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원물을 특별편의 마지막으로 우리 결혼했어요<시즌2>는 곧 마지막 에피소드와 세준 번외로 완결이 날 예정입니다. 정말 오래 달려왔죠.모든 특별편+본편+번외 를 담은 텍본은 암호닉 분들께 전송해 드릴 예정입니다. 마지막 암호닉 신청은 내일 자정까지만 받겠습니다.그럼 뿅- 암호닉볼링공/뽀뽀/꼴뚜기/별별별/쪼코/아망떼/고집/둘리/연 /언어영역/진2/백설/울지요/오세훈/우유/뚱아/사이다 개뿅/푸린/빵수니@/꽃승아/0501/맹구/힁/심슨/텐더 /그린티/레니/됴찡긋/기하와벡터/꽃승아/오덜트/백도짱좋음똥/구름/조아/망고/백도복숭아/비타민/됴됴캅/미분적분/0114/블루베리/능률/백편/이도내바람떡/신난다/됴됴한나쵸/망고/고삼/에프/와다/구피/알찬열매/제이제이/광대/버블/안소희/삼해/야광별/포스트잇이어폰/우월한카이/생크림/예헷/콩닥/도라에몽/킹오브킹/보쯍아/홍시/라엘/개뼉다구/됴레미/찬종짱좋음/슘슘/붕붕심키/무쇠주먹/됴도됴도/도돌이표/바다/백도팡팡/체리밤/zio/와이파이/서애/뽕됴퐁듀/백숭아/광대역/건전지/궁금이/찌름/김성규슈크림빵/큥/심쿵/영정사진/세모네모/뽀송뽀송/잉잉잉잉/됴르레/곰돌이/이랴/잔디/용트림/큥/토익/체리/빨강큥/뀨뀨루/크롱/봄오렌지/갸또/파노곰/루프/데스티니/센센세니/샴푸요정/나도/바닐라라떼/핫초/꽃/뭉이/하늘하늘해/됴들됴들/원주민/준짱맨뒁네슈퍼/굿베이/성장통/일루젼/레오/단호박/칸쵸/레인져/이루구/두둠칫/암바사/민탑/오궁/변배쿙/리인/우비/몽나니/히찡/됴라이/내세훈이틀/모디/캐슈넛/카피피/문어/프링글스/으갸갹/뀨꺄/요노르/통조림/펑첸/백뭉이/현순청년/야옹/숟가락/짜요짜요/ ranran/Giselle/19/뎨뎨아기이어폰/극세사 따뜻해/우래기/부농부농/카와이/끼꼬/됴롱/호롤롤롤롤/라디/라임동운코끼리/해피/히밤/으잉잉/불루베어/왕김밥/폴링폴링/끓는물한여름/미니슈/홀파리란/블랑쉬/핫핑크/사댱해/코코팜/jane/해별/이야핫/석류/듀크/슈니발렌/하잇/마린보이/종애/코로나/클스됵옹/얄리얄리/신욘세/외로워/애봉이/샘이/됴롤롤/연로하/스윙칩/정앱옹/물먹는샘물/고라파덕/해바라기/체리새우/이불/보들보들분홍이불/하나/률률/짝짝/꽯뚧쐛뢟/샴푸/풀홍/슈쿠/세훈맘/편의점/히밤/불가/꾸미/헤이호옹/초록우산/미니횽/요노르/마카롱롱떡볶이/밤이죠아/부릉부릉/수박바/늘봄/게이쳐/꽃이나네영/장미/다메요/꽃이나네영/생귤초콜렛/트위티/나니꺼/새슬 "백현아, 제발 부탁인데 셔츠 좀 갈아입을래?" "그래 변백현 씨발아 너무 역겨우니까 제발 좀 갈아입으라고." 귀여운 개새끼 민석과 다정한 또라이 찬열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백현은 7교시가 끝난 청소 시간에도 카레를 떡칠한 셔츠를 입고 있었다. 말이 셔츠지 이제는 걸레짝과 같달까. 솔직히 말하자면 계속 카레냄새가 올라와 제일 괴로운건 백현 자신이었다. 하지만 백현은 갈아 입을 수 없었다. 매력 발산을 멈추면 경수가 집에 같이 안 가줄지도 모르니까. 백현은 귓구녕이 막힌 사람마냥 모든 음성을 차단한 채 사물함 위에 앉아 휴대폰만 붙잡고 있었다. "아, 씨발. 저새끼 저거 어디 위기탈출 뭐 그런데 보내야지 안되겠네. 스마트폰 중독자세요?" "됐어, 찬열아. 말해봐야 우리 입만 아프지." "아니 그리고 청소 시간인데 왜 저기 쳐올라가서 산신령처럼 우리를 굽어보고 지랄이야." "됐다니까. 그냥 걸레 내가 빨아올게." 민석은 백현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걸레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눈치 빠르기는 둘째가라면 그냥도 아닌 존나 서러운 민석은 백현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푹 빠졌구만. 안그렇게 생겨서 맹하고 눈치 없기가 도경수 뺨치는 찬열은 모르겠지만 진정한 산신령 마인드로 모두를 굽어살피는 민석의 눈에는 모든 것이 보였다. 