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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외워보자! 05 

w. 2젠5 


 


 


 


 


 


 


 


 


 


 


 

아파아- 말꼬리를 늘이던 이제노가 멈췄다. 나재민, 저거 내 눈에만 하트야? 이동혁이 나재민을 제 팔꿈치로 툭툭 치며 말했다. 이제노가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나를 보곤 눈썹을 씰룩거렸다. 그리곤 또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는다. 나는 쟤가 저럴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심장이 너무 아파. 이제노의 귀여움에 심장이 아팠지만, 지금은 내 뒤에서 다가오는 이동혁과 나재민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게다가, 에세이를 쓰던 황인준도 단단히 화가 난건지, 아니면 이 상황이 재밌는건지 펜을 내려놓고 팔짱을 꼈다. 어디, 무슨 일인지 한 번 볼까, 하는 표정으로 의자에 기대며. 금방이라도 웃음보를 터뜨릴 듯한 이동혁과 귀가 빨개진 이제노, 그리고 치즈 볼을 들고 서있는 나재민까지. 심지어 황인준은 이제 손 깍지를 껴 제 턱을 괴었다. 이제노 너 설마..? 종코 가게에서 사온 것이 분명한 빨간 사탕을 제 혀로 살살 굴리던 나재민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거야, 이제노?" 


 


 


 


 


 


 

나재민이 실실거리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분명히 웃고 있는데, 왜 이렇게 징그럽고 소름끼치는거지; 얼굴을 잔뜩 구기자 이제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야 하지마. 이제노의 손이 내 머리 위에 올려져있는 나재민의 손과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그 탓에 내 머리는 잔뜩 헤집어져버렸지만 나재민과 이제노는 신경쓰지 않는듯 했다. 야, 그만해. 시민 머리 다 헝클어지잖아, 멍청이들아. 어느새 다시 에세이를 쓰고 있는 황인준이 제 갈색 깃펜을 잉크에 적시며 말했다. 구원자 황인준에게 감사의 표시로 윙크를 해주려고 했으나, 종이가 뚫어질만큼 에세이에 몰두해버린 황인준이었다. 레번클로라 이거지, 새침한 자식. 황인준을 흘겨보자 이제노가 헝클어진 내 머리를 제 긴 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렀다. 미안, 나재민 때문에. 이제노가 날 보며 코를 찡긋거리자 이동혁은 소리를 지르며 나재민을 때렸고, 그 탓에 나재민도 소리를 지르면서 치즈 볼 통을 통통거렸다. 얘들아 조용히 좀 하자- 그 탓에 학생회장에게 단단히 찍혀버렸다. 


 


 


 


 


 

"아악!! 말도 안 돼!!" 


 


 


 


 


 

내가 이제노와 "그렇고 그런 사이" 가 되었다는 걸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했다. 박지성은 소리를 지르면서 내 손에 쥐어진 제 에세이를 뺏어갔다;; 마치 불결하다는 듯이 제 에세이를 툭툭 터는 모습이 얼마나 꼴사나웠는지, 여튼 자식, 김동영한테 나쁜 것만 배워서; 게다가 자칭 호그와트 최고의 보조개인 재현 선배는 체리의 씨가 목에 걸렸으며 - 다행히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5학년이라 내가 아납네오로 빼줬다 - 천러는 시무룩해져선 제 설문조사지에 쓰인 내 이름 옆의 하트를 지워버렸다. (아 이건 이제노한테 비밀이다) 뭐 여튼 내 친구들이 다 알아버렸기에 나는 이제 편하게 티 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제노는 아닌 듯 했다. 내가 눈을 맞추려고만 해도 귀가 달아오르질 않나, 만지려고만 하면 들썩거리고. 하여튼 부끄럼쟁이란 말야,  


 


 

