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은 항상 어뤠이즈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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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또 초록글에 올랐습니다. (넙죽)
이 영광을 오늘 생일인 우리 천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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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 전일거야. 네가 춤으로 플레디스 오디션에 붙은게.
오디션에 붙었다는 소리를 듣고 어렸을때부터 아이돌의 꿈을 품어온 너는 앞뒤잴 것도 없이 당장 짐을 싸고 서울로 상경했어.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상경까지 한 이상 너는 절대적으로 이번에 데뷔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쓰러지듯 잠들어 하교할 때 깨어날만큼 넌 지독한 연습벌레였지.
학교에서 저녁을 먹자마자 바로 튀어나가 연습실로 갔고 새벽에 자취방으로 돌아가 최소한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만 수면을 취했어.
그러다보니 네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트레이너 선생님들께 좋은 평가를 올렸지.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런 생활 패턴 때문에 학창시절의 추억이 얼마 없다는 거야.
그렇게 일년 정도를 연습생으로 살았을까 네가 16살때였어. 갑자기 부사장실에서 호출이 있었지.
혹시라도 네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나 이대로 짤려버리면 어쩌나 덜덜 떨리는 손으로 부사장실의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어.
소파에 부사장님이 인자하게 앉아계셨고 다행히 그표정을 보며 네가 생각한 종류의 일은 아니겠다 싶었지.
" 부르셨어요?.. "
조심스레 부사장님의 손짓에 따라 맞은편 소파에 앉았고 부사장님이 입을 떼셨어.
" 연습 열심히하고 있다는 소리 들었다. 실력도 많이 늘었다면서. "
" 아닙니다. 아직 많이 모자랍니다. "
" 너를 이렇게 따로 부른 이유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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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실에서 얼이 빠진채 터덜터덜 걸어나왔지. 그리고 문앞에서 대기하시고 계시던 팀장님의 안내에 따라 어디론가 끌려갔어.
그 때 네가 부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받았던 그 쇼크는 아직도 잊지못해. 머릿속이 하얗게 지워진다는 느낌이 바로 이거구나 싶었고 소속사를 나갈까 까지 고민했어.
부사장님이 하신 말씀은 다름 아닌 너의 세븐틴 합류.
세븐틴이라는 이름은 소속사에 들어오기 전부터 알고있었어. 적어도 자기가 들어갈 소속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알아야 했으니까.
몇년동안 인터넷에서 언플을 한것도 몇번 봤지만 이름도 모르고 연습실을 오가다가 몇번 마주쳐서 인사한 게 전부였어. 그냥 거의 남이었지.
세븐틴 연습생들을 보며 든 생각은 '참 사람 많다.', '언제 데뷔할까.', '나보다 빨리 데뷔하겠지? 부럽다. ' 이 정도. 깊게 생각해본적 없는 분야였어.
그런데 그런 네가 세븐틴에 합류하게 되다니.
그것도 유일한 '여성 멤버' 로
팀장님이 너를 연습실 안으로 데려갔고 그 문을 여니
연습생 시절의 세븐틴이 모여있었어.
갑자기 누군가 들어오니 열심히 춤연습중이던 멤버들이 뚝 동작을 멈췄고 덩달아 댄스트레이너 선생님이 노래를 멈추셨어.
형용못할 쎄한 정적이 흘렀지. 트레이너 선생님은 알고계셨다는 듯 자연스럽게 물통을 들고 자리를 비우셨고 멤버들은 영문을 몰라 서로 쳐다만 보고있었지.
팀장님이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으시고 말을 시작하셨어. 옆에서 온갖 주목을 받고 있던 넌 당장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갈뻔했어.
쟨 누구야 쯤의 눈빛을 전부 받아내고 있는데 무안하고 민망스러워서 견딜수가 없었지.
" 새 연습생 들어온다는 건 사전에 공지했지. "
아무대답없는 멤버들.
팀장님은 네 등을 팍 밀치셨고 갑자기 뒤에서 미니 확 앞으로 떠밀려진 너는 얼떨결에 멤버들 앞에 섰어.
아이들의 낯빛이 점점 굳기 시작하고 팀장님또한 그걸 눈치챘는지
" 김세봉이다. 오늘부터 같이 연습하면 되고 잘 챙겨주도록. "
하고 말씀하시더니 후다닥 나가버리셨어.