처음으로 마음을 뺏긴 상대에 어쩔 줄 몰라 허둥지둥 정신이 없는 변백현의 모습이. 꽤나 어려운 상대를 고른 것 같았다, 백현은. "그래서." "그래서...너 먼저 가 종대야..." "너는." "나는..." "너는 변백현 그새끼랑 둘이 손 잡고 룰루랄라 집에 가시겠다 이거냐?" "손 안잡아 종대야. 그리고 내가 내일 나나콘 사줄게. 삐지지마." 마이 앞주머니에 에뛰드 틴트를 넣어다니는 트렌드에 목숨거는 여중생도 아니고. 집에 같이 안가준다고 삐지는 소심쟁이로 저를 보는 도경수가 기가 막혔지만 종대는 한숨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미 도경수의 백치미에 대해서는 달관에 달관을 거듭한 탓이었다. 제가 옆에 있다면 도경수의 이런 백치미는 귀여운 매력에 불과하겠지만 제가 없을 때 경수의 이런 행동들은 '나 잡아 잡숴' 밖에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종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뭐때문에 종대가 4년이 넘도록 제옆에서 도경수맘을 자처했는지 이제는 좀 알 때도 됐건만. 하긴, 그걸 알았다면 백치미 도경수가 아니겠지. 종대는 입을 조금 벌리고 제가 삐졌을까 노심초사하는 경수를 똑바로 바라봤다. "도경수." "어? 왜...? 나나콘 지금 사줄까?" "변백현이랑 집에 가다가 그새끼가 어디를 만진다거나." "..." "자꾸 집이 아닌 어디를 가자고 한다거나." "..." "뭔가 협박을 한다거나." "..." "그러면 바로 전화해라. 전화 못하겠으면 아닌 척 문자라도 보내. 이상한거 아무렇게나 찍어보내도 알아들을테니까." 처음 보는 종대의 진지한 얼굴에 나나콘 드립이 쏙 들어간 경수는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불안하면 뒤라도 따라가지 그러냐. 누군가 그렇게 말한다면 종대는 고개를 저을 작정이었다. 제게 경수가 좋다 말하던 찰나의 변백현의 그 악의없는 순수를 믿어볼 작정이었다. 무작정 도경수를 감싸고 도는 것이 버릇이긴 하다만. 무엇보다... 제가 경수에게 다가오는 인연까지 막을 자격은 없다고 종대는 생각했다. "변백현, 빨리 피방가자." "안가." "뭔 개소리야. 오늘까지 피파 메시 반값이야 미친새끼야." 안그래도 큰 눈이 거의 튀어나올 작정인 찬열을 뒤로 하고 이제는 제몸마냥 편안한 카레 떡칠 셔츠를 입은 백현이 복도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백현과 함께 피씨방에 가 피파 재벌 구단주가 될 상상에 하루 종일 들떴던 찬열은 격한 배신감에 온 몸을 떨었다. 저새끼 저거...저번날에 출석 보너스 내가 대신 타줬는데 이렇게 날 배신하다니... 그런 찬열이 안쓰러웠던 민석은 조용히 찬열의 가방을 대신 들고 말했다. "찬열아 피방 나랑 가자." "..." "준면이도 갈거야. 그렇지?" 썩은 표정의 준면이 억지로 고개를 끄덕이고 보살같은 미소를 지은 민석이 찬열의 팔을 끌었다. 하지만 찬열의 기분은 도저히 나아지지 않았다. 거진 10센치 이상 차이 나는 아담한 친구들에게 팔을 한짝씩 맡긴 찬열은 속으로 조용히 읖조렸다. 너네 둘 다 피파 개좆밥이잖아... 이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다. 찬열에게 크나큰 쇼크를 안긴 변백현이 향한 곳은 아래층에 있는 경수의 반 앞이었다. 카레를 가슴팍에 떡칠한 변백현을 향한 여전한 뜨거운 시선이 있었지만 백현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우리 경수에게 매력 발산을 하는데 왜 지들이 쳐다보고 지랄이야 이런 생각을 했달까. 아무튼 이제 막 종례가 끝났는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경수를 찾던 백현은 유독 사람들이 몰려있는 한 자리를 발견했다. 저건 뭐랄까, 본능적인 수컷의 감으로 알 수 있었다. 