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조각
w. F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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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있는 가족들 사이에서 가만히 앉아 있던 성규가 아무도 모르게 살짝 혀를 찼다. 저딴 바보같은 개그 프로가 뭐가 그리 재밌다고 깔깔 거리며 웃어 대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빨리 집으로 가고 싶지만 이미 취한 아빠와 오랜 만에 만난 친척 분들과 얘기하느냐고 바쁜 엄마의 모습을 보니 이미 집에 가기는 틀렸다고 생각한 성규가 소파 뒤로 몸을 눕혔다. 맥주 더 없어?. 제가 사올게요!!. 어서 이 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인지 맥주를 찾는 친척 분의 말에 성규가 자신도 놀랄 만큼 벌떡 일어나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쳤고 그 덕에 집 안에 있던 시선들이 모두 성규에게로 한대 모아졌다.
"제, 제가 사올게요"
어색하게 웃으며 아빠에게 손을 내밀자 멀뚱히 성규의 손을 쳐다보던 아빠가 이내 아- 하면 바보같은 탄식과 함께 만원짜리 몇 장을 성규의 손에 쥐어주었다. 시원할 걸로 사와 우리 아들. 살짝 풀린 혀로 말하는 아빠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인 성규가 서둘러 집을 빠져나왔다. 하- 살 거 같다. 현관 문을 닫고 나오자 마자 불어오는 바람에 숨통이 다 트이는 느낌을 받은 성규가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근처 마트로 향했다.
"신분증 주세요"
"네?"
"신분증. 검사 좀 할게요"
신부증이라니. 겨우 동네 구멍가게 주제에.....서둘러 나오느냐고 친척 동생에 슬리퍼를 신고 나온 자신이 신분증을 챙겨왔을리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신분증 따위를 집에서 들고 오지를 않았다. 친척 집에 오면서 신분증이라니. 당황한 눈치로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핸드폰이 걸렸고 그에 아- 싶은 성규가 자신을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아줌마에게 무언가 제안을 하려 했지만 그런 성규의 의도를 안 건지 아줌마는 성규가 입을 열기 전에 재빠르게 성규의 말을 가로챘다.
"전화 확인은 안 돼요"
"아.....저, 그게 사실은 제가 집이 여기가 아니라 그냥 추석이라서 여기는. 그니까 친척....."
"여기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 놓는 성규의 모습에 계산대에 올려진 맥주를 다시 바구니에 담던 아줌마의 앞으로 신분증 하나가 제시 됐고 그에 성규의 시선도 자연스레 낯선 손에 들려진 신분증으로 향했다. 시발-. 신분증에 박힌 이름을 확인 하자마자 본능 적으로 욕을 내뱉은 성규가 옆에 서 있는 낯선 이를 확인하지도 않고 마트를 나섰고 그런 자신의 뒤로 딸그락거리며 맥주 병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김성규"
".........."
"오랜 만이네"
".........."
"오랜 만에 만났는데 안 반갑냐?"
".........."
"작은엄마랑 작은아빠는 잘 계시지?"
걸을 때 마다 쨍그랑거리며 맥주 병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추석이라고 다들 모였겠네. 수 많은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자 혼잣말인 거처럼 옆에서 쫑알거리는 소리에 결국 성규의 걸음이 멈췄다.
"왜 왔어?"
"추석이잖아"
"남우현 너 하나도 안 변했다"
"내가 좀 동안이잖아"
"뻔뻔한 새끼"
뻔뻔하게 자신을 보며 웃고있는 우현의 모습에 화가 난 성규가 입술을 깨물자 우현이 그런 성규의 입술을 자신의 손으로 매만지더니 성규의 뒷목을 끌어당겨 살짝 입을 맞췄다.
"개 같은 새끼"
"더 예뻐졌다"
"넌 진짜 개새끼야"
"보고싶었어"
보고싶었냐는 자신의 말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는 성규의 모습에 뒷목을 잡은 손에 살짝 힘을 준 우현이 너는?. 이라며 되물었고 그런 우현의 물음에 성규가 자신의 뒷목을 쥔 우현의 손을 떨쳐내고는 고개를 획- 들고 우현의 어깨를 잡았다. 개새끼. 욕을 하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이 살짝 웃자 성규가 그런 우현의 어깨를 당겨 먼저 입을 맞추면 우현의 입 속을 침범했고 그런 성규의 행동에 손에 들고 있던 봉지를 바닥에 던진 우현이 성규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
"아이고, 이게 누구야!!"
