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비깨비 큥깨비 'ㅅ'
3
아이스크림에 정신이 팔린채 집으로 여차저차 들어왔다.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신기하다는듯 마트에서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남자를 이끌고 식탁에 앉혔다.
"밥 쥬는거야?"
"잠깐만 기다리면 금방 밥해줄게요."
그래도 도깨비인가 뭐시긴가하는데 아무거나 줘도 되는건가..?
간단하게 볶음밥이나 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칼을 꺼내들고는
재료들을 써는데도 이걸 줘도 되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근데 진짜 이거 먹어도.."
"웅?"
"...?"
"왜구래"
"뭐먹어요!"
혹시나 몸에 안맞으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 가득한데 뭘 먹고 있는 남자를 보며 두 눈을 크게 떴다.
나의 말에 도대체 왜 놀라는 거징 'ㅅ'하는 표정으로 평온하게 손가락으로 아침에 먹고 덮어둔 소세지를 손으로 쿡쿡 찌르는 남자였다.
그래 소세지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는데.
재료들을 볶고 연신 소세지를 집어 먹는 남자의 모습을 보면서 소세지도 다 털어서 구웠다.
내가 먹을게 없지만 저 배고픈 도깨비를 위해서...
볶음밥을 접시에 담은 뒤 수저를 남자에게 건넸다.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잘 먹는 남자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
"근데 이름이 어떻게 돼요?"
"움.. 큥이! 큥이가 이름이야"
"큥이요?"
"웅 큥이. 큥이 이름은 큥이야 큥큥"
아무리 그래도 이곳에서 지내게 될텐데 큥이라는 이름은 뭐한것 같아 고민을 하다가
종이를 가져와서 이것저것 단어들을 막 적어대고 접은 뒤 남자에게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밥을 입안에 밀어넣으며 종이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보이는 남자였다.
"..배?"
배? 배큥? ...? 배큥.. 배큥? 이걸 뭐 어째야 하는거지.
배큥 배큥 백큥.. 백휸.. 백..훈..? 백..현?
백현? 백현
"백현 어때요. 백현"
"백혀언?"
"아니요. 백현이요 백, 현"
"백혀언!"
아무래도 발음을 나중에 고쳐주는것이 나을것같아 대충 고개를 끄덕이니
마음에 드는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남자, 아니 백현이었다.
"여기에 있으면서 이름은 변백현이라고 하고 나이는.."
"큥이 나이는 300살이양!"
"..."
대충 24살정도로 하면 될까 하면서 고민하는데 자신의 나이를
300살이라고 밝히는 남자를 보면서 경악했다. 300살이요? 응!
진짜요? 응! 왜에?
"인간은 100살도 겨우 넘겨서 사니까, 24살이라고 쳐요. 알겠죠?"
"웅!"
"걱정된다.."
"모라구 했엉?"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내가 회사에 가있을때나, 밖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일때 혼자서 잘 있을 수 있을까.
"그나저나, 왜 인간세계로 왔어요? "
"알려줄깡?"
"네"
"웅 알려줄겡.. 그런뎅.."
"..?"
"큥이가 졸리다."
많이 졸려요? 나의 말에 고개를 살짝씩 끄덕이는 백현이었다.(나보다 나이는 훨씬 많지만 백현이라고 부르기로 나 혼자 결정했다.)
그럼 씻고 와요. 씻는건.. 알죠? 나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모습을 보고는 다 먹은 접시들을 대충
싱크대에 넣어두고는 손목을 잡고 화장실로 향했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 입안으로 넣어주자 맵다며 이리저리 방방 뛰어 다니던 남자를 어르고 달래서
씻기고 나왔다. 그리고 나서 저번에 동생이 두고간 옷가지들을 꺼내서 건넸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후에도 입이 매운지 연신 입술을 가만히 놔두지 못했다.
"매어.. 매어.. 큥이 맵다.."
"다음번엔 딸기약 치약이라도 사와야겠네요."
"매어.. 큥이 매어.."
"괜찮아요?"
"쥬야. 나빠써.."
쥬야? 쥬야는 또 뭐야? 내 이름은 쥬 아닌데..?
"..쥬요?"
"웅 쥬.."
"왜 제가 쥬에요?"
"아쥬크림 줬으니까 쥬!"
"...?"
내 이름 그거 아닌데요. 라고 말하려는 찰나 재빠르게 나의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눕는 백현이었다. 내가 이불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하자
"어디가?"
"제가 밖에서 잘게요."
"시로"
"다 큰 성인이 같이 잘 수는 없잖아요."
"같이자자 쥬야.. 응?"
"안돼요"
"큥이랑 같이 자자아!"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같이 자는건 아닌것 같은데..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백현이 나의 손목을 이끌고 꽉 끌어안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뭐.. 이 무슨..!"
"몰라아.. 큥이 졸려어.."
"..."
"자자아, 쥬야 잘쟈."
"..."
"쥬야 잘쟈.."
"잘자요."
만난지 2분만에 결정된 동거,
이대로도 괜찮은거겠지?
"내일은 알려줘요. 왜 여기 왔는지."
"우웅.."
"잘자요."
오랜만인것 같은 이유는? 암호닉 + 잡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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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제가 글쓰는걸 방해하네요. 원래 일요일에 올리려 했는데 미뤄지고 월요일에 올리려했는데 미뤄져서 오늘.. 늦어도 일주일에 한번에서 두번은 연재할게요!
쥬야 귀엽지 않아여? 백현이가 쥬야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쥬크림을 줘서 쥬입니다. (사실 이름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만든거기도 하구요.. 이름을 뭐라고 해야할까요 (먼산))
다음편에서는 백현이가 인간세계로 내려온 이유!를..ㅎ 그럼 다음편에서 만나용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