경수를 향한 모종의 더러운 술수. "경수야 내일 보자." "응, 학연아. 내일 보자." "우리 경수는 학교 끝나도 귀엽다." "에이 너가 훨씬 더 귀여워 택운아." "경수야 우리 내일 학교 끝나고 피씨방갈까?" "음...난 가봤자 메이플 스토리만 하는데." "어휴, 우리 경수 존귀!" 백현은 점점 썩어 들어가는 표정으로 도경수와 그의 추종자들을 바라봤다. 물론 우리 도경수가 귀엽다 못해 존귀인건 사실이다만 지들이 뭔데? 애인이 여기 버젓이 있는데? 그와중에 메이플 스토리 메인 캐릭을 설명하는 경수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 백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본의 아니게 주목을 이끈 백현은 순식간에 개미 떼처럼 퍼지는 도경수의 추종자들을 한번 훑어주고 급하게 가방을 매는 경수의 앞에 섰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방금 왔어. 그리고." "어?" 가방을 활짝 연 채로 매고 있는 경수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닫아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러면 우리 경수 공책 다 도망갈 수도 있으니까. 꼼꼼히 경수의 가방 자크를 채워 준 백현이 경수를 바라봤다. "가방 열려있길래. 경수 공책들이 다 도망갈까봐 내가 닫았어." "고마워 백현아. 공책들이 다 도망갔다면 난 굉장히 슬펐을거야." "...다시." "응?" "다시 말해줘." "...뭘?" "방금 한 말 있잖아. 고마워 다음에." "고마워 다음에? 어...백현아?" "응 경수야." 응 경수야. 라고 대답해주고 싶었어 사실. 네 문자를 받았을 때부터. 백현은 저도 모르게 아주 아이같은 미소를 지었다. 카레를 떡칠한 주제에. 경수와 함께 하는 등교길. 백현은 그 누구보다 머리를 빠르게 굴리고 있었다. 그저 발길이 닿는대로 가고 있었지만 버스도 타지 않는걸 보니 경수의 집은 걸어갈 수 있을만큼 가까운 것이 분명했다. 혹시 학교 앞에 있는 아파트 단지인가? 식당에서의 패기와는 다르게 백현은 경수에게 별다른 말을 건네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까 응 경수야. 이후로는 서로 숨소리만 내고 있달까. 경수가 지금 불편할까. 백현은 저도 모르게 계속 입술을 혀로 축였다. 그렇게 15분을 걸었을까. 점점 집으로 추정되는 곳들이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 백현은 경수에게 물었다. "집이 어디냐." "응?" "너네 집. 어디냐고." "우리집 이쪽 아닌데?" 백현은 우뚝 자리에 멈춰 경수를 바라봤다. 이게 무슨 소리야. "그런데 왜 이리로 왔어?" "...난 너 따라왔는데?""..." "네가 우리집 가자는 말을 안해서..." 백현은 빤히 경수를 바라봤다. 그러다 웃음이 났다. 정말 얘를 어쩌냐.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 어색하게 웃음짓는 경수를 보며 백현은 경수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눈을 맞추고 말했다. "내가 집에 같이 가자고 그러면." "응." "그건 내가 경수 너를 너네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뜻이야." "...아, 그런거야?" "응. 그런거야." "알겠어 백현아." 백현아. 라고 들을 때마다 백현은 자꾸만 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어느 곳 하나를 꽉 쥐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만큼 마음이 이상했다. 꼭 심장에 쥐가 난 것 같았다. 숨도 좀 찬 것 같고. "경수야." "응?" "이렇게 내가 경수야 라고 부르면 응 백현아. 