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브금 넣었는데 오류가 있나보네요... 모바일로는 왜 안 뜰까요?이 노래 들으면서 쓴 글이라 분위기랑 잘 맞는데... 아쉽네요 헝... ㅠㅅㅠ
OHH AHH하게-TWICE
[방탄소년단/전정국] 이과 왕자님이 날 좋아할 때의 대처법 04 (부제: 단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어떤 사람은 어머님이 누구냐고
신선하게 말 걸어도
아무 느낌이 안 들죠'
그래... 전정국이 처음 치대면서 지랄할 때만 해도 별 느낌 없었다 이거지...
'하지만 나도 누군가 하고 사랑에
빠져보고 싶어 Baby
잘 들어요 내 Boy'
근데 어째서 내가 전정국을 Baby, 내 Boy 이따위로 부르고 있는 건데...?
'단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걸
알게 해주는
사람 기다리고 있는 걸
얼마가 돼도 기다리고 싶어
I just wanna fall in love'
사랑에 빠지고 싶은 건 맞다만 왜 자꾸 전정국을 떠올리냐고 나년아!!!
OHH AHH하게-TWICE
"김탄손 시끄럽게 하지 말고 자라 이 년아!!!"
"아 엄마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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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급식 뭐 나오냐?"
"오늘 파스타 나온다 캤던 것 같은데... 수정아 맞나?"
"어 잠만, 김급식 좀 보고... 어 맞다. 파스타랑 수제 햄버거, 초코 슈랑 또 또 초코에몽 나온디"
웬일로 학교 급식이 호텔 급인가 싶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번 주가 잔반 없는 주였던 것 같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발악 메뉴랄까... 은승조가 준 좆 같이도 유치한 경고는 금세 지워내고 교실로 돌아와 아직 오지 않으신 선생님과의 수업을 대신해 배주현, 정수정과 급식 얘기를 하는데 정수정이 급작스레 김남준 얘기를 꺼낸다. 옷 입는 스타일도 맘에 들고 말투도 이상형에 거의 일치한다며 확 꼬셔버리겠다는 딱 저돌적인 이 시대 여고딩스러운 멘트였다. 그런 정수정에 비해 배주현은 찌질하게 민윤기... 민윤기는 그냥 다 좋다... 하며 떨리는 동공을 주체하지 못했다. 허, 그렇게 좋은가... 정수정과 배주현을 따라 전정국의 옷 입는 스타일과 말투 등을 떠올려봤다. 흰 무지티에 검은 바지. 갈색 워커에 회색 아이폰. '헐 미친, 나 전정국 핸드폰 색깔도 알아? 웬일이야 진짜...' 순간 놀란 마음에 눈을 동그랗게 뜨자 배주현이 갑자기 돌았냐며 내 이마를 짚었다. 응, 나 전정국한테 돌은 듯... '정신차리자 탄손아 너 지금껏 남자에 관심이라곤 쥐뿔만큼도 없던 애잖아....' 갑자기 생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게 다 나를 소개팅에 데려간 배주현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배주현의 팔뚝을 아프게 않게 꼬집었다. 영문 모르는 배주현은 씩씩대더니 또 비염으로 가득찬 코를 킁킁대며 엎드릴 뿐이다. 그건 배주현이 삐칠 때마다 하는 행동이니까. 정수정이 배주현 삐쳤다며 장난을 거는데 많이 졸렸는지 어느새 또 잠이 든 모습이다. 비염 탓에 입으로 숨을 쉬며 컥컥대는데 민윤기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생각을 할 때쯤 수업이 시작되어서 난 필기에만 집중해야 했다.
문학 수업은 느리게도 지나갔다. 평소에도 지루했는데 오늘따라 어쩜 이렇게 더 지루할 수가 있는지 진정으로 수학을 조금만 더 해서 이과에 갈 걸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과학 생각이 나서 포기했다. 교과서를 탁- 소리나게 덮는데 교실 뒷문에 여자 애들이 와글바글 모여 있다. 또 무슨 얘기를 하나 관심은 갔지만 크게 궁금하지 않아서 일어나지 않은 배주현을 뺀 채 정수정과 수다를 떨었다. 저벅저벅 누군가가 우리 곁으로 오더니 비워진 내 앞자리. 즉, 정수정의 옆자리에 앉았다. 김남준이, 앉았다.
"마, 이따 전정국이 축구할 때 니 오라 카든데"
"그거 민윤기가 말하고 갔는데...?"