화장실을 다녀오던 길에 만난 이민형이 와썹! 하며 내게 손을 들어보였다. 잠깐 앉았다 가. 이민형의 옆에 앉자 이민형이 내게 개구리 초콜릿을 건넸다. 카드는 내가 가졌다- 이민형의 손가락 사이에 해리포터의 얼굴이 살짝 보였다. 이민형은 개구리 초콜릿 카드를 모으는 굉장히 귀여운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 탓에 제가 많이 모은 카드는 친구들의 생일 편지에 하나씩 끼워보내곤 했다. 그 탓에 나도 개구리 카드가 열장이나 있다. 이민형이 가진 것 중에 해리포터는 하나도 없었던 것 같은데. 왠지 기분이 하루종일 좋아보였던 이민형을 떠올렸다. 그래서 나한테 초콜릿도 준거구만? 역시 이민형은 초콜릿을 먹으려고 이걸 사는게 아니었어. 역시 순수혈통은 부자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이민형에게서 떨어졌다. 너 이제노가 고백하는 여자애들 몇명을 깠는 줄 알아? 그 중엔 우리 기숙사 애도 있었어. 초콜릿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민형이 저렇게 말해왔다. 음? 이민형이 날 한심하다는 눈으로 바라봤다. (물론 나도 똑같이 바라봐줬다.) 아니 눈치가 없는거야? 5년 동안 너만 좋아했는데? 이민형이 얼굴을 더 구기며 날 바라봤다. 완전 한심한 표정이잖아? 어느새 개구리 뒷다리 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나도 따지고 보면 5년 정도 좋아했는데. 이래서 짝사랑이 슬픈거다. 나도 애들한테 좀 말해볼 걸. 그럼 마음을 덜 졸여도 되지 않았을까. 


 


 


 


 


 


 

- 


 


 


 


 


 

"우리 마법사 체스나 둘까?" 


 


 


 

확실히 후플푸르 기숙사는 평화로웠다. 끈질기게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는 이동혁이나 박지성 같은 애들도 없고, 공부는 1도 안하는데 성적 잘 나와서 얄미운 나재민 같은 애도 없고 ( 이 설명에서 눈치챘겠지만 나재민은 레번클로다. 황인준이 1등, 나재민은 2등. 참고로 이제노는 3등이다. 제노 최고) , 새침한 황인준도 없고; 입가에 뭍은 초콜릿을 닦으며 들어오자 난로 근처에 앉은 이제노가 체스판을 흔들어보였다. 난 체스 못 두는데, 또 무슨 소원을 말하려고. 우리 소원 내기 하자! 역시 5년 동안 이제노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너가 검정할래? 이제노는 내가 체스를 못 둔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애였다. 검정색 말들을 제 두손 가득 쥐고 건네는 이제노의 눈이 똘망똘망했다. 알겠어, 내가 먼저 둘게. 이제노의 체스말들은 이동혁의 체스말들과 다르게 평화롭고, 어찌보면 눈물겹기도 했다. 이제노의 설명에 따르면 사실 검정 킹과 하양 킹은 형제란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말을 죽일 때면 말들끼리 부둥켜 안고 난리가 난다. (특히 체크메이트때가 이주 볼만하다.) 그에 반해 이동혁의 말들은 뭐 부수고 때리고 소리지르고;; 말들이 주인을 닮는건지 뭐; 


 

폰을 앞으로 한칸 전진시켰다. 이제노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럼 나도 폰. 이제노의 하얀 폰도 앞으로 한칸 걸어나왔다. 김시민, 너 진짜 5년 동안 한번도 이상했던 적 없어? 이제 뭘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머리를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제노가 말을 걸었다. 응? 그렇게 묻는 이제노의 목소리가 사뭇 진지했다. 나 보면서 이상했던 적, 정말 없어?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까 전진한 그 폰을 이번에도 한칸 전진 시켰다. 이제노의 흰 폰도 앞으로 한칸 전진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둘 중 하나는 죽는다. 이제노의 물음에 난 선뜻 대답 할 수가 없다. 난 5년 동안 꽁꽁 숨겼지만 이제노는 그렇지 않았었다는걸 너무 늦게 깨달아서일까, 이제노는 제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걸 떠벌리고 다닐 만한 위인이 아니었다. 그럼 이제노가 은연 중에 하는 행동들에서 티가 났다는 건데, 나는 왜 몰랐지. 그리고 왜 내가 이제노를 좋아한다는걸 다른 애들은 몰랐을까? 이제 내가 두칸을 움직이면 이제노의 폰이 죽는다. 난 네가 날 좋아하는 줄 몰랐어. 이제노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두칸 전진. 이제노의 흰색 폰이 죽었다. 나는 생각보다, 감정 표현에 많이 서투른 사람이었다. 


 

  


 


 

"시민, 이번에도 내 파트너가 되어줄래?" 