라고 대답해줘." "...응 백현아." "경수야." "응? 아, 아니 응 백현아?" "나 내일도 카레 묻히고 올까?" 경수는 진지하게 묻는 백현에 당황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학교에서 한참 벗어나 김밥 천국과 휴대폰 대리점이 즐비한 도심 한가운데서 백현은 누구보다 진지하게 묻고 있었다. 경수는 조심히 고개를 저었다. "음...내 생각에는 안 그러는게 좋을 것 같아." "그럼 나 카레 안묻혀도 좋아?"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저를 여러번 당황하게 만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경수는 땀이 맺힌 이마를 닦으려 손을 들었다. 다만 손이 닿기도 전에 이마의 땀을 제손으로 먼저 닦아준 백현이 있어 경수는 허공에 멈춘 손을 가만히 다시 제자리로 내려 두었다. 더럽지도 않은지 그저 경수의 이마를 닦은 손을 아무렇지 않게 내리는 백현을 보며 경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묻혀도 괜찮아." 안묻히는게 정상이고. 왜 제가 카레를 안묻힌 백현을 '좋아해' 야 하는지 경수는 아직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경수를 아는지 모르는지 백현은 조심히 경수의 어깨에서 가방을 끌어내렸다. 몸집은 조그만게 집채만한 가방을 들고 다니는게 아까부터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경수가 어, 내 가방 하며 손을 뻗기도 전에 제 어께에 경수의 가방까지 걸친 백현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럼 이리로 가냐, 너네 집." "응. 그런데 내 가방 백현아..." "들어줄게." "괜찮은데..." "내가 안괜찮아. 내가 공책들 도망 안가게 잘 지켜줄게." 말없이 먼저 뒤돌아 한발짝 앞서기 시작하는 백현을 보며 경수는 알 수 없는 감정을 조용히 삭이고 있었다. 공책이 도망가지 않게 지켜준다는 변백현이 정말 지킨다는게 '공책' 이 아닐것 같다는 사실을 웬일로 조금은 알 것도 같았기 때문이었다. 경수는 입술을 깨물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백현의 뒤를 따랐다. 땀이 가득 맺힌 백현의 목덜미가 보였다. 닦아줘야 할까. 백현이는 닦아줬는데.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뒤에서 생쇼를 하는 경수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조금씩 경수의 걸음에 맞춰 느리게 걷던 백현은 문득 다시 자리에 멈춰 경수에게 물었다. "경수야." "ㅇ,어?" "아이스크림 먹을래. 사줄까." "어...괜찮은데." "아이스크림 먹어. 사줄게." "..." "너 존나 더워보인다." 너도 만만치 않은데...마침 보이는 분홍색 간판으로 들어가는 백현의 등을 경수는 또다시 바라봤다. 벌써 안으로 들어가 제게 손짓하는 백현이 보였다. 경수는 다시금 혼란스러워졌다. 종대는 안이러는데. 제가 괜찮다고 하면 그냥 지나치는데. 가방도 아주 무거울 때 아니면 들어주지 않고. 땀도 손말고 휴지로 닦아주는데. 응 종대야 라는 말을 꼭 들으려고 하지 않는데. 백현이는 그런 걸 그냥 좋아하는 걸까. 몸만 컸지 아직 감정의 성장이 유아기와 가까운 도경수는 모든 것이 혼란의 연속이었다. 사람과의 관계가 좋은 사람과 아주 좋은 사람, 친구와 친한 친구로 모두 나뉘는 도경수에게 친구가 아닌 것 같은 변백현의 정의는 아주 어려운 것이었다. "뭐해, 더운데 안들어오고. 여기 싫어해?" 그새를 못참고 나와 경수를 마주한 백현의 얼굴에는 언뜻 초조함이 스쳤다. 같이 있고 싶어서 꼼수 쓴거 들켰나. 햇살이 아주 뜨거운 여름. 아직 덜 여문 소년들의 마음은 아주 복잡하고 어렵기 그지 없었다.
