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반고양이 전정국과 아슬한 동거 07 "안니, 그냥 놀래켜조. 꾸기 때려도 괜찮고, 묶어놓고, 가둬도 대. 지짜야, 주잉. 소리 안 지르께." 도통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정국이를 가만히 안아주자 배 언저리가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정국을 안아주고 있었을까, 체구가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정국이가 고양이로 변하는 순간을 마음으로 느끼고 싶었다. 내 품에서 떨어져 나온 정국이, 아니 고양이는 내 다리에 작은 몸을 비비적거렸다. 울지 말라는 듯. 그런 고양이를 안아주려고 손을 뻗었는데 미꾸라지처럼 방에서 나가 소파 위로 올라갔다. 사람일 때는 짧은 대화를 해서라도 의사소통을 했는데 이제는 고양이만이 내 말을 알아듣기 때문에 불편했다. 정국이에게 사료를 적당히 주고, 식탁으로 돌아가서 이른 저녁을 차리고 있었다. 항상 옆에서 쫑알거리던 정국이가 없이 혼자서 준비하려니깐 이상하게 울적한 기분이 밀려왔다. 정국이가 없을 때는 외로운지도 몰랐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알듯이 나는 외로움을 못 느낀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어린 시절에 이혼을 하시고, 혼자 남겨진 그때도 나는 외로움을 몰랐다. 도통 사랑을 받아본 기억이 없어서 가슴 속에 묻어있던 외로움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 별들이 반짝인다면 나는 아마 그 별을 밝혀주는 어둠과 같은 존재였다. 결국 도마 위로 작은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그래도 다행이다. 오늘은 정국이가 아닌 고양이랑 지내니깐 내 눈물을 못 보니깐. "야옹." 내 발밑에서 작게나마 들려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 덕분에 놀랐다. 좀 전까지 사료를 먹느라 내 옆에 없었는데 언제 온 걸까. 끝까지 내 시선을 피하지 않는 탓에 결국 억지웃음을 보여주며 고개를 돌렸다. 고양이도 내 마음을 알았을까, 내게서 잠들 동안 떨어져 있지 않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듯 고양이는 종종 내 손등 위에 그 작은 찹쌀떡을 올려줬다. "고양이야, 가서 자도 돼. 나 괜찮아." "야옹." "진짜야. 왜? 같이 자고 싶어?" 내 마지막 말에 허락도 안 했는데 폴짝 뛰어서 침대 옆에 눕는 고양이였다. 못 말려. 고양이로 변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고, 설마 사람으로 변할까 싶어 그렇게 함께 누웠다. 사실은 위로받고 싶었던 내 무의식이 고양이를 내쫓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함께 누웠는데 고양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아까 내 품에서 변해가는 것을 느꼈고, 그런 작은 고양이가 위로를 해주듯 함께 있어주니깐 묘한 감정이 들었다. 함께 지낸지도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그 사이에 우리는 많은 것을 했고, 서로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푸른 하늘 아래에서 정국이가 나를 반겼다. 녹색 들판에서 더욱 돋보이는 붉은 옷의 정국이는 어린아이처럼 비눗방울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면 그 아이가 깨질까 봐, 톡톡 터져서 사라지는 비눗방울처럼 사라질까 봐 멀리서 시선을 고정한 채 기다렸다. 저 작고, 소중한 아이가 내게 걸어올 때를 기다리면서. 그렇게 정국이의 비눗방울이 전부 사라지고, 감겨져 있던 내 눈도 떠졌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내 코 끝을 간지럽히는 무언가 때문에 소름이 돋았다. 정국이가 커다란 손끝으로 내 코를 스치고 있었다. "정국아...? 뭐 해? 죽을래?" "주잉, 코 너므 예쁘다. 주잉, 돼지코 해바도대?" 새벽에 꾼 꿈도 잊게 만드는 정국이의 엉뚱한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자 내 머리에 손을 올려놓고는 눈이 사라지는 귀여운 웃음을 지어준다. 남들이 보면 이 이상한 관계를 어떻게 정의 내릴까 궁금하다. 정국이의 손목을 잡고, 거실로 나가 식탁에 앉혀놓았다. "오늘은 간장 계란밥 먹을까?" "응, 주잉. 꾸기 그거 먹을래." 그 말을 끝으로 오늘도 대신 수저를 예쁘게 올려놓곤 내 옆에서 쫑알쫑알 이야기꽃을 피워주는 정국이였다. 이래서 다들 결혼을 선호하는 건가 싶었다. 혼자 지내면 어쩔 수 없이 거르는 식사와 적막한 집안을 따스하게 바꿔주니깐. 그렇다고 내가 정국이랑 결혼을 한다는 상상을 하지는 않는다. 그건 정말 미친 짓이다. 육체적으로는 많이 큰 상태여도 정국이는 아직 어린아이이며 특별한 사람이다. 사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도 되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정국이가 다시없어도 외롭지 않을 때, 그때 물어봐야겠다. 정국이 너는 어떤 사람이며 누구랑 살았는지, 이제 어떻게 지낼 건지에 대해서. "주잉, 인상 쓰지 마. 예쁜데 주르미 많이 생겨." "미안해. 밥 먹자, 정국아." "주잉이 먼저 아 해봐." "아니야, 괜찮아요. 정국이 많이 먹어." "주잉, 얼른."
