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온도 06 (부제:너에게 건네는 위로) 밤잠을 설쳤다. 아직도 생생한 어젯 밤의 일로 쉽게 잠들 수 있을리가 없었다. 이리 누워도 저리 누워도 머릿 속에 차오르는 김태형 생각으로 나는 한숨도 자지 못했다. 결국 뜬 눈으로 아침을 맞이했고 아무 의미 없이 누워 있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짝사랑하던 남자의 첫사랑이 되었다는 사실은 내게 큰 부담감을 안겨주었다. 쳐다보기 괜히 부끄럽고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감하게만 느껴졌다. 물론 나는 아직도 김태형을 짝사랑하는 입장이었지만 김태형과 나의 인연의 끈이 더 길어지고 단단해진 지금 나는 카페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초조한 마음으로 카페에 도착했을 때,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김태형은 카페에 없었다. 곧 오겠지 하는 생각에 김태형에게 건넬 말까지 다 준비해 놓았지만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김태형은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 이어지는 김태형의 부재에 의아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김태형도 나처럼 부끄럽고 쑥쓰러워서 그런가? 그래서 못 오고 있는건가? 아무리 능청스럽고 당당한 김태형이라 할지라도 어제밤 그가 한 말은 낯부끄러운 말임이 분명했다. 그래서 김태형도 머뭇거리고 있을지 모른다. 김태형을 어떻게 봐야할지 막막해 카페로 오는 시간이 평소보다 몇 분은 더 걸렸던 나처럼 김태형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 작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김태형은 정말 귀엽다. 베시시 웃고있을 때, 카페 문이 열렸다. 김태형인가 하는 마음에 시선을 옮겼을 때, 문 앞에는 김태형만큼이나 반가운 얼굴이 서 있었다. 반가워 내가 먼저 손을 흔들자 전정국이 나를 따라 내게 손을 흔들었다. 전정국은 뚜벅뚜벅 걸어와 내 앞에 섰다. 그리고는 가만히 서서 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길래 의아했던 내가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 왜요? " " 허- 이거봐. " " ... " " 아직도 존댓말이에요? " 내 말에 작게 헛웃음을 지은 전정국은 아직도 존댓말이냐며 내게 물었다. 얼굴은 강아지처럼 잔뜩 시무룩해져서 말이다. 머쓱해진 내가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변명을 하려고 하자 내 말을 가로막은 전정국이 말을 이어갔다. " 그냥 말 놔. 응? " " ... " " 우리 더 친해지면 안돼요? 난 그러고 싶은데. " " ..그래. 알았어. " 고개를 끄덕이며 전해진 내 대답에 전정국은 박수까지 치며 좋아했다. 그런 전정국을 따라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아이같은데. 가끔 진지한 말투로 물어올 때면 어른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순간순간 놀라곤 한다. " 뭐 마실래? 오늘도 키위주스? " " 아니아니. 오늘은 뭐 마시려고 온게 아니고 할 말이 있어서.. " " 할 말? 뭔데? " 할 말이 뭐냐는 내 질문에도 전정국의 입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바로 말을 떼지 못하고 쭈뼛거리는게 할 말이 있긴 있는데 쉽사리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나는 전정국이 마음의 준비가 되어 말을 하기 전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그런 내 시선에 맞춰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전정국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 누나, 나 앞으로는 못 올 거 같아요. " " ..어? " " 수능도 얼마 안 남았고.. 