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정략결혼했는데 철벽치는 남편X들이대는 너탄2.06
w.혼인신고
*
정국은 식은 땀을 흘린채 바닥에 쓰러져 하혈을 하고 있는 여주를 안아들었다.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정국은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여주를 안은채로 한참을 안절부절 하던 정국이 겨우 걸음을 뗐다. 하지만 여주가 다니던 산부인과가 어디인지, 어느 병원에 가야할지 몰랐다. 정국은 제 머리를 감싸쥐고 울먹였다. 자신은 제 아이를 품은 부인이 어느 병원에 다녔는지도 몰랐고 제 아이의 초음파사진도 제대로 본적이 없었다. 정국은 떨리는 손으로 화장대 위에 놓인 산모수첩을 들었다. 거기서 산부인과 이름과 그리고 아이의 초음파사진, 그 아래 적힌 여주의 글씨. 정국은 산모수첩을 붙잡고 한참을 울먹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곤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는 여주를 조심스레 들고선 집을 나섰다. 여주를 뒷자석에 눕히고 정국은 운전대를 잡았다. 제 뺨을 몇번 소리나게 때리고선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산모수첩으로 확인한 산부인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한 정국은 여주를 안아든 채 불안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곤 보이는 간호사를 무작정 잡고 늘어졌다. 제발, 저희 아내 좀. 간호사는 정국의 품에서 하얗게 질려 식은땀을 흘리는 여주를 보고 놀란눈을 했다. 그리곤 곧바로 의사가 와 여주를 데리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정국은 수술실 앞에서 산모수첩을 꼭 쥔채 손톱을 물어뜯었다. 제발, 제발. 수술중이라는 불이 꺼지고 의사가 나왔다. 그리곤 그 앞에 앉아 있던 정국에게로 다가왔다.
"보호자분?"
"네?"
"일단 자리를 옮겨서."
정국은 그저 의사의 뒤를 졸졸 쫓았다. 의사는 가운을 정리하며 난감하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정국은 불안함에 안절부절했다.
"과도한 스트레스의 영향도 있었지만, 큰 충격이 있었던 것으로 예상되는데.. 혹시 환자와의 관계가."
"남편, 남편입니다."
"아.. 정말 유감입니다. 부인분께서 유산하셨습니다."
"유산이요?"
안정을 취해야 하구요. 정국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정국의 손안에서 산모수첩이 구겨졌다. 산모수첩에 적힌 아이의 태명까지 보았다. 아이와 만나기만을 기다리며 잔뜩 기대하는 여주의 손글씨도 보았다. 자신때문에 여주가 유산을 했다. 아이를 기다렸는데 여주는 아이를 품에 안아보지도 못했다. 정국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국이 인사를 한 뒤 비틀대는 걸음으로 일어서 여주의 병실로 향했다. 여주는 눈을 꼭 감은채 누워있었다. 정국이 조심스럽게 여주의 마른 손을 잡았다. 미안해. 미안해요. 정국의 목소리가 촉촉하게 젖어들어갔다.
"내가 미안해요."
정국이 여주의 손을 꽉 쥔 채 눈물을 터트렸다. 내가, 내가. 정국이 한참을 울었다. 여주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눈을 깜박였다. 여주는 주위를 둘러보고 병원임을 알았다. 그리고 제 손을 잡은 채 눈물 범벅이 된 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정국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여주는 손을 빼냈다.
"전정국씨."
정국은 여주의 목소리에 눈물만 뚝뚝 흘렸다. 뭐라 말해야할지 몰랐다. 여주는 정국의 눈물을 바라보다 정국의 손에 쥐어 구겨진 산모수첩을 한번 쳐다보곤 제 배를 내려다봤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제 뱃속엔 아이가 있었다. 볼록해야할 배가 홀쭉했다. 여주는 손으로 배를 미친듯이 더듬었다. 아니야, 아니야.. 여주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다시 자신의 배에 손을 올렸다. 아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의 태동이 자신의 손에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 아가 자니? 자는 거지? 자서 지금 움직이지 않는 거지? 여주는 제 배를 움켜쥐고 울었다. 아니야. 아닐거야. 그리곤 저의 옆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정국의 멱살을 잡았다.
"아니죠. 아니죠 정국씨. 아니라고 말해요."
"미안해요, 여주씨.. 미안해."
"당신 아이잖아..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다 잘못한거야.."
"당신... 아."