"아 맞나? 그 새끼 그거 또 괜히 여러 명한테 전달시킸나 보네. 내도 축구 나가는데"
"너 축구 잘해?"
"키퍼다 키퍼 ㅋㅋ 잘하긴 개뿔이. 몸빵으로 겨우 막그든"
정수정이 옆에서 답지 않게 조신한 웃음을 보였다. 장난스레 정수정에게 김남준 앞이라 그렇게 웃냐고 물으니 급정색하며 원래 이렇게 웃는다고 같잖은 대답을 돌려준다. 오늘 아침에 박지민이 배주현한테 장난치다 까인 거 가지고도 너 존나 크게 웃었잖아... 그렇게 말하려다가 정말 맞을 것 같아서 가만히 짜져 있었다. 김남준은 그런 정수정을 한참 바라보기만 했다. 존나 사랑에 빠지셨어요? 그렇게 정수정, 김남준과 한참 떠드는 와중에도 몰래 몰래 축구하는 전정국을 상상하는데 뒷문이 다시금 열리더니 여자 애들의 환호 소리가 들린다. 이번엔 또 뭐야? 오늘 우리 반 왜 이렇게 시끄러워? 그 소리에 배주현도 잠에서 깨, 네 명이 고개만 뒷문 쪽으로 슥- 돌리는데 따발총 같이 빠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와, 존나 우리 학교에 에미넴이 재학 중이었나?
"7반 김탄손!!! 11반 전정국이 니 오늘 5교시 축구 예선 안 오면 문과층 엎어뿐단다!!!"
"오... 세상에나... 존나 쪽팔려라..."
도대체 전정국 저 새끼는 축구 보러 오라고 몇 명한테 전달시키는 거야? 민윤기, 김남준에 이어 저 녀석까지 벌써 세 명 째다. 아직 1교시 겨우 끝났는데... 해맑게 웃으며 랩하듯 빨리 말하고 돌아가려던 김태형은 우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더니 김남준이 왜 여기 있냐며 연예인 사생팬들 마냥 철거머리처럼 척 달라붙은 여자 애들 틈 사이에서 빠져나와 우리 자리로 왔다. 김남준도 설명하러 온 거라고 상황을 말하자 김태형이 꽤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얜 또 왜 이러나 싶어 표정이 왜 그러나 싶었는데 뒷문이 한 번 더 시끌벅적해진다. 이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다음 타자는 정호석으로 찍어보겠어.
"다들 와 여 있는데? 당황스럽구로 ㅋㅋ 정모가?"
"야, 호석아. 너도 축구 설명ㅎ..."
"아들 자꾸 오게 해서 미안 ㅋㅋ 웬만하면 자꾸 말해주는 게 안 잊아뿔 거 같아가 보이는 아들한테 다 말했는데... 시간 되면 7반 가서 김탄손이한테 꾹이 축구 보러 오라는 거 전달 쫌 해달라고"
"지금 민윤기, 김남준, 너, 정호석 네 명이야. 뒷문에 저 득실대는 애들 꼴 좀 봐라"
김태형이 머쓱하게 웃으며 뒷문을 보자 정말 연예인 구경이라도 난 듯 문과반 여자 애들이 득실대고 있었다. 문과층에서 보기 힘든 얼굴, 그것도 잘생긴 얼굴들이니 나 같아도 얘네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구경 정도는 한 번 하려고 했을 것 같다. 배주현이 민윤기 얼굴은 다른 애들에게 보여주기 싫다며 민윤기가 지금 없어서 다행이란 소릴 하자 정수정이 다시 한 번 빵 터지려다가 김남준의 눈치를 보고는 입 크기를 줄였다. 너 그렇게 웃어도 김남준은 이미 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튼, 전정국의 축구 예선 경기를 잊지 말자고 다짐하는 동안 쉬는시간과 수업이 빠르게 지나갔고 점심을 알리는 종이 쳤다.
