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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온유]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 | 인스티즈

 

 

 

 

 

 

 

"오늘은 트레인도 멈췄다는데..어떡해?"

 

 

교통상담원과 통화를 마친 종현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진기를 바라본다.

간절한 마음으로 통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진기는 종현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인다.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진기가 타고가야할 트레인이 끊기고 말았다.

진기가 알바하고 있는 카페의 주인인 종현은 폭설이 내린 관계로 손님들이 가게안으로 몰려들어와

도저히 진기를 정해진 시간에 퇴근시키지 못하고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가게 문을 닫게 되었다.

초과 근무에도 진기는 구김살 하나 없는 얼굴로 웃으며 종현에게 인사를하고 나간지 30분 후 진기는 다시 가게로 돌아와야 했다.

 

이제 막 이 도시에 온 관계로 아직 이 곳의 언어가 서투른 진기를 대신해 종현은 교통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돌아오는 말은

 오늘은 폭설로 인해 트레인이 더 이상 운행되지 않는 말 뿐이었다.

울상이 된 진기를 보던 종현은 자신 때문에 진기가 집에 가지 못하게 된 것 같아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어떡하냐..진기야."

 

 "....눈이 이렇게 많이 오는 건 처음 봤어요."

 

"작년에도 이렇게까지는 안 왔었는데..미안한다."

 

"에이,사장님 잘못도 아닌데요 뭐.."

 

 

 

 

 

다시 애교살이 통통히 올라온 얼굴로 앳된 미소를 짓는 진기를 보며 종현은 진기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진기는 갑작스런 종현의 스킨십에 살짝 얼굴이 빨개졌다. 처음 이 도시에 온 뒤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을 때

자신에게 흔쾌히 일자리를 내준 종현이었다. 첫인상도 멋있었지만 그 후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된 후부터는

 자신의 삶에 열정적인 종현에게 호감을 느끼던 진기였다. 종현은 진기에게 한 없이 다정했다.

사장님과 알바생이라는 관계가 아닌 인간 대 인간의 관계로서 종현은 진기를 대했다.

그것은 이 도시에 정착한 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카페를 연 뒤 종현이 정한 인생의 모토와도 같은 것이었다.

 

 

 

 "...사장님은 집에 어떻게 가시게요?"

 

"나는 여기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야."

 

"아...그렇구나..."

 

 

 

 

진기는 한숨을 쉬며 불꺼진 카페 내부를 한 번 둘러본다.

그러다 창 밖으로 눈이 내리는 모습을 말없이 쳐다본다. 이 도시에 오기전 이곳이 눈의 도시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때는 마냥 눈이 많이 와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막상 직접 와 겪어보니 이 도시는 눈이 내리자

더욱 아름다워지는 도시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얀색 가로등과

오래된 고풍스러운 건물들 위로, 이 도시의 명물인 동상위로 그렇게 눈들을 쌓여간다.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그렇게 하염없이 눈이 내리는 것을 구경하던 진기는 들려오는 종현의 낮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종현을 바라본다.

종현은 진기에게 눈을 맞추면 다시 한번 응?이라고 물어온다. 집이 가까우니깐 자고가라고 하는 것 뿐일텐데

괜히 진기는 어버버 거리면 살짝 얼굴을 붉힌다. 종현은 그런 진기를 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싫어?"

 

"아..아니..싫은게 아니라..죄송해서."

 

"뭐가 죄송해.나야말로 늦게까지 일하게해서 트레인까지 끊겨서 미안하지."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는 종현을 진기는 조심스레 바라본다.

 

 

"그럼..하루만 신세 좀 질게요."

 

 

 

 

 

 

 

 

-------

 

 

 

 

 

 

 

 

 

 

 

종현의 집은 혼자살기에 딱 좋은 크기였다.

원룸이었지만 침실과 부엌이 잘 구분되어 있었고 간접조명을 사용한 탓인지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창가 쪽에 놓인 소파에 앉아 진기는 조용히 눈을 이용해 집안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었다.