여주는 정국의 멱살을 잡은 손에 힘을 풀고 제 머리를 감싸쥐었다. 아니라고 말 좀 해봐요! 여주의 어깨가 들썩였다. 정국이 여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김여주씨. 그런 정국의 손을 여주가 거칠게 떼내곤 정국을 밀쳤다. 정국은 자신을 밀친 여주의 행동에 눈물이 쏙 들어갔다.
"지금, 어디에 손을 대요. 우리 애 죽인 그 손을 어디갖다 대냐구요!"
"김여주씨, 진정하고.."
"진정, 진정이라고 했어요? 내 애기 죽여놓고 진정?"
"김여주씨."
"나가요. 나 그쪽이랑 할 말 없어."
여주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반대쪽으로 돌아누웠다. 정국이 여주에게로 다시 손을 뻗었다. 여주는 몸부림쳤다. 싫어요, 내 몸에 손대지 말란 말이예요! 정국이 한숨을 쉬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여주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눈을 꾹 감았다. 그냥 다 꿈이였으면, 하고 바랬다.
-
여주는 아침이 되어 눈을 꿈벅이며 떴다. 그리곤 다시 배를 더듬었다. 없었다. 꿈이 아니었다. 눈물이 흘렀다.
"일어났어요?"
정국의 목소리에 여주는 귀를 막았다. 울먹이며 정국을 노려봤다. 정국은 여주에게로 다가왔다. 여주는 침대 구석으로 몸을 말았다.
"여주씨."
"내 이름 부르지 마요."
"김여주씨."
"내 이름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요!"
여주가 정국의 손길을 거부하며 손을 올렸다. 여주의 손톱이 정국의 오른쪽 뺨을 후볐다. 정국의 뺨에 피가 맺혔다. 여주는 겁에 잔뜩 긴장한 모양으로 몸을 떨어댔다. 가까이 오지도 말고, 내 이름 부르지도 말고. 그냥 내 눈 앞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태형이 불러주세요. 여주의 요구에 정국은 제 뺨을 쓸며 여주를 바라봤다. 김태형? 정국은 제가 들고 온 물병을 바닥으로 내던지며 병실을 나갔다. 여주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터트렸다.
-
"여주야."
여주는 저를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태형이었다. 태형이 여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여주는 태형을 향해 웃어보이다가 다시 불안한 눈으로 병실을 훑었다. 없었다. 어디에도 정국의 모습은 없었다.
"전정국씨... 없어?"
"응."
여주는 긴장을 풀었다. 그리곤 태형의 소매를 꼭 쥐었다.
"태형아."
"응?"
"우리 아가.. 우리 아가 불쌍해서 어떡해?"
"괜찮아."
"태형아. 내가 우리 아가 못 지켜줘서. 그래서 우리 아가 울음소리도 못 듣고."
"네 잘못 아니야. 괜찮아."
여주는 태형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다. 내가 지켜줘야했었는데. 태형이 여주의 등을 토닥였다. 여주는 서럽게 울었다. 태형이 여주를 겨우 달랬다. 여주는 태형이 먹여주는 밥을 먹고 누워 태형의 토닥임에 눈을 편히 감고 잠들었다. 여주가 잠든 것을 확인한 태형이 병실을 나왔다. 병실 앞에 기대 앉아있던 정국의 어깨를 두들겨 깨웠다.
"막 잠들었어."
"어, 그래."
"미친놈아."
"야."
"잘 하라고 했잖아. 애 저렇게 만드니까 이제 속이 좀 시원하냐?"
"나중에 이야기해."
"너는 평생 애한테 미안한 맘 갖고 살아. 나 간다."
정국이 멀어지는 태형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곤 여주가 잠든 병실로 조심스레 들어왔다. 꼭 감긴 눈, 규칙적으로 쉬는 숨. 정국은 여주의 곁에 앉아 여주의 배를 토닥였다. 미안해, 미안해. 정국의 눈에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 아빠가 미안해. 정국이 여주의 손을 잡고 손가락에 짧게 입맞췄다.
-
여주는 침대헤드에 기대 앉아 창밖을 내다봤다. 남편과 웃으며 배를 쓰다듬는 산모들의 모습에 여주는 홀쭉해져 허전한 제 배를 쓸었다. 나도, 나도 행복했었는데. 여주는 입술을 꾹 깨물며 커텐을 쳤다. 똑똑 노크하는 소리와 함께 태형이 들어왔다.
"오늘은 어때?"