종이 치자마자 배주현은 배가 고프다며 손을 배에 얹고 밥! 밥! 하며 나와 정수정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는데 내 머리 위에 뭔가가 탁- 얹어진다. 뭔가 싶어 뒤돌아보니 교복 셔츠에 눈에 들어온다. '뭐야, 이 날씨에 아직도 나처럼 하복 입고 다니는 애가 있어? 오늘은 춥던데...'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하자 전정국이었다. 그래, 씨팔... 내가 전정국 가디건 얻어 입었지... 내 머리 위에 얹혀진 건 전정국의 큰 손이었다. 몰랐는데 나와 배주현, 정수정 뒤로 전정국네 무리 애들이 주루룩 서서 우리 치마를 보호한답시고 서 있었다. 병신들, 올라갈 때 가려주는 건 고맙겠지만 내려갈 땐 대체 왜 가려주는 건데? 헛웃음을 흘리자 전정국이 웃지 말란다. 당황해서 이유를 물으니 예뻐서 다른 애들이 찜할까봐... 닭살이 돋는 내 몸을 겨우 진정시키고 급식실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학교 건물을 빠져나와 급식실이 있는 도서관 건물로 이동하자니 태양이 순식간에 내 온몸을 감쌌다. 몸에 열이 많은 데도 아침엔 추워서 춘추복을 입고 올 걸... 싶었지만 전정국의 두툼한 춘추복 가디건을 입은 현재 상황으로썬 점심시간인 지금이 덥기만 하다. 초딩 때 배웠던 것 같은데, 태양의 남중고도 어쩌구... 아 몰라, 난 초딩 때부터 이과목 포기자였나? 그런 생각을 하며 어느덧 우리 옆 쪽에 선 무리 애들 속으로 파고들어 벗은 가디건을 전정국에게 돌려주니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안 받을 거야?"
"...웬만하면 쫌 입지?"
"왜"
"그, 그..."
"그 실어증 극복하는 듯한 말투는 뭐냐?"
말끝을 흐리는 전정국이 답답해서 애를 먹을 때쯤 전정국이 내 손에 들린 자기의 가디건을 앗아갔다. 진작 좀 가져가지, 팔 아프게- 우리가 얘기할 동안 저만치 앞서 간 애들을 따라가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걷는데 전정국이 뒤에서 나를 슬그머니 안았다. 당황해서 뭐 하냐고 물으니 답도 없이 백허그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크고 뭉툭한 손으로 내 허리에 서툴게 가디건을 묶어준다. 전정국의 섬유유연제 향이 잔뜩 풍기는 그 가디건을 말이다. 허리 근처에 전정국의 온기가 닿았다가 슬쩍 떨어진다. 그러더니 다시 나를 안는다.
"니... 그, 치마 짧거든. 쫌 늘려 입어라, 빤스 다 빈다"
"속바지 입거든 미친놈아..."
"미친놈은 아인데"
"그럼 싸이코"
"그건 인정"
"애들이 우리 다 쳐다보는데 가디건 다 묶었으면 팔 좀 풀지 그러냐"
"싫다. 니 샴푸 냄새 좋다"
싫다는 말에 전정국의 팔을 뿌리치고 애들에게 뛰어가자 날 부르는 전정국의 낮은 목소리가 도서관과 본관 사이, 그 사람 많고도 넓은 교정을 가르며 크게 울려퍼진다.
"찹쌀떡, 같이 쫌 가자!"
전정국의 말을 무시하고 걷는데 급식실 근처로 갈수록 길게 늘어진 줄을 보며 한숨만이 나왔다. 줄 맨끝에서 우릴 기다리는 애들의 우울한 표정을 보며 배고픔을 단숨에 인지할 수 있었다. 오늘은 아침도 안 먹었는데 왜 이리 배가 안 고프지? 아침 댓바람부터 은승조한테 욕을 오질라게 먹어서 그런가, 어후. 인상을 쓰며 김석진의 뒤에 서자 간만에 봐서 반가운지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김석진의 손과 내 손이 맞닿으려는 순간 전정국이 급하게 뛰어오더니 헥헥대며 우리의 손 사이를 갈랐다.
"미친놈. 내랑 김탄손 손이랑 닿으면 쫌 덧나나?"
"흐으... 어 ㅋㅋㅋ 덧난다, 와 ㅋㅋㅋ 드릅나? 헤에, 아 숨 차. 쌀떡이 가시나야, 사람이 부르면 뒤도 쫌 보고 캐야제. 혼자 막 가는 게 뭔 센슨데?"
