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NCH SHOOT !
EP. 08
" 미친놈. "
쌍방으로 얼이 빠져서 있는 사이에 정신이 확 들기에 네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 들고는 숙소로 들어가버렸다.
숙소 벽에 기대서 열려있는 창문으로 네 눈치를 보는데 너는 내가 간 길을 되돌아보며 머리를 긁적이고서는 제 숙소로 향했다.
" 와, 진짜ㅡ. "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자리에서 얼굴 폭발 안한게 어디야.
손등을 뺨에 대고 겨우 열을 식히면서 천장만 보고있는데 핸드폰에서 진동이 문자치고는 꽤나 길게 울렸다.
[ 전원우 ]
도랏.
그냥 끊어버렸다.
어떻게 해야해, 당황스러움이 우선적으로 밀려온 결과였지.
끊어진채로 배경화면에 띄워진 다이어트 자극사진만 보고있다가 급히 다시 다이얼을 눌러 네게 전화를 걸었다.
" 왜.. 전화했어? "
' 그러고 들어가는게 어딨어. '
" 놀랐다고, 어? 너라면 안놀라? "
' 지금도? '
" 조금? "
내말이 떨어지자마자 너는 전화기 너머에서 크게 웃었다.
분명 코를 찡긋거리며 뒤로 젖혀 웃고있겠지.
" 뭘 웃어. "
' 귀엽잖아.
대답해주면 안 돼? '
" 아직 아니야. "
' 차려고? 너도 나 좋아하잖아. '
" 그렇긴하ㅈ, 뭐? "
너무 자연스럽게 말해서 넘어갈뻔했어.
니가 뭔데 장담해?
하고 아닌 척 발뺌하자 너는 그렇게 티를 다 냈으면서.., 란다.
내가 무슨 티를 냈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답.
" 그..렇다고 꼭 받아줘야해? "
' 니가 후회할 것 같아서. 아니면 말고ㅡ.
그럼 전화끊을게. '
" 야, 뭐래. 끊지마. "
' 어어, 이러면 너도 좋다는거지?
동의한거다. '
전화는 끊어졌다.
이럴때만 빠르지.
이거 미친거아니야. 하고 블랙아웃된 핸드폰만 보고있는데 민정씨가 내게 손을 흔든다.
" 이대로 자는거 좀 아깝죠. "
" 그..런가요? "
" 그러면.., 저쪽 숙소분들이랑 한잔 말까요? "
" 오, 좀 좋은생각. "
" 그리고 부탁드릴 것도 있고.., "
▼
한잔 탁, 털어마시는 제스처를 취하는 민정씨에 홀려 어느새 우리 숙소에는 저쪽방 남정네들이 와있었다.
진실게임은 술 좀 들어가면 하고, 무서운 얘기나 할까요?
[ 너무 멀어 ]
무서운 얘기라길래 뛰쳐나갈까 생각하고있는데 전원우가 저런 내용의 톡을 보내놓고 제 옆자리를 팡팡 치며 제 옆에 앉으란다.
질색을 하며 입모양으로 내가 왜. 하자 싫으면 말고 하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옆에 박팀장님을 앉히려고 하길래 자리에서 기립했다.
" 뭐야? ㅇㅇ씨랑 원우씨 요즘 수상해. "
" ..뭐가요? 얘 술 못마시는거 아시면서, 저는 그냥 보조인? "
" 자자, 어쨌든 시작합시다.
소리지를 때마다 원샷인거 알죠? "
▼
" 이제 일어나냐. "
눈을 떠보니 웬 자동차의 뒷자석이었다.
대체 몇시간을 내리잔건지 자리에서 겨우 일어나 너에게 물었을 때 너는 어제 뻗은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잤단다.
소리지른 사람이 원샷하기를 한 것 까지는 괜찮은데 왜 하필 내가 석민씨 옆에 앉은건지
긴장타고 출처모를 오사카얘기를 듣다가 석민씨가 내 귀에대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자지러지게 놀라버렸고,
내가 지른 괴성만 내 기억으로 4번이었다.
" 그러니까 내가 대신 먹는다고 할 때 포기하지. "
" 야. 나 원래 취하면 내가 다 먹는다고 하는거 알잖아.. "
" 너 어제 끝까지 니가 마신다고 하더라.
장난아니었어. "
내가 마실거야아 !
하면서 평소에 자기가 띠드버거 애교부리는 목소리로 어제의 나를 따라하는데 토가 목까지 올라왔다.
내 몸을 덮고있던 네 롱패딩을 조수석으로 넘겨놓고 내 꼴을 그제서야 확인하는데
" 뭐야. "
" 뭐가. "
" 내 옷, 니가 갈아입혔어? "
" 응? 왜.
그러면 안되는거였어? "
뭐?
차 안에 내 목소리만 울렸다.
팔로 내 가슴께를 엑스자로 가리면서 백미러속의 너를 째려보는데 너는 그와중에도 또 코를 찡긋 거리고 웃었다.
뭘 웃어, 뭘 !
" 그러면 안 되는거였냐고ㅡ. "
" 안 되는거냐고오? "
" 남자친구가 되어서는 여자친구가 춥게 반팔티 하나입고있는데, 안 입혀? "
" 야, 나 아직 좋다고 한 적 없다. "
하면서 아직까지도 씩씩대고있는데 너는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야. 하고 말을 건넨다.
" 왜. 뭐. "
" 나는 너 후드티 입힌 것 밖에 없다.
후드티 안에 반팔 그대로인거는 봤고? "
" 무슨 소리야 그게? "
" 잘 생각해봐, 나 니 옷 벗긴적 없다고.
심지어는 니가 어제 추어 ! 어누야 ! 하면서 팔까지 들었잖아,
옷 입혀달라고. "
" ..야, 그걸 왜 지금 얘기해. 사람 민망하게. "
후드티 안의 검은 반팔을 그제서야 확인하고서는 부끄러운 마음에 후드티 안으로 얼굴의 반을 밀어넣었다.
그러고 있는데 네가 조수석에서 부스럭부스럭 뭔가를 더듬거리더니 내쪽으로 건넨다.
파우치?
" 모나리자인 줄 알았네. "
" 야 ! "
▼
" 나 오늘 럭키보고왔어. "
" 럭키? 그게 뭐야. "
" 템플스테이하고 왔냐. 영화잖아.
유해진 나오는거. "
내 말에 너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한참을 말이 없더니 천천히 입을 열어서는 하는 말이,
" 너 그러면 위험해. "
" 뭐가 위험해, 갑자기. "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바지가 뭔지 알아? "
" 뭔데, 청바지 몸에 안좋대? "
" 유해진. "
시발.
머리를 짚으면서 조용히 너와 일행이 아닌 척 옆자리로 옮겼다.
그러자 너는 졸졸 쫓아와서는 내 앞자리에 가만 앉는다.
아는척하지마라.
하는 내말에 너는 흐헹. 하고 웃고서는 갑작스레 나를 빤히 들여다보기에 또 무슨 출처없는 개소리를 할까 싶어서 고개를 돌리고서 푸념아닌 푸념을 늘어놓았다.
" 내가, 너 그런 드립칠 때마다
나중에 니가 만날 여자친구가 불쌍하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내가 이ㄹ, "
" 예뻐. "
" 뭐? "
" 너 예쁘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