"어머니!! 여기 나와보세요. 우현이!!"
"아고....왜 이렇게. 아이고, 아이고!! 이게 누구야"
"우리 할머니 그 동안 더 고와 지셨네. 다른 영감님이라도 생긴거야?"
"아이고, 우리 강아지 얼굴이 반쪽이 됐네"
개새끼 맞네. 할머니를 얼싸안은 우현과 눈이 마주친 성규가 오직 우현만 알아들을 수 있게끔 입모양으로 속삭이자 우현이 그런 성규를 보며 샐쭉 웃음을 지었다. 그런 우현이 재수 없어서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려던 성규가 어깨에서 느껴지는 손길에 고개를 돌렸다.
"맥주는 사왔니?"
"아, 그게.....오다가 다 깨져서 버렸...."
"조심성이 없어서!!"
성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날아오는 호통에 우현의 컴백을 환영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하게 가라앉았다. 자신을 째려보는 할머니의 무서운 표정에 본능 적으로 성규가 고개를 숙이자 성규의 어머니가 그런 성규의 어깨를 쥔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고 그게 꼭 괜찮아. 라고 말하는 거 같아서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
"죄송....."
"내가 깼어요"
"우현아......됐다. 할미 화낼 까봐 착한 우리 강아"
"진짜. 진짜로 내가 깻어요"
"정말로 니가 깻어?. 우리 강아지 어디 다치지는 않은 거야?"
우현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며 걱정스럽게 묻는 할머니의 모습에 성규가 아랫 입술을 꽉 깨물었고 그런 성규의 모습을 우현이 물끄러미 바라봤다. 뭘봐. 우현의 시선에 괜히 퉁명스럽게 말한 성규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어머니 우현이 안 다쳤다니까 그만 걱정하셔도 돼요. 그나저나 우현이 너는 어떻게 오면 온다고 연락을 해야지 엄마한테도 연락 한 통 없이 올 수가있어?"
"그렇게 됐어"
"추석이라고 요놈이 어머니 보려고 왔나봐요. 허허허"
뭐가 저리들 하하 호호 좋은지. 호탕하게 웃는 우현의 아빠 즉, 성규에게는 큰아빠가 되는 그 남자의 웃음에 할머니의 표정이 아까보다 한결 밝아지셨다. 울려퍼지는 웃음소리에 더 이상 여기에 있기 힘이 든 성규가 자신의 어깨를 잡은 엄마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한 순간 우현이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꿔버렸다.
"나 퇴학 당했어"
생각지도 못한 우현의 말에 우현의 아빠와 엄마 할머니. 심지어 성규마저 놀란 눈으로 우현을 바라봤지만 정작, 우현 본인은 남 얘기 하듯 기다랗게 빼어졌던 캐리어 손잡이를 넣으면서 말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학교 다닐려고"
제 멋대로인 우현의 말에 이미 우현의 엄마는 머리를 짚으며 소파에 주저 앉으셨고 우현의 아빠는 사실을 확인하려는 듯 핸드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셨다. 그리고 맥주를 들고 오다 깻다는 성규의 말 한마디로 성규에게 엄청난 호통을 치시던 할머니는 그저 우현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신 채 끙끙 거리고 계셨다.
"학교는 성규랑 다닐래요. 사이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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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한 토요일 일요일? 늦어도 이번 주 까지만 받을게요. 유령 암호닉 분들은 사요나라.......
다들, 추석은 잘 보내고들 계신가와용?
저는 추석인데 왜 더 화가나는지....화가 나서 글잡에 힐링하러 왔어요 ㅋㅋ
아까 독방에 올렸다가 안 쓰려고 했는데 뒷 내용을 궁금해 하시길래 조금 더 썼어요
이거는 추석특집 조각으로 본격 근친 아닌 근친물 + 시집살이 당하는 거 같은 성규지만 여유가 되면 쓰던가 할.........^_^
저랑 강강술래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ㅇㅅㅇ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