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선물해준 그대 스릉흡느드
메시아(Messiah)
봉봉&천월
29 여기를 누르세요 |
[현성야동]메시아(Messiah) w.봉봉&천월 - 29 (BGM : 동방신기 - 아테나) - 작전은 밤 11시 30분에 시작된다. 현재 시각은 저녁 8시. 마지막으로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호텔으로 이동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인이어 점검에 폭탄 점검까지 끝내고 총에다 칼까지 허리에 찬 상태로 휴게실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동우는 어제 저녁 성종의 말때문에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내가 여기 있는 이유가 그거에요. 여기 있으면, 나에게 그동안 결핍되었던 사랑이라는걸 느낄 수 있으니까...」 동우는 옆에 앉아있는 호원에게 조용히 질문했다. "호원아...사랑이라는게 뭘까." 호원은 갑작스런 동우의 질문에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나랑 너랑 하는거." "에이, 그게 뭐냐." "사실 나도 잘 몰라. 그냥 널 사랑해." 호원의 옆에 앉아있던 우현이 토하는 시늉을 했다. 너넨 어쩜 맨날 그러냐, 웩- 그 때 태민이 들어와 출발 시간이 되었다고 알렸다. 모두들 긴장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빠져나갔다. 성규가 우현을 끌어안고 배웅해주는 사이 호원이 조용히 동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죽지마, 아니 다치지도 마. 널 사랑하니까, 난 널 위해서 목숨도 바칠거야." 동우는 작게 웃었다. 어제 성종이 말했던게 이런거였겠지. 「난 같이 있으면 행복한 사람들이 좋아요. 그들을 위해 목숨도 바칠거야. 당신들이 그렇듯이.」 그래, 호원이가 그렇듯이. 우리가 그렇듯이. 이게 사랑인거야. - 도착한 호텔은 매우 높고 웅장한 모습이었다. 100층, 바로 밑에서는 보기 힘든 그 어마어마한 높이의 꼭대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층에 눈부신 불빛이 켜져 있었다. 아마 그 안에는 사치와 향락을 즐기는 고위층 사람들의 즐거움이 가득할터였다. 호텔 뒤편 구석지고 어두운 곳에 차를 주차한 운전수가 시동을 껐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번쩍거리는 야경에 넋을 잃은 동우가 작전 수행 전에 호텔 안 구경 한번만 해보고 싶다-라고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우현도 동의하며 뒷자석에서 CCTV를 해킹중인 성종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 거기 참모 양반." 작업을 방해받은 성종이 우현을 쳐다보지도 않고 뚱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뭐요." "우리 호텔 안 구경 한번만 해보면 안되나." "장난쳐요? 위험하잖아요." "우리 안 들킬 자신 있는데. 최대한 우아하게 걸어다닐게." 남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작전팀은 모두 고급 수트에다가 비싼 트렌치 코트를 차려입고 있었다. 물론 그 안에 숨겨진 벨트홀스터에는 권총이, 반대쪽엔 칼이 차여 있었지만. 뛰어다니기 불편할거 같다는 우현의 투정에 성종은 그냥 닥치고 입으라며 싸늘하게 답했었다. 호텔 내부가 진심으로 궁금했던 동우도 성종에게 졸라댔고, 결국 성종은 남의 눈에 최대한 띄지 않고 시끄러운 지하층에서만 움직이라는 조건을 내걸고서야 허락했다. 작전 시작이라는 명령어가 들리면 뭘하고 있던간에 바로 순간이동하라는 지시와 함께. 진영을 포함한 다섯명은 차에서 내려 당당하게 호텔 입구로 걸어들어갔다. 입구에 서있던 경호원들과 프론트 데스크의 직원들도 말쑥한 외모와 차림새의 다섯명을 의심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듯 했다. 파티홀과 카지노장에 가보기로 합의를 본 다섯 사람이었지만 생각해보니 그 곳이 몇층인지를 몰랐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상류층 행동에 어긋나게 한다면 곧바로 의심을 사게 될게 뻔했으므로 다들 입만 다물고 조용히 있을때 앞으로 나선건 우현이었다. 우현은 프론트 데스크 직원에게 다가가 데스크에 한팔을 척하고 올리더니 멋진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저, 친구들과 놀러왔는데요. 카지노장이 어딘지 알려주시겠어요?" 특유의 잘생긴 미소를 지어보이며 묻는 우현을 멍하니 바라보던 직원이 홀리듯 중얼거렸다. "아, 네. 카지노장은 지하 2층으로 내려가십시오." 감사하다며 다시 한번 싱긋 웃어보인 우현이 일행에게 돌아오며 윙크했다.