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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너와 나의 거리 

 

 

 

가쁜 숨을 몰아쉬다 이내 숨을 고르며 자꾸만 뜨끈하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진정시키기 위해 창문을 열어 찬바람이 들어오는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차가운 밤공기에 스치며 점점 열기가 식는 얼굴과는 달리, 아까 전부터 요란하게 뛰기 시작한 심장은 잔잔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팡, 소리를 내며 침대가 흔들릴 정도로 털썩 침대 위에 널브러져 눈을 꼭 감았다. 자꾸만 머릿속으로, 두 명의 지수오빠가 겹쳐올랐다. 조그마한 손가락에 천진한 미소를 지으며 시도때도 없이 "여주 지수꺼야!" 하고 외치던 어린날의 지수오빠와, 남자답게 마디가 도드라진 손가락에 부드러운 미소로 내게 눈을 맞추며 "여주 너는 아직 지수꺼고." 하고 조용히 말하던 너무 커버린 지수오빠의 모습. 눈가에 아롱지는 오빠의 모습이 참을 수 없이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어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두툼한 이불 사이에 얼굴을 넣고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 내뱉기를 반복했다. 점점 잔잔해지는 숨소리에 머리를 쓸어올리며 이불 밖으로 나오면, 언제 들어왔는지 모를 이석민이 내 얼굴 앞으로 제 얼굴을 지나치게 가까이 들이대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얼굴 가득 걸고선 말했다. "우리 여주님 지수랑 아주 좋아 죽어?" 복잡한 내 마음을 알리 없는 이석민의 장난에 손에 잡히는 대로 머리 맡에 놓인 베개를 이석민의 얼굴에 대고 던져버렸다. "빨리 안나가?" 내 말에 제 얼굴 한가운데를 맟히며 떨어진 베개를 주워 내 쪽으로 다시 던지며 이석민이 짜증을 냈다. "야, 좋아보이는걸 좋아보인다고 하지 뭐라고해." 이석민의 말에 귀를 막으며 듣기 싫다는 것을 역력히 표현하는 내 모습에 이석민이 다시 침대 맡에 앉으며 능글거리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서, 고백은 김여주가 할꺼지?" 우리 지수가 얼마나 너한테 쏟아부었는데, 당연히 네가 먼저해야지. 석민의 말 사이로 들리는 '고백'이라는 단어에 간신히 식힌 얼굴이 다시 붉은 빛을 띄우며 터질 듯 후끈거렸다. 이석민이 계속 제멋대로 말하게 놔뒀다간 얼굴이 터져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실없는 생각에 대뜸 침대 위에서 일어나 이석민의 등을 힘껏 밀며 방문 밖으로 내몰아버렸다. 계속 어떡할꺼냐며 악을 질러대는 이석민을 뒤로하며 방문을 등지고 앉아 가만히 무릎을 끌어안았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오빠의 얼굴에 웃음이 절대 가시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이미 있는대로 달궈진 공기를 식힐 생각도 않은 채, 홀로 오빠의 웃는 얼굴을 수백번도 넘게 그려냈다. 

 

 

 

 

 

 

 

 

 

 

"글쎄, 그 형 성격에 네가 무슨 말을 하던 좋아 죽을 것 같은데." 심드렁한 얼굴로 턱을 괴며 찬이 성의 없게 대답했다. 그런 찬의 모습에 쪼잔하긴, 하고 혀를 끌끌 차며 순영이 눈을 흘겼다. "그런데, 그 말이 맞긴 맞아. 뭘 거창하게 해주려는 것 보다는 그냥 여주 네 진심이 담긴 한마디면 형은 오히려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제가 눈을 더 밝히며 말하는 순영의 모습에 그런가,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냥 말만 하는건 너무 성의없어 보이지 않을까?" 고개를 저으며 말하는 내 모습에 찬이 씁, 하고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세븐틴/조슈아] 회장님이 보고계셔! 10 | 인스티즈 

"뭘 자꾸만 그렇게 해주려고 해. 나라면 뭐라도 그냥 감사하게 받아들이겠다."  

 

넙죽 절하는 시늉을 해보이며 장난스레 웃는 찬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순영이 이내 찬의 뒷통수를 퍽, 내리쳤다. "하여간, 참 쓸모 없어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하던 순영은 내게 화이팅 하는 시늉을 해보이며 웃었다. "무슨 말을 하던, 여주의 진심만 있으면 지수형은 엄청 좋아할꺼야." 꼭 어떻게 됬는지 말해줘! 연신 기대하는 표정을 지으며 끝까지 당부하는 순영의 모습에 힘입어 전보다는 자신있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오빠가 어떻게 반응할지 속으로 백가지도 넘는 표정들을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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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 상상 속 오빠의 표정은, 죄다 눈이 부시게 웃는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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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이 보고계셔! 

be mine! 

