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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뭉이 변팀장 전체글ll조회 799l 1

[엑소/변백현] 멍뭉멍뭉 변팀장! | 인스티즈 

 

 

 

 

 

 

 

" 지금으로 치면 정략혼이었네! " 

" ...예? " 

" 음... 그러니까... 어, 이걸 뭐라해야하나. " 

 

 

 

 

 

 

용하다는 무당 신씨는 곤란한 표정을 하고서 제 가슴팍을 탕탕 쳐댔다. 도저히 마땅한 설명 방법을 모르겠다, 에구 저 도련님 어쩌면 좋아? 표정 만큼은 꽤나 진지해보이지만, 보아하니 천성이 진지할 사람은 아니니. 지금 이 이야기를 해줘봐야 제대로 해결을 할지도 모르겠고... 

 

 

 

 

 

 

정확히 말하자면 도련님이 만든 도련님의 업이었다. 분명 그리 매정한 사람은 아니여보이는데, 제 부인께 왜 그리도 매정하셨었는지. 고운 여자라면 모두 아끼고 보는 우리 신령님의 눈 밖에 나고도 남았지, 쯧쯧. 아무튼, 그 곱상한 마님께서 외로움에 시들시들해지다. 결국 제 명이 다하기 직전 우리 신령님께 다음 번엔 꼭 제가 도련님의 운명이게 해달라고 하고 죽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 그러니까... 그, 눈에 밟힌다는 그 여자가! 전생의 도련님 부인이었다고! " 

" ... 전생의 부부인게, 현생에도 영향을 주나요...? " 

" 뭐, 저어기 사는 무당 한명 말에 따르면 한번 부부는 쭉 부부라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 믿어... " 

" 아니, 그럼 왜 그렇게 신경 쓰이는걸까요..? " 

" 마님이 외롭게 죽어서 그렇지- " 

 

 

 

 

 

 

 

 

젊은 사람이 진지하게 저를 찾아와서는 하는 말이라곤 어떤 여자가 계속 눈에 밟히는데, 이거 뭐에 홀린건가요? 라 이 새끼 진짜 이상한 놈이구나, 했는데. 참, 보고보니 이 도련님도 참 딱하다 싶었다. 매정한 남편에 일생을 쓸쓸하게 산 불쌍한 마님께서 그리 독하게 마음을 먹고 빌고 빌었으니, 그 연이 어디 쉽게 끊어내 지기야 하겠는가. 

 

 

 

 

 

 

 

 

" 왜 외롭게 죽은 건데요? " 

" 도련님이, 그 마님이 시집와서 죽을 때까지 한번도 눈길도 준적이 없어서 그래. " 

" ...? 왜요? " 

"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당시 도련님 취향이 아녔나, 뭐 그랬겠지. " 

" ...? 아닌데? " 

 

 

 

 

 

 

 

 

어휴, 한참 한숨을 쉰 무당 신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이제 도련님 큰일났어. 마님이 얼마나 온 마음을 다해서 빌었는지. 이 연이 쉽게 끊어질 인연이 아냐. 이번 생에서 도련님이 마님이 마음 고생한거 다 갚아야 끊길 인연이야. 

 

 

 

 

 

 

 

 

[엑소/변백현] 멍뭉멍뭉 변팀장! | 인스티즈 

 

 

" ...어느 정도에요? " 

" 어... 좀 심한 정도? 아니아니, 좀 많이..? " 

 

 

 

 

 

 

 

 

얼빠진 얼굴이 참 곱다고, 신씨는 생각했다. 아무튼, 이제 저 얼굴도 마님 때문에 고생하면서 거칠어지겠다고 생각했지만. 부러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신령님이 내내 마음 쓰시는 마님의 일을 망치면 제게도 큰 화가 입을 것만 같아서였기도 했지만. 마님의 일생에 대한 동정이기도 했다. 

 

 

 

 

 

 

 

 

 

" 아무튼, 고생 좀 해- 도련님이 백번 잘못한거야... " 

 

 

 

 

 

 

 

 

 

아, 예...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한 도련님의 얼굴에 이내 걱정이 서렸다. 아무튼, 그게 도련님의 운명이었다. 