헥헥대며 김석진을 향해 얄밉게 웃어보이던 전정국이 정색하더니 내게 핀잔을 줬다. '그러니까 쪽팔리게 누가 애들 다 보는 앞에서 나 껴안으래, 싸이코야?' 반박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전정국은 좋으면 된 거라는 좆 논리로 커버치며 날 당황하게 할 말들을 늘어놓을 게 분명하기 때문에 그냥 말을 아꼈다. 그렇게 떠들며 줄을 서는데 은승조가 저만치 앞에서 인상을 쓰며 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년은 전정국이 그렇게 좋을까 싶어서 괜히 은승조와 눈을 마주치며 전정국의 얼굴을 한 번 만졌다. 꽤 당황한 듯한 전정국의 뭐 하냐는 말엔 대충 얼굴에 흉터 왜 냤나는 변명을 덧붙여주었다. 은승조는 분명히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는데도 내가 전정국의 얼굴을 만지는 걸 보더니 고개를 휙- 돌렸다. 나이스, 한 방 먹인 거 맞지? 혼자 신나서 낄낄대는데 전정국이 내 볼을 쿡 찌른다.
"뭐"
"사람 설레게 했으면 뭘 더 해야 될 거 아이가?"
"뭘 더 해?"
"예를 들면 애교라든지, 손 잡는다든ㅈ..."
"시끄러워"
"어후 씨발, 니한테 뭘 바라는 내가 빙시다"
전정국이 한숨을 푹 쉬며 장난스레 내 뒷통수를 쳤다. 아마 오늘 급식이 좆 같았으면 기분이 나빠서 괜히 김석진에게 붙어 있었겠지만 급식이 맛있으니까 참는 거다. 급식을 먹는데 전정국네 무리가 오늘부터 같이 먹자며 자연스레 우리 테이블로 왔다. 남녀 합석 광경을 처음 본 애들은 그저 부럽단 눈길을 줄 뿐이었다. 앞 테이블에서 체할 듯이 빨리 먹고 자리를 뜨려는 듯한 은승조를 향해 마음으로 중지 손가락을 날려줬다.
"초코에몽 안 물 사람?"
"내 단 거 안 좋아한다. 꾹이 니 무라"
전정국이 식판을 놓고는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쑤시고 다니며 초코에몽 안 먹는 사람을 찾아 돌아다니더니 은승조와 은승조네 무리에게서 초코에몽 세 개라는 꽤 값진 수확을 거둬냈다. 전정국이 단 걸 좋아하나? 싶어 별 생각 없이 초코슈를 한 입 가득 물어서 얌냠거리는데 내 앞자리에 앉은 전정국이 초코에몽 세 개를 내 식판에 쿵- 내려놓고는 개썅 마이웨이의 포스로 밥에만 집중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한결같이 당황스러운 놈이야, 얘도.
"초코에몽 안 먹어?"
"내 단 거 안 좋아한다"
"그럼 왜 얻어 왔어?"
"니 좋아하니까"
옆에서 박지민과 김석진이 토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박지민은 먹던 파스타가 다 쏟아져나올 것 같다며 두 눈을 감았고 김석진은 전정국의 목을 한 대 후렸다.
"마, 니 김탄손 그래 좋으면 내 자리 바꿔줄까? 옆자리 놔두고 왜 앞에 앉는데?"
정수정이 웃으며 자리 바꿀 채비를 하며 일어나자 정수정 옆에 앉은 김남준의 표정이 격하게 어두워졌다. 다행히도 이어진 전정국의 답은,
"앞에서 봐야 쌀떡이 밥 묵는 게 잘 비제"
정수정이 혀를 끌끌 차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김남준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어후, 학교에서 커플 냄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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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손아 니 전정국 금마 줄 포카리 안 사나?"
"웬 포카리? 나 돈 안 가져 왔어"
"금마 축구할 때 포카리만 찾는 건 전교생을 넘어서 전국민이 다 알 텐데...? 닌 가랑 썸까지 탐시롱 것도 몰랐나? 걔 축구하면 더울 텐데 닌 뭐 해줄라고? 가시나들 지금쯤 매점서 금마 줄 포카리만 주구장창 사고 있을 걸?"
"썸은 개뿔이..."
점심시간이 끝나자 배주현의 말에 치마와 가방 옆주머니를 뒤져봤지만 나오는 건 달랑 500원짜리 동전 하나였다. 매점에서 포카리가 얼마였더라? 늦게나마 뭐라도 사기 위해 매점으로 갔지만 배주현의 말대로 이곳 저곳에서 이모, 포카리요! 하는 소리만 들려왔고 내 차례가 되자 포카리는 이미 다 팔려 있었다. 두 박스가 한 번에 나간 일은 처음이라며 놀란 매점 이모의 표정도 잊을 수가 없다. 그래, 애초에 포카리는 800원이었으니까 사지도 못 했을 거다.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며 500원짜리 복숭아맛 피크닉을 샀다. 배주현이 옆에서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전정국 줄 거냐고 물었지만 난 아무런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아니 뭐... 굳이 주려고 산 건 아니고... 그냥 걔 많이 받으면 내가 마시지 뭐...'