이번 학원물을 특별편의 마지막으로 우리 결혼했어요<시즌2>는 곧 마지막 에피소드와 세준 번외로 완결이 날 예정입니다. 정말 오래 달려왔죠.
모든 특별편+본편+번외 를 담은 텍본은 암호닉 분들께 전송해 드릴 예정입니다. 마지막 암호닉 신청은 내일 자정까지만 받겠습니다.
그럼 뿅-
암호닉
볼링공/뽀뽀/꼴뚜기/별별별/쪼코/아망떼/고집/둘리/연 /언어영역/진2/백설/울지요/오세훈/우유/뚱아/사이다
개뿅/푸린/빵수니@/꽃승아/0501/맹구/힁/심슨/텐더 /그린티/레니/됴찡긋/기하와벡터/꽃승아/오덜트/백도짱좋음
똥/구름/조아/망고/백도복숭아/비타민/됴됴캅/미분적분/0114/블루베리/능률/백편/이도내
바람떡/신난다/됴됴한나쵸/망고/고삼/에프/와다/구피/알찬열매/제이제이/광대/버블/안소희/삼해/야광별/포스트잇
이어폰/우월한카이/생크림/예헷/콩닥/도라에몽/킹오브킹/보쯍아/홍시/라엘/개뼉다구/됴레미/찬종짱좋음/슘슘/붕붕
심키/무쇠주먹/됴도됴도/도돌이표/바다/백도팡팡/체리밤/zio/와이파이/서애/뽕됴퐁듀/백숭아/광대역/건전지/궁금이/찌름/김성규
슈크림빵/큥/심쿵/영정사진/세모네모/뽀송뽀송/잉잉잉잉/됴르레/곰돌이/이랴/잔디/용트림/큥/토익/체리/빨강큥/뀨뀨루/크롱/봄
오렌지/갸또/파노곰/루프/데스티니/센센세니/샴푸요정/나도/바닐라라떼/핫초/꽃/뭉이/하늘하늘해/됴들됴들/원주민/준짱맨
뒁네슈퍼/굿베이/성장통/일루젼/레오/단호박/칸쵸/레인져/이루구/두둠칫/암바사/민탑/오궁/변배쿙/리인/우비/몽나니/히찡/됴라이/내세훈
이틀/모디/캐슈넛/카피피/문어/프링글스/으갸갹/뀨꺄/요노르/통조림/펑첸/백뭉이/현순청년/야옹/숟가락/짜요짜요/ ranran/Giselle/19/뎨뎨아기
이어폰/극세사 따뜻해/우래기/부농부농/카와이/끼꼬/됴롱/호롤롤롤롤/라디/라임동운코끼리/해피/히밤/으잉잉/불루베어/왕김밥/폴링폴링/끓는물
한여름/미니슈/홀파리란/블랑쉬/핫핑크/사댱해/코코팜/jane/해별/이야핫/석류/듀크/슈니발렌/하잇/마린보이/종애/코로나/클스
됵옹/얄리얄리/신욘세/외로워/애봉이/샘이/됴롤롤/연로하/스윙칩/정앱옹/물먹는샘물/고라파덕/해바라기/체리새우/이불/보들보들
분홍이불/하나/률률/짝짝/꽯뚧쐛뢟/샴푸/풀홍/슈쿠/세훈맘/편의점/히밤/불가/꾸미/헤이호옹/초록우산/미니횽/요노르/마카롱롱
떡볶이/밤이죠아/부릉부릉/수박바/늘봄/게이쳐/꽃이나네영/장미/다메요/꽃이나네영/생귤초콜렛/트위티/나니꺼/새슬
"백현아, 제발 부탁인데 셔츠 좀 갈아입을래?"
"그래 변백현 씨발아 너무 역겨우니까 제발 좀 갈아입으라고."
귀여운 개새끼 민석과 다정한 또라이 찬열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백현은 7교시가 끝난 청소 시간에도 카레를 떡칠한 셔츠를 입고 있었다. 말이 셔츠지 이제는 걸레짝과 같달까. 솔직히 말하자면 계속 카레냄새가 올라와 제일 괴로운건 백현 자신이었다. 하지만 백현은 갈아 입을 수 없었다. 매력 발산을 멈추면 경수가 집에 같이 안 가줄지도 모르니까. 백현은 귓구녕이 막힌 사람마냥 모든 음성을 차단한 채 사물함 위에 앉아 휴대폰만 붙잡고 있었다.