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면서 동우가 라리마(성규)형한테 이거 말하면 재밌겠다- 라고 중얼거렸고, 우현은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호텔의 로비에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가 잔잔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며 명수는 비소를 지었다. 아다지오, 마지막으로 기억해주지. 이 호텔의 미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악을. - 호텔은 말그대로 정말 화려했다. 카지노장과 파티홀은 지하 2층에 나란히 붙어있었다.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위선적인 상류층 문화 그대로였다. 탐욕에 빠져 천만 단위의 돈을 걸고 게임에 열중한 사내들을 지나쳐 들어간 파티홀은 천장에 주렁주렁 달린 커다란 샹들리에에서부터 바닥에 깔린 대리석 하나하나까지 고급스럽지 않은게 없었다. 쟁반위에 칵테일과 와인이 담긴 잔을 들고 다니던 웨이터가 일행에게 칵테일을 권했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다섯은 조용히 구석으로 몰려갔다. "난 지금까지 호텔이 잠만 자는덴줄 알았는데." 동우가 순진하게 말하자 진영이 자기는 호텔이라는게 있는지도 몰랐다며 수줍게 웃었다. 우현이 주위를 둘러보며 알려주었다. "여긴 시네마에다가 쇼핑몰도 있고, 수영장에 뷔페에 휘트니스센터까지 없는게 없어." 동우는 도대체 그게 다 뭐하는데냐고 묻고 싶었지만 우아한 이브닝드레스를 차려입고 지나가는 여자들 한무리때문에 입을 다물어야했다. 한참을 파티홀에서 시간을 때우다 다시 카지노장으로 되돌아나왔을 때였다. "어머~ 오빠들끼리 온거야?" 별안간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가슴이 다 파인 옷을 입은 여자 네다섯이 다가왔다. 코끝을 찌르는 향수 냄새에 인상을 찌푸린 명수에게 눈치없는 여자 한명이 들러붙었다. "오빠~ 내가 저쪽 테이블에서 자꾸 잃는데~ 나 좀 도와주라, 응?" 명수는 순간 구토감이 밀려왔지만 눈에 띄는 행동을 자제하라던 성종의 말에 당장이라도 여자를 내팽개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그때 성형으로 얼굴을 뜯어고친게 분명한 여자 하나가 귀엽게 생겼다며 동우에게 달려들었고, 그 모습을 본 호원은 제대로 빡이 돌았다. 호원이 여자를 향해 손을 뻗으려고 할때 갑자기 인이어에서 성종의 목소리가 들렸다. "11시 25분. 준비하지 그래?" 성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섯사람은 여자들을 뿌리치고 근처 남자화장실로 달려갔다. 대마초 향이 가득한 화장실에 도착하자마자 진영이 호텔 근처에 세워진 차로 순간이동해 폭탄이 든 가방을 가지고 왔다. 우현과 명수는 작은 크기의 폭탄을 수트 재킷 안주머니에 각각 세개, 그리고 네개씩 쑤셔넣었다. 호원이 남은 폭탄이 든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자마자 성종이 작전 시작 명령을 내렸다. "오페라시온 프린시피아르. (작전 시작)" 동시에 호원과 동우가 총을 꺼내들고 비어있는 다른 손은 진영의 손과 맞잡았다. 순식간에 그들의 모습이 화장실에서 자취를 감췄다. - 순간 눈 앞이 깜깜해지더니 다시 밝아졌다. 순간이동 끝에 도착한 곳은 복잡한 기계들로 가득 찬 30평 정도의 커다란 제어실이었다. 제어실에 있는 다섯명의 직원은 컴퓨터와 계기판 앞에 앉아 정신없이 무언가를 두드리느라 순간이동해서 도착한 세 사람의 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앰프처럼 생긴 커다란 기계 뒤에 숨어 호원과 동우, 그리고 진영은 눈빛을 교환했다. 진영은 우현과 명수를 데려다주기 위해 다시 남자화장실로 돌아가고, 제어실 안에는 호원과 동우, 그리고 바쁜 직원들만이 남았다. 곧이어 인이어에서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진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리잡고 준비됐으면 코드네임 불러주세요.] [오닉스.(명수)] [에메랄드.(우현)] [시트린.(진영) 마린(호원)과 토파즈(동우)는 예정대로 데려다주었어요.] [마린(호원)과 토파즈(동우)의 임무가 끝나는 즉시 모든 작전을 시작합니다. 에메랄드(우현)와 오닉스(명수), 대기해주세요. 여기는 카넬리안(성종)-] 귓가에서 울리는 성종의 목소리에 침을 꿀꺽 삼킨 호원과 동우는 미리 장전해둔 총을 들었다. 호원이 손가락을 들어 소리없이 카운트다운을 했다. 하나, 둘, 셋. 그 순간 기계 뒤에서 빠져나온 호원이 총을 쏘아 직원 두명을 죽였고, 동우가 기계 위로 빼꼼이 머리를 내밀어 한명의 머리에 총을 쏘았다. 