이제 여기저기 마음대로 돌아다닐 시기가 아니라서.. " " ... " " 미안해요. 자주 오겠다고 했는데 그 말 못 지켜서. " 전정국은 손가락까지 꼼지락거리며 말을 꺼냈다. 스치듯 지나간 말까지 기억하며 미안하다는 모습에 나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사소한거 하나하나 다 기억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괜찮다고, 수능 잘 치르고 보자는 내 대답을 들은 전정국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 근데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 " 부탁? " " 응. 들어줄거죠? " " 그래! 뭔데? " 좋은 마음으로 흔쾌히 대답하자 이번에는 전정국의 말이 꽤나 빠르게 돌아왔다. 전정국은 불쑥 허리를 구부려 내 얼굴 바로 앞에서 시선을 맞추었다. 한참은 높이 있던 그의 시선이 바로 눈 앞에 오자 나는 당황하여 두 눈만 꿈뻑거렸다. " 나랑 데이트하자. " " ... " " 누나, 나랑 데이트 한번만 해줘요. " 곧이어 들려온 전정국의 말에 나는 더 당황하여 넋을 잃었다. 데이트하자고 재촉하는 전정국에게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어버버거렸다. 그렇게 넋이 나가 전정국과 시선만 마주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큰 손이 전정국과 내 얼굴 앞을 가로막았다. 갑자기 차단된 시야에 어리둥절해하고 있는데 귓가에 익숙한 음성이 내려앉았다. " 후배님. " " ... " " 나 없다고 일 안하고 놀아도 되는거야? " 익숙한 목소리에 놀라 내 앞으로 손을 잡아 아래로 내리자 예상했던 대로 김태형이 서있었다. 그 옆에는 떨떠름한 표정의 전정국이 서있었고 김태형은 전정국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 고딩. 또 왔네? " " 네. 안녕하세요. " " 오늘은 뭐 마시려고? 키위주스 내가 만들어줄까? " " 아니요. 이제 가려고요. " 전정국은 김태형에게 가볍게 목인사를 하고 내 옆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멈춰서 겨우 내 귀에만 들릴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우리 데이트 하는거에요. " " ... " " 내가 데리러올게. " 말을 마친 전정국은 씨익 웃으며 다시 앞으로 걸어나갔다. 가꺼운 거리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전정국의 말은 내 귀에 똑똑히 내려앉았다. 그런데 김태형에게는 아니었나보다. 넋이 나가 멍해있는 내게 김태형은 쟤가 뭐라고 했냐며 질문을 퍼부었다. " 별거 아니야. " " 뭐라는데? " " ..그냥. 다음에 또 오겠다고. " " 뭐야. 싱거운 자식. " 김태형에게 거짓말을 해버렸다. 내 입에서 나온 말에 나 스스로 놀랐다. 나조차도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냥, 뭔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그랬다. " 나 안 기다렸어? " " 어? " " 오늘 늦게 왔잖아. 나 기다렸지? " " ..뭐래. " " 기다렸으면서. 사실 약속 있어서 오늘 못 나와. 지금도 나가다가 잠깐 들린거야. " " ... " " 나 그냥 나가지말까? 여기 있을까? " 내 판단은 정확히 잘못되었다. 뭐? 김태형이 쑥쓰럽고 부끄러워서 안 나온다고? 그런 내 예상이 우스워질만큼 김태형은 입가에 미소를 가득 띄우고 능청스럽게 물어왔다. 빤히 시선을 맞추며 물어오는 김태형에 부끄러워져 고개를 피하는 것은 오히려 내 쪽이었다. 김태형에게서 순식간에 화르륵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기 위해 나는 애써서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 ..가. 가야지. " " ... " " 약속이라며. 그러면 가야지. " 제법 단호하게 떨어진 내 대답에 김태형이 순식간에 시무룩해졌다. 축 늘어진 표정을 짓는 김태형에 놀란 내가 이번에는 김태형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김태형의 얼굴에는 나 서운해요. 