"야야, 패스 패스!!! 정국이 점마한테 주라고!!!"
"마, 낸테!!!"
매점 줄 때문에 5분 정도 늦게 도착한 운동장에는 월드컵 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구경 오신 할아버지 분들도 계셨고 아이들 데리고 산책 나온 듯한 어른 분들도 계셨다. 똑같은 교복 속에서 전정국을 찾는 건 그닥 어렵지 않았다. 하복을 입고 있었으니까. 아니, 솔직히 말하면 전정국이 뛰고 있는 운동장에는 하복을 입은 남자 애들이 서너 명 정도 됐다. 그런데 왜 전정국이 한 번에 눈에 들어오는 거지? 마음을 추스르고는 조회대 옆 그늘에 앉았다. 민윤기가 헤어밴드를 한 채 농구공으로 재간을 부리고 있었고 배주현은 내 뒤에 숨어서 그걸 지켜봤다. 김석진은 마침 잘 왔다며 응원봉을 나눠줬고 본격적으로 응원을 시작하는데 전정국과 같은 반인 김석진이 유독 크게 응원하는 바람에 중간 중간 쪽팔려서 얼굴을 가렸다.
전반전 내내 상대편 진영으로 넘어갈 리 없어 보이는 공은 박지민으로부터 전정국에게 패스되고 나서야 비로소 중앙으로 들어섰다. 시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제대로 보이지 않아 인상을 찌푸리니 방금 영어 수업을 들어서 안경이 있다며 내 얼굴에 쑤셔박듯 안경을 씌워준 김태형 덕에 경기를 잘 볼 수 있었다. 전정국은 중앙에서 드리블로 수비수 여럿을 다 뚫더니 한 번에 공을 차올렸다. 흰 하복 셔츠, 검은색 아디다스 반바지 사이로 보이는 허벅지 근육에 침을 꼴깍 삼켰다. 전정국이 공을 차올린 순간 거의 1/3은 되어보이는 인원이 일어서서 긴장하며 그걸 지켜봤다. 시끄럽게 뛰어다니던 김석진도 응원도구를 내려놓고 그 모습을 쳐다보기에 바빴으니 얼마나 중요한 순간이었는지 짐작이 갈 거다. 전정국이 차올린 공은 가볍게 날아올라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를 휘어잡을 듯한 기세로 전진했고 결국 골대가 공을 품었다. 전정국이 소리를 지르며 날뛰었고 김석진이 다시 응원도구를 손에 쥐며 방방 뛰어댔다.
남자는 남자구나. 새삼 꽤 멋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전정국이 우리를 찾는 건지 관중석 이곳 저곳을 쳐다보다가 나와 눈을 맞췄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 토끼 같은 웃음을 짓더니 운동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댔다.
"김탄손!!! 찹쌀떡 보고 있나!!!"
박지민과 운동장 반 바퀴를 돌며 신나게 소리지르는 전정국에 놀라 흠칫하니 배주현이 내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정호석은 이미 우리 몰래 사귀고 있는 걸 수도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난 극구부인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고개를 양 옆으로 휙휙 돌리는데 내 머리를 고정시키고 맞다며 고개를 대신 끄덕이는 전정국이 없으니까 왠지 모르게 허전한 기분이 들어서 느낌이 묘했다. 벌써 없으면 허전한 존재인가, 전정국이.
민윤기가 웃으며 전정국의 목소리를 따라하며 내 이름을 불렀다. 내가 하지 말라며 민윤기의 어깨 한 대를 치니 민윤기가 실실 쪼개다가 갑자기 목을 두어 번 가다듬고는 한다는 말이,
"배주현아. 니도 저거 해주까?"
"헤..."