재빨리 다음 타겟으로 총구를 돌렸지만 옆에서 둔탁한 소리와 함께 쓰러진 동료들을 보고 위기 상황을 깨달은 직원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사색이 된 표정으로 경보 버튼을 누르려는 남자를 보고 작게 욕을 읊조린 호원이 순식간에 달려가 그 남자의 팔을 움켜쥐었다. 동시에 다른 손으로는 아직 멍청히 서있는 다른 직원을 쏘았지만, 한 손으로는 버티기 힘든 강한 반동때문에 그만 총을 놓치고 말았다. "빨리 끊어!!!" 훈련을 받은 직원인듯 호원에게 팔을 잡힌 남자가 비틀어 나가려고 하는걸 제압하며 호원이 동우에게 소리쳤다. 동우는 쓰러진 남자들을 피해 계기판 앞으로 갔다. "뭐가 뭐야!! 뭘 눌러야되는지 모르겠어!!" "너..너희들 뭐야!!!" "알건 없고, 좀 죽어라 제발!!!" 호원이 남자의 양 팔을 잡고 힘껏 밀어 넘어뜨렸지만 남자는 여전히 두 다리를 버둥대며 저항했다. 쓰러진 남자의 발께에 떨어진 총을 잡으려 호원이 손을 뻗었지만 남자가 재빨리 총을 걷어차 멀리 보내버렸다. 씨발- 이 새끼를 어떻게 죽이지? 보기보다 힘이 센 남자가 호원이 총때문에 주의를 놓친 틈을 타 주먹을 날리고 호원의 밑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한 호원이 남자의 배를 무릎으로 걷어차며 반쯤 일어선 남자를 다시 쓰러뜨렸다. 격한 육탄전 사이에서 힐끔 쳐다본 동우는 여전히 계기판 앞에서 허둥대고 있었다. "빨리, 뭐라도 좀 해봐!" "나도 그러고 싶어! 카넬리안, 카넬리안! 이거 뭐 눌러야 돼?" 그제야 인이어가 떠오른 동우가 성종을 불렀고, 곧이어 동우만큼 다급한 성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퓨즈! 두꺼비집같은거!] "그게 뭐야, 난 몰라!" 호원은 여전히 남자와 싸우고 있었다. 덩치가 큰 남자의 팔을 뒤로 꺾자 남자가 소리를 질렀다. 이러다간 사람들이 몰려올지도 몰랐다. 빨리 전기를 끊어야했다. 성종의 목소리 톤이 점점 올라가는 사이로 우현과 명수의 잡담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계기판같은데 없어요! 커다란 스위치 찾아봐, 그 방 제일 구석진데! 전력 공급 장치라고 적혀있을거야!] 성종의 말을 들은 동우가 허둥대며 방 반대쪽으로 달려갔다. 죽은 호텔 직원들의 시체를 마구 밟게 됐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전력 공급 장치...전력 공급 장치..." 온갖 기계와 스위치들로 가득찬 벽에서 퓨즈를 찾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때 호원이 남자의 코를 부러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총...총 좀 던져줘! 이 새끼 죽여야...씨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호원에게 총을 던져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호원은 방 반대편에 있었고, 동우는 스위치를 찾느라 눈이 빠질 것 같았다. "이건가봐!"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공간에서 큰 스위치를 찾은 동우가 소리쳤다. "찾았으면...윽...빨리 내려!" "유리로 막혀있어!" 동우가 주먹으로 내리쳤지만 강화유리는 쉽게 깨지지 않았다. 유리에다 대고 총을 쏘아봤지만 살짝 금이 갈뿐 총알만 유리에 박혔다. "이 유리 이상해!" 그 때 동우의 눈에 유리의 끝에 달아놓은 맹꽁이 자물쇠 하나가 들어왔다. 동우는 자물쇠를 향해 총을 난사했고, 곧이어 자물쇠가 열렸다. 급히 자물쇠를 풀어제꼈을때 건너편에서 남자와 호원의 거친 욕설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거의 마지막 힘을 쥐어짜 경보 버튼으로 손을 뻗고 있었다. 유리는 경칩이 달려있었던건지 자물쇠를 풀고 힘껏 잡아당기자 끼이익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열렸고, 동우는 그 안에 있는 네개의 스위치를 모두 내려버렸다. 순식간에 제어실을 비롯한 호텔의 불이 픽-하는 소리와 함께 꺼져버렸고, 호원에게 꽉 잡힌 남자는 절규했다. 다급히 다시 호원에게 달려가 총을 건네준 동우는 호원이 남자의 심장과 머리에 총을 쏘는 동안 계기판과 퓨즈에 불을 붙였다. "하아...하...카넬리안? 끊었어." [에메랄드(우현)와 오닉스(명수), 이동 시작합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동우가 인이어로 연락을 넣었고, 동시에 진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호텔 내부는 심연의 어둠 속에 잠겼지만 적외선 렌즈를 끼고 있는 작전팀에게는 그리 어둡지 않았다. 불이 꺼지자 제어실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호원과 동우가 죽인 남자들의 무전기에서는 쉴틈없이 거친 목소리들이 울려왔다. [산타클로스 네명이 제어실로 접근합니다! (남자 네명이 제어실로 접근합니다)] "빨리, 여기 빠져나가야돼!" 