이 상황에 멘붕이 온 멤버들은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어. 화가 나서 방을 나가버리는 사람도 있었고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안을 계속 빙빙 돌면서 허 바람빠진 웃음을 짓는 사람도 있었고 구석으로 가서 주저앉아 버리는 사람도 있었어.
본인들은 분명 보이그룹으로 데뷔하게 돼있었는데 뜬금없는 혼성그룹 발표에 다들 꽤나 화가 난듯 싶었지.
아무래도 데뷔했을 때 받게되는 조롱과 비웃음들이 눈에 선했으니 말이야. 남자 무더기에 껴있는 홍일점이라니. 대중들에겐 딱 좋은 먹잇감이었지.
혹시나 너 때문에 피해를 보게될 수도 있으니 처음엔 네게 호의적이지 않았어. 너도 그럴만하다고 납득해서 인지 그 상황이 너무 미안하고 뻘쭘했어.
너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기만 했어.
그 싸한 공기 속에서 네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숨소리를 죽이는 것 밖에 없었지.
네가 거의 울기직전까지 갔을 때 누군가 네 뒤에서 네 등을 툭툭 두드렸어.
" 안녕. "
최승철이였어. 맏형답게 네게 먼저 말을 걸어왔어. 빨개진 눈을 빠르게 수습하고 최대한 밉보이지 않으려고 밝고 예의바르게 인사했어.
" 네..네!! 안녕하세요!! "
승철이의 낯빛도 조금 어둡긴 했지만 네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최대한 웃고 있는 게 눈에 보였어.
승철이도 괜찮은 척하고 있지만 속에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당혹감이 가득했겠지.
" 지금 분위기가 싸한건 이해해줘. 이게 네가 잘 못한건 아니지만 애들이 당황스러운건 어쩔수 없을테니까. "
" ..당연하죠!! "
이 때 네게 보여준 최승철의 배려 덕분에 지금까지도 네가 믿고 가장 잘 따르는 멤버가 최승철이야.
다른 아이들에겐 나이 상관없이 머리끝까지 기어올라도 최승철 앞에선 순해지고 충성을 다하지. 맛있는게 생기면 가장 먼저 승철이 입에 넣어주고.
거의 네게 아빠같은 존재야.
네가 뻘쭘하지 않도록 계속 질문해오는 승철이에게 웃음지으며 똑부러지게 대답하고 있을 때
저기 구석에서 싸늘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와.
" 야. "
이지훈이였어. 구석 테이블 의자에 몸을 축 늘어뜨리고 앉아 너를 못마땅한 눈으로 흘겨보고 있었지.
" 시끄러. "
승철이 덕에 조금이나마 풀어지고 있던 분위기를 다시 싸하게 굳혀버리지.
옆에 있던 승철이도 당황해 하면서 이지훈에게 그러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이미 이지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는 상태같아보였어.
" 너 춤 한번 춰봐. "
" 네?.. "
" 춤으로 들어왔다며. 니가 뭐 얼마나 그렇게 잘 추길래 남자들 사이에 끼워 넣었는지 보자. "
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오디오를 틀었고 벽에 기대어 너를 주시했지.
기분이 좋지 않던 다른 멤버들도 이지훈이 엄청 세게 나오자 다 당황한 눈치였고 오히려 너보다 더 당황하며 이지훈을 말렸어.
하지만 이지훈은 아랑곳않고 오디오의 소리를 더 크게 키웠고 빨리 추라며 재촉했지.
겁에 질려 몸이 굳어 버린 너는 춤은 커녕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어. 노래 한곡이 끝나버리고 오디오가 뚝 멈췄어.
이지훈은 그럴줄 알았다는 눈빛으로 네 앞으로 다가와서 한참 너를 노려보더니 독사처럼 쏘아댔어.
" 니가 순영이보다 잘 춰? 안무를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 "
" .... "
" 니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하냐? 어느 분야에서 얼마나 천재길래 잘 만들어져 가는 팀을 엉망으로 만드냐고. "
몰아붙이는 이지훈 때문에 숨이 턱 막혀왔고 처음엔 미안하기만 하던 너도 서서히 열을 받기 시작해.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호락호락한 성격은 아니거든. 하지만 여기선 네가 가해자 아닌 가해자 입장이므로 조금만 더 참아보기로 해.
