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영이 양아치일 경우
"오늘도 순영이가 학교를 안 나왔어."
"아.... 순영이요. 나온다구 했었는데.... 하하하."
"응, 너봉이가 좀 어떻게 잘 말해 봐, 응?"
학교에선 요즘 들어 권순영을 챙기기 시작했다. 권순영이 뭘 하건,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학교는, 권순영을 어떻게든 학교에 나오게 하려고 애썼다.
딱히 친하게 지내는 애가 없었던 탓이었을까. 담임은 늘 나를 순영이에게 보냈다. 오늘이 벌써 열 다섯번째다. 점심시간마다 나를 권순영 집으로 보낸다.
그냥, 권순영을 잡아 오라는 거였다. 내가 반장이기 때문에 그 업무를 맡는 거고. 점심.... 굶어야지. 그래.
"저기.... 나 반장인데!"
"......."
"순영아, 문 좀 열어 봐. 선생...."
"또 너냐?"
어, 또 나지. 그럼 누가 오겠냐. 너 찾으러. 버스 타고 15분이나 가야 나오는 권순영 집이었다.
뭐 하는 놈인지, 자취를 하는 것 같았다. 심호흡을 하며 문을 두드리자, 자다 깬 건지 부스스한 머리로 눈을 찌푸리며 나오는 권순영이었다.
짜증난다는 저 표정. 이젠 신물이 날 것만 같았다. 지금 한 신데, 이제 일어나면 어쩌자는 거야. 교복 와이셔츠를 입은 걸로 봐서 학교에 가려고 한 것 같기는 했다.
"순영아, 너 앞으로 2주 남았대."
"뭐가."
"선생님이, 너 2주만 더 안 나오면 꿇어야 된대. 너 고2랑 같이 수업 듣고 싶지는 않을 거 아니야."
"꿇지 뭐."
"잘 나오겠다고 나랑 약속했잖아. 근데 왜 갑자기 안 나오는 거야.... 나 자꾸 너네 집 들락날락 거리는 거."
"밥은 먹었냐?"
내가 학부모도 아니고. 권순영한테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라, 하고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었다. 그치만 선생님이 시킨 걸 어떡해.
한숨을 쉬며 유급 얘기를 꺼내자 권순영답게 꿇지 뭐, 라고 대답해 왔다. 정말 권순영과 대화하기는 어렵다.
학교에서 권순영을 붙잡으려는 이유는, 삐딱선을 타는 학생을 바른 길로 선도하기 위함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 애들은 진작에 포기해 버리는 게 학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순영을 붙잡는 이유는, 권순영이 똑똑하니까.
저런 애를 대학에 못 보낼 수는 없다며, 선생님들은 권순영을 어떻게든 학교에 나오게 하려고 애걸복걸 하는 거였다.
"아니."
"나 라면 먹을 건데."
"......지금 학교에서 급식."
"이미 물 받아 놨어."
우리 고3이야, 순영아. 난 일분 일초가 아깝단 말이야. 끝내 한숨을 쉬며 신발을 벗고 순영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 혼자 사는 집 치고 남자 냄새도 안 나고, 그냥 그런대로 깔끔한 집이었다. 우물쭈물 서 있는 내가 답답했는지,
앉으라며 의자를 턱 끝으로 가리키는 권순영이다.
"왜 학교 안 나와, 순영아."
"나오면 뭐 해."
"대학 가야지. 대학 가면, 너 이러고 살아도 아무도 뭐라 안...."
"......."
"아니, 어, 그러니까. 너가 흡연을 한다던가. 음주를 한다던가. 이런 게 합법화 된다는 거지....."
"대학 안 가도 스무살 되면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나랑 같이 대학 가서 놀아야지, 그치?"
"........"
그래, 내가 생각해도 무리수였다. 친하지도 않은 애한테 내가 무슨 오지랖을 떠는 거야. 고개를 그릇에 쳐박고 라면이나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라.... 막상 설명하려니 할 말이 없었다.
"안 귀찮냐. 맨날 담임 말 듣고 여기까지 오는 거."
"너가 학교에 나오면 되잖아."
"김치 안 먹으면 안 느끼하냐?"
"와....."
내가 너랑 대화할 바에는 벽 보고 얘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분명히 세 봉지나 넣고 끓인 것 같은데. 순식간에 동이 나 버렸다.
양치질이나 빨리 하고 싶다. 오늘도 권순영을 학교로 보내는 건 아무리 봐도 무리인 것 같고.... 난 다시 가야 하는 거겠지.
화장실에 간 건지 권순영은 나오지 않았다. 나 갈게, 순영아. 엄청 크게 말하고 집을 나오려는데, 권순영이 내 어깨를 잡았다.
"야, 김너봉."
"응?"
"같이 가지."'
"......학교 가는 거야?"
"너가 가라며."
"나 지금 감동 받았어...."
"그럴 필요는 없는데."
그래. 오바해서 미안....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버스 정류장까지 가뿐한 걸음으로 걸어 갔다.
누가 보면 우리 둘다 땡땡이 친 줄 알겠네. 나는 바른 학생인데 말이야.
"선생님이 너 담배 펴도.... 눈 감아 주겠대."
"끊었어, 담배."
"진짜? 왜? 너가? 정말? 진짜야?"
"너가 끊으라며."
"허얼...."
"왜, 나 옷에서 담배 냄새 나냐?"
너가 내 말을 듣는 날도 오는구나. 이게 꿈이야 생시야. 눈물 날 거 같아, 진짜로.
들은 거라고는 담배와 칫솔밖에 없던 권순영 가방에 필통이랑 문제집이 들어갈 날이 이제 얼마 안 남은 건가요, 하느님?
갑자기 내가 담배 얘기를 꺼내니까, 자기 옷에서 담배 냄새가 났나고 생각했는지 권순영이 당황스러움 가득 섞인 말투로 물었다.
어, 그건 모르겠네. 너가 워낙에 꼴초였어야지.... 무의식적으로 권순영의 하복 셔츠에 코를 갖다.... 갖다 대?!
"아...안 나!"
"........"
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 무슨 냄새를 그렇게 맡아.... 미쳤어, 김너봉.
재빨리 권순영에게서 멀리 떨어지자, 계속 무표정이었던 권순영이 피식 웃었다.
너가 웃기도 하는 거니.
양아치 권순영 !!!!!!!!!!!!!!!!!!!!!!!!!! 소리 질러!!!!!!!!!!!!!!!
전 양아치 순영과 민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요....
언제 독방에서 본 적이 있는데, 순영이가 뭔가 fm 양아치라면
민규는 머리 좋고 영악한 명문고 양아치 같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공감하는 바입니다.... 너희들의 양애취미를 응원해....
下편은 언제 올라올지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빡세게 쓰고 싶은데...(ㅇㅅㅁ)
이 글은 나중에 메일링도 할 예정이어요 크크크크크 이유는 안 알랴줌
그럼 세븐틴 사랑해... 만세삼창 세븐틴 세이더네임 세븐틴 세븐틴 사랑해 예쁘다 세븐틴 사랑해 아주 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