동우가 타오르는 불을 끄면서 호원에게 소리쳤다. 그 순간 진영이 다시 나타났고, 호원과 동우는 진영의 손을 잡고 65층으로 순간이동했다. - 진영이 85층으로 명수와 우현을 데려다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이어에서 온갖 시끄러운 소리가 다 들려왔다. [뭐가 뭐야!! 뭘 눌러야되는지 모르겠어!! 알건 없고, 좀 죽어라 제발!!!] 쯧쯧, 시작부터 난리가 났구나- 라며 혀를 찬 우현은 조용한 복도에서 명수와 실없는 얘기만 나누며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다. 여전히 인이어에서는 온갖 난리란 난리가 다 일어나고 있었다. [퓨즈! 두꺼비집같은거! ...... 그게 뭐야, 난 몰라! ...... 총...총 좀 던져줘! 이 새끼 죽여야...씨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한참 동안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퍼지고 나서야 불이 꺼졌다. 우현은 눈을 세번 연속으로 깜박여 적외선렌즈를 켠 후 바로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장난치지말고 진지하게 하십시오. 괜히 배뚫려오지말고." "왜 그렇게 살벌하게 말하냐? 이 형님만 믿어!" 명수에게 가볍게 농담을 건넨 후 계단을 힘차게 뛰어올라갔다. 뒤에서 명수가 85층 비상계단 벽에 폭탄을 설치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 인이어에서 소란스러운 말소리가 울려퍼졌다. 동우가 전력을 무사히 끊은 것에 대해 좋아서 방방 뛰고 있는듯 했다. 곧바로 성종의 제지가 들어갔지만 여전히 인이어 속 목소리들은 시끌시끌했다. [토파즈! 정신차려요!] [야, 토파즈한테 그러지마라.] [뭐가 이렇게 엉망이야!] [와. 너네 진짜 시끄러워. 연습때는 그렇게 잘하더니 실전에 오니까...] [에메랄드도 시끄러워요. 닥치고 토끼인형이나 사러가요.(닥치고 폭탄이나 설치하러가요.)] 86...87...88...89...90, 여기다. 우현이 계단을 두세칸씩 뛰어올라가는 내내 호텔 내부에선 불만의 소리가 가득 터져나왔다. '아니, 지금 불이 꺼졌는데 대처도 안하고 뭐하는 짓이야-'부터 '씨발, 미치겠네! 쓰던 세미나 자료 날아갔잖아-' 까지. 우현은 피식 웃고는 90층 비상계단 벽에 주머니에서 꺼낸 폭탄을 붙여놓고 파란 버튼을 꾹 눌러 안전장치를 풀었다. 점점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그간 체력 훈련이 무색하게도 숨이 가빠왔다. 주머니에 든 대형 시한폭탄이 우현을 무겁게 짓누르는듯 했다. 다행히도 고층이라 사람들이 얼마 지나다니지 않았다. 94층에 도착했을때 인이어에서 다급한 성종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에메랄드, 지금 97층에서 산타클로스 네명이 춤을 추고 있어요. 멈춰 서세요. 약 14초 후에 도착 예정. (97층에서 남자 네명이 내려오고 있어요.)] "오케이, 알았어. 걔네 울고 있을까? (걔네를 죽일까?)" [한명은 직원, 나머지는 경호원. 경호원만 울고 있습니다. (경호원만 죽이세요.)] 교신이 끝나자마자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남자 네명이 달려내려왔다. 우현은 조용히 총을 꺼냈고, 남자들은 눈치채지 못했는지 우현을 지나쳐갔다. 조용히 심호흡을 하고 까만 양복을 입은 세명에게 차례차례 총을 쏜 우현은 남은 호텔 직원이 뒤돌아보기도 전에 위층으로 도망쳤다. "그런데 카넬리안, 왜 호텔 직원은 안 울어? (그런데 성종아, 왜 호텔 직원은 안 죽여?)" [호텔에 불이 꺼지자마자 직원들이 장치 하나를 작동시켰어요.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센서에요. 심장박동이 멎는 순간 직원들의 몸에 부착된 장치에서 경보음이 울리고, 경보가 울린 곳을 침입자가 지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거죠.] "알았어. 95층 토끼인형 구입 완료. (95층 폭탄 설치 완료.)" 곧이어 우현은 100층에 도착했다. 로열 스위트룸 네개가 한 층을 몽땅 차지하고 있었다. 비상계단에 몸을 숨긴 우현이 복도를 빼꼼 내다보았다. 경호원 여럿이 무리지어 서있었고, 그 중 한명은 호텔 직원으로 보이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전력을 복구시키라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상황을 대충 보아 전력을 복구하려했지만 시스템이 형편없이 망가졌다는 얘기인듯 했다. 우현이 조용히 대형 폭탄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 때였다. [에메랄드!!! 뒤에!] 