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은 다음화에 정리. 항상암호닉받아요!
오늘은 지훈이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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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렀다.
질러버렸다.
내가 보내놓고도 믿지못하겠다는 듯이 계속 핸드폰을 켰다 컸다하면서 내가 보낸 카톡을 확인했다.
' 숙소 근처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줄 게 있어. '
근데 일단 싸질러놓고 보자 라는 심보로 두 눈 질끈 감고 보냈다. 이렇게 안 하면 세봉이와 나의 사이가 아무 진전이 없을 것 같아서 말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세봉이와 화해할 생각이다.
순전히 내기때문에 승부욕이 들어서 말이다. 내기에서 이기려면 화해가 필요..(구차)
아니..뭐..솔직히 세봉이랑 화해할 마음이 조금 있기도 했고...뭐..4년전부터...음..뭐
아 그래! 몰라! 솔직히 세봉이와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것도 연습생때부터!! 근데 내가 뱉어놓은 말이 있다보니 선뜻 사과의 말이 나오지 않더라.
혹시나 세봉이가 아직도 화났으면 어쩌나. 내 사과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해서.. 내가 생각해도 좀 찌질하긴 하다.
다른 멤버들이 세봉이랑 장난치는 거 보면 부러워서 괜히 울컥하기도 했다.
같은 멤번데 사이가 왜이리도 천지차인지. 나도 세봉이 놀려보고 싶고, 나도 세봉이랑 티격태격해보고 싶고..
하다못해 살갑게라도 대해야 했는데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이라곤
'아니. ', '아..응'
..진짜 병신이다. 난.
그런 사이를 연습생때부터 올해까지 4년간 지속해오다 요 며칠전 참다 못해 승철이형에게 상담을 신청했다.
그리고 상담 중 승철이형 입에서 나온건 의외의 대답이었고 긍정의 신호였다.
' 세봉이랑 화해하고 싶다고? 이제서야? 아 물론 우리한텐 경사지만 되게 늦은 감이 있어서. '
' 솔직히 말해서.. 싸우고 난 뒤로 며칠 안돼서 바로 후회했어요.. 근데 지금까지 이런 사이가 계속 유지될줄은.. '
' 너네가 화해해주면 우리도 눈치 안 보고 숨 안 막히고 좋지. 진작 좀 말했어야지. 등신아. '
' ..근데 어떻게 화해하죠? '
' 뭐가 어려워. '
' 네? '
' 세봉이도 너랑 화해하고 싶어하는데. '
' 지..진짜요? '
' 너 볼때마다 나 붙잡고 찡찡대. 얼마나 귀여..... 아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
' ...'
' 니가 먼저 다가가봐. 세봉이도 너 눈치보고 있더라. 하여간 키작은 것 둘이 둘 다 속도 좁아요. 답답한 것들. '
그래서 먼저 다가가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세봉이 생일축하 겸 화해의 날. 세봉이를 데리고 어디를 가서 뭘 해야할지 머릿속에 완벽한 계획을 구상하던 중
" 저...나...나 왔어.. "
세봉이가 도착했다.
누가 내 등을 콕콕 찌르길래 뒤를 돌아보니 집에서 막 나온 차림의 세봉이가 뛰어온 듯이 숨을 헐떡이며 서있었다.
나름대로 위트있는 인삿말을 생각해놨는데 막상 세봉이 얼굴을 보니 다 까먹었다. 그냥 가벼운 인삿말이라도..
" ..늦네. "
병신새끼야.
이지훈 넌 21세기 최고의 병신이야.
내 싸가지없는 말투에도 세봉이는 그냥 헤헤 웃더니 숨을 몰아쉬느라 굽어 있던 등을 쭉 피며 나와 똑바로 마주섰다.
그리곤 왜 불렀냐는 표정으로 그 큰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 계획따윈 없는 나였지만 굉장히 거대한 계획이라도 있는 듯이 말을 꺼냈다.
" ...오늘 생일이잖아. "
'어쩌라고' 라는 세봉이의 표정.
" 캐리한다고. "
" 어? "
" 아 몰라. 그냥 따라와. "
어휴. 이지훈. 등신새끼. 말 예쁘게 하라고 승철이형이 그렇게 강조를 했는데.
