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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찬열아 누나 헤어졌다 좀 나와라"

 

 

 

 

헤어졌단다, 남자친구랑. 이번이 3번째였나. 찬열은 조용히 생각했다.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는듯 했지만

이미 골라놓은 옷이였다. 여러 스타일을 좋아하는 징어였지만 유독 찬열이 댄디한 스타일을 입는 걸 좋아해,

이번 여름 장만한 옷이였다. 처음 입고 나갔을 때, 징어는 찬열의 등을 치며 오늘 옷 좀 예쁘다? 하고 걸어갔기에

징어와 둘이 만날 때면 꺼내 입던 옷이였다. 사실 찬열은 얼마전부터 헤어질 걸 예상하고 있었다.

헤어지기 전 징어는 꼭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끝을 맺은 게 본일일때도, 남자친구일때도 마찬가지였다.

 

 

"야 찬열아 나 좀 힘들어보이냐?"

 

 

헤어지기 전 꼭 저런 질문을 하던 징어였다. 그리고 일주일 전, 징어는 똑같은 질문을 했고, 오늘 아침

저녁에 시간을 비워놓으라고 했다. 찬열은 19살때부터 조용히 징어를 짝사랑중이다.

 

 

 

 

 

 

 

 

 

 

 

 

"야 네가 헤어졌는데 왜 내가 술을 마시냐?"

 

 

"누나는 술 못 마시잖냐 좀 이해하고 마셔줘라 대리만족 좀 하자 다들 헤어지고 술 마시더만"

 

 

다 마셔줄거면서 말은 꼭 저렇게 해요, 하여간 박찬열 진짜.

 

 

"그래서 이번엔 왜 헤어졌는데?"

 

 

"몰라 그냥 막 필이 빡! 와야하는데 뭔가 그런 느낌이 없었어"

 

 

"전부터 말하는 필이 빡!이 도대체 뭐냐? 어? 알고 좀 듣자"

 

 

"설명을 하면 필이 빡! 이라고 하겠냐 등신아 모르니까 이러고 있지"

 

 

"진짜 이중인격 같아 이럴 때 보면 남친 앞에선 말도 조곤조곤 행동도 조곤조곤"

 

 

"내가 네 앞에서도 그렇게 해주리?"

 

 

치킨만 계속 먹자, 나도 좀 먹자 술 마시는 건 난데 왜 자꾸 안주 축내 하며

투정을 부리는 박찬열의 무릎에 내 발을 올리고 편하게 자세를 바꿨다.

헤어졌다, 또. 솔직히 말하면 질렸다는 표현도, 더이상 힘들다는 표현도 어울리지 않는다.

연애를 오래 못 붙들고 있겠다는 거다. 이 말로 표현 못할 마음을 누가 알리요.

결혼이라도 해야하는 건가 하고 진지하게 고민을 해도 답은 내려지지 않았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지? 진짜 이러다 결혼도 못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에 다짜고짜 박찬열의 팔을 잡았다.

 

 

"야 술 쏟을뻔했잖아"

 

"야 너 나랑 혼인신고 할래?"

 

 

내 말과 동시에 박찬열은 마시고 있던 맥주를 뿜었고,

나는 더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옆에 있던 휴지를 뽑아 튄 맥주를 닦았다.

싫으면 싫다고 해, 왜 드럽게 먹던 걸 뱉어. 내 말에 박찬열은 말까지 더듬으며,

못하는 소리가 없어 이게 진짜하며 내 입술을 때렸다.

에베베베 하며 박찬열을 밉게 쳐다봤고, 박찬열은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 맥주캔을 들었다.

 

 

"아니 진짜 왜 연애를 이렇게 오래 못하겠지?"

 

 

"네 인성에 문제가 있는 거야"

 

 

"야 이래보여도 누나 연기대상 감이야 못 봤어? 현모양처?"

 

 

"그래 평소에도 좀 그렇게 살아 계속 그렇게 연기하니까 힘든 거야 네가"

 

 

"안 힘들어 하나도 남자친구 앞에선 평생 연기할 거야

평생 사랑스럽고 내 남자 존중해주는 여자할 거야 하나도 안 힘들어 대신 너한테 이러잖아"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하자 박찬열은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고, 나는 치킨 하나를 입에 넣었다.

시계를 보니 11시, 박찬열네로 가는 막차는 끊긴지 오래였다.

야, 찬열아. 막차 없다, 이제? 내 말에 박찬열은 시계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자고 가, 그냥. 어짜피 갈 데도 없는데.

내 말에 박찬열은 다시 내 입술을 때렸고, 못 하는 말이 없어요 하면서 타박했다. 이게 자꾸 오빠처럼 굴어, 우씨.

 

 

 

 

 

 

 

 

"결국 올 거면서 말만 많아요"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

 

 

박찬열은 자연스럽게 쇼파에 눕더니 티비를 켰다. 그걸 멍하니 보다가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꺼내와서 옆에 누우니

아니꼽다는듯 쳐다본다. 아 왜, 마주보고 잘 생각 없으니까 걱정마셔. 내 말에 박찬열은 헛웃음을 짓더니 티비 채널을 돌렸다.

헤어지고 난 날은 항상 이랬다. 항상 박찬열이 함께 해줬으며, 자취방을 얻고 나서는 이렇게 함께 잠을 잤다.

그래서인지 헤어지고 나서 곁에 아무도 없으면 잠을 못 자겠다. 이게 다 박찬열때문이지, 그렇고 말고.

 

 

"야 찬열아 자냐?"

 

 

"아니 왜"

 

 

"그냥 안 자면 노래 좀 불러줘"

 

 

"헤어지니까 청승 떨고 싶어? 아까부터 왜 이래"

 

 

"아 쫌 해달라면 해 줘 내가 부르면 너 웃을 거 빤해"

 

 

그렇게 찬열이의 노래를 듣다가 잠에 든 거 같다. 일어나니 나는 방에 있는 침대였으며 주방에서는 분주한 소리가 났다.

방 하나에, 욕실 하나, 주방과 거실은 연결되어 있는 그냥 작은 자취방이기에 고개를 살짝 비틀면 찬열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나 오늘은 오므라이스 먹고 싶은데하고 중얼거리자, 찬열이는.

 

 

"해주는 대로 먹어, 우울해보여서 해주는 거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 오므라이스를 뚝딱 만들어냈다. 평소엔 내가 찬열이는 먹이는 일이 많다.

365일이 말로만 다이어트인 나는 대리만족으로 찬열이를 먹인다고 먹고 싶은 걸 만들어 먹이곤 했다.

물론 지금도, 지금은 찬열이가 해 준 밥을 얻어 먹으려고 하고 있지만.

 

 

"잘 먹겠습니다!"

 

 

 

 

 

"야 찬열아 케찹 더 없어?"

 

 

"그냥 먹어 건강에 안 좋아"

 

 

"징어 케찹 더 먹고 시푼뎅"

 

 

이럴때만 애교 부리지? 하며 냉장고 문을 여는 찬열이를 보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렸다.

응, 나도 사랑해 찬열아. 하고 웃으면 찬열이는 항상

 

 

"응 나는 별로"

 

 

"좀 받아조라~!"

 

 

"애교 그만 부리시고 밥이나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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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징어 완전 사랑스럽다 ㅋㅋㅋㅋㅋㅋㅋ 찬열이가 그래서 징어의 어장에서 못헤어나오는건가요?
8년 전
독자2
ㅠㅠㅠㅠ전 왜 찬열이가 왤케 안쓰럽져ㅠㅠㅠ
8년 전
독자3
찬열아ㅠㅠㅠㅠ늉물류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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