배주현이 온 몸을 꽈배기 마냥 베베 꼬며 내 팔에 담쟁이 넝쿨처럼 찰싹 붙었다. 두 사람의 귀가 붉어져 있었다. 귀여운 썸질을 감상하는데 전반전이 끝났는지 휘슬 소리가 들렸고 헥헥대는 소리와 함께 운동장이 여자 애들로 꽉 들어찼다. 여기 저기서 전정국의 이름이 들려오는 걸 보면 분명 포카리 전해주러 간 애들일 거다. 운동장 구석으로 겨우 기어올라오는 박지민이 안쓰러웠다. 박지민도 제법 인기가 좋아서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같은 것들을 받긴 했지만 전정국과는 비교가 안 됐다. 저 멀리서 음료수를 입에 물고, 또 가득 안고 오는 전정국이 보였는데 가뜩이나 체구 작은 박지민이 더 초라해 보여서 손에 들고 있던 복숭아맛 피크닉을 박지민에게 주려고 했다. 박지민!! 소리치며 다가가니 박지민이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짝- 소리나게 손바닥을 맞대고 피크닉을 건네려는데 저 멀리서 밍기적거리며 걸어오던 전정국이 포카리를 바닥에 다 내던지고 전광석화처럼 달려와 내 손에 있는 피크닉을 앗아가 단숨에 들이켰다. 박지민의 얼굴에 서러움과 억울함이 잔뜩 보였다. 가뜩이나 두꺼운 눈두덩이가 더 두꺼워진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까.
"뭐 하냐?"
"골 넣은 내는 안 보이나?"
"박지민도 덥잖ㅇ"
"내도 덥거든!!!"
전정국이 눈썹에 힘을 팍 주고는 내 손목을 잡아 우리 자리로 날 데려갔고 박지민도 꾹아!!! 하며 따라왔다. 자리에 앉아 아까 전정국이 포카리를 다 쏟아놓은 곳을 보자 캔을 따지 않은 포카리를 나눠 마시는 11반 남자 애들이 보였다. 여자 애들은 전정국 준 걸 왜 마시냐고 소리치다가 전정국이 버리고 간 것도 못 마시냐는 남자 애들의 원성에 꼬리를 내리고 조용히 궁시렁대는 걸로 속상한 마음을 달랬다. 다들 수고했다며 부채질을 해주는데 전정국이 많이 더운 모양인지 온 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박지민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전정국에게 말을 걸었다.
"꾹아..."
"와?"
"니 복숭아 알레르긴 우짤 낀데...?"
전정국이 내 눈치를 힐끗 보더니 박지민의 등을 주먹으로 가볍게 때리며 조용히 하란 소리를 했다. 미안한데 다 들렸거든... 그깟 질투심에 무식하게 알레르기 있는 음료수를 마시다니, 전정국은 정말 무모하다. 후반전 경기를 알리는 체육 선생님의 말씀에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는 박지민과 전정국의 다리는 둘 다 새하얬지만 두드러기 반응이 올라와 분홍색으로 변한 전정국의 종아리 뒷면을 보니 겁이 나기 시작했다. 보건실에서 알레르기 약이라도 받아올까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본관 건물로 가려는데 정수정이 같이 가주겠다고 했다. 괜히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혼자 다녀온다니 요즘 은승조가 찝적대던데 조심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고 본관으로 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은승조와 그 애의 친구들이 앞을 턱 막아섰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려는데 은승조의 오른 팔 쯤 되어보이는 마르고 예쁘장한 여자 애가 내 어깨를 밀치며 하이톤으로 앵앵댔다.
"니는 전정국 복숭아 알레르기 있는 것도 몰랐나?"
"걔 주려고 산 거 아니야"
"지 줄 음료수도 안 사주는 아가 뭐가 좋다고 가는 그 지랄인데?"
은승조가 피식 웃으며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화장으로 떡칠한 얼굴 탓에 매연을 직빵으로 마신 느낌이었다. 워낙 기관지가 예민한 탓에 풍기는 화장 냄새를 이기지 못하고 콜록대자 은승조가 감히 얼굴에 침을 튀기냐는 식으로 혼자 빽빽대더니 내 볼에 약한 따귀를 날렸다. 큰 키 탓에 힘도 셀 줄 알았는데 별로 아프지 않아서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센 척해대더니 겨우 이 정도구나, 은승조는. 보건실 가야 되니까 비키라는 식으로 세 사람 사이를 파고들어 지나쳤다. 따라오지 않는 것 같길래 맘 편히 걸어가는데 뒤에서 머리채를 잡는 손길에 다리에 힘이 풀린 채로 본관 옆 수돗가로 질질 끌려갔다.