낯간지러워서 말이 이따위로 밖에 안 나간다.
그래도 생글생글 웃으며 따라오는 세봉이가 고마울 따름이다.
**
처음 온 곳은 영화관. 데뷔 이후에 처음온 영화관이다.
세봉이도 신나는지 영화관 팜플릿을 하나씩 다가져와 품에 안고 대기의자에 앉아있다.
난 끊어온 영화티켓과 사온 팝콘,콜라를 옆의자에 잠시 내려놓고 세봉이 건너편의자에 앉았다.
아..잠깐만. 우리가 어색한 사이라는 걸 잠시 잊고있었다. 사이에 비해 너무 과감한 행동이었다. 마주앉게 돼버린 우리.
우리의 어색함이 영화관의 공기를 오염시킨다. 이 시끌벅적한 영화관에서도 우리 주위만 유난스럽게 조용하고 정적이 흐른다.
이렇게 불러낸 이상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가는 건 내 몫.
아. 무슨말이라도 좀 해야하는 데.... 멤버들은 이럴때 세봉이하고 도대체 무슨이야기를 하는걸까. 좀 물어보고라도 나올걸.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하고 있을때
" 솔직히 좀 놀랐어. "
세봉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줬다.
" 오빠가 먼저 나 불러낼 줄은 몰랐어. "
" .... "
" 나도 언젠가 화해해야지. 화해해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항상 타이밍을 못 잡았어. 근데 오늘 이렇게 불러내줘서...고ㅁ.. "
" ... "
" 어휴. 부끄러워서 말 못하겠다. 아. 영화시작하겠다. 들어가자. "
대화가 흐지부지 끝나버리고 나는 얼떨떨한 채로 극장안으로 들어갔다.
**
다행히 영화를 볼 때는 서로 의식않고 영화만 잘 즐긴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됐다. 뭘 먹을지 고민하면서 이야기하다가 그래도 아까보단 조금씩 어색함이 풀려가는 걸 느꼈다.
뭘 먹을지 정하기가 힘들어서 일단 식당이 많은 번화가로 나왔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세봉이가 먹고싶은 걸 정할 때까지 걸었다. 오늘은 다 세봉이 위주로 맞춰주기로 했으니까.
근데 우리가 생각보다 우리 인지도를 무시했나보다.
" 저기 혹시...세븐틴 우지랑 김세봉 아니에요?.. "
아이돌에 빠삭한 여고생 하나가 우리에게 다가왔고 눈치없는 김세봉이는 웃으며 좋다고 끄덕거린 탓에
" 꺄아아악!! "
여고생이 소리를 질러 주위 사람들을 다 끌어모았다. 하하. 우리 인지도를 체험할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는 개뿔이.
오늘 지방에서 수학여행이라도 왔는지 그 여고생이랑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리 주위로 싸그리 몰려들었다.
그리고 터지는 플래시 세레. 이야. 우리가 이렇게나 인기인이었다니.
" 넌 그 상황에서 누가 고개 끄덕이래.. 아! 하하 네 감사합니다. 네네. 우지 맞습니다. "
억지웃음과 함께 고등학생벽을 겨우겨우 뚫고 지나가면서 옆에서 울상이 된 김세봉을 다그쳤다.
" 우리가 이렇게 유명한 팀이었나... 하하. "
멋쩍게 뒷목을 긁적이며 대답하는 김세봉.
그러다 점점 힘이 빠지는지 사람들 틈에 묻혀가고 나는 사람들 틈새 사이로 겨우 보이는 세봉이의 팔목을 낚아챘다.
그리고 내 쪽으로 확 잡아당기자 낚시바늘에 걸리 생선마냥 확 딸려오는 김세봉. 이렇게 얼빵하면서 또 야무질땐 엄청 야무지다. 도통 알수가없는 애다.
" 야. 이제 하나,둘,셋하면 달린다. 셋! "
" 엉..ㅇ어..1!! "
어리둥절해하며 내 힘에 이끌려 달려오는건지 끌려오는건지... 하여간 움직이긴 움직인다.
그렇게 한 오분달려서 사람들 틈을 벗어난 우리는 골목에 숨어 가쁜 숨을 골랐다. 이렇게 밥은 물건너가는 건가 싶었다.
