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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er 전체글 (정상)ll조회 3009l 3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04>














성인이라는 숫자로 넘어오면서 느낀 점을 말하자면 정말 안타깝게도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성숙해진 자아, 불타는 학구열, 그외에 여타의 어른스러움이라는 문장들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조원들과 많이 동떨어져 있었다. 도대체 교수님은 무슨 생각으로 조별과제를 넣어놓으신건지 대상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화만 삭힐 뿐이었다. '단합'과 '리더십'이라는 여러모로 맘에 들지 않는 단어들로 꾸며지기에는 조별과제는 참 힘든 일이었다. 저렇게나 하기 싫어하는 표정들과 온갖 변명들을 늘어놓는 남자 동기 두명과 조별과제를 통해 제 짝이라도 찾을 모양인지 눈에 불을 키고 남자들을 보는 여자 동기 한명, 그리고 무슨 신의 장난도 아니고 현재 제일 껄끄러운 성우 선배가 있는 곳이 내가 속해 있는 조였다. 어제 카페에서 이상한 소리만 하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내가 눈치를 보고 있지는 않을텐데. 말도 안되는 고백을 한 사람은 선배인데 왜 나만 이렇게 불편해야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에라도 이 거지발싸개 같은 조별과제를 내던지고 뛰어나가고 싶었다.








"저, 그럼 역할부터 먼저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그러기에는 나는 학점에 붙어있는 소수점 하나에도 말초 신경이 곤두서는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지금 조별로 하는 경우에는 과제 점수가 크게 나가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나는 조장이 되었으며 갑자기 할머니 제사가 있다는 동기의 말에 헛웃음이 나오고 있었다.








"할머니 제사요?"

"응, 사실 저번부터 약속이 되어있던 거라 좀 힘들거 같아. 그래도 내가 피피티는 만들테니까, 너가 자료조사 좀 해주라."








하, 진짜 뭐하나 쉬운 일이 없구나. 입술을 꽉 깨물지 않았으면 내 입은 이미 속에 담아둔 요상한 욕들까지 꺼내서 쌍욕을 날리고 있을게 분명했다. 뻔한 레파토리라도 바꾸던가, 다른 조에서도 할머니 제사로 이름만 올려놓고 뺐으면서 이제와서 되게 배려해주는 것마냥 피피티를 만들겠다는 이 학우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하나님. 믿지도 않았던 신을 찾으며 깊은 한숨이 짜증으로 변질 되었을 때쯤 나는 절대 조장은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번에도 할머니 제사라더니, 너는 분기별로 제사 드리러 가나보다."

"어? 아, 아니 그게."

"내가 자료조사까지 하는데 굳이 너를 왜 조원으로 같이 껴서 가야 돼. 지금이라도 교수님한테 가서 말해, 난 못하겠다고."








그러기도 그러는 것이, 나는 참을성이 없었다. 이런 상황까지 참아가며 조원을 이끌어가라고 하는 것이 교수님의 뜻이라면 애석하게도 나는 교수님이 원하시는 상이 되어드릴 수가 없었다. 아무리 학점이 중요하기로써니 독박까지 쓰면서 해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은 엄연히 잘못된 해결 방법이었다. 당연한 반응인 것처럼 역지사지로 불같이 화를 내는 남자 얘한테 내 뺨을 내어준다고 해도, 욕을 먹는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 나는 이미 아싸였고 자칫 맘에 안들면 대학이라는 것은 언제든 바꿀 수 있게끔 재수와 편입이 존재했다. 숨기고 싶은 과거를 알고 있는 다니엘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편입을 생각해두었는데 이렇게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으니까.








"내가 사정이 있으니까 네가 좀 해달라는 게 그렇게 어렵냐? 어?"

"사정은 개뿔, 아주 잘나셨어요."