우현이 급히 뒤를 돌며 총을 겨누었지만 적이 좀 더 빨랐다.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우현에게 달려들었다. 다행히 그는 총이 없는 것 같았지만 요란스러운 소리가 나자 복도에 서있던 경호원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우현은 달려든 남자에게 총을 쏴 처리했지만 이미 여러명의 경호원들이 우현을 발견한 후였다. 호텔이 온통 어두컴컴했기 때문에 경호원들이 시야를 가늠하지 못하는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들 중 몇몇이 총의 방아쇠를 몇번 당겼지만 번번이 우현에게서 빗나갔다. 우현은 적외선 렌즈로 그들이 로열 스위트룸에 묵고 있는 미국 대통령에게 붙은 한국 경호원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미국 대통령한테 붙은 것치곤 사격 실력이 형편없구만-" 작게 중얼거린 우현이 순식간에 총으로 남자들을 죽였지만 마지막 한명이 남았을때 그만 총알이 다 떨어져버렸다. "씨발, 미쳤네." 남은 한명이 상황을 파악하고 우현에게 달려들었다. 우현은 재빨리 총을 쥔 그의 팔을 잡고 뒤로 꺾었다. 남자가 다른 쪽 손으로 우현에게 주먹을 날렸고, 귓방망이를 정통으로 얻어맞은 우현은 눈 앞이 순간 빙글 도는듯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우현은 어두워서 앞을 보지 못하는 경호원의 코를 주먹으로 뭉개고 반사적으로 코를 움켜쥔 그에게서 총을 빼앗아 남자를 처리했다. 평소였다면 정식으로 훈련받은 경호원들과 맞붙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겠지만 호텔의 어둠이 우현을 도와주었다. 우현은 재빨리 남자의 공격때문에 땅에 떨어진 폭탄을 주워들었다. "어이, 카넬리안... 카넬리안?" 성종을 불렀지만 우현의 귀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미쳤네, 씨발! 우현은 그제야 자신의 귀에서 인이어가 빠진 사실을 알아챘다. 경호원에게 귀 어귀를 얻어맞았을때 떨어진듯 했다. 우현은 폭탄을 내려놓고 인이어를 찾으러 바닥을 샅샅히 훑었다. 한참을 헤집은 결과 쓰러진 경호원의 등 밑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오, 되는 일이 없어..." 우현은 비어있는 탄창에 총알을 채워넣은 후 다시 폭탄을 집어들었다. "100층 도착, 고양이인형을 구입하겠다. (중심 폭탄을 설치하겠다.)" [알았습니다. 다들 준비됐나요?] [토파즈, 마린 됐어요.] [오닉스도 됐다.] [시트린도요. 구입 후 에메랄드에게 가 밖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설치가 완료되면 우현에게 가서 밖으로 순간이동하겠다.)] 고개를 끄덕인 우현이 벽을 향해 돌아섰다. 폭탄을 벽에 부착하고 안전장치를 푸는 것까진 괜찮았는데 별안간 3분으로 맞춰진 폭탄의 숫자가 무서운 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어억, 씨발! 이거 뭐야! 이거 왜 이래!" 고작 10초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00:03:00:00 이었던 폭탄의 시계가 이미 00:02:09:87 로 떨어져있었다. "야! 카넬리안! 이거 미쳤어! 고장났나봐!" [지직...뭐라고요? 지지직...] "고양이인형이 이상해!" [지지지직...고...메...지직...] 재수없게도 딱 그때 인이어에서 잡음이 들렸다. 아무래도 맞았을 때 고장난 것 같았다. 으아아악- 어떡해! 우현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어느새 폭탄의 시계가 1분 30초로 줄어들었다. 7초만이었다. 이제 몇초 후면 폭탄이 터질거고, 모두가 개죽음을 당할 거였다. 우현은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며 허리에서 나이프를 빼들었다. 폭탄의 나사를 찍어 해체하자 복잡한 회로와 엉킨 선들이 보였다. 폭탄의 구조 따위 모르는 우현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지만 빨간 숫자는 이미 00:00:45:56 으로 줄어들었다. 성종과 연락을 할 수도 없어 무슨 선을 끊어야할지도 몰랐다. 결국 우현은 전선을 끊는건 포기하고 초록색 회로판을 나이프로 쑤시기 시작했다. 30초, 회로에 나이프를 되는대로 찌르고 쑤셔댔다. 멈추지 않는다. 18초, 가장 가운데에 있는 큰 나사를 쑤셔 빼냈지만 여전히 폭탄은 카운트다운중이었다. 9초,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결국 회로에서 나이프를 떼고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까만 전선 세개를 한꺼번에 끊어버렸다. "하아..하...하..." 폭탄이 멈췄다. 시계는 00:00:03:13 을 가리키고 있었다. 