세봉이도 같은생각이었는지 시무룩해하다가 고개를 들어 골목안쪽을 보더니 이내 표정이 밝아진다. 세봉이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시선의 끝엔 허름한 국밥집이 있었다
" 설마 저거?.. "
" 설마라니. 국밥 무시하지마 ."
" 아니..무시가 아니라. 생일인데.. 좀 더.. "
" 됐어. 난 저것도 엄청 좋아해. "
" ... "
" 얼른 가자. "
이번엔 내가 세봉이의 손에 이끌려 국밥집에 구겨넣어진다. 구수한 육수냄새가 입구부터 진하게 풍겨져나온다.
세봉이는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더니 능청스럽게 할머니를 언니- 하고 부른다.
그리곤 내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내장국밥 두그릇을 시킨다. 물론 싫다는 건 아니지만. 근데 그새 내 표정을 읽었는지 빠르게 변명한다.
" 내장국밥이 제일 맛있대. "
" 와본적 있어? "
" 아니. 저기 포스트잇. "
입술까지 쭉 내밀면서 '내장국밥 짱!' 이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가리킨다. 수긍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국밥을 기다렸다.
세봉이와의 대화는 아까보단 조금 덜 어색해졌다. 잘 이야기하다가 간간히 찾아오는 그 정적만 빼면 말이다.
" 다른 애들은 뭐 사줬어? "
" 윤정한 개새끼는 다이어트용품. "
" 풉. "
" 다른 사람들은 그냥 다 내가 갖고 싶어했던 것들. "
사실 나도 오늘 선물 하나를 준비하긴 했다.
근데 그게 너무 창피하고 보잘 것 없어서 주기가 너무 꺼려진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주머니 더 깊은 곳으로 쳐박히게 된다.
계속 주머니 안에 있는 선물상자를 만지작만지작거리며 꺼낼까말까 갈등을 하고 있을 때 국밥이 나와버렸다.
세봉이의 표정은 어디 대단한 레스토랑에라도 데려간듯이 밝아졌고 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 익숙하게 공깃밥을 흔들어 뚝배기에 밥을 말았다.
새우젓도 좀 넣고 아주 야무지게 먹는다.
밥먹고 나면 숙소에 돌아가야지.
**
세봉이는 빵빵해진 배를 두드리며 국밥집을 나왔다.
내꺼까지 뺏어먹었으니 당연하지. 이제 숙소로 돌아가냐는 세봉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아직도 내 주머니에선 선물상자가 꺼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촌스럽게 보잘것 없는것이라 여전히 망설여진다.
그렇게 선물은 여전히 건내지지 못한채 우린 숙소로 걸어가고 있다.
난 머릿속에서 선물에 대한 생각 때문에 급격히 말이 줄었고 세봉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이 없다. 우리 둘이 아무말없이 밤거리를 걷고있다.
그러다 갑자기 세봉이가 우뚝 멈춰서더니 내 앞으로 와서 선다.
" 오빠. "
그리곤 나를 꿰뚫어보는 눈으로 올려다보는데
" 이제 그만 내놓지? "
세상에. 눈치 좀 봐.
거의 불여시급이다. 불여시.
" 주머니에서 그렇게 만지작 대는데 내가 눈치 안채고 배겨? 어? 나 눈치빠른거 오늘 새벽에도 겪어서 알텐데? "
선물있는건 어떻게 그새 눈치채고 당장 내놓으라는 듯이 내 왼팔을 잡아흔든다. 나는 알았다는 제스쳐를 취한 뒤 세봉이의 손을 떼어놓았다.
그리고 주저하다 마지못해 주머니에서 선물상자를 꺼냈다. 내 손바닥만한 상자였다.
" 이거 뭐야? "
차마 상자까지 열어주고 꺼내 건네줄만한 그런 위인은 못돼서 내가 그냥 퉁명스럽게 손 위에 상자 째 올려줬다.
세봉이는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상자뚜껑을 열었고 나는 초조하게 세봉이 얼굴 표정변화를 살폈다.
" 와...진짜 예쁘다.. "
세봉이 입가에 퍼지는 미소. 예스. 다행히 맘에 들어하는 것 같다.