 

 

 

 

 

 

 

 

 

 

 

 

 

 

 

 

 

 

 

 

 

 

[엑소/변백현] 멍뭉멍뭉 변팀장! | 인스티즈 

 

 

 

" 저, 여주씨. 저녁 드셨어요? " 

" 네. " 

" ...정말? " 

" ...정말. " 

" 진짜..? " 

" 네 진짜... " 

 

 

 

 

 

 

 

 

낙하산 변팀장은 사내의 가장 큰 이슈였다. 일을 거지같게 하거나 예의 없어서가 아니였다. 아니, 차라리 적절한 유머 감각에 호감상인 외모는 꽤 많은 여사원들의 마음을 홈쳐갔다. 사랑받고 자란 티가 줄줄 흐르는 사람인데다, 시원시원한 그 성격은 여사원 뿐만 아니라 남자 사원들도 끌어당겼으니. 그 생글거리는 얼굴을 싫어할 사람은 없어 보였다. 아니, 없어보였었다. 낙하산 변팀장과는 정반대인 김팀장을 제외하면 말이다. 

 

 

 

 

 

 

 

 

반면, 김팀장은 늘 사원들에게 호감을 사지 못했다. 그 칼같은 성격에 높디 높은 철벽은 그녀의 얼굴만 보고 사모하던 남사원들마저 떨어져나가게 했다. 어린 나이에 높은 직급에 있는 탓에 여러 구설수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 누구도 그녀의 업무 능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보기 드문 능력 좋은 완벽주의자였으니, 그덕에 팀원들은 죽어나가고 있었으나. 실적은 나쁠 수가 없었다. 허나, 그 덕에 팀 내에서도 융화되지 못한 채로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 여주씨, 그럼 커피는요? " 

" 안 좋아해요. " 

" 그럼 아침마다 마시면서 오는건 커피가 아니라 뭐에요..? " 

" ...보약이에요. " 

" 그거 회사 앞 카페꺼 아녜요? 요즘 거기서 보약도 파나요..? " 

 

 

 

 

 

 

 

 

 

 

딱히 좋아하는 타입은 없지만, 그 중에서 김팀장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딱 변팀장 같은 타입이었다. 귀찮은 타입, 혹은 쉬지도 않고 나불거리는 타입. 두가지 모두에 딱 들어맞는 그가 계속 저에게 들이대니 김팀장으로선 스트레스였다. 한번 크게 화를 낼까, 하다가도. 괜히 저 마음 여려보이는 남자가 제 앞에서 울기라도 하면 더더욱 귀찮아지기 때문에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아니, 한번은 진짜 부드러운 말투로(물론 자기 기준) 좀 조용히하면 안되겠냐고 물었을 뿐인데. 잔뜩 상처 받은 얼굴로 저를 바라보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탓에, 까칠한 김팀장이 순둥이 변팀장에게 크게 화를 냈다고 소문이 났던 적이 있다. 덕분에 변팀장에게 잘보이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부장님에게 불려가 크게 깨졌던 전적이 있기 때문에. 김팀장은 꾸역꾸역 제 화를 눌러 담고 있는 중이었다. 이게 갑의 횡포인가? 하고 고민하면서 말이다. 

 

 

 

 

 

 

 

 

 

 

" 저랑 얘기하기 싫으세요..? " 

" ... " 

" 아... 정말 죄송합... " 

" 아 그래요, 딱 커피 마셔야할 시간이네요. 가죠. " 

 

 

 

 

 

 

 

 

 

 

변팀장과 커피를 마시는 것도 참 귀찮은 일이었지만. 꼰대 부장님께 불려가 까이는 것보단 덜 귀찮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었다. 커피 마시러 가지는 제 말에 잔뜩 신나서 방방 뛰는 꼴이 뵈기 싫긴 했지만. 지금 당장 변팀장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기엔 보는 눈이 많았다. 가끔은 이 새끼가 어쩌면 나보다 치밀한 새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가, 이 놈은 꼭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만 내게 이리 군다는 것이다. 

 

 

 

 

 

 

 

신나서 방방 뛰는 변팀장에게 눈을 찡긋거리는 제 팀의 박대리를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무래도, 이건 사내에 유행하는 신종 괴롭힘인가 보다... 

 

 

 

 

 

 

 

 

 

 

 

 

[엑소/변백현] 멍뭉멍뭉 변팀장! | 인스티즈 

 

 

 

요즘들어 변팀장은 고민이 늘었다. 저랑 운명이게 해달라고 빌고 죽은 사람치곤 김팀장이 제게 너무 관심이 없는 탓이었다. 제가 달려가 한 20번 정도 질문을 하면 그 중 하나만 대답해주는 대화 형식이었다. 김팀장네 대리인 제 친구 박찬열이 가리켜준 대로 김팀장이 좋아한다던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했는데도 보약이라고 구라를 치는 모습에 괜찮은 척 했지만 사실 적잖게 마상을 당한 변팀장이었다. 

