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차이''
"그래, 그럼 그냥 들어."
"……"
"아무 사이 아니야."
"…뭐?"
"아무 사이가 아니라기 보단, 혜진이가 일방적으로 나를 좋아해."
"……"
"어, 걔 말하는거 맞아."
말 없이 승철이를 바라보았다. 사실 나올 말도 없었다. 그럼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길이 없었다. 아마도 나는 너가 그 아이와 사귀지 않아도 너를 다시 떳떳하게 바라볼 자신이 없던것같다. 너의 곁에 앉아있는 지금도 행복하지가 않았다. 그냥 누가 발가 벗겨놓은듯, 그렇게 내 자신이 너무 창피했다. 고개를 푹- 숙였다. 빨개진 귀를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아, 진짜 쪽팔려. 당장이라도 녀석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일어날까, 망설였다.
"너가 하도 피해서 말을 못했던게 있는데."
"……"
"나 사실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
"……"
"……"
"우리가 벌써 만난지 10년이 됐어."
"……"
"난 그 시간속에서 한번도 안 떨렸던적이 없어."
"……"
"알아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