라고 크게 적혀 있는 것처럼 그의 감정이 드러나있었다. " 그냥 가지 말라고 하면 안돼? " " ... " " 빈 말이라도 좋은데. " " ... " " 알았어. 갈게. 수고해. " 잔뜩 토라진 얼굴로 김태형은 빠르게 걸어나갔다. 카페 문을 열고 어느새 저멀리 걸어간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그제야 아차 싶었다. 이게 아닌데. 그냥, 그냥 쑥쓰러워서 그런건데. 이러려던게 아닌데. 후회되었지만 이미 늦은 듯 했다. 이젠 사라져 보이지 않는 김태형의 뒷모습을 쫓다가 나는 결국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새삼 김태형 없이 집에 가는 길이 이렇게 심심하게만 느껴졌다. 그냥 약속 나가지말라고 해볼걸. 하는 아이같은 투정어린 생각도 들었다. 오늘따라 더 멀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퇴근길에 결국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옮겼다. 맛있는걸 먹으면 기분이 나아지려나 싶어서 엄마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갑자기 차가운 빗방울이 온 몸에 닿아왔다. 비 온다는 소리 없었는데. 우산을 사기 위해 근처 편의점으로 달려갔지만 마침 우산이 없다는 말에 나는 절망했다. 오늘따라 되는 일이 없다. 편의점에서 나와 벽에 붙어섰다. 쉽사리 그치지 않을 거 같은 빗방울에 핸드폰을 꺼내어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정을 설명하자 도착한 데리러 오겠다는 엄마의 문자를 확인하고 핸드폰을 집어넣으려다가 멈칫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연락처에 눌렀고 손가락을 움직여 김태형, 그 세글자를 눌렀다. 전화할까, 아니면 하지 말까. 내 엄지손가락은 쉽사리 전화기 모양을 누르지 못하고 망설였다. 결국 약속 있는 사람에게 전화해서 뭐하냐는 결론에 이르자 나는 화면의 세글자를 지웠다.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 핸드폰을 집어넣으려는데 때마침 진동이 울렸다. 엄마인가 싶어 확인한 핸드폰 화면에는 방금까지도 화면에 쓰여있었던 익숙한 그 세글자가 가득 떠있었다. 아까 너무나도 단호하게 걸어가던 김태형이 생각나 전화 받기를 조금 망설였다. 화나 있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가득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을 때, 김태형의 목소리는 내 걱정이 무색해질만큼이나 다정하게 들려왔다. " 여보세요. " - 어디야? 집? " 아직 가는중이야. " - 우산 있어? 밖에 비오잖아. " 아니. 그래서 엄마한테 부탁했어. 지금 엄마집 가는 중이거든. " - 너 나 없어서 혼자 가기 심심해서 그러지? 예리한 김태형. 정곡을 쿡하고 찔러오는 김태형 때문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내 말이 맞지 않냐며 계속 대답을 요구해오는 김태형에게 결국 모기만한 목소리로 맞다고 인정했다. - 솔직히 말해봐. 너 후회했지? " ..응. " - 그러게 가지 말라고 하라니까. " ..약속이라며. " - 별로 안 중요한건데. 너 우산 없어서 집에도 못 가고 이게 뭐야. " 괜찮아. 엄마 금방 온다고 했어. " - 지금 어딘데? " 편의점 밖에. 우산 사려고 왔는데 마침 없대. 운도 지지리도 없다, 그치? " 바로 맞다고 수긍해오는 김태형에게 화를 한번 내주었다. 내 꾸중도 자연스럽게 넘기고 계속 조잘대며 떠드는 김태형의 말에 집중하며 무심코 손을 뻗었다. 손 끝에 다가오는 빗물이 시원하여 기분이 좋아졌다. 살짝 쌀쌀한 느낌도 들었지만 오랜만에 내리는 비로 들려오는 빗소리에 기분은 좋아졌다. 나는 김태형의 이어질 다음 말을 기다리며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 안 무서워? " 어? 뭐가? " - 비 오는 날 누구 기다리는거. 앞뒤 다 자르고, 게다가 뜬금없기까지 한 김태형의 말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주위가 이렇게 밝은데 안 무섭냐니. 역시 김태형스럽게 엉뚱한 질문이라는 생각에 작게 헛웃음이 터졌다. 어느새 내 앞에 고인 물웅덩이에 신발 앞쪽을 살짝 담그며 대답했다. " 여기 지금 엄청 밝은데. " - ... " 그리고 엄마도 금방 올거고. " - ... " 그래서 안 무서워. " - ..