작동 3초를 남기고 폭탄이 카운트다운을 멈춘 것이다. 우현이 나이프를 집어던지고 욕을 읊조리며 뒤로 쓰러졌다. 생애 가장 위험하고 급박한 순간이 방금 지나갔다. 타이밍 좋게 인이어에서 잡음이 사라졌다. [에메랄드? 무슨 일입니까, 도대체!] "씨발, 좆같은 무전은 왜 이제야 연결되고 지랄이야, 지랄이. 어이, 카넬리안, 우리 통째로 죽을 뻔 했다." [무슨 소리에요! 무전은 왜 또 안된건데요!] "그건 설명할 시간이 없어. 고양이 인형이 고장나서 카운트다운이 잘못됐다." [뭐라고요? 그럼 어떻게 됐...오닉스! 안돼요!!] "내가 전선 끊었어. 멈췄다. 이제 괜찮..." [뭐가 어떻게 됐다고? 왜 고장이야!!] [오닉스!!! 오닉스 제발!!!] "고양이 인형이 작동을 멈췄어. 이거 다시 못 살리나?" [미쳤어요? 당신들 지금 다 정신 나갔어!] 그리고 찢어지는 경보음이 울렸다. - 우현이 홀로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 동안 호원과 동우는 진영과 아래층으로 계속 순간이동해 내려가며 비상계단 벽에 폭탄을 설치했다. 인이어에서 들리는 소리로 보아 명수와 우현의 상황이 좋은건 아닌듯했지만 적어도 이쪽은 들키지 않고 차근차근 잘 진행되고 있었다. "여긴 토파즈와 마린. 50층까지 토끼인형 구입 완료! (여긴 이호원과 장동우. 50층까지 폭탄 설치 완료)" [수고했어요, 밑으로 내려가며 10층 걸러 토끼인형을 사세요.(밑으로 내려가며 10층에 하나씩 폭탄을 설치하세요)] "밑에는 왜? 50층까지 아니었나?" [확실하게 합시다.] 50층 아래로는 복잡할텐데- 호원이 한숨을 쉬었다. 아직 가방에는 소형 폭탄이 대여섯개 남아 있었다. 호원과 동우, 그리고 진영은 다시 아래로 순간이동해 내려가며 폭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복구되지 않는 전력때문에 겁에 질려 소리만 질러대고 있었고, 그 틈을 타 들키지 않고 순간이동할 수 있었다. 40층, 30층, 20층, 10층, 그리고 1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쪽 벽에 숨어 로비를 내다보았다. 침입자가 있다는 사실을 호텔 측에서도 알아낸건지 문앞에는 경호원들이 다섯명이나 서있었다. 카지노장의 위치를 알려줬던 데스크 직원은 어디가고 없었고, 비상계단에서는 가까운 층에 있던 사람들이 뛰어내려와 바깥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그 때 인이어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에메랄드? 무슨 일입니까, 도대체!] [씨발, 좆같은 무전은 왜 이제야 연결되고 지랄이야, 지랄이. 어이, 카넬리안, 우리 통째로 죽을 뻔 했다.] [무슨 소리에요! 무전은 왜 또 안된건데요!] [그건 설명할 시간이 없어. 고양이 인형이 고장나서 카운트다운이 잘못됐다. (중심 폭탄이 고장났다)] [뭐라고요? 그럼 어떻게 됐...오닉스! 안돼요!!] [내가 전선 끊었어. 멈췄다.] [오닉스!!! ...뭐라고요? 멈췄다고?] 호원과 동우, 그리고 진영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고양이 인형이 잘못되면 그대로 모든게 끝이었다. 깜짝 놀란 동우가 우현과 성종에게 소리를 질렀다. "뭐가 어떻게 됐다고?? 왜 고장이야!!" 호원이 급히 동우의 입을 막았지만 이미 경호원들이 수상쩍은 낌새를 알아차린 후였다. 그리고 찢어지는 경보음이 울려왔다. 귀가 터질듯 시끄러운 사이로 태민의 비탄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덤으로 우현까지. [오닉스. 호텔직원들의 몸에는 모두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센서가 달려있다는거, 카넬리안이 말 안했어요? 심장박동이 멎는 순간, 침입자에 의한 위기상황으로 경보가 울린다는 것도 알잖아요. 왜그랬어요?] [로즈쿼츠! 지금 그거 설명할때가 아니야. 나 에메랄든데, 이거 고양이인형...] [오 마이 갓. 다 망했어. 돌았어. 당신들 다 돌았다고!!] 작게 쿵-하고 울리는 소리와 함께 성종이 소리를 질렀다. 동시에 경호원들이 깜깜한 가운데에서 용케도 호원과 동우, 진영의 위치를 찾아내서 다가오기 시작했다. "씨발- 최악이다. 시트린(진영), 토파즈(동우) 데리고 도망쳐." 인이어 저편에서 다급한 태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다들 내말 들어요. 카넬리안이 지금 뻗었으니 저 로즈쿼츠가 지휘하겠어요. 시트린과 토파즈, 도망치지 말고 100층 에메랄드(우현)에게 가봐요.] "그럼 마린(호원)은?" 동우가 간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호원은 진영에게 눈짓을 주고는 말했다. "여기 상황 처리해야지. 우리 얼굴 알려지면 안돼. 얘네 죽여야된다." 말이 끝나자마자 경호원들이 나타났다. 태민이 인이어 너머에서 소리쳤다. [시트린! 빨리!] 호원이 총을 장전하며 소리쳤다. "가! 살아라!" 