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현성] 사랑에의 충실, 그것이 행복 03 |
-우현 ver. 우현은 괴로웠다. 방금 기범에게서 걸려온 전화는 믿을 수도, 믿고 싶지도 않은 내용이었지만 전화를 끊고 보내온 기범의 사진에 우현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진에는 성규가 어떤 여자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너무 선명한 성규의 얼굴에, 그리고 그 여자의 얼굴에 우현은 상처를 받았고 크게 상심했다. 성규가 오면 어떤식으로 대해야 할지도 고민이었고 이걸 모르는 척해야하는 건지, 화를 내야하는 건지 갈피를 전혀 잡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요즘 성규는 좀 이상했다. 성규는 평소대로 행동한다고 행동했겠지만 우현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아니었다. 마치 기계적으로 하는 애정표현들을 눈치챘었지만 피곤해서 그러려니하고 가볍게 넘겼던 일들이 이제야 생각나면서 의심은 커져만 간다. 피곤하다며 먼저 잔다고 누워서 히히덕거리며 누군가와 카톡을 하고 밤에 친구 만나러 간다며 몰래 나가던 일, 우현 저 몰래 화장실에서 누군가와 즐거운 듯 통화하던 일, 저와의 관계가 뜸해졌던 것까지 이 모든 일들이 생각나면서 우현은 더욱 괴로워졌다.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웃으며 들어온 성규에게 우현은 뭐라고 대꾸를 해야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했다. 왜그러냐고 진지하게 묻는 성규를 보며 우현은 마음을 다잡았다. 이 일은 모른 척할 것이 아니라 바로 잡아야할 일이라고. 그래서 혼란에 얼룩져있던 표정을 지우고 성규를 보았다. 이미 확실한 사실이지만 물어보고 맞으면 깨끗하게 끝내버리자하고 지키지도 못 할 약속을 스스로에게 하며 성규를 향해 말했다. "형, 혹시 다른 여자 만나?" 그 말을 듣자마자 성규가 당황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 입술 상한다고 하지말라고 했던 버릇이 또 나오길래 저도 모르게 하지말라고 할 뻔했다. 이것도 습관이다. 남우현의 김성규 챙기는 습관. 잠자코 성규를 보고있자니 성규가 변명하듯 이야기를 늘어놓으려 하기에 그 말을 자르고 기범에게 들은 것을 모두 이야기했다. 우현은 성규에게서 변명따위를 듣고싶었던 게 아니었다. 그런데 성규는 그걸 알지 못하고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위해 급하게 변명할 생각을 했고 그게 표정으로 훤히 드러나 우현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성규를 보며 한숨을 쉰 우현은 그대로 방에서 나왔다. 머리를 식히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성규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게 너무 싫었다. 팔짱을 낀 채 서서 창문 밖을 보고 있자니 성규가 뒤따라 나와 제 뒤에 서는 게 느껴졌다. 성규가 등 뒤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뒤돌아보지 않았던 우현은 성규가 내뱉은 말에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몸을 돌려 성규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우현아, 내가 미안해 응? 나 아직 너 사랑해" 미안하다고, 아직 너 사랑한다고 말하는 성규의 말이 왜 이렇게 가식적으로 들리는 지 모르겠다. 연습생 시절에 있던 작은 마찰을 제외하면 성규는 우현이 가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믿고 사랑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늘 잘해주려 최선을 다했는 데 이런식으로 뒷통수를 칠 줄이야. 우현은 성규를 불신에 찬 눈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눈을 하도록 만든 사람이 김성규니까. 그러니까 김성규는 이런 눈으로 보아도 싸다. "형이 어떻게 이래?" 우현의 말에 성규는 다시 한번 미안하다며 붙잡았지만 지금 우현에게 성규의 행동들은 모두 가식으로 보일 뿐이었다. 당분간 시간을 갖자며 들어온 성열의 방안에서 우현은 우뚝 선 채 나오려는 울음을 꾹 참아야했다. 성규의 성격상 방 밖에서 엿들을 게 분명해서 자신이 울고 있다는 걸 들키기 싫었다. 침대에 누워있다 놀라 일어난 성열이 무슨 일이냐며 물어왔고 우현은 그대로 성열에게 다 털어놓았다. 마침 성열의 룸메이트인 명수가 드라마 스케줄을 나가서 다행이었다. 우현은 성열 이외의 다른 아이들이 성규와 자신 사이의 일을 아는 것이 내키지 않았기때문이다. 괜한 걱정을 시키기도 싫었고 자신을 달래 줄 사람은 성열이면 족했다. 우현의 이야기를 들은 성열은 화를 내며 그 형 그렇게 안봤는데 진짜 나쁜사람이네, 하더니 그냥 헤어지지 뭐하러 시간을 갖자고 했냐며 물어왔다. 성열의 물음에 우현은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헤어지자고 하기에는 아직 우현이 성규를 많이 사랑하고 있기때문에. 