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로맨스 G
구질구질 구 여친 김팀장 X 구 남친 권신입
중학교 입학 할 때부터 시끄럽게 오르내리던 이름이었지만 때마침 찾아온 사춘기로 내 앞가림 하기 버겁던 나는 네 얼굴 따위는 알지 못했다.
같은 반이었던 것도 아니고 공부 잘 하는 애들엔 아니 공부 자체엔 워낙 관심이 없었고. 게다가 학교에 내 스타일 남자 애가 없다는 건 이미 입학하자마자 슬쩍 둘러봐서 깨달았기에 더더욱 우리 학교 남자엔 관심이 없었다.
잘나디 잘나고 삐까 뻔쩍한 연예인을 쳐다보면 그들이 만족시켜줬기에 나날히 눈만 더 높아졌다.
평소 순정 만화를 보다가 눈물을 짤만큼 감성이 풍부하고, 오지랖도 넓다. 그리고 세상의 주인공이 나라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어 슬프거나 화가나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마냥 행동하곤 했다. 분명 자존심도 쎄고 자존감도 높은 편인데 사랑에 있어선 그렇지 못했나보다 자존심이고 뭐고 널 그렇게 따라다녔으니.
첫 연애를 하고 나자 깨달았다
내가 이렇게 찌질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내가 찌질해지는 건 사랑이라는 감정에 한해서 일까 아니면 권순영 너에게만 일까.
아직도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다.
중3을 막 앞둔 15살의 중2의 나. 사실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닐 어린 나이였지만
보통 아이들이 그렇 듯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고 괴롭다고 생각했었다.
개뿔 공부도 안 했으면서 뭐가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
공부를 안하고, 놀기만 하는 아이들도 저마다 깊은 고민을 갖기 마련이니까.
한 겨울에 눈도 아니고 왜 비가 내리는지 잔뜩 쌓인 눈에 내리는 비는 안 그래도 질척한 땅을 더 질척하게 만들었다.
기분도 꿀꿀하고, 곧 방학이고, 학교에선 하는 것도 없고.
굳이 방학을 앞두고 늦게까지 붙잡아 두는 학교를 탓하며
꾀병을 부려서 조퇴를 하고 학교를 나서는 비 오는 겨울이었다.
또래 아이들은 모두 학교에 있을 시간이라 어디를 가던 튀는 교복이라
괜히 인적 드문 곳을 서성거리다가 설마, 오늘도?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향한 곳이 있었다.
나이드신 할머니 몇 분이 바닥에 앉아 본인이 수확하신 채소같은 것을 파시는 길거리.
오지랖이 넓은 만큼 정도 많은 편이었던 지라 용돈을 들고 종종 가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채소를 사다가 엄마에게 전해주고는 했다.
손녀같다며 괜히 더 퍼주시고 반가워하시는 모습에 나 역시 살갑게 굴려고 노력한 결과 꽤 친해진 분들이었다.
본인들에겐 무디신 분들이라 비나 눈이 와도 우산 하나 없이 비닐로 채소들만 덮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계시던 모습이 선해서 늘 좋지 않은 날씨면 꼭 찾아 뵈곤 했다. 할머니 없이 자란 나에게 꼭 할머니 같은 분들이었으니까.
비를 쳐다보자 문득 생각이 난 그분들에 급히 돌린 발걸음이었다.
없는 용돈을 탈탈 털어 핫팩과 우산도 급히 사고, 날씨가 너무 추우니 차라리 안 나와 계셨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을 갖고는 찾아가는데
평소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내 또래의 학생이 할머니 앞에 서있었다.
그날도 역시 나와서 맨 바닥에 앉아 비를 맞고 계시던 것 같은 그 분들을 향해 우산을 두개나 펼쳐 들고선 본인은 눈인지 비인지 모를 것을 쫄딱 맞는 꽤 요상한 광경이었다.
이 시간에 학생이? 그것도 여기엔 왜?
"할머니 날씨가 너무 추워요. 얼른 집 들어가세요"
"아니야 괜찮어, 학생 비 다 맞겠네 우린 괜찮으니 얼른 우산쓰라니께."
할머니들 손에 우산을 꼭 지어주고선 옥수수와 고구마를 잔뜩 달라고 하더니
비는 왕창 맞은 채로 양 손 가득 사가는 그 모습이 이질적이었다.
대충보니 생긴 것도 날카롭고 좀 놀게 생겼는데 그래서 더 이질적이었던 것 같다.
대충 입은 헤집어진 교복에 피어싱에 날카로운 눈. 잔뜩 맞은 비, 양손엔 고구마와 옥수수.
그게 왜 그리 멋있어 보였을까
그 겨울 가장 추운 날 이었는데 왜 그때의 난 따뜻했을까.
난 교복을 보고 우리 학교임을 알고 널 찾아다닐 때도,
너와 사귈 때에도, 헤어지고 나서도 말하지 못했다
그 옥수수와 고구마에 반했다고.
권순영이라서 좋아한 게 아니라
좋아하고 나니 그게 권순영 너였다고.
더보기 |
빠름빠름! 이번엔 여주의 과거를....데려왔어요 과거 이야기를 너무 사랑해 주시길래 마구 쓰고싶은 마음을 참지못하고ㅠ_ㅠㅠㅠㅠㅠ 이로서 궁금증이 조금 풀리셨을 것 같아요 아직도 과거는 왕창 남았지만...ㅎ_ㅎ 암호닉은 버거워서 또....못 데리고.....매일 암호닉은 늘고....감사드리고.....암호닉 분들께는 연재가 끝나면 텍파를 보내드리겠습니당 8.8 텍파에 다른 등장인물의 스토리를 추가로 넣어 드릴 수도 있지만 혹시 연재 중 필요하면 그냥 여기에 글로 쓸 수도 ㅠ_ㅠ 아무튼 텍파 보내드리는 걸로 정했어요! 아직 연재가 끝나려면........아주아주 멀었지만 허허헣 읽어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암호닉은 얼른얼른 신청해주세요 총 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곧 안 받을 예정입니다! 다음번엔 암호닉 꼭 확인 가능하도록 열심히 노력...과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모두모두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구 오타나 오류 마구 지적 둥글게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