09 

 

 

 

 

 

 

 

 

뒷문으로 나가며 제 어깨로 내 어깨를 장난스레 툭 치고 가는 이찬과, 그 뒤에서 기어코 김여주 화이팅을 삼창하는 권순영을 뒤로하고 마지막 교시 내내 오빠에게 전하려 한 말들을 속으로 정리하며 땅에 시선을 고정한 채 얼른 오빠가 있을 3학년 층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번의 실수도 없이, 꼭 제대로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방금 청소를 한 듯, 아직 대걸레의 물기가 가시지 않은 계단을 오르려하는 그 순간, 살짝 느껴지는 인기척에 시선을 돌리면, 지수오빠가 내 옷 소매를 잡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오빠...?"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지수오빠의 모습에 당황해 잡혀있는 소매를 살짝 당기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을 해보이면, 허리를 굽힌 채 숨을 고르던 지수오빠가 내 얼굴을 보며 환하게 미소를 띄운 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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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오빠네 교실 가려고 한거야?"  

 

오빠의 질문에 아, 하는 소리만 내고서는 아무 대답도 않은 채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꼭 오늘 내가 오빠에게 하려한 말들을 이미 들켜버린 것만 같은 착각이 들어 얼굴이 금방 붉은 홍조를 띄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내 모습을 가만히 보다 아, 너무 예뻐! 여주 너무 착해! 하며 듣는 사람이 민망해질 정도로 감탄사를 내뱉던 지수오빠가 곧 풀이 죽은 표정을 하더니 근데... 하고 갑자기 말끝을 흐렸다. 갑자기 속상한 얼굴을 하는 지수오빠의 모습에 내가 의아함에 고개를 기울이자, 오빠가 뒷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오늘 학생회 회의가 갑자기 잡혀버리는 바람에..." 그런 것도 미리 안 말해주는게 어딨어. 선생님이 미리 공지해주지 않았다며 투덜대던 오빠가 아쉬운 얼굴을 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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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주 먼저 가야겠지..."  

 

축 늘어져 풀이 죽은 모습으로 조심히 가, 하고 말하는 지수오빠의 모습이 귀여워 웃음을 터트렸다. "별로 오래 걸릴 것 같지도 않은데, 기다릴께요." 내 말에 오빠의 얼굴이 금새 풀어지며 눈에 띄게 환해지더니 꼭 산책을 나가는 강아지마냥 폴짝대며 물었다. "정말? 여주가 기다려 주는거야?" 아이와 같은 오빠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내 대답에 연달아 쾌재를 부르던 오빠는 내 손을 움켜잡으며 학생회실로 향했다. "회의 늦었을텐데, 얼른 먼저 가봐요." 내 말에 오빠는 눈썹을 꿈틀대며 아닌데? 하고선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시간 조금 남아서 괜찮아." 오빠의 말에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에이, 아까 뛰어왔으면서. 내말에 오빠는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아, 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까는 여주 때문에 뛴건데." 오빠의 말에 이번엔 내가 벙찐 표정을 지었다. 내 표정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 오빠는 내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었다. "만약에 서로 길 엇갈리면 여주가 곤란하니까. 얼른 말해주려고 뛴거야. 길 안 엇갈리게." 오빠의 말에 그제서야 이해가 가며 다시 걸음을 늦췄다. 그런거였구나.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히 말하면서도 내 말과는 다르게 심장은 자꾸만 막 달리기 경주를 마치고 온 사람의 것마냥 크게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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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회의 끝내고 올께, 심심하면 창문으로 오빠 회의하는거 보고 있어, 알았지?"  

 

그 와중에도 내가 오빠와 손을 잡고 있음을 실감시켜주려는 듯, 손을 타고 전해지는 오빠의 체온 탓에, 연신 눈을 마주치며 당부하는 오빠의 말에 선뜻 오빠와 눈을 맞추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길어봤자 뭐 얼마나 길겠어, 하고 간과한 회의가 시작한지 어느새 한시간이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복도에 걸린 그림이 몇개인지 헤아려가면서 하나하나 감상을 할 때까지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회의 탓에 지루해져 오빠의 말대로 학생회실 앞문에 달린 창문으로 오빠의 회의하는 모습을 구경할까, 하다가 왠지 방해가 될 것만 같은 마음에 벽을 등지고 앉아 밖으로 이따금씩 새어나오는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 목소리들 사이에서 섞여나오는 오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 오랫동안 쭈욱 긴장한 상태로 있어서인지 땀으로 조금 축축해진 손을 씻으며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쏴- 하는 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줄기 너머로,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거품의 향기가 코끝을 타고 올라오며 온종일 복잡하게 흐트러져있던 마음이 조금은 정리되는 듯 했다. 할 수 있다.  