그렇구나.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를 걱정해주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와 같이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번에는 김태형의 배려에 설레어 나온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내가 웃음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을 때, 김태형의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 난 무서워. " ..어? " - 비오는 날 누구 기다리는거, 난 무서워. 무겁게 내려앉은 김태형의 목소리에 입가의 웃음이 사라졌다. 첨벙첨벙 물장난을 치던 발의 움직임도 어느새 멈춘지 오래였다. 예상치 못했던 김태형의 말에 나는 꼼짝 얼어버린채 아무 말도 못하고 그 말을 듣고 있었다. - 온다고 했거든. 오고 있다고 했는데. " ... " - 안 왔어.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안 왔어. " ... " - 그러니까 내가 너무 힘들어지더라. 안 오는데 기다리는거 진짜 힘들더라고. " ..누구 기다렸는데? " 내리는 비는 모조리 다 머금은 듯 축축하게 가라앉은 김태형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내려앉았다. 그 목소리를 듣다가 무심코 질문이 터져나왔다. 정말 궁금해서, 단지 그래서 터져나온 말이었다. 꽤나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았던 김태형의 대답은 생각보다 일찍 돌아왔다. - ..엄마랑 아빠. " ... " - 내가 고2때 감기에 걸렸어. 엄청 심하게. 그래서 엄마가 학교 가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우겨서 갔어. 시험기간이었거든. " ... " - 못 봐도 된다고 쉬라고 그랬는데 그 말도 안 듣고 갔어. 근데 학교에서 야자하다가 쓰러진거야. 그래서 응급실에 실려갔어. 열이 40도가 넘었대. " ... " - 쓰러졌다가 깼는데 너무 아픈거야. 머리도 아프고 몸도 아프고. 그니까 막 눈물도 나고. 그래서 엄마아빠 좀 불러달라고 내가 막 졸랐어. 김태형의 말이 잠깐 멈추었다. 나는 가라앉은 김태형의 목소리가 행여나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더욱 집중하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그 날 비가 왔거든. 간호사 누나가 그래서 차가 막혀서 늦으실거라고 했는데 그냥 막무가내로 졸랐어. 다 큰 남자애가 울면서 아프다고 징징대니까 결국 간호사가 엄마한테 전화를 해줬지. " ... " - 내가 엄마한테 그랬다? 나 진짜진짜 아프다고 울면서 그랬어. 너무 아프니까, 그니까 빨리 좀 와달라고. " ... " - 울다가 다시 쓰러졌는데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 뭔지 알아? " ... " - 지금 가고 있어. 빨리 갈게. 조금만 기다려, 태형아. 김태형의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을 때마다 나는 눈물이 차올랐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김태형의 울고 있는 모습이 눈 앞에 그려져 나는 가슴이 아팠다. 지금 내리는 비가 김태형의 마음을 대신하여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었던 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이젠 슬프게만 들렸다. - 그래서 기다렸거든. 다시 깨어나서 언제쯤 오려나 창문만 내다보면서, 비오는거 보면서 기다렸어. " ... " - 그런데 다음 날이 되고 비가 다 그쳤는데도 안 왔어.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 ... " - 그 날 비가 진짜 많이 왔거든. 비가 다 내려서 하늘에 남은 자리가 많았나봐. 그래서 바로 가버렸어 하늘로. " ... " - 기다리라고 했으면서, 그랬으면서 그렇게 가버렸어. " ... " - 아마.. 앞으로도 못 올거야. 결국 주책맞게도 눈물이 터져나왔다. 