하지만 이지훈의 입은 멈출 줄을 몰랐어.
" 우리 적어도 10인조 이상으로 만들어질 팀이었어. 근데 거기에 여자가 들어온다고? "
" ... 저기요.. "
" 무슨 소리를 들을줄 상상이나 해봤냐? 무슨 비웃음을 살지 생각해봤.. "
" 너나 조용히해. "
.
.
.
" ..ㅇ..아..? "
" 세봉..아.. "
" 세봉아!!!! "
" 어어..어?! "
" 방송중에 무슨 넋을 그렇게 놔. 정신차려. "
옛 생각에 잠겨있었더니 방송 중인것도 깜빡하고 너무 깊게 빠져버렸어. 그 뒤 일이 더 스펙타클한지라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었지.
옆에 앉아있던 정한이가 너를 잡아 흔들며 네 이름을 조용히 불러준 덕에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지.
앞에선 전원우가 되도 않는 성대모사를 하며 엠씨들에게 몰이를 당하고 있었고 그걸 본 정한이가 정말 측은하다는 말투로 중얼거렸어.
" 쟤도 참 애잔하다. "
그러다 코너가 바뀌고 시작하게 된 게임. 일단 두명씩 짝을 지어하는 게임이라 7명이 나머지 멤버 이름이 적힌 종이를 뽑아야 했어.
이지훈이 뽑을 차례였고 제발 너는 자기만은 아니게 해달라고 빌고 빌었지.
뽑은 종이를 카메라에 들이밀더니 카메라가 돌아가자 조심스레 한숨을 후 내뱉는 이지훈. 그리고 종이를 든 채 네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와.
" ... "
나란히 서자 둘다 급작스럽게 아무 말도 없어졌고 그걸 눈치챈 다른 멤버들까지 괜히 어색해져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지.
게다가 게임들은 왜이렇게 스킨쉽을 요구하는지.
안아서 풍선터트리기. 2인 3각 등. 어쩐지 코너 이름이 우정 어쩌고 하더니 멤버들간에 우정을 키운다는 명목의 몸쓰기 코너였어.
미션을 부여받은 너와 이지훈은 한참 서로 눈치만 보고 고민을 하다가
평소 승부욕 넘치는 너였지만 그냥 1라운드에서 탈락해버리고 말아. 그리고 이지훈과의 짝타임은 끝이 났지.
**
[ 이지훈이랑 김세봉이랑 어색하다는거 참트루??? ]
그 씹귀의 결정체 요정라인이? 이지훈한테 작곡도 배운대서 둘이 짱친인줄 알았는데...
세봉이1 오늘 나온 예능만 봐도 그러하다 ㅇㅇ
L 세봉이2 둘이 어색해서 미치는 게 다 보임.
L 세봉이3 너 봉말 듣고 보니까 진짜 그런다.. 그 승부욕 넘치는 세봉이가 저렇게 얌전한거 처음봐...
세봉이4 둘이 붙어있는 짤 보는게 부승관 가만히 있는 거 보는 것만큼 희귀함.
L 세봉이5 은근한 부승관 디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지훈이랑 김세봉 좀 친해져라ㅠㅠㅠㅠㅠㅠ ]
하는데 진심으로 콧구멍에 양말을 쳐쑤셔넣고 싶지.
" 다들 잘 들었지. "
" 응. "
뭘 잘 들었다는거지? 거실로 들어서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벽에 몸을 감췄어. 이 자식들이 너 빼고 무슨 작당을 하나 엿들으려고 말이야.
" 내일 7시에 출발한대. "
" 뭐가 그렇게 빨라. "
" 조용히해! 우리애가 외간 남자랑 화보를 찍는다는데! "
버럭 소리치는 권순영.
젠장. 아무래도 너와 매니저오빠의 대화 내용을 들었나봐. 그런데 저 대화내용이랑 무슨상관이 있나 계속 해서 들어보니
" 어디 스튜디오인지 다 알아놨으니까 내일 6시에 다들 일어나. "
승철이의 목소리.
" 혼자 가게는 못 냅두죠. "
" 남자는 우리빼고 다 개새끼들이야. 개새끼. "
그 뒤를 잇는 최한솔과 전원우.
아무래도 따라올려는 심산인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