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 전하 납시오.
자신의 키보다 큰 북을 세번 연속으로 쿵쿵쿵- 치는 남자를 시작으로 왕위계승식이 시작되었다. 가장 좌측에는 기생들이 가장우측에는 성균관 유생들이, 또 왕석에 가장 가까운 자리에는 마지 못해 앉아있다는 티를 온 몸으로 팍팍내고있는 대신들과 재상이 자리했다. 세자빈은 왕실사람들의 반대로 이례적으로 왕위계승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제 처소를 지켜야만 했다. 평소라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세자도 웬일인지 별말않고 왕위계승식을 미루지 않고 진행했다.
세자, 그러니까 왕위계승식의 주인공인 남자가 곧 왕의 옷을 차려입고을 하고 어언 1년간 공석이었던 왕의 자리를 드디어 완벽한 왕의 행색으로 차지했다. 그렇게 남자가 왕의 자리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재상이 일어나 대신들의 중심에 섰다.
"세자 송구스러우나 궁 안에 불미스러운 소문이 났습니다!"
"세자빈과 합궁을 하셨다니요. 말도 안됩니다! 왕실의 품격을 떨어트릴 일입니다!"
"그것이 사실입니까!"
비장의 카드라도 꺼내든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왕에게 저렇게 우쭐대며 말하기가 쉽지 않았겠지. 남자는 그런 재상에도 제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런 남자의 태도에 모두가 의아함을 느낄때였다.
"성균관 유생들과 대신들이! 또 제가, 궁 안에 이 모든사람들이 합궁을 반대했사온데,"
"그 전에, 내가 먼저 말해도 되겠습니까?"
"..."
"김내관, 읊어주시오"
세자의 말, 이제는 왕이 된 남자의 말에 내관이 쏜살같이 앞으로 나와 문서에 적힌 글들을 차례로 읽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햇빛이 쨍쨍 내려쬐기 시작했고 햇빛때문인지, 그 문서의 적혀 내관이 읊고있는 내용때문인지 왕위계승식에 참여한 모든이들의 표정이 굳어져갔다.
"대신들은 들어라. 재상의 자리는 오늘 이시간 이후로 공석이다."
"또한 재상은 왕비에게 천박한 말을 담은 죄로 좌천을 시킬것이다."
"전하 어떻게 그런! 제가 30년이 넘는 세월을 궁에서 왕을 보필하며 보냈사온데,정말 말도 안되옵니다! 그렇지 않은가!"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재상의 닦달에 그저 그 문서의 적힌 내용을 되새기며 자기들끼리 눈치만 보던 대신들이 통촉하여 달라 말했다. 헌데 남자는 마치 이 상황을 모두 예상했다는 듯 여유로운 미소를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꿈쩍않던 입술을 열었다.
"무언가 착각을 하고있는 듯 한데, 대신들이 재상을 도와준다한들 제대로 된 보상이 하나 있겠습니까? 좋은 직책이 떨어지겠습니까"
"..."
"막말로 저자는 자신의 이익에만 눈이 먼 자인데 말입니까."
"..."
"그러니까 내 말은, 재상을 좌천시킨다 한들 재상을 계속 재상자리에 있게 한들 또 다른경우라 한들, 대신들에게는 어떠한 해도 있지 않을거란 얘깁니다."
대신들은 세자의 말에 의아해하며 그의 말을 곱씹다 곧 그 말 뜻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느꼈다. 자신들이 알고있던 그저 제 마음대로고 방탕하기 짝이없는 세자가 아니라는 걸. 남자가 말하고 있는 건 지금 자신들의 반역을 다 알고도 눈감아 준다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재상만을 벌하겠다고, 그렇기 때문에 면죄부를 받은 대신들은 더욱이 재상의 눈치를 보며 자신들끼리 수군거리기 바빴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신단 말입니까! 하늘이 노할 일입니다."
"하늘이 노할 일이라뇨, 재상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참 놀랍습니다. 재상 자신이 더 잘 알텐데요."
"..."
"이보다 더 가벼운 형을 내릴 순 없다는걸"
다시 내리쬐던 햇볕이 잠시 지나가고 구름이 졌다. 재상은 세자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세자 제 어미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 좌천을 시킨것도, 제 아비를 자연사로 위장한 죽음으로 왕의 자리를 노렸단 것도 모두 알고 제가 한 일 임을 알고 있을 세자가 내린 형은 실로 가벼웠다. 정말 이대로 끝인가 했다. 사실 재상은 꽤나 가벼운 형에 미심쩍기까지 했다. 왜, 제 어미 아비가 한 사람 때문에 죽었는다는데 저것으로 끝일 리가 없지 않은가.