" 산거야? "
" ...아니. "
" 뭐야. 그럼 만들었어? 헐 대박. 오빠 완전 로맨틱남. "
내가 직접 만든 팔찌였다. 그냥저냥 어떻게 하다가 만들게 됐다. 만들게된 과정은 노코멘트다.
세봉이는 정말 맘에 든다는 듯이 팔찌를 들어 이리 살펴보고 저리살펴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뿌듯함에 입꼬리가 살살 올라가더라.
세봉이는 팔찌를 차려는지 팔찌 고리를 풀고 손목에 얹어놓은뒤 다시 고리를 연결하려고 용을 쓰는데 손끝이 야무지지 못해 이거 하나 잠구질 못한다.
보다 못한 내가 손목을 내밀라고 했고 세봉이는 멋쩍게 웃으며 손목을 내밀었다.
팔찌를 다 채워준 뒤 나는 그자리에 잠시 멈춰섰다. 세봉이는 무슨 일이냐는 듯 나를 쳐다봤고
나는 겨우 용기를 내고 내서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 일단 "
" ... "
" 오늘 나와줘서.. 너무 고마워. "
" ... "
" 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처음 봤을 때 말로 너무 상처줘서. 그리고 한동안 좀 못 되게 굴었던거. .
지금까지 사과 한번 안 했던 거. "
" 아. 됐어. 괜찮아. "
세봉이는 민망하다는 듯이 웃으며 손사레쳤다. 하지만 나도 한고집하는 놈이라 꿋꿋이 말을 이었다. 정확히 이 일의 매듭을 짓겠다고 다짐하고 불러낸거니까.
" 4년만에 하기엔 너무 늦은 말이지만
..미안해. "
" ... "
" 나도 다른멤버들처럼 너랑 장난치고 놀고싶어. 너한테 욕도 들어보고 싶고. "
" 욕은 좀;; "
" 우리 화해하자. "
나는 화해의 의미로 악수를 청했고
쿨함의 대명사 상남자 김세봉이는 쿨내나게 웃으며 내 악수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크고 힘차게 위아래로 흔드는 악수로 우리의 우정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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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가 세봉이한테 준 선물 원석팔찌래 ㅠㅠㅠㅠㅠㅠㅠ
어휴 어쩜 선물 준것도 1092...
어쩐지 요즘 세봉이가 계속 같은 팔찌 차고 다닌다 했더니 그게 지훈이 선물.
(사진) (사진)
너희 둘이~설마~ ㅎ 넝담~ㅎ
지훈이도 참 섬세한게 세봉이 탄생석으로 만들었어. 터키석...와. 너란 남자 진짜 감ㅎ덩
칠봉이1 지훈아...나도 팔찌 찰 팔있는데...
L 글쓴칠봉이 너봉 팔목엔 수갑자리 밖에 없다.
L 칠봉이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봉 센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칠봉이3 어휴 사랑둥이들 막 떡밥터지고 난리
L 칠봉이4 (사진)
L 칠봉이5 (사진)
L 칠봉이6 둘이 이제 이렇게 가까이 붙어서 놀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 죽어도 여한이 없어.ㅠㅠㅠ 둘다 하얗고 모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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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슈키라에서 지훈이의 선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 다음날.
내기에 대한 시상식 때문에 너희 모두 아랫층에 모였지. 웬일인지 너도 포함해서 함께.
이게 무슨 영문인지 알리가 없는 너는 어디 한번 지켜보자는 거만한 포즈로 소파에 앉아있어.
화장실에 갔던 홍지수가 돌아오자 시상식이 시작됐지. 모든 행사의 진행자겸 사회자 호시는 이번 시상식에도 진행자를 맡았지.
" 제1회. 윤정한 배 김세봉 감동시키기 콘테스트. 영예의 1위는..!! "
모두가 이지훈인걸 알고있는데 무슨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함인지 이지훈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입으로 두구두구 소리를 내며 긴장감을 끌어올리려고 해.
너는 황당한 시상식 이름에 이게 무슨뜻인가 곰곰히 생각해봐.