정국이의 부탁에 입을 벌리자 밥을 가득 담은 수저를 넣어주었다. 밥풀이 몇 개 떨어지자 그걸 그대로 주워서 자신의 입에 넣는 게 되게 어색했다. 내가 흘린 걸 아무렇지 않게 먹는 걸 보니 고양이의 습성이 아직 남았구나 생각 들었다. "정국아, 오늘도 설거지할 거예요?" "응, 주잉. 가서 노라." "방에 있을 테니깐 설거지하고 정국이도 쉬고 있어. 배고프면 깨워요." 정국이가 분명 고양이로 변한지 몇 시간이 흐르지 않았지만 사람으로 변한 걸 기록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자고 일어나니깐 변한 정국이.를 기록하는데 순간 예전에 기록한 내용이 생각났다. 첫날 고양이를 데리고 들어온 날, 아무런 일이 없었는데 사람으로 변했다. 그리고 오늘도 자고 일어나니깐 고양이가 아닌 정국이가 내 옆을 지켜주고 있었다. 설마. 자고 나면 변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데, 설거지를 끝냈는지 소매를 내리면서 방으로 들어오는 정국이를 침대에 앉혔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보는데 괜히 요동치는 심장을 가라앉히는데 내게 먼저 입을 여는 정국이였다.
"주잉, 오늘은 괜찮아? 눈이 초롱이가 됐어." "괜찮냐고? 나 항상 괜찮은데, 정국아."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앉은 상태에서 그대로 나를 자신의 품에 넣었다. "안니, 어제는 괜히 고양이로 변해서 주잉이 못 안아조써. 오늘은 마니 안아주게. 내가 주잉이 옆에 있으꺼야. 어디 안가께."
나만 이렇게 떨리는 마음일까? 나만 이렇게 당황스럽고, 붉어지는 얼굴 탓에 몸의 온도가 높아지는 걸까. 그와 동시에 나를 세게 안아주던 손목의 힘이 약해지고, 어제의 순간처럼 고양이로 변했다. [암호닉] 언제나 환영! 대환영! 설탕모찌, 꾹피치, 쿠크바사삭, 망개침침, 뿜뿜이, 땅위, 난나누우, 흥탄, 갤3, 물망초, 요랑이, 꾸꾸까까, 대구미남, 깡태콩, 애블바디댄스 예아, 뉸기찌, 윤기네설탕, 오빠아니자나여, 뉸뉴냔냐냔, lost, 레드불1일1캔, 곰탱이네동굴, 자몽소다, 흩어지게해, 침침이, 태태랑, 주홍, 빙구, 정국오빠 애인, 즌증구기, 보보, 굥기, 지민이어디있니, 0519, 윤기윤기, 너만보여, 짐꾸, 또로롱, 밍기적, 쫑냥, 반인반묘, 김희서, 옐몽글, ☆구기☆, 뀰이조아, 슈비, 떡수니, 흑설탕융기, 쿠키오빠, 테일러, 탬버린, 아듀, 정연아, 섞진, 네이버, 새벽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