여주는 애써 웃어보였다. 괜찮아. 태형은 여주의 뒤로 엉성하게 쳐진 커텐을 보며 물었다. 저거 네가 친거야?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햇빛이 너무 세서. 태형이 여주의 옆에 앉아 미역국을 꺼냈다. 많이 먹고 잘 먹어야 해. 여주는 이제 제법 밥을 잘 먹었다. 태형이 애써 준비해온 것이라는 걸 알기에 더욱 거절할 수 없었다.
"천천히 먹어."
"맛있어서 그래."
태형이 여주의 밥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곤 탁자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저분하게 늘어진 약봉지를 버리다가 구겨진 산모수첩을 발견한 태형이 그것을 꾹꾹 눌려 편 뒤 가지런하게 두었다. 태형은 여주가 깨어있는 내내 대화를 나누었다. 여주를 재우고 나서야 병실을 나서며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정국과 교대했다.
"혹시 내 이야기 안 했어?"
"응."
"아.."
여주의 상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지만 정국과의 관계에선 진전이 없었다. 정국은 오늘도 나오지 않은 제 이야기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태형이 정국의 어깨를 두들겼다. 태형이 가고 정국이 병실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왔다. 늘 그랬듯 여주의 배를 토닥이고 손을 꼭 잡았다. 여주의 뒤척임에 흘러내린 이불을 다시 덮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여주의 곁에서 꼬박 밤을 새고 여주가 깨기 전 몰래 나와 집으로 향해 눈만 붙이곤 바로 출근하는 날의 연속이었다. 생기를 되찾은 여주의 비해 정국은 하루하루 비틀어져 말라가고 있었다.
"밥은 먹냐?"
"여주씨는."
"이제 밥 잘 먹어. 그러니까 너도 좀 챙겨 먹어라."
태형이 부쩍 까칠해진 정국의 얼굴에 걱정된다는 듯이 말하자 정국이 마른 웃음을 지으며 손을 휘휘 저었다. 결국 참다 못한 태형이 정국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너네 부부한테 나는 개인 영양사냐? 밥을 혼자 못 챙겨먹어서 사람을 귀찮게 해. 태형이 궁시렁거렸다. 정국은 밥을 두 공기나 먹었다. 태형이 이렇게 잘 먹을 거면서 안먹었냐고 꾸중했다. 정국이 어색하게 웃었다.
태형을 보내고 병실로 들어온 정국은 깨어있어 자신과 눈이 마주친 여주때문에 망설였다. 지금 내가 나가야하나? 정국이 움찔거리기도 전에 여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가요."
"여주씨."
"여기가 어디라고 얼굴을 비춰요. 당장 나가세요."
정국은 머뭇거리다가 여주의 눈빛에 문을 닫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정국이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을 혐오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던 그 눈빛. 항상 자신을 따스하고 사랑스럽게 보던 여주의 눈빛이 아니었다. 정국은 쓰게 웃었다.
-
정국은 집에 들어가기 두려웠다. 여주를 병원에 보내고 나서도 잠자러 들어올뿐 집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다. 그 날 그 끔찍했던 일이 자꾸만 생각나 자신을 괴롭혔다. 뭐가 그렇게 싫어서. 정국은 제 손으로 핏자국을 닦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여주의 손길이 가득한 집안에 홀로 있는 건 너무나도 끔찍했다. 죽을 것만 같았다. 어디를 가도 여주가 가득해서. 정국은 눈을 감았다.
여주의 산모수첩에 가득했던 말들. 우리아가, 엄마랑 아빠랑 같이 걷자. 빨리 만나자. 정국은 울음을 삼켰다. 아빠가 미안해. 여주의 산모수첩에서 떼왔던 초음파사진을 쥐고 정국이 입술을 깨물었다.
여주가 아이에게 신기려고 하나 둘 모아두었던 아기 신발. 정국은 그것들을 만지작거렸다. 너무나도 작고 예쁜데. 우리 아가 한 번도 못 신어보고. 정국은 비틀대며 주저 앉았다. 아빠가 널 죽인거야. 아빠가, 정국은 제 행동에 눈물이 나왔다. 내가 우리 아기를. 정국이 소리를 치고 바닥을 내리쳐도 아기는 살아날 수 없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다.
*
아이고 내 정구기..(쓰담쓰담)
ㅠㅠㅠㅠㅠㅠㅠㅠ후회는 어떻게 하는 것이요..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다신 이런거 안쓸거고..
내가 힘들어 내가..(울먹)
여러분 꼭. 꼭. 이번달 안에 완결을 목표로..ㅎㅅㅎ
쓰긴 써볼테지만 아마 안될 거 같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껄껄 사랑해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