짧은 말이었지만 동우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었다. 「죽지마, 아니 다치지도 마. 널 사랑하니까, 난 널 위해서 목숨도 바칠거야.」 진영이 순간이동했고, 호원의 모습이 눈 앞에서 사라졌다. - 패닉에 빠져있던 우현의 옆에 갑자기 동우와 진영이 나타났다. "뭐야, 마린(호원)은 어디가고?" 손가락으로 아래쪽을 가리킨 동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우현이 도움을 청했다. "이거..." 우현의 손가락을 따라 가보니 처참하게 해체된 폭탄이 눈에 들어왔다. 그 때 명수에게 지시를 내리던 태민이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자 다들 들어요. 오닉스는 7012호에 대피했고, 에메랄드와 토파즈와 시트린은 함께 최고층에 있습니다. 마린은 1층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고요. 여기까지 다 맞습니까?] 그 때 진영이 자세히 살펴보던 폭탄에서 눈을 떼고는 태민에게 대답했다. "네, 로츠쿼츠, 잠깐만요. 나 시트린이에요." [말하세요.] "고양이인형 재생이 불가능합니다. (중심폭탄을 고칠 수 없다)" 인이어 저편에서 작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다시 성종이 응답했다. [하...못 고칩니까?] "네. 회생 불가능이에요." [어쩔 수 없죠. 이번 작전은 실...] [안 돼!!!] 성종의 피곤한 목소리에 모두들 실망한 표정을 지었을때 인이어에서 귀가 터질듯 큰 명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닉스...?" [여기 와서 포기하면 뭐가 되냐고! 야, 카넬리안! 비상 폭발 장치 있잖아!] "비상 폭발 장치라고...?도대체 그게..." 적들에게 쫓기다가 간신히 빈 객실을 찾아들어가 숨을 돌리고 있다는 명수가 소리를 지르자 성종도 덩달아 소리를 질렀다. [그거 터뜨리면 남은 3초 지나면 폭발하잖아!!! 미쳤어? 다 죽을 일 있냐고요!] 고막을 찢을듯한 날카로운 고함 소리에 우현이 인상을 썼다. 비상 폭발 장치는 혹여나 폭탄이 오작동할 경우 사용하기 위해 성종이 폭탄에 추가한 장치였다. 폭탄이 정지하거나 잘못된 경우 폭탄 내부 중심에 있는 굵은 빨간 선을 끊으면 폭탄이 재작동된다. 아마 지금 그 선을 끊는다면 폭탄의 시계에 남아있는 3초 후 정상적으로 폭탄이 터질 것이었다. [3초 안에 빠져나가면 되잖아.] [그게 말처럼 쉬운 일입니까?] 성종의 반박에 한숨을 쉰 명수가 나머지를 호출했다. [에메랄드, 마린, 토파즈, 그리고 시트린. 빠져나갈 수 있습니까?] [여기는 마린(호원). 1층의 산타클로스 여섯명을 처리했다. 지금 호텔 정문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어.] "안 다쳤어?" 인이어 너머로 들려오는 호원의 목소리에 안도하며 동우가 호원에게 물었지만 곧이어 명수에게 저지당했다. [사담은 나중에 해라. 시트린과 에메랄드, 토파즈는 함께 있나?] "아, 네." [그럼 됐지. 카넬리안, 지시 내려.] 우현은 복잡한 머리를 정리해보았다. 잠깐, 지금 김명수 저 새끼가 하는 말은, 현재 1층에 있는 호원이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고 우현과 동우는 폭탄의 선을 끊은 후 진영과 함께 밖으로 순간이동하라는거 아냐? "오닉스, 미쳤어? 너는 어쩌려고!" [안돼요 오닉스!] 폭탄 선을 끊고 진영과 우현, 동우가 이동하자마자 3초가 지나가 버릴 것이다. 그럼 명수가 빠져나갈 시간이 없어진다. 지금 김명수는 70층에 있다. [오닉스, 이건 자살테러가 아닙니다. 우리에겐 지금 이 작전보다 당신의 목숨이 소중해요. 헛된 생각하지 말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으세요, 탈출해야하니까.] 성종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현과 동우도 성종의 말에 동의했다. 그러나 명수의 태도는 단호했다. [카넬리안, 대답해.] [에메랄드와 토파즈, 시트린 먼저 빠져나오세요 그 다음에 시트린은 다시 오닉스에게...] [카넬리안!] [가서 오닉스까지 데리고 빠져나오세요. 우리는 즉시 KIST로 다시 돌...] [이성종!!!]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명수가 성종의 코드네임이 아닌 이름을 불렀다. 명수를 무시하고 말을 이어가던 성종도 놀란듯 했다. [지, 지금...이름을...아무리 작전이 끝났다지만...] [누가 끝났대? 끝난건 없어. 우린 이 호텔을 무너뜨릴거야.] [맘같으면 나도 그러고 싶어! 근데 고양이인형을 터뜨리면 형이 죽잖아!] 결국 성종도 폭발했다. 명수의 인이어 너머로 작게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명수가 피해 있는 객실 밖에서 경호원과 직원들이 소리를 지르는 상황인 것 같았다. [난 안 죽어.] [100층부터 1층까지 폭탄이 다 터져. 