순간적으로 확, 다가오는 남자의 손에 질끈 하고 눈이 감겼다. 벌써부터 손이 나가고 욕이 난무해지는 꼴을 보자니 진짜 이번 과제는 망했구나. 나를 한 대 치려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기의 행동에 나는 눈을 감으면서도 한 쪽 볼을 내주었다. 이왕 시작했으면 때리고 끝장을 보자는 심산이었다. 머릿속에는 맞을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보다 저 멀리 날아가고 있는 학점이 더 아른거렸다. 이번에는 장학금 좀 받아보고 싶었는데 다 글러 먹었다고 생각하며 익숙하지 않은 나름 '폭행'에 대한 준비로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있자 각오하고 있던 아픔이 아닌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는 타이른다고 하기에는 약간의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야."

"........"

"나이를 그정도 먹었으면 네 할일은 스스로 좀 하자, 응?"








그리고 그렇게 손 함부로 올라가면 못써. 말투는 조곤조곤하니 타이르는 것이 분명한데 옹성우의 표정은 사뭇 무서워 보였다. 교수님도 나가셔서 비단 우리 조 뿐만이 아니라 시끄러웠던 강의실은 어느새 선배라는 이름으로 앉아있는 그의 말에 적막하다고 할만큼 조용해졌거늘 정작 당사자인 선배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으며 머리를 헝크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하면 우스워질 산발인 머리카락도 잘생긴 얼굴 덕을 보는지 그 와중에도 참 잘생기셨단다. 그러니까 지금 왕자님이라도 만난 것처럼 두 눈을 반짝거리는 여자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뺨 한 대 날아갈 뻔한 나를 구해준 사람이기도 했으니 껄끄럽기는 여전히 껄끄러웠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맙다고 말조차 안하는 것은 인정이 없어 보였다. 지금 고맙다고 해야하나, 있다가 수업 끝나고 말을 하는게 나은 건가. 어울리지도 않게 인사할 타이밍을 재고 있자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친 선배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바보처럼 웃어댔다.








'나 잘했지.'








진짜 나보다 나이도 더 많이 먹은 사람이 하는 짓은 어린아이와 견줄만큼 애같았다. 안그래도 감사하다고 따로 말을 하려고 했지만 대놓고 칭찬해주세요, 라고 온 얼굴로 티를 내는 선배를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전까지만 해도 속에서 있던 말, 없던 말 다 하던 나는 올곧은 시선으로 또 한 번 나를 보고 웃고 있는 옹성우의 얼굴에 웃기게도 꿀 먹은 벙어리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말 한마디 꺼내지 못했다. 말 같지도 않게 고백 아닌 고백을 받고 나서부터 태생부터 잘생긴 얼굴이 더 잘생겨 보였고 내 얼굴은 뭐가 그리도 열이 받는지 뜨거운 열기가 확 하고 덮쳐오는 듯했다. 불행할만치 조별과제에서 얻은 것은 쥐뿔도 없었거늘 이제는 하다못해 비실, 하고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웃음들은 필시 제 주인이 맛이 갔다고 알려주는 듯했다.





 














[워너원/강다니엘/옹성우] 러브서클(LOVE CIRCLE) 04 | 인스티즈


[강다니엘/옹성우]

LOVE CIRCLE


W. LIGHTER











바쁜 와중에도 날씨는 더럽게도 좋았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전, 대학교라면 의례적으로 진행하는 축제가 시작이 되었다. 덕분에 나는 졸지에 스모키 화장을 한 것처럼 진하게 내려온 다크서클이 조만간 턱에 닿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다. 거진 강제적으로 맡아버린 조장이라는 역할 때문에 과제 준비만으로도 여념이 없었거늘 1학년이라는 죄로 즐기라고 만들어진 축제는 땀으로 얼룩지기 위한 날이 아닐까 싶었다. 땡볕이 내리쬐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들어오는 주문에 하루종일 서빙과 음식을 만드는 것만 하다보니 이대로 쓰러져서 내일까지 연장으로 잠만 자고 싶었다. 24시간 중에서 자는 시간은 5시간도 족히 되지 않아서 피곤함은 점점 몰려왔고 무엇보다도 학과 애들과 맞춰입었던 하얀 셔츠가 애들이 장난식으로 쏘는 물총으로 인해 축축하게 젖어 훤히 속옷의 형태가 비추는 것이 괜히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ㅇㅇ야, 이제 그만 들어가서 쉬어."