머릿속으로 혼잣말을 되뇌이며 거울을 통해 비치는 내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머리를 매만지며 화장실 밖으로 나가려할 때 즈음, 불쾌하리만치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어머, 너 여주 아니야?" 그 한마디와 함께 덜컹, 하는 기분과 함께 저 아래로 추락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뻣뻣해진 채 겨우 고개를 돌려 바라본 곳에는 그 선배가 서있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픔이 차오르는 내 모든 과거의 근원지인, 선배가 티 없는 웃음을 지으며 내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동안 잘 지냈어?" 내게 가까이 오라는 시늉을 해보인 선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 작은 움직임조차도 꼭 계산된 행동같아 구역질이 차올랐다. "네, 잘 지냈어요." 못 지냈어요, 사실대로 말하기엔 자존심이 상해 선배에게 지지 않기 위해 애써 더 밝게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거울을 보고있던 선배가 내 대답에 고개를 돌리고선 내쪽을 바라보며 작게 웃음을 흘렸다. "다행이네, 이제 애들이 괴롭히지는 않아?" 다시 시선을 거울쪽으로 돌린 선배가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가벼이 물은 듯 해보이는 그 질문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다. 제 질문에 내가 채 대답하기도 전에 대답을 기대하지도 않은 사람처럼 선배가 말을 이었다. "솔직히 그때 지켜보는 입장에서 너 얼마나 불쌍해보였는지 몰라, 여주야." 선배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내 가슴에 박혀오고 있었다. 선배의 말에 다시금 차오르는 에전의 기억에 주먹을 꽉 쥐었다. 언제부턴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참을 수 없이 눈물이 나는 버릇이 생겼다. 눈에 띄게 어두워졌을게 분명한 내 표정을 무심히 훑은 선배가 아, 미안 하며 손을 내저어보였다. "그래도, 그때 잘 말해준거 고마워. 여주 아니었으면 나도 덤터기 쓸 뻔 했잖아." 웃으며 말하는 선배의 말에 찬물을 틀고 흐르는 물줄기에 손을 연신 적셨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쩐지 내가 그 자리에서 무너져버릴 것만 같았다. 실은 자기가 제일 악질이었으면서. 목까지 차오르는 비명을 꽉 눌러 삼켰다.  

"아니에요."  

속마음과는 정반대로 나간 내 대답에 선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여주 네가 여긴 무슨일이야?" 선배의 물음에 대답없이 학생회실을 손으로 가리켰다. "아, 지수 기다리는거야?" 선배가 웃으며 물었다. "지수가 아직도 너 좋아한다더니, 진짠가봐?" 그에 대답없이 가만히 표정을 숨겼다. 그런 내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고있던 선배가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지수 취향은 여전한가보네." 선배의 한마디에 저절로 인상이 구겨졌다. 내 표정을 본건지, 선배가 한손으로 내 어깨를 건드렸다. "아주 표정으로 사람 하나 죽이겠다, 여주야." 선배의 말에 손을 내저으며 애써 표정을 폈다. 핸드폰 시계를 확인한 선배가 이제 가봐야겠다, 하고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이번에 선생님께서 학생회 총무로 추천해주셔서 나도 지수랑 많이 마주치는데, 여주랑도 자주 보겠네." 제 어깨를 내 어깨에 스치며 선배가 화장실 밖으로 향했다.  

"선배한테 대하는 태도는 여전하네. 지수는 그런거 다 받아주나봐?"  

문턱에서 뒤돌아 묻는 선배에게 긴 말 없이 "죄송합니다" 하고 시선을 땅에 고정한 채 대답했다. 그런 내 모습을 못마땅하게 지켜보던 선배가 이내 고개를 까딱이며 다시 학생회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전히 쏴아, 하는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물줄기가 세면대를 가득 채워 어느새 바닥을 추적하게 적셔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밀려오는 아픔들에 내 눈물이 바닥에 고인 물에 짜게 섞여들어갔다. 