그런데도 안 죽는다는...] [성종아.] 조목조목 설명하던 성종의 말이 멈췄다. 어느새 우현과 동우는 작전 상황임을 잊고 둘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방금...뭐라고...] 명수가 성종의 이름을 성을 떼고 불러주는건 처음이었다. 대통령 아들이기 때문에 억지로 붙은 성 이(李)를 빼고 성종이라고 불러달라 입이 닳도록 말해도 늘 무시했던 명수였다. 성종이 멈칫한 사이 명수가 말을 이었다. [나 믿어라, 카넬리안. 난 반드시 살아.] [......] [로즈쿼츠(태민), 카운트다운 부탁해. 카운트다운이 끝나는 즉시 에메랄드(우현)와 토파즈(동우)는 빨간 선을 끊고 시트린(진영)과 나간다.] "...그래." 동우와 진영은 심히 걱정되는 표정이었지만 우현은 명수를 믿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명수의 모습이라면, 명수는 아마 무슨 일이 있어도 잘 살아남을 것이다. 그 때 인이어를 통해 호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마린, 호텔 밖으로 탈출 완료.] 모든 준비가 끝이 났다. 이제 폭탄을 터뜨리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명수가 빠져나와야 한다. 우현과 동우는 진영의 손을 움켜잡았다. 우현의 한손에는 나이프가 들려있었고, 나이프의 칼끝은 중심 폭탄 속의 빨간 선을 향하고 있었다. [여기는 오닉스. 모든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인이어 너머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절단기 소리인듯한 작은 레이저의 소음도. 태민이 카운트다운 준비를 끝내고 모두에게 말했다. [카운트다운 시작합니다. 행운을 빌어요 오닉스.] [안돼!! 안된다고!! 명수형!!!] 태민이 카운트다운하는 목소리가 시끄러운 성종의 울음 속에서 작게 들려왔다. [T] "명수형, 형, 안돼요! 형, 제발!" [H] 성종이 거의 실신할 정도로 소리를 질러댔다. 무전 보안이고 뭐고 이제 아무 상관이 없었다. [E] "야, 김명수 이 개새끼야! 너 꼭 살아 돌아와라! 내 과거 얘기 안 듣고 싶냐!" [M] 우현이 미운 정 고운 정이 차곡차곡 쌓여버린 명수에게 욕지거리를 해댔다.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잖냐, 김명수. 살아야지. [E] "명수형, 형 죽으면 안돼요! 불을 멈춰줄만한 힘이 안 남아서 미안해요!" [S] 동우는 언제나 그렇듯 바보처럼 착했다. 생각보다 길어진 작전에 지쳐버린 몸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S] "형, 살아야 합니다. 그동안 시비건거 다 용서해줄테니까요." [I] 호원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꽤나 다정하고 슬픈 목소리였다. [A] "명수 형!!!!!" [H] 마지막 성종의 외침과 함께 카운트 다운이 끝났다. 에이치- 라는 태민의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우현이 빨간 선을 끊었다. 3초, 2초. 우현과 동우, 진영이 순간이동으로 호텔에서 빠져나갔다. 1초, 그리고, 0. 거대한 호텔 건물 100층에서부터 어마어마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밖에 있던 사람들 틈에 섞여 꺄악거리는 비명소리를 한귀로 흘려보내던 호원이 멍하니 호텔이 무너져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최첨단 기술로 설계되어 뾰족하지 않게 깨진 유리들이 멀리 위에서부터 쏟아져 내려왔다. 쉴틈없이 떨어지는 재와 콘크리트 조각 사이에서 무언가가 미끄러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The Messiah. 이 세상의 구원자. 그것이 바로 우리의 마지막 암호였다. |
올오홈ㄴㅇㅎ모홈옿 천월이에요! 드디어 제대로 된 싸움ㅋㅋㅋ많이 기다리셨져?;;ㅋㅋㅋㅋㅋㅋ
쓰느라 고생했어요ㅠㅠ 29랑 30이랑 내용은 같은데 시점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서로 맞춘다고 며칠을 꼬박ㅋㅋㅋㅋ
게다가 싸움 묘사하는것도 힘들었긔...;;;;
명수는 어떻게 될까요 뚜둥
30은 아시다시피 명수와 성종이 시점의 호텔 작전이구요!
31은...므흣므흣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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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ㅇ벗는데 메시아랑 어울리는 브금의 가사 |
동방신기 - 아테나 무섭게 나를 감싸는 시린 이 회색 공기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