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끝이 보이기에 시작한 연애였는데 끝을 가리고 싶던 건 왜 일까
그 정도로 널 사랑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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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로맨스 K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너와 형식적으로는 사귀기로 하고 6개월이란 시간동안 널 무시했지만 넌 나가 떨어지지 않았고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차갑고 무관심하게 구는데도 그런 내가 좋다며 따라다니는 네가 대단해 보일 지경이었다.
널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는 건 알았지만 그게 내가 원인일 줄은 몰랐다 나랑 사귀어서 미움을 받는다니 무슨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사람을 괴롭힐까. 가벼운 일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신경도 안 썼으나 괴롭힘의 강도는 생각보다 심했고 너는 덤덤했다
무시당하고 욕 먹는게 익숙한 건가.
문득 안쓰러워졌다. 나한테는 그렇게 무작정 들이대더니 다른 아이들한테는 죄 지은 사람처럼 한 마디도 못하는지. 내가 옆에 있어도 계속 되는 수근거림에 나마저 못 견딜 지경이었다. 내가 없을 때는 어땠을까, 넌 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입을 다무는 걸까.
그 이후로 네가 종종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욱하는 마음에 입을 놀리는 여자에게 차가운 말을 던졌고, 이상한 소문이 돌아서 여자 아이들이 날 꺼리기 시작했다. 물론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 이후로 네 표정이 밝아졌으니까.
그 일 이후 내가 그동안 너무했구나, 싶어서 너와 그냥 친구 정도로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 날 이후로 네가 원하는 것들을 들어주고 함께하기 시작했다. 남자친구가 아닌 단지 '친구'로서. 날 좋아하는, 형식적으로 애인인 아이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그게 사랑이 될 줄은 미처 모르고.
나에게 부담을 안 주려고 혼자만 기념일을 챙기던 네가 안쓰럽고 미안했을 때 쯤 이었나, 아니면 네가 여자애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게 거슬릴 때?
언제인지도 모르는 사이 네가 내 속에 자리 잡아버렸다
네가 좋아지고 함께있고 싶어질수록 두려움도 더불어 늘어갔다 내가 네게 느끼는 감정은 우정도 아니고 관심도 아니고 그 이상의 어떠한 것인데 이게 진짜 사랑이라면. 그럼 난 어떡해야 할까 우리 어머니 말 대로라면 이 감정은 끝이 정해져 있는데, 그 끝에 서면 어떡해야 할까. 만약 네가 먼저 변해서 날 버리면 그때의 난?
학교를 종종 들리던 부모님이기에 내 여자친구의 존재는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순영아. 네가 엄마 말에도 어린 감정에 흔들려 버린 건 어쩔 수 없지만 때가 되면 놔줘야 한다는 걸 잊지마. 네 어린 나이의 그 감정이 얼마나 오래 갈 것 같아? 그 아이가 널 영원히 사랑할 것 같니? 아니면 네가 그 아이를? 엄마가 말했잖아 네게 예쁜 여자를 결혼 상대로 골라줄테니 예쁜 사랑을 만들어보라고. 지금은 그냥 넘어가겠지만 네가 성숙해져 가면서 깊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지금 당장의 감정이 아니라 미래에 닥칠 현실까지."
그래서 늘 끝을 그릴 수 밖에 없었다. 난 미래가 이미 그려져 있으니까 우리의 사랑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고 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이치니까. 사랑이란 감정이 원래 그런거니까.
그럼에도 너와 함께인게 좋아서. 쉽게 식지가 않아서 고등학교 시절을 넘어 성인이 되서까지도 너와 함께했다. 계속 쭉 날 바라보는 널 보며 우리가 그 대부분 중에 예외이진 않을까. 우리는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며 너와 함께했다.
사실 살면서 처음으로 엄마의 말이 모두 거짓이길, 잘못된 것이길 빌어봤다.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현실을 등지기 시작했다 현실을 마주해버리면 우린 헤어져야만 할 테니까.
사랑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언제 변할지도 사라질지도 모르는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입 밖으로 내는 순간 변질 될 것만 같아서 두려웠달까.
그래도 사랑 그 엇비슷한걸 했던 것 같다
어쩌면 그 이상의 것을 했을지도.
내 감정은 사라지지도 변질되지도 않았으니. 5년이란 시간동안.
네가 울면 아프고 네가 웃으면 봄에 서있는 것 같고 뭐 그런 존재였다 넌.
"...권순영씨?"
"누구시죠?"
"이름 들으면 아실텐데, 차시연 이예요"
어느날 등 졌던 현실이 내 앞이 나타나 고개를 내밀었다
잊고 싶던 현실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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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도 못 드리고 댓글 확인도 아직 못해서 암호닉을 못 데려왔어요ㅠ_ㅠ 얼른 정리해서 데려올게요! 이제 슬슬 나올거예요 왜 헤어졌는지...ㅎ_ㅎ 그리고 왜 순영이가 여주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BGM 잘 나오시나요....둘의 이야기 같아서 데려와봤어요ㅠ_ㅠ 저는 1월이 되면 뜸하게 오게 될거예요ㅠ_ㅠ 그러니 지금 신나게 글 쓰겠습니다!:).... 사실 대충 대충 틀도 다 짜놓고 중간중간 대사도 써놓은 게 있어서 무리 하지 않고도 자주 올 수 있어요 허허 전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신나서 날라오는 거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되요! 걱정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닉 환영해요!:) 서브 여주 이름을 못 정해서 오랜만에 잠시 독방을 들렸는데.......어마어마한 이름들 사이에서 골랐답니다! 혹시 이름 추천해주신 분들 중에 제 글을 보시는 분이 있다면 반갑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