 

히잉, 여주씨는 나한테 관심이 없나봐 8ㅅ8... 

 

 

 

 

 

 

 

 

 

 

과거의 저를 몹시 때리고 싶게, 그녀는 현재의 저의 이상형 중에서도 이상형였다. 멋진 커리어 우먼! 단정한 정장은 남자인 제가 봐도 멋있었고. 집중하며 찡그려지는 그 미간은 진짜 진짜로 최고였다. 가끔 박찬열이 제 팀장에 대해 투덜대기에 입사하기 전 굉장히 두려워했는데. 뭐야, 진짜 예쁘고 멋있는 여자가 있는 것이었다. 그때 변팀장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박찬열이 부러웠다.  

 

 

 

 

 

 

 

 

 

 

가끔가다 제 유머에 웃어주는(김팀장은 어이가 없어 웃은 것인데) 날이면 가슴이 떨려 밤에 잠을 못이루기도 했다. 아, 이게 그 무당 아줌마가 알려준 운명이라는 건가? 히히, 여주씨랑 나는 운!명! 하면서 그 긴 밤을 지새며 이불을 찼다가, 자세를 이리 틀었다가 저리 틀었다가 하며. 아, 사귀면 언제 손을 잡고 언제 뽀뽀를 하지? 하는 어처구니 없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 상상이 가끔 수위가 깊어지면, 다음 날 부끄러워 눈도 못 마주치고 발만 동동 굴렸다. 그리고, 김팀장이 말하길. 그 날이 제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고 한다. 

 

 

 

 

 

 

 

 

 

[엑소/변백현] 멍뭉멍뭉 변팀장! | 인스티즈 

 

 

 

김팀장에게 치대러 가기 전 변팀장은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까지 한다. 이렇게 웃을까? 아냐아냐 이건 너무 경박해보여! 이, 이렇게 웃으면 좀 귀여워 보일까? 

 

사실, 별 필요 없는 고민이다. 김팀장은 귀여운 남자를 안 좋아해서... 

 

 

 

 

 

 

 

아니, 사실 귀여운걸 좀 좋아하긴 한다. 그 기준이 남과 다를 뿐이지. 김팀장이 본 동물 중 가장 귀여웠다던 동물은 호랑이다. 자기 집에서 호랑이를 키우는게 꿈이라고 늘 제 친구들에게 진지하게 말하는 걸 보아하면. 일단, 일반적인 귀여움은 그녀에게 통하지 않을게 뻔해 보인다는 것이다. 남들이 호랑이를 까면 그녀는 진짜 진지한 표정으로 호랑이만큼 귀여운 생명체가 어딨다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하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며 꽤나 뿌듯해하는 것 같았다고 그녀의 친구들이 말했다. 

 

 

 

 

 

 

 

 

 

아마 변팀장이 김팀장에게 우린 운명이에요! 라고 말하는 날에는 김팀장이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할머니의 영향으로 점쟁이들, 무당을 심각하게 신뢰하는 변팀장과. 그딴건 없다고 믿는 김팀장이었으니까. 헛소리하는 남자도 김팀장이 제일 싫어하는 타입 중 하나였으니. 아마 이 말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을 것이다.  

 

 

 

 

 

 

 

 

 

혼자서 진지하게 오늘도 연애 계획을 짜고 있는 변팀장의 얼굴을 보며 그의 친구라는 박찬열 대리는 혀를 끌끌 차댄다. 아니, 김팀장님이 연애할 생각이 없는데 제 친구는 홀로 소설이나 써대고 있으니 친구로서 답답하기만 하다. 어휴, 저 병신. 나 여주씨랑 사귀면 같이 애견 카페 갈거야! 여주씨는 딱봐도 귀여운거 좋아할 것 같아! 라며 온 몸을 부르르 떠는 꼴을 보아하니, 참 딱하기도 하고... 박대리는 착잡한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오늘도, 변팀장의 운명적 사랑은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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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230
아...정말 너무 좋아요....변팀장님 아가멍뭉이 같고ㅜㅜㅜㅜ너무 좋아요!!!!!ㅠㅠㅠ다음 편 기다리겠습니다!!!
7년 전
독자1
다음 편 기다릴게요ㅠㅠㅠ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7년 전
독자2
귀여워요ㅋㅋㅋㅋ 그리고 재밌네요ㅎㅎ 잘 읽고 가요!
7년 전
비회원41.36
아니 세상에 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요 ㅠㅠㅠㅠ 이렇게 끝나는건 아니겠죠 ㅠㅠ? 다음편 꼭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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