 

 

 

 

 

 

 

 

 

 

홀로 걷는 길 내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수많은 상처와 기억들 속에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은 채 그저 걸음을 재촉해 집으로 향했다. 모든게 그저 미웠다. 마지막 약속대로 내 주변에 나타나지 않다가 늘 그랬듯 가장 두려운 순간에 나타나는 선배가 미웠고, 이 상황에 대해 단 하나도 모르고 있을 지수오빠가 미웠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미운건 나였다. 예전의 아픈기억을 딛고 일어설 만큼이나 소중한 오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연습했던 그 말을, 고작 이런 일 때문에 전하지 못한 김여주가 너무 미웠다. 자꾸만 힘이 풀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실어 걸으면서 생각했다. 어쩌면 내 상처는 다 나은게 아니라, 서툰 솜씨로 성기게 꿰메져 있었을지도 몰랐다고. 분명 이젠 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화장실에서 선배와 나눈 대화가 자꾸만 머릿속에서 재생되며 오빠의 얼굴이 다시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비를 맞은 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던 그 모습이 자꾸만 눈 앞에 그려졌다. 지금 오빠는 그 때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때보다 더 참담한 표정을 지은 채 나처럼 홀로 길을 걷고 있을까. 나는, 오빠를 등지며 뒤돌아 걸었던 그때보다 더 서럽게 울고 있었다. 주머니에서 웅웅대는 핸드폰을 꺼내들어 전화를 받으려다, 액정에 뜨는 수신인에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지수오빠로부터 꽤 오랫동안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다. 나는 또한번 내게 한발 더 다가오는 지수오빠에게서 달아나고 있는 중이었다.  

제 주제도 모르고, 미련하게. 

휴대폰의 진동은 멈출줄을 몰랐고, 난 기어이 전원을 꺼버린 채 집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여전히 주책맞게 차오르는 눈물에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 탓에 눈을 연신 깜빡거리다 간신히 눈에 들어온 장면은, 집 앞에 등을 기댄 채 서있는 이찬이었다. 발을 까딱이며 날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는 찬의 모습에 조금은 선명해진 시야가 다시 빠르게 흐려졌다. 그렇게 내 앞에 담담히 선 찬의 앞에서 기어이 주저앉아 아이처럼 엉엉대며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한참을 먼발치서 우는 내 모습을 보고만 있던 찬이 넓은 보폭으로 내게 척척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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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울어, 또." 

 

 내 눈 앞에 다리를 굽히고 앉은 찬이 제 소매를 끌어당겨 내 눈가를 지분거렸다. 대답조차 못하며 꺽꺽대는 내 눈 앞에 찬이 제 핸드폰을 들고선 흔들어보였다. "내가 너한테 연락을 몇번이나 했게." 찬의 말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켜자마자, 녀석에게서 온 문자로 액정이 가득 찼다.  

[성공?]  

[성공했냐고.]  

[아직까지 답장 안하고 뭐하냐.]  

[무슨 일 있어?]  

[어디야, 진짜. 걱정되잖아.]  

[집 앞으로 갈께.]  

멍하니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내 고개를 억지로 들어올린 찬이 정신없이 걸어오느라 잔뜩 헝클어진 내 머리칼을 쓸었다. "그렇게 들떠서 나가더니." 그 한마디에 아침부터 상상한 오빠의 얼굴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그만 좀 울어." 찬의 걱정어린 핀잔에 다시 내가 울고 있음을 깨닫고 눈가를 거칠게 닦아냈다. 손으로 연신 눈물을 훔치느라 붉어진 눈가를 유심히 살피던 찬은 이내 내 팔목을 잡고 일으키더니 느리게 날 안아왔다. 내 정수리에 턱을 가만히 올려놓은 찬이 작게 웅웅대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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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더이상 다칠일 없게 해준다고 한거였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은 건, 찬의 그 온정어린 말 때문이 아니었다. 액정을 채운 찬의 연락 사이사이로 보이는 지수오빠의 흔적들이 자꾸만 내 시야를 턱하니 막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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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많이 피곤했어? 오빠가 미안해.] 

 

 

그 언제든간에, 나는 오빠가 아프다. 

 

 

 

 

 


 

꽃봉오리

드디어 저를 힘들게 하던....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겨우...겨우 몇일밤을 새가며!!!!! 고구마 연성 성공....!!!!!!!!!!!!!!!!! 

찬이의 부활과... 앞으로의 활약... 그리고 지수의 스윗함을 기대해주세요...!!!!!! 