" 이지훈!!!! "
이지훈은 자리에서 우아하게 일어나 여배우처럼 앞섭을 가리고 앞뒤좌우 한번씩 공손하게 폴더 인사를 하지.
권순영 옆에 내기 상품을 들고 서있는 윤정한.
이지훈은 권순영앞으로 가서 섰고 권순영은 어디서 만들어왔는지 야매상장을 만들어와서 읽었어.
" 위 사람은 생일선물로 김세봉양을 가장 감동시킨다는 본 대회의 취지에 맞게 행하여 1등을 차지하였으므로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
상장 내용을 듣고 나서야 이 대회 내용이 이해가 간 너는 '허!' 하고 헛웃음을 터트렸어.
기분나쁜건 아니였지만 너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게 참 놀랍고 또 무슨짓들을 벌일까 두렵기도 했지.
" 그리고 상품은 윤정한님께서 시상하시겠습니다. "
상품?
상품이란 말에 너는 귀를 쫑긋했고 윤정한이란 말에 기겁을 하며 고개를 돌렸지.
왜 하필 저사람인가. 싶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윤정한의 손에 들려있는 상자에 모든 집중을 쏟아. 촉이 엄청 좋은 너는 굉장히 불안함을 느꼈지.
윤정한은 웃으며 상자를 이지훈에게 건넸고 멤버들은 감동의 박수갈채를 이지훈에게 보냈지. 이석민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척까지;;
그렇게 시상식이 마무리 되나 싶은 순간 너는 자리에 벌떡 일어나 외쳤어.
" 잠깐!!! "
덕에 모든 시선에 네게 쏠렸고 너는 이지훈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상자를 빼앗았어. 윤정한은 살짝 당황한 표정이었고 너는 거칠게 상자를 열었어.
" .... "
그 안은 과연 가관이었지.네 말문이 막힐 정도였으니까.
그 안에는 네 초딩시절 흑역사 일기. 졸업사진. 안경벗기전 옛날사진. 중이병걸렸을 때 쓰던 말도 안되는 랩가사들.
등이 들어있었어.
너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화가난 목소리로 이 물건의 출처가 어디냐고 물었지.
이지훈도 모르는 눈치였고 아는거라곤 윤정한이 줬다는 것 밖에 모르니까 윤정한을 가리켰지.
너는 죽일 듯한 눈빛으로 윤정한을 쳐다봤고 윤정한은 어깨한번 으쓱하고 나몰라라 다른 방으로 들어가 숨어버렸어.
너는 그 뒤를 따라가 윤정한이 들어간 방문을 부실 기세로 두드렸지. 아니 때린다는 말이 맞을 정도였어.
" 야!!! 내가 우리오빠랑 놀지 말랬지!!!!!1 아!! 오빠새끼는 또 왜 이런 걸 공유해!!!! 그 새끼 군대 두번보낼거야!!! 아ㅏㅇㅋ아카앜!!! 짜증나!!!!!
둘다 내 인생에서 로그아웃 좀;;;!!!!!!!!!!!! 아 이지훈!! 아 읽지마!!!!! 읽는새끼들 흑역사 무사할 생각하지 말라고 전해라!!!!
" 그 아이도 날 좋아하는걸까?...꽃같은 아이..하.. 너무 아름다워.. "
이미 읽어본 윤정한은 방안에서 크게 네 중이병때 일기 중 한구절을 크게 읊어줬어.
(경악)
네 둘째오빠와 친구인 윤정한은 가끔씩 이렇게 둘째오빠를 통해서 네 옛날이야기들을 전해듣고 옛날 사진들을 전해받기도 해.
물론 윤정한은 그런 모습들을 귀여워해서 그런거지만 너는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지.
등골을 타고 소름이 올라왔고 미칠듯한 오글거림에 네 발길질은 더 세졌어. 하지만 윤정한은 아랑곳않고 계속 널 놀려댔어.
" 가끔씩보면.. 내 안에 또 다른 자아가 있는 것 같다...아아- 나도 자제할 수 없는 그런 느낌..?. "
" 아아ㅏㅋ아앙아아아아 !!!!!!!!1 "
.....