 


 


 


 

체스의 결과는 안 봐도 뻔했다. 이제노가 이겼고, 이제노는 소원을 꼭 필요할때 쓸거라며 입을 닫았다. 벌써 저녁시간이었다. 곧 크리스마스 주간이라 (안 그래도 시끄러운) 연회장이 북적였다. 사실 호그와트에 입학한 이레로 이제노와 쭉 무도회 파트너를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별 걱정은 없었지만 드레스가 문제였다. 맨날 흰색 드레스만 입었었는데. 이번엔 뭔가 새로운 드레스를 입고 싶었다. 머리도 좀 말고. 내가 밥을 깨작거리자 이제노가 또 눈을 맞춰왔다. 왜, 속 안 좋아? 이제노의 눈꼬리가 쳐졌다. 아니, 별거 아냐. 감자수프에 들은 베이컨이 질겼다. 베이컨을 질겅거리며 씹고 있었는데, 수저를 쥐지 않은 반대편 손을 이제노가 갑자기 붙잡곤 저렇게 말했다. 아니, 그럼 내가 애인을 두고 다른 사람이랑 파트너를 하겠냐. 괜히 장난 치고 싶었지만 이제노의 얼굴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그럴 수가 없었다. 당연하지! 난 이제 많이 표현하는 사람이 될거다. (이동혁만큼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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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방금 암호닉 신청하고 온 미생입니다 8ㅅ8 진짜 둘이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 ㅠㅠㅠㅠ 제노 표정 묘사 부분마다 다 상상되서 너무 기엽구 ㅠㅠㅠㅠㅠㅠㅠ 애들 반응도 전부 찰떡이에요 ㅋㅌㅋㅋㅋㅋ 주문을 외워보자는 항상 미소짓고 보게 되는 거 같아서 넘 기분 조은 글이에요 ❤❤
6년 전
2젠5
꺄 감사해요 ♥♥♥
6년 전
독자2
열렬 입니다! 전 이 둘 보는 낙에 삽니다,, 넘나 귀엽고 풋풋하고 다 해먹는 거 아닌가요 ㅠㅜ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 이와중에 깨알같이 동영이 닮아가는 지성쓰 넘나 대박인 것 같아요,, 그 특유의 표정으로 책 털었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끊이질 않구요 ^ㅁ^! 이번 무도회 땐 빨간 드레스 한 번 입어줬으면 좋겠어요!!!! 제노가 막 원피스만큼 얼굴 달아오른 상태에서 춤 요청? 해 주는 모습도 보고 싶고요 ㅎㅁㅎ 넘 늦게 와서 죄송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예쁜 글 넘 감사하구요 ♥
6년 전
2젠5
꺄 빨간 드레스라니........갈색 정장 입은 제노를 생각하고 있었던 차라..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당 ♥
6년 전
독자3
이런 완벽한 호그와트물....ㅠㅠㅠ엉엉 오늘은 여기 누워야겤ㅅ어요ㅠㅠㅠㅠ
6년 전
2젠5
정말 최고의 칭찬입니다.........완벽한 호그와트물이라니ㅠㅠㅠㅠㅠㅠ엉ㅇ엉
6년 전
독자4
아...안대...
6년 전
2젠5
어엉........?
6년 전
독자5
아아...안대...
6년 전
2젠5
으잉.....?
6년 전
독자6
여기서 끊기면 전.... 불면증에 시달릴 겁니다...
6년 전
2젠5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금만 기다려주세여............썬앤문 읽으면서........같이 극복해여.
6년 전
독자7
앗 제가 잠시 잊고있었네요..
썬! 앤 문! 과 함께라면..
불면증따위...
극복 할 수 있R요....★

6년 전
2젠5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예아-
6년 전
독자8
안녕하세욘 호엥입니다~¡~¡~ 에세이 쓰던 황인준 펜 내려놓는 거 너무 나네,,,, 다시 에세이 쓰는 거 너무 나 아니네,,,ㅎ,,에세이 주거,, 저 이제 체스 배울 겁니다. 언잰간 나도 이제노 가튼 애랑 할 날이 오겠지. 좋아. 저희 반에 체스 천재 잇거든여? 저 걔한테 체스 배울 거임.
6년 전
2젠5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저도 체스 둘 줄 몰라서 지식백과와 함께 5편 썼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9
진짜 저 배우고 옵니댱^^~ 제가 와서 자까님 앞에서 맘껏 자랑하겟음
6년 전
2젠5
워후~~~~~~~~~체스 두는 사람 머시쪙..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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