그래서 성규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차마 꺼낼 수 없었기 때문에. - 밤 늦도록 성열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잠든 우현이 깬 것은 옆에서 느껴지는 소란스러움 때문이었다. 잘 떠지지 않는 눈때문에 미간을 찌푸리며 옆을 보니 성열과 성종이 꽤나 격한 장난을 하고있었다. 언제온건지 명수도 곤히 자고있었다. 우현은 잠을 제대로 자지못해 지끈거리는 머리를 잡고 일어나 제 방으로 향했다. 방에서 씻고 난 뒤 갈아입을 옷을 챙겨 나왔다. 방에서 나오자 보이는 것은 멤버들을 발로 툭툭 건드리며 웃음을 흘리는 성규였다. 자신은 성규때문에 밤새도록 고민하고 아파했는 데 정작 성규는 웃고있었다. 그게 기분 나쁘고 짜증나서 저도 모르게 우현은 싸늘한 시선으로 성규를 보았고 성규와 눈이 마주쳤다. 어딘지 모르게 아파보여서 어디가 또 아픈건지 싶었다. 그러나 이내 걱정을 떨치고 다시 본 성규는 저를 싸늘하게 보는 우현의 시선을 견딜 수 없었는 지 부엌으로 가버렸다. 무거운 몸을 억지로 움직이는 듯한 행동에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화가 났어도 우현은 성규를 사랑하니까. 아침 먹으라는 성규의 부름에 우현은 성열에게 안먹는 다는 말을 남긴채 집에서 나왔다. 어차피 스케줄때문에 타야할 차, 미리 타고있어도 나쁠건 없지 싶었다. 차를 타기 전, 집 앞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몇개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한 우현은 차에 타서 노래를 들었다. 두, 세곡쯤 들었을 무렵 급하게 차에 탄 매니저형이 스케줄이 당겨졌다며 멤버들을 불러오라고 시켰다. 우현은 귀찮음을 무릅쓰고 다시 아파트로 들어갔다. 어차피 지금 전화해봤자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 아무도 안받을 게 뻔했기 때문에. 현관에 서서 보이는 멤버 아무에게나 말하려했는데 보이는 것은 성규뿐이었다. 우현은 그대로 서서 성규의 행동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한껏 인상을 찌푸린 채 똑바로 걸으려는 것 같은데 정작 걸음은 비틀거린다. 쓰러질 듯 아슬한 걸음에 당장이라도 달려가 잡아주고싶었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마침 신발을 신는 호원에게 빨리 나오라고 전했다. 차 안에서도 성규는 힘이 하나도 없어보였다. 매니저형이나 멤버들이 건네는 말에 제대로 답을 못하고 있었다. 계속 엉뚱한 대답을 하는 성규를 이상하게 여긴 명수가 조심스레 짚어본 이마에서는 열이 펄펄 끓는 다고했다. 너무 걱정이 되서 우현은 뚫어지게 성규의 뒷통수만 바라보았다. 우현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걱정이되면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넬 수가 없다는 것을. 지금의 어리석은 자신처럼. 매니저형이 준 약을 먹고 잠 드려고하는 성규에게 걱정의 뜻을 담은 말을 건네고 싶은 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않았다. 마음 한켠은 걱정스러움으로 가득 차있지만 나머지 한켠은 아직 성규를 용서하지 못한 제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지 않고서야 성규에게 그런 말을 뱉는 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뱉고도 후회할 말을 해버렸다. 그것도 예의 그 다정한 목소리로 성규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형,그거 벌 받은거에요. 제 믿음을 져버린 벌." 이 말은 말을 꺼낸 우현에게도 들은 성규에게도 상처가 되어 돌아왔다. 우현은 성규의 몸이 순간 바짝 얼어붙는 것을 보고 스트레스에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야했다. 어느 것 하나 제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우현은 한숨을 내쉬며 의자 등받이에 기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창 밖 풍경을 우울한 눈으로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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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우현이 시점이었는데 괜찮나요?
우현이가 너무 나쁜애가 되버리는 거 아닌가싶어서 해명의 글을..
완결까지는 아마 2~3편이 더 써질 것 같구요
그외에 외전은 텍파를 신청하신 분들께 따로 보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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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알신, 암호닉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