그렇게 시끄러운 밤이 지나갔고 그 뒤로 부루살이는 널 볼때마다
" 앗! 중이병이다! "
" 그믄흐르.... "
" 오늘 또 다른 자아 잘 챙겨오셨어요? 아 맞다!.. 조심해야지. 어휴 죄송해요. 제가 입이 방정이라.
제가 이렇게 깝죽대다가 내면에 계신 흑화된 자아가 튀어나오시면 어떡하죠? "
" 그믄흐릈드... "
" 제가 세계서열0위와 마주보고 서있다니... 황송할 따름... "
" 니 일로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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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민 시점 >
세봉이한테 선물로 뭐가 갖고 싶냐고 물었다.
속옷이란다.
망했다.
호피무늬에 망사스타킹까지 사달란다.
더더욱 망했다..
기지배가 취향은 발라당까져가지고
어렵게어렵게 진짜 한 삼십분 동안 그 앞에서 망설이다가 속옷가게에 들어섰다.
혹시나 알아보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마스크까지 꽁꽁 쓰고.
아 근데 남이 보면 좀 많이 변태같았겠다.
이런차림으로 속옷가게 앞을 빙빙 맴돌면...
" 어서오세요. "
안돼요. 절 반기지 마세요. 안돼요 옆에 붙지마세요. 전 그냥 알아서 사고 나갈게요. 제발. 안돼요. 오지 ㅁ...
" 뭐 찾으시는거있으세요? "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걸음을 빨리해 점원과 멀리 떨어졌다.
점원은 날 수상히 여기다 고개한번 기웃하고 다시 카운터로 가버렸다.
그래도 전보다 조금 편하..
근데 이건 어딨어.
세봉이가 찾는 스타일은 어딨는지 알 수가없다. 가게는 쓸데없이 왜이렇게 넓은지.
주위사람들;;저 수상한 사람 아니에요. 여자속옷 관심없어요;;;; 친구선물이에요;;;
한명씩 다 붙잡고 해명하고 싶었으나 이미 여자속옷코너를 두리번거리는 나는 변태로 찍힌지 오래인것같다.
도저히 찾다찾다가 없길래 다시 카운터로 가야했다. 그리고 점원분께 목소리도 변조해서 물었다.
" 여기..ㅎㅇㅍ...어디... "
" 네? "
하지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시고 다시 물으셨다.
그 뒤로도 다섯번은 더 말하다가 도저히 도저히 안 되겠는지 점원분은 짜증이 난 표정으로 내게 종이와 펜을 건넸다. 써서 주라고.
...이게 더 민망한것같은데.
그래도 쓰긴 써야지 하면서 깨알같은 글씨로 써서 드렸다.
점원분은 가져가서 읽으시더니
" 호피무늬,레이스 여성속옷이랑 망사스타킹이요?!!! 알겠습니다!! "
쩌렁쩌렁히 직접 읽어주시는게 아닌가..!! 이분이 지금 날 물먹이려고...!
덕에 주위 시선이 전부 내게로 쏠렸고 덕에 난 더 변태력이 상승한 변태 취급을 받아야했다.
점원분은 그렇게 사라져버리시고 카운터로 오는 사람들마다 슬금슬금 나하고 일정거리를 유지한채 움직였다.
19년 살아오면서 내 나름대로 나는 인생을 한 치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날만큼 부끄럽고 내 자신이 쓰레기가 된것같은 느낌은 처음이었다.
점원분은 내가 찾는 물건을 찾아서 돌아오시고 포장해가실거냐고 물었다.
나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서 발을 동동굴렸다.
점원분은 섬세한 손놀림으로 포장을 끝마치시더니 내 손에 봉투를 들려주셨다. 그런데 내 손을 놓지않고 나를 측은한 눈빛으로 쳐다보시더니
" 젊은 사람이.. 쯧...화이팅해요. "
뭘요?
예? 뭘 화이팅?
제가 팀 내에서 가장 화이팅 넘치는 사람인데요?..
옆에 계시던 가게주인분까지 오셔서는
" 내가 남자팬티도 하나 넣어놨어.. 여자속옷 이상한데 쓰는거 아니지?..
요즘 젊은이들이 힘들긴 하다던데 그래도 화이팅이야. 젊은이. "
아...
아...
될대로 돼라..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