"아, 씨발. 저새끼 저거 어디 위기탈출 뭐 그런데 보내야지 안되겠네. 스마트폰 중독자세요?"
"됐어, 찬열아. 말해봐야 우리 입만 아프지."
"아니 그리고 청소 시간인데 왜 저기 쳐올라가서 산신령처럼 우리를 굽어보고 지랄이야."
"됐다니까. 그냥 걸레 내가 빨아올게."
민석은 백현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걸레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눈치 빠르기는 둘째가라면 그냥도 아닌 존나 서러운 민석은 백현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푹 빠졌구만. 안그렇게 생겨서 맹하고 눈치 없기가 도경수 뺨치는 찬열은 모르겠지만 진정한 산신령 마인드로 모두를 굽어살피는 민석의 눈에는 모든 것이 보였다. 처음으로 마음을 뺏긴 상대에 어쩔 줄 몰라 허둥지둥 정신이 없는 변백현의 모습이. 꽤나 어려운 상대를 고른 것 같았다, 백현은.
"그래서."
"그래서...너 먼저 가 종대야..."
"너는."
"나는..."
"너는 변백현 그새끼랑 둘이 손 잡고 룰루랄라 집에 가시겠다 이거냐?"
"손 안잡아 종대야. 그리고 내가 내일 나나콘 사줄게. 삐지지마."
마이 앞주머니에 에뛰드 틴트를 넣어다니는 트렌드에 목숨거는 여중생도 아니고. 집에 같이 안가준다고 삐지는 소심쟁이로 저를 보는 도경수가 기가 막혔지만 종대는 한숨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미 도경수의 백치미에 대해서는 달관에 달관을 거듭한 탓이었다. 제가 옆에 있다면 도경수의 이런 백치미는 귀여운 매력에 불과하겠지만 제가 없을 때 경수의 이런 행동들은 '나 잡아 잡숴' 밖에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종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뭐때문에 종대가 4년이 넘도록 제옆에서 도경수맘을 자처했는지 이제는 좀 알 때도 됐건만. 하긴, 그걸 알았다면 백치미 도경수가 아니겠지.
종대는 입을 조금 벌리고 제가 삐졌을까 노심초사하는 경수를 똑바로 바라봤다.
"도경수."
"어? 왜...? 나나콘 지금 사줄까?"
"변백현이랑 집에 가다가 그새끼가 어디를 만진다거나."
"..."
"자꾸 집이 아닌 어디를 가자고 한다거나."
"뭔가 협박을 한다거나."
"그러면 바로 전화해라. 전화 못하겠으면 아닌 척 문자라도 보내. 이상한거 아무렇게나 찍어보내도 알아들을테니까."
처음 보는 종대의 진지한 얼굴에 나나콘 드립이 쏙 들어간 경수는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불안하면 뒤라도 따라가지 그러냐. 누군가 그렇게 말한다면 종대는 고개를 저을 작정이었다. 제게 경수가 좋다 말하던 찰나의 변백현의 그 악의없는 순수를 믿어볼 작정이었다. 무작정 도경수를 감싸고 도는 것이 버릇이긴 하다만. 무엇보다...
제가 경수에게 다가오는 인연까지 막을 자격은 없다고 종대는 생각했다.
"변백현, 빨리 피방가자."
"안가."
"뭔 개소리야. 오늘까지 피파 메시 반값이야 미친새끼야."
안그래도 큰 눈이 거의 튀어나올 작정인 찬열을 뒤로 하고 이제는 제몸마냥 편안한 카레 떡칠 셔츠를 입은 백현이 복도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백현과 함께 피씨방에 가 피파 재벌 구단주가 될 상상에 하루 종일 들떴던 찬열은 격한 배신감에 온 몸을 떨었다. 저새끼 저거...저번날에 출석 보너스 내가 대신 타줬는데 이렇게 날 배신하다니... 그런 찬열이 안쓰러웠던 민석은 조용히 찬열의 가방을 대신 들고 말했다.
"찬열아 피방 나랑 가자."
"준면이도 갈거야. 그렇지?"
