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비깨비 큥깨비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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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도착하자마자 신세계를 만났다는듯 이리저리 방방 뛰어다니는 남자였다.
"제 옆으로 와서 조용히 있어요. 안그러면 밥 안줘요."
나의 말에 어디론가 달려가려다가 멈춰 나를 돌아본 남자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밥 안줭?"
"..."
"징쨔류?"
"..."
"졍말류?"
남자는 내가 이러면 귀여워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걸 알까?
나도 모르게 남자의 궁둥이를 팡팡 해주려던걸 겨우 참고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 저 안따라오면 안사줘요. 빨리와요."
그제서야 큥이 밥쥬는거징? 하며 나를 잘 따라오는 남자였다. 카트에 이것저것 담다가 이정도면 됐다 싶어 계산을 하러가려는데 남자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갔나 고개를 두리번 거리는데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냉장고의 문을 손으로 만졌다가 흠칫놀라고
또 보다가 손을 가져다댔다가 놀라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뭐해요?"
내가 살금살금 다가가 뭐해요? 라고 묻자 으갸갸갸! 하고 놀란 남자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큥이 안놀라써."
"..?"
"놀란거 아니야 큥이"
"저 놀랐냐고 안물어봤는데요?"
"히 사실 놀라써."
남자의 말에 순간 쓰러질뻔했다.
아. 나 이렇게 죽는건가요. 22년을 착실하게 살아왔다고 믿어왔는데 이렇게 이 귀여움에
심장을 폭행당해 죽는건가요.
"..."
"요고 사주며는 안돼?"
"..."
뭔들 안되겠습니까. 내 콩팥이라도 떼어 줄 수 있어요.
(여전히 나는 귀여움에 약하다.)
그렇지만 조금은 놀리고싶어 내가 정색을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왜요."
"..웅?"
"제가 왜 사줘야 되는건데요."
내가 이렇게 말하며 계산대로 가는척하며 남자를 쓱 보니 굉장히 당황한듯
나를 보는 두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속으로 웃으며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는 남자에게로 가서 농담이요 농담. 이라고 말하자
'ㅅ'? 이 표정을 한 채로 나를 멀뚱히 쳐다봤다.
"농..담이라니까요?"
"...미워"
"네?"
"큥이 놀라써.. 큥이 싫어하는줄 알아써.."
"..."
"인간 미워.. 힝."
내가 남자의 말에 당황해 이번엔 내가 막 입술을 잘근잘근 깨무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는
"히. 저거 사죠"
라고 말하는 남자였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스크림 냉장고의 문을 열고는 해맑게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남자였다.
* * *
마트에서의 이러쿵 저러쿵 먹을것들을 사고 집으로 가는길이었다. 마트에서 나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까서 남자에게 건네주었다.
아무리 그래도 도깨비인데 먹어도 되는거냐고 물어보려던 나는 그 말이 입안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마시쪄 마시쪄"
아이스크림을 두 손에 꼭 쥐고는 두 눈에 불을 켜고 먹고 있었다.
심지어 벌써 두개째였다.
"맛있어요?"
"이거 더 사쥬면 안돼?"
"집가서 딱 하나만 더 먹어요. 알겠죠."
"힝, 두개는 안돼?"
"밤에 배아파서 화장실 왔다갔다 하고싶으면 두개 먹던가요."
"그럼 내일은 먹어두 돼?"
"네. 내일은 먹어도 돼요."
"알게쪄"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는 또 다시 남자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집어넣었다.
나를 보지않고 앞으로 걸어가던 남자가 집앞에 선 나를 보지 않고
미친듯이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어디가요!"
"...?"
"..."
"마시써서 아무것도 안보여 히."
아무래도 나 이 남자에게 일단 먹을것을 주면 따라가선 안된다는 말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대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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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여.. 제가 시간이없어서 짬짬히 써서 올리는데 기다려 주세용ㅎ 완결까지 함께 달려봐요. 다음화부터는 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ㅎ
다음에 봐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