은승조의 친구들은 망을 봤고 은승조는 유치하고 같잖은 말들로 날 협박하며 몇 번씩 때리는 제스처를 하는 등 필사적으로 내게 겁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난 결백하게 말할 수 있다. 은승조는 정말 위협적이지 않았다. 이사간 지 얼마 안 됐을 당시에 서울에서 왕따를 당할 땐 그냥 따돌려진 것 뿐, 맞아본 적은 없었는데 뺨을 맞아도 아무렇지 않단 사실에 놀랐다. 계속 져주는 척하다가 한 번 이겨먹어보고 싶어서 은승조가 멱살을 잡거나 목을 할퀴는 행동을 할 때도 얌전히 있었다. 아예 반응 자체를 안 하니 재미가 떨어졌을 거다. 전정국에게서 떨어지면 조용히 지내주겠다는 은승조의 반복되는 유치한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멍을 때리자 은승조가 다시 한 번 팔을 올렸다. 그리고 그 팔은 곧 내 손아귀에 잡혀졌다. 제법 당황한 얼굴을 한 은승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평정심을 유지하려는지 애써 여유로운 척 웃어보였다.
"미친년이, 손 안 내리나?"
"센 척 적당히 하자. 하나도 안 무섭다, 진짜"
"허, 니 말이면 단 줄 아나?"
"화장 좀 연하게 해. 그러니까 화떡 소릴 듣지"
은승조의 손을 내리치고 어깨를 툭- 쳤다. 기가 찬다는 듯 한숨만 내뱉는 은승조가 다시 한 번 내 어깨를 잡아 돌렸지만 내가 더 빨랐다. 어깨를 잡는 은승조의 팔을 꺾어 정강이를 한 대 걷어차니 우스운 모양새로 아- 아! 하며 낑낑대는 폼이 참 드라마틱했다. 미안한데 나 중학생 때까지 태권도로 밀고가려고 서울로 이사갔던 거거든, 친구야. 은승조의 얼굴이 새빨개질 때까지 놓아주지 않다가 자존심이 상했는지 이젠 아무런 말도 안 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손을 풀어줬다. 그 상태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격분한 듯 씩씩대는 은승조의 곁으로 똘마니들이 뭉쳐 괜찮냐는 가식질을 선보였다. 우웩- 하며 토악질하는 시늉을 내보이곤 본관에 들어섰다.
"이제 오나? 그 쪽으로 은승조랑 똘마니들 가드만. 개안나?"
"태권도 배운 걸 어디다 써먹겠냐? 가끔 심심하면 써먹을 상황도 일부러 좀 만들어야지"
"허이구, 내 친구 무서워서 살겠나?"
시간이 꽤 많이 흘렀는지 정수정과 몇 마디 나누지 않았는데도 후반전이 끝났다. 민윤기는 다음 교시에 진행될 농구 예선을 위해 이미 연습하러 코트로 간 지 오래였다. 전정국은 또 포카리를 잔뜩 받은 채로 박지민과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땀에 쩔은 모습이 안쓰러워 부채질을 하며 알약을 건넸다.
"이기 뭔데?"
"너 복숭아 알레르기라며. 보건실 가서 알레르기 약 받아왔어"
"..."
"뭐야, 그 미적지근한 반응은?"
손에 알약을 쥐어주자 전정국은 나와 연분홍색 알약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더니 먹지 않고 주머니에 넣었다. 뭐 하는 짓이냐 물으니 집 가보로 모실 거란다. 역시 싸이코다운 발상이다. 배주현이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민윤기 경기를 보러 가자고 했고 무리가 일제히 일어서며 엉덩이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아 맞다, 나 앉으면서 전정국 가디건 깔고 앉은 것 같은데...' 뒤늦게 확인하자 흰색 가디건에 연갈색 물이 들었다. 당황한 얼굴로 전정국을 바라보자 전정국이 포카리를 원 샷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똥 마려운 개처럼 뭘 그래 쳐다보는데? 내 잘생깄나?"
"아 뭐래... 아니, 이거 가디건에..."
전정국이 가디건에 든 흙물을 보며 웃었다. 쟨 24시간 뭐가 저렇제 좋아서 맨날 웃을까.
"니 치마에 물든 것보단 낫다. 맞제?"
"어...?"
큰 손으로 또 머리를 헝클였다. 아무렇지 않은 척 배주현을 따라 민윤기가 연습하고 있는 농구 코트로 갔다. 가는 도중 전정국을 훔쳐보려고 흘끗 뒤로 돌았는데 아무 말 없이 날 보며 웃는 채로 걸어오길래 당황해서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전정국은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그런 기분을 알려줄 줄 아는 애인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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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영 안녕하세영입니다... 하... 쓰는 도중에 임시저장 안 했는데 쪽지 울린 거 실수로 바로가기 눌러서 중간 내용이 통째로 사라져서 울 뻔 했어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없는 탓에 윤기 농구 장면은 다음 편으로 연기될 것 같습니다, 기대하신 분들 넘나 죄송해요 ㅠㅅㅠ
저 많이 안 늦었죠? 칭찬해주세요 헤헤 ,,^ㅁ^,,
다음 편도 늦지 않게 가져올게요... 독자님을 살랄핼욜...