지금 정작 목 놓아 울고 싶을 사람은 따로 있겠지만 나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대신 나는 숨죽여 울 수밖에 없었다. 내 울음소리가 들릴까봐, 그러면 지금도 충분히 울고있을 김태형의 마음을 더 아프게할까봐 나는 소리없이 울었다. - 그래서 " ... " - 나는 비오는 날 누구 기다리는거, " ... " - 무서워. 김태형은 침묵했고 나는 입을 막고 울었다. 우리 주변의 공기마저 무겁게 내려앉았다. 지금 이 순간에 김태형과 나만 존재하는 듯이 김태형의 목소리가 멈추자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소리만이 남았다. 내리는 빗소리는 여전히 슬프게 들렸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 후에 김태형은 애써 밝은 목소리를 내며 내게 말했다. - ..비오니까 내가 별 얘기를 다한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 ... " - 이제 들어가. 엄마 곧 오시겠다. 끊을게. " ..김태형, 잠깐만! " 김태형만큼이나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가 김태형을 불렀다. 다급하게 터져나온 목소리였다. 해줄 말이 있었다. 김태형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목소리를 냈다. 잔뜩 잠긴 목소리였지만 김태형에게 잘 들리기를 바라며 나는 목소리를 내었다. " 괜찮아. " - ... " 괜찮아, 태형아. " 괜찮아. 그냥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김태형에게 꼭 말해줘야 했다. 내 말이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라도 말해주고 싶었다. 울고 있을 김태형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었다. 아무도 보듬어주지 못해 혼자 참고 견뎌왔을 김태형의 마음을, 아픈 기억을 위로해주고 싶었다. - ..응. " ... " - 괜찮아. 김태형에게서 내가 건넨 마지막 말과 같은 말이 들려왔을 때, 나는 결국 소리내어 울 수밖에 없었다. 전화가 끊긴 핸드폰을 붙잡고 나는 엉엉 울었다.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내 눈에서 흐르는게 눈물인지 빗물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만큼 펑펑 울었다. 후회가 되었다. 왜 난 김태형을 더 빨리 기억하지 못했을까. 그래서 김태형을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김태형의 상처를 더 빨리 보듬어주고 위로해주지 못했을까. 그 날의 기억이 김태형을 아프게 만들동안 나는 왜 김태형에게 아무 것도 해주지 못했을까. 눈물을 흘리다 지쳐 바닥에 쪼그려앉았다. 쪼그려앉아 내리는 빗소리를 벗삼아서 펑펑 울면서 생각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게 작은 소원이 하나 생겼다. 앞으로 내릴 비는 김태형을 아프게 만드는 비가 아니라 김태형의 상처를 씻어줄 수 있는 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게 김태형을 만나고 생긴 내 소원이다. 그렇게 또 소망하고 바랐다. 비오는 날 김태형이 내게 소중한 기억을 안겨주었던 것처럼, 내가 김태형에게도 비오는 날에 떠오르는 소중한 기억을 선물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현재 연애의 온도 : 60℃ 안녕하세요 태꿍입니다 독자님드류ㅠㅠㅠㅠ 저 진짜 오늘 글 쓰다가 쥬글뻔.... 어제 밤에 글 올리려고 했는데 한번에 다 날라갔어요ㅎ... 제가 원래 메모장에 쓰고 옮겨적는데 복사를 누른다는게 잘못 눌러서....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줄 알았어요ㅠㅠㅠㅠㅠ 엄청 공들이고 여러번 수정해서 썼는데 한번에 다 날라가니 허탈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안 쓸 수는 없고 해서 쓰긴했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참 안 듭니다... 대사나 상황설명도 그렇고 분량도... 독자님들도 그렇져..? 