간신히 지성 선배 덕분에 겨우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빈 강의실로 가서 옷이라도 갈아입을까 했지만 막상 책상에 들어눕자 자꾸만 쏟아지는 잠은 내 눈꺼풀에 무거운 추를 달아놓은 것마냥 감겨대고 있었다. 이렇게 자다가 학교 문도 잠겨서 집에도 못가는 건 아닌가, 찬 곳에서 자면 입 돌아간댔는데. 별 생각들이 머릿속을 빙빙 떠돌아 다니고 있었지만 녹초가 되다시피 누워버린 내 몸뚱이는 그나마 얻은 자유시간이라고 생각했는지 이미 일어날 미동조차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쉬기 위해 있는 집에 가도 밀려있는 과제와 시험준비로 여념이 없어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자기에는 이만한 곳도 없을 듯싶었다.








"뭐야, 왜 여기있어."


"......."


"잘거면 집에 가서 자라."








간만에 아주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었는데 옆 책상에서 덜컹, 하고 나는 소리와 나를 귀찮게 불러대는 목소리는 흡사 내가 아는 누군가를 연상시키게끔 했다. 애초에 아는 사람도 없는 학교에서 ㅇㅇㅇ, 라고 불러주는 사람은 강다니엘과 옹성우가 전부였고 대뜸 자고 있는 내 볼을 쥐어뜯을 기새로 잡아오는 사람은 아마 옹성우 외에 또 없을 것이 분명했다. 온종일 불 앞에서 일을 한 결과인 초췌한 몰골을 보이게 되는 사람이 옹성우라니, 운도 지지리도 없지. 살짝 몸을 돌리기가 무섭게 나오는 앓는 신음소리와 함께 눈을 뜨자 제 팔을 베고 누운 선배의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 자면 입 돌아가. 한 손으로 내 두 볼을 눌러오며 말하는 선배에게 무어라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말 한마디 꺼낼 힘도 없었다. 어차피 장난 칠 요량이 분명한데 이러다가 놓아주겠지 싶어 점점 흐릿해진 눈은 이미 반쯤 감기고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쓰러지면 깨워줄 사람이라도 있는게 어딘가 싶은 때 아닌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그래서 답은 생각해봤어?"


"뭘요."


"내 고백에 대한 대답."








아, 그래 그 고백. 진짜 당황스러웠는데. 실없는 웃음만 실실 거리고 있었을까 순간 다시금 떠오르는 '고백'이라는 두 글자에 몰려오던 잠까지 달아나는 기분이었다. 이 세상에 바보도 아니고서야 어떤 사람이 저에게 고백 아닌 고백을 한 사람과 단 둘이서 이런 밀폐된 공간에 있을까. 잠이 아무리 고파도 그렇지 와, 진짜 내가 미쳤구나. 한동안 조별과제에서도 보고 싶지 않아서 나름대로 피해다니고 있었던 사람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마주할 줄이야. 물론 내가 마련해두었던 대답은 '노'였다. 예쓰와 노에서 고르자면 정말 딱 확연하게 갈려진 '아니다'의 대답. 어떻게 사과를 해야하고 차였던 아픔이 있던 나로서는 무슨 말로 선배를 위로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민을 하고 있었었다. 비록 고백도 아닌 나를 갖고 노는 것이 확실한 선배의 말놀음에 놀아난 것 같아 석연치 않았어도 거절의 말을 들을 상대방의 입장을 무시할 수는 없었으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대답을 하기 위해서 떠지지도 않는 눈을 간신히 떴을까 내 말을 가로치듯 선배는 제 말을 이어나갔다.







"나, 너 좋아해."


"아....예?"


"너 좋아하는 거 진심이야, ㅇㅇ야."