썩은 표정의 준면이 억지로 고개를 끄덕이고 보살같은 미소를 지은 민석이 찬열의 팔을 끌었다. 하지만 찬열의 기분은 도저히 나아지지 않았다. 거진 10센치 이상 차이 나는 아담한 친구들에게 팔을 한짝씩 맡긴 찬열은 속으로 조용히 읖조렸다.
너네 둘 다 피파 개좆밥이잖아...
이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다.
찬열에게 크나큰 쇼크를 안긴 변백현이 향한 곳은 아래층에 있는 경수의 반 앞이었다. 카레를 가슴팍에 떡칠한 변백현을 향한 여전한 뜨거운 시선이 있었지만 백현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우리 경수에게 매력 발산을 하는데 왜 지들이 쳐다보고 지랄이야 이런 생각을 했달까. 아무튼 이제 막 종례가 끝났는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경수를 찾던 백현은 유독 사람들이 몰려있는 한 자리를 발견했다. 저건 뭐랄까, 본능적인 수컷의 감으로 알 수 있었다. 경수를 향한 모종의 더러운 술수.
"경수야 내일 보자."
"응, 학연아. 내일 보자."
"우리 경수는 학교 끝나도 귀엽다."
"에이 너가 훨씬 더 귀여워 택운아."
"경수야 우리 내일 학교 끝나고 피씨방갈까?"
"음...난 가봤자 메이플 스토리만 하는데."
"어휴, 우리 경수 존귀!"
백현은 점점 썩어 들어가는 표정으로 도경수와 그의 추종자들을 바라봤다. 물론 우리 도경수가 귀엽다 못해 존귀인건 사실이다만 지들이 뭔데? 애인이 여기 버젓이 있는데? 그와중에 메이플 스토리 메인 캐릭을 설명하는 경수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 백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본의 아니게 주목을 이끈 백현은 순식간에 개미 떼처럼 퍼지는 도경수의 추종자들을 한번 훑어주고 급하게 가방을 매는 경수의 앞에 섰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방금 왔어. 그리고."
"어?"
가방을 활짝 연 채로 매고 있는 경수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닫아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러면 우리 경수 공책 다 도망갈 수도 있으니까. 꼼꼼히 경수의 가방 자크를 채워 준 백현이 경수를 바라봤다.
"가방 열려있길래. 경수 공책들이 다 도망갈까봐 내가 닫았어."
"고마워 백현아. 공책들이 다 도망갔다면 난 굉장히 슬펐을거야."
"...다시."
"응?"
"다시 말해줘."
"...뭘?"
"방금 한 말 있잖아. 고마워 다음에."
"고마워 다음에? 어...백현아?"
"응 경수야."
응 경수야. 라고 대답해주고 싶었어 사실. 네 문자를 받았을 때부터. 백현은 저도 모르게 아주 아이같은 미소를 지었다. 카레를 떡칠한 주제에.
경수와 함께 하는 등교길. 백현은 그 누구보다 머리를 빠르게 굴리고 있었다. 그저 발길이 닿는대로 가고 있었지만 버스도 타지 않는걸 보니 경수의 집은 걸어갈 수 있을만큼 가까운 것이 분명했다. 혹시 학교 앞에 있는 아파트 단지인가? 식당에서의 패기와는 다르게 백현은 경수에게 별다른 말을 건네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까 응 경수야. 이후로는 서로 숨소리만 내고 있달까. 경수가 지금 불편할까. 백현은 저도 모르게 계속 입술을 혀로 축였다. 그렇게 15분을 걸었을까. 점점 집으로 추정되는 곳들이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 백현은 경수에게 물었다.
"집이 어디냐."
"너네 집. 어디냐고."
"우리집 이쪽 아닌데?"
백현은 우뚝 자리에 멈춰 경수를 바라봤다. 이게 무슨 소리야.
"그런데 왜 이리로 왔어?"
"...난 너 따라왔는데?"
"네가 우리집 가자는 말을 안해서..."
백현은 빤히 경수를 바라봤다. 그러다 웃음이 났다. 정말 얘를 어쩌냐.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 어색하게 웃음짓는 경수를 보며 백현은 경수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눈을 맞추고 말했다.
"내가 집에 같이 가자고 그러면."
"응."
"그건 내가 경수 너를 너네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뜻이야."
"...아, 그런거야?"
"응. 그런거야."
"알겠어 백현아."