부엌에서는 종현은 와인을 따르고 와인과 함께 먹을 치즈를 준비하고 있었다.

 

 

 

"편히 앉아,진기야."

 

 "아,네!"

 

 

 

 

종현이 와인잔과 치즈를 들고오면서 긴장한 진기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자 진기는 더욱 긴장하고 만다.

 이렇게 둘이서 한정된 공간에 오랫동안 같이 있었던 것은 처음이어서 진기는 못내 가슴이 두근거린다.

 

 

 

 

"자,내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야.마셔봐"

 

"네."

 

 

 

조심스럽게 와인잔을 들어 와인을 한모금 마신 진기는 순간 인상을 찌푸렸다.

와인을 마셔본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아직 익숙치 않은 향이 진기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런 진기를 보면서 종현은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와인 처음이지

 

"아..네.."

 

"처음에는 다 그래.그러다가 서서히 와인에 빠져드는 거지."

 

 "사장님은 와인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응.이 도시에 온 이후로는 와인만 마셔."

 

 

 

 

 

 

그렇구나,진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치즈를 한조각 먹는다.

오히려 치즈가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진기다.

 

 

 

 

"진기는 만나는 사람 있어?"

 

 "...아뇨.."

 

"에이,인기 많았을 것 같은데."

 

"없었어요.친구는 많았어요. 재밌게 놀기는 했죠."

 

 

 

 

 

진기와 종현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계속해서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타국에서의 삶은 고달프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할 얘기가 많았다. 대학입시에 세번이나 실패한 진기가

한국에서의 삶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오랫동안 준비해 받은 비자로 이 도시에 정착한 일.

종현 또한 어렸을 때부터 키워주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이 도시로 8년전 온 일.

서로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그렇게 나누다 보면 그런 일들을 살다보면 일어나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가 되곤 했다.

사는게 다 그렇지 뭐.그 한마디로 그들을 웃으면서 와인을 마실 수 있었다. 한국이 그립기는 했지만

이렇게 말동무가 있다면 그런 외로움도 금새 사라지는 것이 타국생활이었다.

 

 

 

 

 

"...사장님 저 취한 것 같아요."

 

 

 

 

멍한 눈빛으로 종현을 쳐다보며 진기가 말했다.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던 종현은 그런 진기를 보면 웃음을 터뜨린다.

평소와는 다른 맹한 진기의 모습에 종현은 즐거움을 느낀다.

 

 

 

 

 

 "금방 취하네.이제 그만 자야겠다.너 눈빛 완전 맹해."

 

 "좀만 더 마실래요."

 

 "더 마시면 내일 아침에 엄청 힘들거야.괜찮겠어?"

 

 "힘들면...사장님이 저 좀 챙겨주면 되겠네요. "

 

 

 

 

 

진기가 와인병을 치우려던 종현의 손목을 잡으며 베시시 웃는다.

두근.진기의 눈웃음에 종현은 순간 가슴이 두근거린다.

진기가 원래 이렇게 웃었던가.

 

 

 

 

 

 "사장니임...사장니임...와인 한잔만 더 해요,우리."

 

 

 

 

 

말꼬리까지 늘리면서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부비적거리는 진기에 종현은 잠시 당황스런 기분이 되었다.

왜 자신의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잠시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자신의 어깨에서 혼자 중얼거리던 진기가 조용해졌다.

자신의 어깨에 붙어있던 진기를 떼어내자 어느 새 진기는 세상 모르게 잠에 빠져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은 종현은 그대로 소파에 진기를 눕힌다.

그리고는 담요를 가져와 그대로 진기의 몸위에 덮어준다.

쌔근쌔근 아기처럼 소리를 내면 자는 진기의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종현은 조심스럽게 진기의 머리를 쓸어 넘긴다.

 

그리고는 조용히 진기의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겹친다.