재상은 아니, 더이상 재상의 직책에 있지 않은 남자는 평생 타던 말보다 훨씬 못나보이는 말을 탔다. 좌천에 행해지는거다.
"누군가 나를 죽이러 올 것이다!"
남자의 절규의 가까운 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남자는 한숨도 편히 자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이 왕의 어미를 이렇게 죽였기 때문이었다. 해서 왕도 똑같이 해줄거라 생각했다. 똑같이.
*
내관이 왕에게 아뢰었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 천인공노할 자에게 이리 가벼운 형을 내리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새 용서라도,"
"용서요? 내관은 제 어미와 아비, 친인척 까지 모조리 몰살 시킨자를 용서할 수 있습니까"
"
"아니라면, 왜 저리 가벼운 형을,"
"내관은, 괴로움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 감정인지 압니까?"
내관은 그제야 왕의 말 뜻을 이해했다.
*
"...오늘 밤에야 말로 오겠지."
벌써 남자가 한숨도 자지 못한지, 이주가 지났다. 남자의 눈가는 점점 초췌해졌으며 이미 나이가 지긋한 남자는 항상 깔끔히 했던 제 용모를 다듬을 새도 없이 하루하루를 두려움에 떨며 보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잠도 못자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또한 제대로 입지도 못한채. 남자는 이렇게 평생 살 생각을 하니 두려워졌다. 차라리 죽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제 몸이 제몸이 아닌 것 같은지는 이틀 밤을 샜을때 부터였으니 꽤 오래였고, 눈을 뜨고 제가 보는게 진짜 제 세상이 아닌 것 같았다.
아무것도 아닌 벌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한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헌데 이상하다. 하루 아침에 권력의 맛을 잃어버린 남자는 이미 그것 하나만으로도 좌천길이 힘들었다. 그런데 밤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묘한 시선은 남자를 불안함에 잠 못이루게 함에 충분했다. 그에 잠들기 전 베개맡에 칼을 숨겨두고 자는건 하루도 거르지 않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남자는 잠에 들기 무서웠다. 꿈에만 들었다 하면 꾸는 자신이 죽는 악몽을 또 다시 꿀까. 무서웠다. 무서워서, 자신을 해코지 하려는 자를 죽이려 베게맡에 둔 칼을 빼들어 제 목에 갖다대었다. 그러자 거짓말 처럼 근 2주간 자신이 느꼈던 시선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
검은 옷을 입은 자가 남자의 눈 앞에 나타났다.
"그래, 차라리 죽여라! 죽여!"
"..."
검은 옷을 입은 자는 말이 없었다. 그저 남자의 목에 남자 자신이 갖다댄 칼에 시선을 둘 뿐이었다.
"뭐하느냐! 죽이지 않고,"
그때였다. 검은 옷을 입은 자가 남자의 칼을 뺏어 든게, 남자는 눈을 감았다. 수 없이 많은 자들을 죽여왔던 남자, 나라의 왕과 왕비를 죽이기까지 한 남자는 모순스럽게도 자신이 죽을 생각을 하니 두려워졌다. 남자의 감은 눈이 파르르 떨려왔다. 그때였다. 인기척이 사라진게,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사라졌다. 그제야 떨리는 눈을 떠 그 자가 사라졌다는 걸 안 남자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차마 곧게 세우지 못한채 그 자리에서 넘어지듯 앉았다. 자신을 죽이지 않았다. 허나 자신을 죽여야 맞았다. ...다시 피로해왔다. 하지만 두려움에 잠을 자지 못했다. 대체 나를 어떻게 죽일까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남자는 더욱 불안해 졌다. 다시 불안함에 잠에 들지 못하는 남자였다.
*
이례적인일이라고 했다. 세자빈이 왕실 사람들의 반대로 왕위계승식을 보지도 못한 적이. 유생들도, 하다 못해 기생들도 보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별 감정이 없는 관계라 하더라도 마음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여자에게 세자빈이라는 계급은 놀이였다. 한순간이면 끝날 거니까. 그저 세자빈 행세만 해주면 된다던 남자의 말. 저 같은 계급의 여자가 필요하다는 말. 해주기만 한다면 굶을일은 없을거라는, 가족들의 생계도 충분히 꾸려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말. 여자는 저 같은 여자는 널리고 널렸으니 어쩌면 남자의 제안이 제게 온 행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행운을 충분히 즐겼었다. 여자는 가족들에게도 제 늦둥이 남동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관심을 받고 자라왔으니 남자의 관심은 어쩌면 마른하늘의 단비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러한 상황이 여자에게 헛된 꿈을 꾸지 말라고 꾸짖는 것 같았다. 재상을 벌하는 것이 목적이라던 남자가 재상을 벌하고 난다면, 그렇다면. 그 후에는, 이렇게 어느 순간부터 남자와 함께 궁안에서 있었던 일을 풍경하나도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보관해두고 있는 저를 발견했다. 주제에 맞지 않게 남자를 좋아하게라도 된 것인가.