 

+저의 무능함으로 인해 내용의 흐름이 끊길 수도 있ㅇㅓ요... 1화부터 재주행.... 추천합니다... 

 

+너무 늦은 시각에 올리는 것 같아 확인 못하실 꽃님들 위해 내일 이른 시각에 다시한번 수정알림 보낼께요〈3 

 

 

 

꽃님들 사 랑 해!♡

11지훈22/ 모시밍규/ 이지훈제오리/ 히아신스/ 마그마/ 감자오빠/ 박제된천재/ 디켄  

전원우향우/ 반달/ 삐뿌삐뿌/ 일공공사/ 절쿨/ 이다/ 비타민/ 밍뿌/ 버승관과부논이 

우지/ 태후/ 채꾸/ 0103/ 새우양/ 또렝/ 쫑/ 권호시/ 케니/ 레몬유자/ 최허그/ 0320/ 햇살 

남양주꼬/ 새싹/ 투녕/ 단오박/ 키시/ 별림/ 사향장미/ 닭방/ 하롱하롱/ 애인/ 권수장/ 쪼꼬베리 

샘봄/ 별/ 돌하르방/ 담요/ 목단/ 아글/ 닭키우는순영/ 꽃밭/ 만떼/ 호시주의보/ 눈누난나/ 오투 

울보별/ 조끄뜨레/ 에네/ 핫초코/ 라별/ 뿌뿌뿌뿌뿌/ 뀨뀨/ 초록별/ 한라봉/ 여름비/ 새벽세시 

세봉설♡/ 차니/ 둥이/ 호시기두마리치킨/ 조아/ 칠봉뀨/ 호시시해/ 비글/ 아이닌 

봉1/ 솔솔/ 양셩/ 붐바스틱/ 복숭아덕후/ 흐헤헿헤/ 17라뷰/ 우리우지/ 뿌블리랑갑서예/ 지훈이넘나뤼귀엽 

토깽이/ 수달/ 지하/ ♡ㅅ♡/ 지하/ 늘부/ 서영/ DS/뀨잉/ 1600/ 쏠라비타민/ 불낙지/ 귤멍멍/ 반짝별♡ 

뿌꾸뿌꾸/ 자몽몽몽/ 밍블리/ @핏치@/ 천사가정한날/ 민구팔칠/ 숨/ 황금사자상/ 케챱/ 피치  

자몽몽몽몽몽몽/ 눕정한/ 붉을적/ 호시 부인/ 명호엔젤/ 늘보하뚜/ 전주댁/ 찬아찬거먹지마/ 르래 

짝들/ 한드루/ 호시홍시/ 마망고/ 꽃신/ 황금사자상/ 급식체/ 밍꾸/ 쀼뀨쀼/ 치자꽃길  

민꾸꾸/ 최허그/ 요량이/ 느느나/ 흐갸흐갸/ 캐럿봉/ 우양/ 차니차니/ 여우비/ 형광운동화 

11023/ 권햄찌/ 규애/ 제주소녀/ 문홀리/ 뿌듯/ 원더월/ 봉봉봉/ 순영일이삼/ 고리/ 부둥/ a.k.a혜미넴 

팽이팽이/ 사빠딸/ 말미잘/ 찬둥둥이/ 찰캉/ 귀찌/ 설피치/ 너누야사랑해/ 삼다수/ 돌체비타/ 셉요정 

나이키/ 뚜뚜루뚜뚜뚜키싱유베이베/ 0815/ 흐른/ 새벽/ 심장셉틴대란/ 꼬솜/ 호시탐탐탐  

제주감귤체/ 빙구밍구/ 순영바/ 반지꽃/ 햄찡이/ 잎사귀/ 볼살/ 크롱/ 세맘/ 뿌존뿌존/ 치킨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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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엉엉 ㅠㅠ 너무 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 왜자꾸 엇갈리기만 하는걸까요.......
7년 전
독자3
여름비에요ㅠㅠㅠㅜ여주는 무슨일이있었길래ㅠㅠㅠㅠ저렇게 힘들어하는걸까요 저 선배는 뭐하는선배길래 여주한테저럴까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4
핫초코입니다! 여주는 무슨일이 있었전걸까요ㅠㅠㅠㅠㅠㅠ 너무 안쓰럽ㄴㅔ여... 흑흑... 아 그나저나 찬아ㅠㅠㅠㅠㅠㅜ 왜이렇게 다정해요 진짜ㅠㅜㅜㅜㅜㅠ 서브병걸릴ㄴ것같아요ㅠㅜㅜㅜㅜㄴ
7년 전
독자5
셉요정이에요...여자 선배 뭔가요 ㅂㄷㅂㄷ 간신히 잘 이어지고 있던 지수와의 관계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까봐 무섭네요ㅠㅠㅠㅠ여주의 아픈 과거를 지수가 알아줘야 할텐데..이와중에 찬이는 왜이렇게 듬직한거죠..ㅜㅅㅜ
7년 전
독자6
찬아찬거먹지마에요! 저 여자가 그 나쁜아인가요 너무해 너무했어 우리여주 괴롭히지말란말이야.! 지수랑 행복하게 가만 냅두랑말이야!
7년 전
독자7
와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저 여자 대체 누군데 저렇게 후배를 대하는건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 보는 제가 다 짜증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수가 얼렁 여주 마음 알아줬음 좋겠습니다...ㅠㅠㅠ