살짝 키스만 하려고 했던 것이 막상 그렇게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반응해오는 진기에 종현은 감았던 눈을 떴다. 눈을 뜨자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종현에게 키스를 해오는 진기가 보였다.

스르륵 다시 눈을 감고서 종현은 진기와의 키스에 집중한다.

이 도시에 와서 이렇게 가슴 떨리던 순간이 있던가.

종현은 조심스럽게 진기의 얼굴을 감싼다.

 

 

 

 

 

 

 

 

 

 

 

---------------

 

 

 

 

 

 

 

 

 

 

 

 

 

종현은 밝은 햇살에 눈을 떴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싶어서 종현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벌써 11시다. 옆에서 등을 들어낸 채로 잠을 자고 있는 진기에게 다시 이불을 덮어주고 나서 종현은 침대에서 일어난다.

바닥에 떨어지는 자신의 속옷과 바지를 입고 그는 부엌으로 향해 물을 한잔 마신다.

그러나 그런 종현의 움직임에 진기는 잠이 깨버리고 만다. 어렴풋이 보이는 종현의 뒷모습을보고

뒤늦게 진기는 자신이 알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순간 어젯밤의 일이 떠올라 진기는 얼굴이 달아오른다.

종현과 와인을 마셨고 그러다 키스를 했고 그렇게 둘은 종현의 침대에서 밤을 보냈다.

 

침대에서 눈만 뜬 상태에서 말똥거리고 있는 진기를 발견한 종현은 웃으면서 다시 침대로 다가온다.

 

 

 

 

"잘잤어?"

 

"아...네.."

 

 

 

 

 

 

뭔지 모를 부끄러움에 진기는 종현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그런 진기의 옆에 다시 누운 종현은 진기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그런 느낌이 싫지 않아 진기는 가만히 누워 종현의 손길을 받는다.

 

 

 

 

 "...배 안 고파? 뭐라도 먹어야지."

 

 "..괘..괜찮아요."

 

"샌드위치 만들어줄까?"

 

"......만들어주시면 좋구요."

 

 

 

 

 

조곤조곤 할말은 다 하는 진기에 종현을 웃음을 터뜨린다.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종현은 침대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킨다. 그러나 진기는 그런 종현의 팔을 붙잡는다.

 

 

 

 

 "....조금만 더 이렇게 있어요."

 

".........."

 

 

 

 

진기의 얼굴을 이미 빨개질대로 빨개져있다. 그런 진기를 보면서 종현은 소리내어 웃음을 터뜨린다.

알았어.종현은 침대에 다시 누워 진기와 눈을 마주친다. 어제만해도 자신과 잘 눈을 마주치지 못했던 진기가

오늘은 빤히 자신과 시선을 맞춰 온다. 진기도 종현도 서로를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그들은 그렇게 한껏 자신들의 여유를 즐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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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
음악이랑 배경이랑 글이랑......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 완전..... 저 오늘 아무데도 안나가고 잉여로운 상태라 진짜 일요일같은 느낌인데 저 둘이랑 같이 여유로운 일요일을 즐긴 그런 느낌임미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좋아라.... 진짜 딴것보다도 다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짱 ㅠㅠ......

11년 전
독자1
우와 글이 따뜻해보여요.. 오... 신알신!!!!!
11년 전
독자2
ㅇㅏ 진짜 글이 따뜻하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사진은 어디서 찾으셔가지구ㅠㅠ
11년 전
독자2
으홓홓홓 좋다♥♥
글의 느낌이 포근포근..

11년 전
독자3
핰핰.. 아련하당
11년 전
독자4
우와 조으다ㅠㅠ신알신할께요!
11년 전
독자5
그대 분위기가 정말좋아요ㅠㅠㅠㅠ진짜 글이 따뜻한느낌ㅠㅠㅠ
11년 전
독자6
우왕....조으다 완전 조으다
11년 전
독자7
오....좋다....아련아련....
11년 전
독자8
ㅠㅠㅠㅜㅠㅠ 사랑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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