"고생 많았습니다."
여자의 처소에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불쑥, 평소라면 제 뒤에 딸려있었을 궁인들도 없이 소리소문 없이 나타난 남자였다. 또 고생 많았습니다라고, 세자빈 놀이를 하느라 고생이 많았단 것일까. 별 말 아닌 남자의 말에 별 갖은 뜻을 다 갖다 대는 여자였다.
또 미안합니다.
남자가 여자의 목에 생채기마냥 나있는 상처를 매만지며 말했다.
울지 마십시오.
여자의 눈에서 나는 눈물을 어둠속에서도 용케 본 남자가 닦아주며 말했다. 왕은 알까. 여자가 왜 우는지를.
"이제 다 끝났습니까. 이제 저는 퇴궁하여도 되겠습니까?"
여자는 남자에게만큼은 쫓겨나는 기분이 들고 싶지 않아 괜시리 후련한 목소리를 내며 배짱을 냈다.
"예 물론,"
제 말에 다정했던 손길을 거둬가며 대답하는 남자의 말에 얼굴에 드러나는 서운함을 숨기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그랬었지요. 그런데 어떡합니까. 안타깝게도 빈은 이제부터 왕비 직을 수행하셔야 할 것입니다."
"...무슨,"
"궁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났거든요"
"왕과 왕비가 합방을 하였다고"
"이게 그 증거라고"
다시 한번 손을 올려 여자의 목에 난 상처를 아프지 않게 톡톡, 건드리며 말하는 남자였다. 남자가 여자의 목을 볼 때마다 제가 다 아픈 얼굴을 하면서도 여자의 목에 생채기를 낸 이유였다.
작가의 말 |
알죠? 기억나죠? 여자의 목에난 상처는 그거요. 네 불맠. 네 맞아요. 그거.
두려워 본 자는 두려움이 얼마나 무서운 감정인지 아는거죠. 윤기는 두려움을 재상때문에 느껴보았잖아요. 그렇게 때문에 저런 벌을 주었습니다. 자칫 약해보일수 있지만 윤기는 진실을 밝혀내지 못해요. 대신들은 제 편이 아니기때문에 증인도 없고 물증을 잡지 못하니 나름의 최대한의 형을, 그리고 대신들을 제 편으로 만들었죠! 아무래도 성군인 아버지께 잘 배운듯! 검은 옷을 입은자는 재상을 죽지 못하게 하는거에요. 더 두려움에 떨라고. 살아서. 〈아 나 왜인지 사이코같다. 또 아무리 폭군이라 한들 윤기에게는 왕이라는 직책이 결코 가볍지 않죠. 왜 여자하나땜시 저렇게해도 쫒겨나지 못함은 정치는 꽤나 하는거 같죠? 힁힁
또 와인때문에 시대를 헷갈려하시는 분들이있으셔서요! 짚고넘어가야죠! 고종황제님도 커피를 즐기셨대요. 그래서 술 좋아하는 우리나라사람들이 과연 뭔들 안먹어 보셨을까. 했더니만 역시 [기록에 의하면 고려시대 충렬왕(忠烈王), 고려시대 충숙왕(忠肅王) 때 왕이 몽골[蒙古]의 공주를 맞아들일 때 또 명성황후가 시아버지인 흥선대원군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달래려고 즐겨 마셨다는 설이 있다] 라고 하네여! 와인자체가 500년산도있구 왕비의와인? 이라는 와인도있대요~!
그리구 저 윤기 합성짤은 제가 해보았습니다. 하 저거한장땜에 늦게온것두 있어요. 글구 브금... 진짜 ㅠㅠㅠ이번화 브금 못고르게써ㅓ어 그것보다 방탄이들 이번컨셉...(말잇못) 왜인지 방탄이들 컴백떡밥 나올때마다 글쪄오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근데 이보다 더 늦으면 독자님들이 나 잊을까봐... 빨리오느라 오타는 나름 수정한다고하기는했는데 아마있을거같아. 있으면 알려줘ㅓ여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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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 해줘여
안받지않아여 받는다구여ㅕㅕㅕㅕ 계속 받구이써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