ♡ 한빈이이겨라 님 ♡ 괴물 님 ♡ 꾸주네 님 ♡ 뿌요를 개로피자 님 ♡ 핫초코 님♡ 5959 님 ♡ 징징이 님 ♡ 박하사탕 님 ♡ 뽀로로 님 ♡ 부끄럼 님 ♡ 룰레룰레룰 님 ♡ 구치명 님 ♡ YG의 공주 님 ♡ 파랑짹짹이 님 ♡ 맘빈이 님 ♡ 샴페인 님 ♡ 피카츄 님 ♡ 한빈세자 님 ♡ 리리 님 ♡ 초코송이 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