죄송합니다ㅠㅠㅠㅠ 그냥 이 불쌍한 태꿍이 애를 썼구나하고 넘겨쥬시면 감사할게여ㅠㅠㅠㅠㅠㅠ 부족한데도 재밌게 봐주셔서 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 사랑스러운 암호닉 분들~ ] 까만색 / 여기봐전정꾸 / 소금 / 까까 / 탷 / 통통 / 태에태 / 토마토마 / 꾸꾹이 / 전국정국 / 침침쓰 / 핫초코 / 초딩입맛 / 그렇게 / 태태뿡뿡 / 모카 / 비비빅 / 누텔라 / 슙끼슙끼 / 한탄 / 꾸꾸 / 망고 / 꿀비 / 모카 / 센빠이안녕 / 반딥 / 틸다 / 포뇨 / 백설기 / 돈까스 / 디즈니 / 달걀8 / 도담 / 소문의김태형 / 단미 / 스키니 / 부쨩뿌쨩 / 햇님 / ☆요다☆ / 마름달 / 꾸루곰 / 눈부신 / 츄파춥스 / 잼잼 / 원 / 민트 / 꾹블리 / 알라 / 민빠답없 / 민슈가 / 연꽃 / 알바생 / 미융 / 젤리 / 윤기모찌 / 봄비 / 정수정 / 태태한 침침이 / 히동 / 라리아 / 아쿠아리움 / 태븅 / 김태태 / 치카치카 / 샴푸 / 소녀 / 마끼 / 정글곰 / 포세이돈 / 아이스티 / 태태라떼 / 꽃반지 / 유채 / 명탐정코코 / 쭈꾸미 / 됼됼 / (태태) / 쀼쀼 / 토토 / 흑장미☆ / 꼬잉꼬잉 / 콩콩이 / goodbye summer / 비타민 / 미소 / 은하수 / 산들코랄 / 김치만두 / 콜라 / 핑슙 / 와다 / 숲 / 침침쓰 / 쀼꾸뺨 / 호빗 / 새우튀김 / 짝짝 / 뀨뀨 / 밍뿌 / ♡태태♡ / 호이윤기 / 연이 / 짐솔 / 꿍야 / 8ㅅ8 / 음향 / 잉여 / 꽃차 / 트롤리 / 김태형 / 버누 / 귤 / 열아홉 / 설레임과자 / 설날 / 윤기야 나랑 살자 / 안티 / 영국 / 론 / 요맘때 / 사설 / 정구기쿠키 / 아이스초코 / 스무살의봄 / 븅븅딱딱 / 둥이 / 슙슙 / 외로운쿠키 / 공중전화 / 김태태 일로와 / 새온 / 랩모네이드 / 내태형 / 망고 / 꾸꾸기 / 민빠답없 / 찍먹파 / 사용안함 / 준회 / 홉부인 / 하늘하늘해 / 현지 / 사과맛오렌지 / 사랑입니다 / 아가야 / 이현 / 요를레히 / 탱탱 / 천상여자 / 낭낭하게 / 윤아얌 / 김까닥 / 라 현 / 전장꾸 / 더럽 / 자몽 / 그냥돼지 / 핑퐁 / 융융융털 / 채영 / 하울 / 펜잘규 / 히라 / 감귤 / 탄뚱탄뚱 / 들러 / 복숭아 / 루비 / 현복 / 푸랑푸 / 윤기워더 / 꺄룰 / 윤기나는윤기 / 딘시 / 쵸니 / 태형아♡ / 김태훙 / 주지스님 / 기린 / 슙두비 / 아카시아 / 너를 위해 / 허니버터잼 / 설레면딸기우유 / 햇살 / 선배님 / 슙슙 / 빠밤 / 설렘쿵 / 집순이 / 망고맹고 / Real V / 카라멜 / 전루살이 / 슈나무 / 망구 / 카페모카 / 눈웃음 / 닥구 / 밤잠 / 김뷔 / 뀨쯉쯉뀨 / 연금술사 / 슙슙 / 레몬녹차 / 나침반 / 파파 / 니나노 / 슈끄 / 정희망 / 코코팜 / 뚱이 / 계피 / 쎄라비 / 코끼리열차 / 프리 / 꿀떡맛탕 / 김데일리 / 찌지지직 / 태태이즈뭔들 / 바떼 / 망고빙수 / 야끙 / 뽀삐 / 세젤예세젤귀 / 음모 / 짱구 / 택배전쟁 / 삥꾸 / 쿨밤 / 뷔글 / 당긴윤기 / 햇살 / 슙 / 요다 / 메르츠 / 알매V / 돈까스 / 예원 / 꿍잉 / 사라다 / 리베♡ / 쿠키 / 9495 / 됴종이 / 0326 / 1600 / 레몬 / 막둥이 / 달달한설탕 / 내윤기야 / 낑투더깡 / 부끄럼 / 뀨류뀨뀨 / 라코 / 0618 / 코코볼 / 꾹이 / 콩콩 / 차녜 / 윤기쑤쑤 / 그린티 / 핑쿠핑쿠 / 침침맘 / 무지개 / 덕쿠빠 / 윤기융털 / 태친 / 폭탄초코 / 졸사 / 셜록 / 눈을감자 / 린월 / 뽀로로 / 1013 / 라온이솔 / 나키 / 끼야아 / 하리보 / 폭염주의보 / 옒 / 식빵 / 가란 / 융융 / 꽃보리 / 박력꾹 / 인사이드아웃 / 헬로키티 / 바람에날려 / 더콩 / 옥수수수염차 / 영감 / 자몽퍼퓸 / 이얏호 / 슙듑 / 수련 / 녹차라떼 / 우린운명이야김태형 / 루이비 / 7358 / 자라 / 1290 / 냐냐 / 반지 / 헤일로 / 화원의 낭자 / 햇살 / 퍼플 / 상상 / 연애학개론 / 지민이와함께라면 / 태형아 / 구리짱짱 / 봄 / 갈매기끼룩 / 자몽 / 슬요미 / 퓨어 / 다굠 / 짜끄리 / 감자깡 / 우리둘이둘리 / 민윤기 코딱지 / 곰씨 / 배꾸 / 집순이 / 0808 / 창문너머할매 / 꾹토끼 / 찡찡이 / 꽃님 / 슈웁슙 / 유로파 / 나사용법 / 마을버스 / 세균맨 / 뷔러먹을 / 공격 / 뚜루루☆ / 밤비 + 신청은 받지 않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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