진심이라니. 그런 말은 솔직히 너무하는 거 아니냐. 분명 거절의 말을 꺼내려고 했었는데, 장난이라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 수 있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이건 뭐 거의 새치기도 아니고 내 대답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진심'이라는 단어를 읊조리던 선배는 가히 너무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인생에서 내가 맡은 역할은 먼저 마음을 전하는 쪽, 거절 당하는 것이 익숙한 쪽이였다.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뒤돌아보고 싶을 정도로 예쁘지도 않았고 남을 즐겁게 해주거나 대단히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모두에게 사랑받는 삶을 바래본 적도 없었다. 그러니 당연하게 내가 상상한 나의 미래는 혼자 살아가다가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만은 아니기를 바랬던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축제 기간동안 나보다 더 열심히 일을 했는지, 아니면 신나게 놀았는지 땀으로 제 몸에 달라붙어 있는 티셔츠를 펄럭이며 나를 바라보는 선배는 어김없이 또, 뚫어져라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또다시 또, 그렇게.







"괘, 괜히 사람 착각하게 장난 하지 말아주실래요."


"뭐가 장난이야."


"......."


"거절할거면 거절하고 받아주면 나야 더 좋지, 근데."








나도 장난은 그닥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긴 책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쯤 걸쳐지듯 나온 선배의 다리를 보자니 아무래도 선배에게 있어 책상은 턱없이 작은 모양이었다. 천장을 바라본 채로 조용히 눈을 감아오던 선배는 여전히 나에게 있어 저 책상처럼 과분한 사람이었고 여적 나오는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은 조용한 공간 속에서 달아나버린 잠을 다시금 부르고 있었다. 너가 강다니엘인가 뭔가 하는 그 놈이 그렇게나 죽자살자 좋으면 좋아해도 돼. 뭘 그렇게까지 고민을 해. 그 와중에도 잘만 오는 잠에 반 기절 상태를 하고 있던 내 귀로 성우 선배의 낮은 목소리가 파고 들어왔다. 아무리 내가 제대로 된 답도 꺼내지 못한 호구였지만 듣고 있다는 의사표시는 해줘야 할 것 같아서 몸을 모로 누우며 시선을 마주하자 별안간 내 몸 위로 덮어오는 선배의 남방이 눈에 띄었다.








"내가 그냥 너 좋다고 하는건데."








평생을 익숙하게 여겨왔던 내 신세도, 다니엘의 섬유유연제 냄새도, 언제나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을 차지하고 마는 내 존재도 조금 변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이건 내가 이기적일지도 모른다. 공과 사는 똑바로 해야 되는 것이 맞는 이치였으며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존재인 선배였어도 처량하게 또다른 나로 만들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사람이 자꾸 남한테 주기만 하면 언젠가는 거덜나기 마련이야. 그게 친구간의 우정이든,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간의 사랑이든 간에.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제 말을 이어가는 선배의 말에 나는 쉽게 동조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낯선 사람이 곁에 있으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던 내 성격이 우습게도 어느덧 나는 조금 벅차오르는 마음과 함께 잠에 들었던 것 같다. 그저 또다시 귀 끝으로 모여드는 열기가 익숙하지 않아 두 손으로 귓가를 가리기에 급급했지만.









* * *









축제는 저녁이 되었어도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밤은 길면 길수록 좋았고 한참이나 젊은 혈기로 가득한 대학은 시끌벅적한 사람들 소리와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다니엘, 저 역시도 이런 분위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어디를 가든지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즐거웠다. 사람들에게 주목 받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자신은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에서나 사람들의 신망을 얻는 것을 즐겨했다. 그만큼 사소한 생활도 항상 신경써야 한다는 부분이 썩 달갑지는 않았지만 뭐든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었으니 그 또한 제가 겪어가야 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오늘 주점 홍보하고 다니느라 고생 많았다."