아 맞다 오늘은 분량 낭낭하게 한 번 준비해봤어요... 그동안 제 분량이 좀 적은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대신 양심 없게 5p추가했슴다 절 용서하세요 ㅠㅅㅠ
-암호닉-
암호닉은 새로운 편이 올라올 때마다 그 전 편을 기준으로 업로드됩니다!
새로 신청하신 분들 중 기존 암호닉과 같은 이름으로 신청하신 분들은 죄송하지만 제외했어요, 다른 이름으로 신청해주세요!
밍디밍디★ 다람이덕 밤이죠아 요괴 초딩입맛 호비의 물구나무 니나노 권지용 REAL 초코송이 ㅈㅈㄱ 아몬드봉봉 민군주님 고답이 민블리 꾸꾸 망고빙수 딸기 스무디 맙소사 마틸다 요를레히 꾸기꾹이 울컥 영고로 트위티 아이스크림 짐니덕후 마음 마시마로 크레이프 지민쓰짝사랑 ☆☆☆투기☆☆☆ 침을태태 삼일 노른자 닭키우는순영 땡스투전정국 빅히트박뿡 전정국(BTS/19) 문과평민 텔정퉬쉘문퉨쉘 양이 덕질인생 0418 웬디 채꾸 쌀떡아 구구마 꽃놀이 부랑이 뿌꾸뿌꾸 초코칩꾸기 창문너머할매 국쓰 체블 산딸기 별처럼 흥탄♥ 소뿡 이부 방탄나라 정국공주 내손종 자몽 쿠야쿠야 희망 이과공주님 정국노래자랑 사이다 꾸가 찹쌀떡 민빠답없 뿌뽀뿌 침침 구리구리 러블리꾹 윤블리 문과왕자님 곰탱♥ 하얀설탕 꼼데 호시기호시기 은하 소금 너를 위해 방치킨 첼리 태태요정 플랑크톤회장 연이 연수 슈팅카트 치즈케익 모찌 양념치킨 boice1004 음소거 음치 티록신 아침짝 만두짱 미니미니 돌하르방 딱풀 퍼플 정국이는나의정구기 대구서울혼혈녀 후엥 침침 비투 콜라 미늉기 용서노노해 눈부신 1230 작가님사랑해여 수액맞는민윤기 뿌야 독자1 슝첸 가으루 복동 마름달 93 전정구기 짐잼쿠 현지짱짱 1014 으앙랑훙헹 슈슈 국쓰 블락소년단 슙큥 론 110221 들레 종구부인 넌나의첫번째 망고마이쩡 태태한 침침이 망고 인연 자몽자몽 정국사랑나라사랑 이과내가간다 시나브로 짐그래 누네 박스 토마토 깨알 미니미니모 방구대왕뿡뿡 히동 밍덕 442 열음 ♥계란말이 소세지빵 꾹아 818 상상 샘봄 근육요정 로렌 두둥실 채꾸 아카쨩 산들코랄 곰 민자몽 지밍지밍 부산갈매기 반짝여보 새별 정국아 ㅈㅁ 페브릭 막꾹수 색시 #원슙 꼬부기 미적2 본시걸 7t 0913 충전기 삼디다스 집밥 흰색 호빗 뾰로롱 퓨어 북극곰 정콩국 슙토끼야 봉봉 디즈니 삼천판다 쿠야 밤비 지하 소녀 딥크 민윤기윤기윤기 김태태 민트 돌고돌아서 올림포스 민슈프림 동동이 이과 우왕굿 고구마 SAY 뚱 태퉤 링가링카 비키트박뿡 뚱이 알몽알몽 무미니 마시마로 꾸뀨♥ 상큼쓰 탱탱 슈가몽 이룬나비 또이 즴니 퓨마 박듀 즌증구기 0622 꾹이 모닝빵 제이 큄 봉봉 ㅇㅇㅈ 경유 슈가슈가룬 포도가시 꽁냥꽁냥 밖에박지민봤지 토토야 빵야 전루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