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엠 - 브금저장소
비지엠 삽입이 안되서 기차로 쪄왔어요 위에 드래그하면 보여용.
썼던 글에서 많이 수정된 글입니당.
[EXO/변백현] 지금, 광주는.
- 단편 -
〈조각글>
" ...... "
" 너만큼은 꼭 지켜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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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1980년.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이후, 신군부의 세력이 정치를 독점했고,
독재가 이어지자 국민들의 분노로 전국 곳곳에서 민주화 항쟁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해 무력진압을 시작하였다.
" 시위진압은 해산 위주가 아닌 체포 위주다. "
" 네. 알겠습니다! "
" 지금부터 쓸데없는 감정은 버려라. 강력하게 진압하도록. "
" 네. 알겠습니다! "
" 단호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 최후의 1인까지 추격하여 타격 및 체포하도록. "
계급이 높아보이는 한 남자가 모두에게 지시를 내렸다.
남자는 단호하고도 냉정해 보였으며 따듯한 감정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 오세훈대위님, 질문이 있습니다. "
" 질문이 뭐지? "
" 여긴 제 고향입니다. 가족들이, "
" 현 시간 이후로 쓸데없는 감정은 버리라고 했을텐데. "
" 하지만, "
" 1소대는 들어라. 현 시간 이후로 이곳은 전쟁터다. 너희의 고향도, 친구가 사는곳도 아니란 말이다. "
" 네. 알겠습니다! "
" 알겠나. 박찬열 일병. "
잘생긴 외모 뒤에 감춰진 냉정함에 모두가 온몸에 소름이 끼쳤고
차갑고도 서늘한 목소리에 온몸을 부르르 떨정도였다.
질문을 했던 남자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찼고
이내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
" 백현아. "
" 응. "
" 우리 살아남을 수 있을까. "
" 괜찮을거야. 전부 다. "
내 나이 18세. 이렇게도 꽃다운 나이에
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겪으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창 밖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울음소리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애써 웃으며 백현이를 바라봤고 백현이는 해맑게 웃으며
자신의 품에 나를 따듯하게 감싸 안았다.
이런 난잡한 상황 속에서도 내 심장은 백현이에게만 집중했다.
" 여주야. "
" 응. 백현아. "
" 내가 없다해도 너는 꼭 살아남아야해. "
싫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백현이는 나의 손을 잡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리고는 '약속했어. 그러기로.'라며 환한 미소를 보여주며 웃었다.
백현이의 장난스런 웃음에 잠시나마 현실의 악몽을 잊어버린 나였다.
#
어느새 해는 저물었고 다시 어둠이 찾아왔다.
그래도 낮에는 햇빛 하나에 의지한채로 버텼지만
해가 저물고나면 찾아오는 어둠에 나는 또 다시 좌절했다.
" 백현아. "
" 응. "
" 백현아. "
" 응. 여주야. "
" 우리, 우리 꼭 살아남자. "
" 응. 너는 내가 지킬게. "
백현이는 들릴듯 말듯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때 난 알지 못했다.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우리라는 말에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리는 백현이의 얼굴을.
백현이는 알고 있었던걸까. 우리는 안된다는걸.
#
아침이되자 어김없이 총성이 들려왔다.
옆건물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들킨건지 꽤 가까운 곳에서 총성이 들려왔고
나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총성이 너무 가까이 들렸기에 두려웠다.
" 여기, 여기로 오면 어떡해. "
" 괜찮아. 오지 않을거야. "
" ... 백현아 나 좀 안아줄래..? "
백현이는 나를 자신에 품 안에 가뒀다.
백현이의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려왔고
따듯한 손길에 어느새 내 호흡은 정상을 찾아가고 있었다.
백현이는 내 이마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차례차례 포개었고
그리고는 마지막이라는듯 나에게 눈물을 머금은 키스를 했다.
어느새 나의 눈에도 눈물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졌다.
" ... 백현아? "
" 일단 여기 숨어있어. "
백현이는 나를 쓰러진 옷장 속으로 밀었다.
백현이가 옷장 문을 닫자 순식간에 시야가 어두워졌고 나는 또 다시 눈물을 머금었다.
이번에는 무서워서가 아닌 백현이가 걱정돼서였다.
" 너는, 너는 백현아. 응? "
" 둘다 들어가 있으면 들킬게 뻔해. "
" 같이, 같이 살자며. 같이 살아남자며! "
" 널 지켜준다고 했잖아. "
그 말을 끝으로 굵직한 성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혼자 가만히 있었어요. 아무것도 안했어요.'라며 말하는
떨리는 백현이의 목소리가 들렸고 이내 내 귀를 찢어질듯한 총성이 파고들었다.
" 이 층은 제가 수색하겠습니다. "
" 그래. 나는 몇층 더 올라가보지. "
" ...... "
나는 숨죽여 울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건지 가늠조차 할 수도 없었고
그저 밖이 조용해질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런데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내가 숨어있던 옷장문이 열렸다.
그리고 나는 옷장 속으로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에 눈을 찡그렸다.
" ...... "
" 겁먹지 않아도 돼. "
" ...... "
" 나도 너만한 동생이 있었어. 지금은 모르겠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
" ... 절 죽이실건가요..? "
" 아니. "
남자는 바닥에 흥건하게 젖어있던 피를 내 옷에 묻혔고 얼굴에도 묻혔다.
역겨워 토가 나올것 같았지만 가만히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금방이라도 총에 맞아 죽을것 같았으니까.
" 이렇게하고 옆에 누워있어. 절대. 살아있다는걸 티내선 안돼. "
그말을 끝으로 남자는 천장에다 총을 쏜뒤 나갔다.
나를 백현이의 옆에 눕힌채로 말이다. 옆을 돌아봤을때
백현이는 맑고 깨끗한 두 눈을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눈물을 머금고 눈 좀 떠보라고 속삭였지만 들은체도 하지 않았다.
" ... 같이, 같이 살기로 했잖아. "
" ...... "
" ... 바보야. 왜 날 살리겠다고 멍청하게... "
#
" 총에 맞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시신 발견했습니다. "
한 남자가 서로 나란히 누워있는 시신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리고는 뭔가 이상한점을 발견하고는 눈물이 나오려는걸 참고 다시 보고했다.
" 다시 보고합니다. 한명은 총에 맞은게 아니라 손목을 긋고 자살한 것 같습니다. "
번외는 여주가 자살을 결심하고 난 후로
언젠간 찾아뵐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