제 술잔으로 가득히 술이 따라졌다. 마음 같아서야 당장 집으로 가서 휴식을 취하고 싶었지만 인간의 본성인 건지, 선배들은 저보다 한 단계 아래인 후배들을 제 곁에 두면서 별 것도 아닌 이야기들을 부풀려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했다. 성인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부모님의 돈으로 어떻게든 학벌이라도 따보고자 온 것들이 부지기수인 그들을 자신은 한 번도 선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넘칠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채워져 있는 술잔을 단번에 비우자 혀 끝으로 느껴지는 쓴 맛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남들이 들으면 이해할 수 없겠지만 자신은 술을 싫어했다. 술 뿐일까, 사회에 나가면 다 거기서 거기인 인간들이 그 놈의 학번으로 아랫사람 부리듯 하는 선배들도 싫었다. 남이 하는 연애사를 듣는 것도 재미가 없었고 만났다 하면 서로 뒷얘기가 오가느라 바쁜 사람들을 상종하는 것도 지쳤다. 단지, 제가 스스로 정해놓은 '원만한 관계', '원만한 학교생활', '원만한 사회생활'과 같이 원만하다는 것을 지켜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며 참을 뿐이다.








"야, 근데 너희 그거 알고 있냐. 영문학과에 ㅇㅇㅇ 인가, 걔가 다니엘 좋아한다며."








저렇게 쉽게 남의 가십거리를 씹고 다니는 맛으로 사는 인간들한테 한낱 먹잇감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이름은 익히 제가 알고 있던 ㅇㅇ가 맞았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자칭타칭 아싸인데다, 학점에 목을 멘다는 흔히들 비꼬는 것이 분명한 소리는 그녀가 확실했다. 어쩌다가 그런 애한테 걸려갖고 너도 참 고생이 많다. 제 어깨를 두드리며 안쓰럽게 보는 시선들과 그녀를 비웃는 웃음들이 난자했다. 다니엘은 제 성격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무관심이라고 답할만큼 남에게 관심이 없었다. 하물며 저와 사귀는 사이였던 여자친구들을 얕보는 어투에도 조용히 있었다.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이 지껄이는 말들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자신과 결혼한 사이도 아닌 그녀들을 굳이 대변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다. 단순히 스스로에게 올 피해만을 생각해 적당한 선을 지키게끔 언질을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뜻하지 않는 변수가 하나씩 있었고 저에게는 ㅇㅇㅇ, 그녀가 그 변수였더랬다.








"걔 얼굴은 좀 괜찮은데 성격이 음침해서"


"또 모르지. 벗겨놓으면 여자는 달라진대잖아."








찰나였다.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자신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쓸데없는 말을 내뱉은 선배의 머리는 술로 진득하니 젖어있었고 순식간에 제 멱살을 잡으며 신랄하게 욕을 지껄이던 선배들과 그런 그를 말리는 사람들로 한동안 즐거웠던 축제는 난장판이 되었다. 예상대로 제 얼굴로 내리꽂는 그의 주먹을 맞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참아보려고 해도 안되는 일들은 존재했었고 어느새 제 밑에 깔려 있는 선배를 보면서 사람을 이렇게까지 때릴 수도 있겠구나, 라고 깨달았던 것 뿐이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서서히 떨어지는 제 몸뚱아리는 다리조차 힘이 들어가질 않아 휘청거려댔다. 스무해를 살아오면서 자신은 한 번도 남을 때려본 적이 없었다. 한순간의 감정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이성이였으니까. 제대로 형성도 되지 않았던 가정 속에서 자란 자신은 조금 이르게 사회 생활을 접함과 동시에 그걸 통해서 배운 점은 언제나 이성적으로 사람들과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절대로 제 아버지처럼은 되지 않겠다 다짐했었거늘 욱하는 감정으로 사람을 대했던 것은 실로 처음이었다. 뜬금없게도 질책하는 말들과 자신을 걱정하며 다가오는 사람들 속에서 강다니엘, 자신은.








"걔가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거예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유독 네가 보고싶었다. 너로 인해서 같잖게도 엄하게 채워놓은 제 계획이 틀어졌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신망이 얻고 싶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람은 ㅇㅇㅇ, 너였다. 완벽한 사람은 없었다. 완벽한 척을 하면서 살아왔던 저도 쉬이 넘어지고마는 유약한 사람이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아오기 위해서 안달했던 나와 다르게 제 길만을 걸어가는 너를 이해할 수 없었던 때도 있었지만 나는 너를 부러워 했었고,








"제가 ㅇㅇㅇ 좋아하는 거라고요."