백현아. 라고 들을 때마다 백현은 자꾸만 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어느 곳 하나를 꽉 쥐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만큼 마음이 이상했다. 꼭 심장에 쥐가 난 것 같았다. 숨도 좀 찬 것 같고.
"경수야."
"이렇게 내가 경수야 라고 부르면 응 백현아. 라고 대답해줘."
"...응 백현아."
"응? 아, 아니 응 백현아?"
"나 내일도 카레 묻히고 올까?"
경수는 진지하게 묻는 백현에 당황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학교에서 한참 벗어나 김밥 천국과 휴대폰 대리점이 즐비한 도심 한가운데서 백현은 누구보다 진지하게 묻고 있었다. 경수는 조심히 고개를 저었다.
"음...내 생각에는 안 그러는게 좋을 것 같아."
"그럼 나 카레 안묻혀도 좋아?"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저를 여러번 당황하게 만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경수는 땀이 맺힌 이마를 닦으려 손을 들었다. 다만 손이 닿기도 전에 이마의 땀을 제손으로 먼저 닦아준 백현이 있어 경수는 허공에 멈춘 손을 가만히 다시 제자리로 내려 두었다. 더럽지도 않은지 그저 경수의 이마를 닦은 손을 아무렇지 않게 내리는 백현을 보며 경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묻혀도 괜찮아."
안묻히는게 정상이고. 왜 제가 카레를 안묻힌 백현을 '좋아해' 야 하는지 경수는 아직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경수를 아는지 모르는지 백현은 조심히 경수의 어깨에서 가방을 끌어내렸다. 몸집은 조그만게 집채만한 가방을 들고 다니는게 아까부터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경수가 어, 내 가방 하며 손을 뻗기도 전에 제 어께에 경수의 가방까지 걸친 백현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럼 이리로 가냐, 너네 집."
"응. 그런데 내 가방 백현아..."
"들어줄게."
"괜찮은데..."
"내가 안괜찮아. 내가 공책들 도망 안가게 잘 지켜줄게."
말없이 먼저 뒤돌아 한발짝 앞서기 시작하는 백현을 보며 경수는 알 수 없는 감정을 조용히 삭이고 있었다. 공책이 도망가지 않게 지켜준다는 변백현이 정말 지킨다는게 '공책' 이 아닐것 같다는 사실을 웬일로 조금은 알 것도 같았기 때문이었다. 경수는 입술을 깨물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백현의 뒤를 따랐다. 땀이 가득 맺힌 백현의 목덜미가 보였다. 닦아줘야 할까. 백현이는 닦아줬는데.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뒤에서 생쇼를 하는 경수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조금씩 경수의 걸음에 맞춰 느리게 걷던 백현은 문득 다시 자리에 멈춰 경수에게 물었다.
"ㅇ,어?"
"아이스크림 먹을래. 사줄까."
"어...괜찮은데."
"아이스크림 먹어. 사줄게."
"너 존나 더워보인다."
너도 만만치 않은데...마침 보이는 분홍색 간판으로 들어가는 백현의 등을 경수는 또다시 바라봤다. 벌써 안으로 들어가 제게 손짓하는 백현이 보였다. 경수는 다시금 혼란스러워졌다. 종대는 안이러는데. 제가 괜찮다고 하면 그냥 지나치는데. 가방도 아주 무거울 때 아니면 들어주지 않고. 땀도 손말고 휴지로 닦아주는데. 응 종대야 라는 말을 꼭 들으려고 하지 않는데. 백현이는 그런 걸 그냥 좋아하는 걸까.
몸만 컸지 아직 감정의 성장이 유아기와 가까운 도경수는 모든 것이 혼란의 연속이었다. 사람과의 관계가 좋은 사람과 아주 좋은 사람, 친구와 친한 친구로 모두 나뉘는 도경수에게 친구가 아닌 것 같은 변백현의 정의는 아주 어려운 것이었다.
"뭐해, 더운데 안들어오고. 여기 싫어해?"
그새를 못참고 나와 경수를 마주한 백현의 얼굴에는 언뜻 초조함이 스쳤다. 같이 있고 싶어서 꼼수 쓴거 들켰나.
햇살이 아주 뜨거운 여름. 아직 덜 여문 소년들의 마음은 아주 복잡하고 어렵기 그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