7년 전
독자8
저 여자 선배 뭐죠 여주 과거에 무슨 일 있었니ㅠㅠㅠㅠㅠㅍ홍지수 문자 대다정하구요ㅠㅠㅠ차니 너무 듬직하고ㅠㅠㅠ그래도 빨리 지수랑 여주랑 잘 됐음 좋겠어요ㅠㅠㅠ
7년 전
독자9
부둥이예요! 오늘도 찬이가 제 마음을 뿌셔뿌셔.. 전 제가 서브병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찬이는 왜 이리도 찌통 ㅜㅜ 아무것도 모르고 여주를 걱정하는 지수도 아련하구요 ㅜㅜ 왜 우리 순한 여주는 선배에게 못된 말 하나 하지 못하는 걸까요 오늘은 스윗할 줄 알았는데 역시 만개님... 오늘도 드롸뫄 같은 스토리 뿜뿜...☆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당♡
7년 전
독자10
마그마입니다ㅠㅠ아이구 여주가 힘든 상황이네요 저 선배는 누구인지 ㅂㄷㅂㄷ 여주를 위로해주는 찬이ㅠㅠㅠ맴찢이네요 오늘 노래는 왠지 찬이의 이야기 같아요. 작가님 날이 너무 추워졌습니다.
작가님 감기 조심 하세요♡

7년 전
독자11
돌하르방이에요ㅠㅠㅜ뭬췌뉴ㅠㅠㅠㅠㅠ지수도여주도찬이도다들애잔해지는이순ㅠㅠㅠㅠㅠ가뉴ㅠㅠㅠ지수가암것도모르는겢너무안타까울뿌뉴ㅠ
7년 전
독자12
일공공사 / 작가님 너무 맴찢이잖아요 진짜... 작가님 너무 마음 아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저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
7년 전
독자13
오 세ㅏㅇ에 진짜 아 무ㅜ슨 일이 있었던건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ㅠㅠㅠㅠㅠ 뭐야진짜 마음아프게ㅠㅠㅠㅠㅠ ㅁ뭔가 찬이도 저번에 잘못한 거 있었ㄷㅇ 거 같은데 과거에 도대체 무슨 일이...ㅠㅠㅠㅠㅠㅜ
7년 전
독자15
우양/저선배 뭐에요ㅠㅠㅠㅠ여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선배 진짜 여주한테 오ㅑ그러는지ㅠㅠㅠㅠ
7년 전
독자16
규애에요, 와 진짜 여주의 모습이 예전에 저를 보는듯한 느낌.. 여주가 저랑 같은 상황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 여자 선배를 보니 위해주는 척 하던 왕따 주도한 친구가 생각나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는척은 안하고 다니지만 자주 마주친답니다..ㅎ 같은 학교.. 예전에 저도 저런 아픈 기억들에 많이 힘들어하고 아무렇지 않다가도 저런 경우가 생기면 많이 힘들어하고 그랬는데, 여주 우는 모습 보니까 어느 순간 저도 같이 울고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네여... 지금 생각해도 너무 서러워서 엉엉 그와중에 지수는... 문자 진짜 너무 마음아픈거 아니에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수가 왜 미얀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와중에 찬이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즘에 하도 서러워서 어엉ㅇ 저런 모습만 봐도 눈물이 다 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 보고갈께요 자까님!
7년 전
독자18
몰랑몰랑이에여ㅠㅠㅠㅠㅠㅠㅠ찬아ㅜㅜㅜㅜㅜㅜ넌왜설레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9
순영바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주가 드디어 지수한테 고백하는 줄 알고 들떴었는데... 여주에게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 너무 궁금하네요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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