그보다 더, 너를 좋아했었다.










Episode 4, FIN














[워너원/강다니엘/옹성우] 러브서클(LOVE CIRCLE) 04 | 인스티즈


*



안녕하세요, 라이터입니다.


한 주를 또 잘 보내고 오셨는지 모르겠어요. 어느덧 우리 애들이 데뷔한지 일주일이 훌쩍 넘어버렸네요. 시간도 빠르고 나는 나이만 먹고 우울우우루우울하다...

이제 입추도 지나서 완연한 가을이 오려는지 날씨가 제법 선선해졌어요. 여기에 나오는 니엘이나 성우가 연습생 신분에서 어엿한 아이도루가 되다니ㅠㅠㅠㅠ 괜스레 뿌듯해지네욯ㅎㅎ(코쓱)


언제나처럼 많이 부족한 글을 좋아해주시구 재밌게 봐주셔서 항상 감사해요^&^



p.s 성우 선배와 함께하는 조별과제와 니엘이와 함께하는 축제는 더.럽.입니다.




독자님들 진짜 대박 헐 리얼 많이 사랑한데이!






암호닉(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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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류류ㅠㅠㅠ근데 왜 거절한고야웅으ㅜㅜㅜㅜ 너무 재밌어요ㅠㅠ
6년 전
Lighter
재밌게 봐주셔서 항상 매우 정말 많이 감사하구 사랑해요❤️❤️
6년 전
비회원236.127
작가님 글들 다 너무 좋아요!!!!!!! 잘 보구있어요 ㅎㅎㅎ
6년 전
Lighter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더 좋은 이야기로 찾아올게요(찡긋)
6년 전
독자2
사용불가입니다!
신알신을 분명 했었는데 풀려있어서 조금 늦었네요ㅜㅜ 다녜루가 대체 무슨 생각인건지궁금해요ㅜㅜ그와중에 둘다스윗보스...♡

6년 전
Lighter
신알신이 왜 풀려있었을까요ㅠㅠㅠㅠ그래도 이렇게 읽어주셔서 저는 너무 너무 행복하구 감사한걸요 사용불가님 많이 사랑해요❤️❤️
6년 전
독자3
체셔입니다!!!! 다니엘... 이누무 짜식... 그럼 왜 거절했어....(쒸익..쒸익>....) 와중에 성우 참 차분섹시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거 하네요? 진짜 벽에 머리 박아야하나~~~^^~~ 정말 좋다............. 진짜...... 성우님........ 제가... 더 좋아합니다....... 맞아요...... 사랑해요........
6년 전
Lighter
오늘도 체셔님의 리액션은 사랑이었다고 한다....❤️ 우리 다녤의 이야기는 이제 또 차근차근 풀어나가야겠죠?? 차분섹시를 사랑하시는 우리 체셔님 언제나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구 또 사랑해요!!
6년 전
비회원106.207
감입니다! 다녤 왜 그런거야..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ㅠㅠ 여주를 거절한 이유 넘 궁금해여 혹시 첫사랑은 안 이루어지니까 일부러 그런걸까여! 아님 그당시 애송이 시절이라 뭣모르고?? 성우 대사 중 퍼주기만 하다가 결국 거덜나는 마음..도 복선처럼 느껴져요ㅜ 이게 다녤을 향한 여주 마음일지.. 여주를 향한 성우 마음이 될지..다음편을 마구마구 기다릴께요 작가님..♡
6년 전
Lighter
감님!!! 또 이렇게 와주셔서 재밌게 읽어주시다니 감동인걸요ㅠㅠㅠ 매번 정성스럽게 예쁜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하구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요❤️ 마구마구 기다려준 다음편 들고왔답니다 앞으로 더 좋아진 글로 다음에 또 만나용
6년 전
비회원152.83
소보녜루입니다ㅎ..(너무 오랜만이죠ㅠ!)
다녤ㅜㅜㅜㅜㅜㅜ 그럼 대체 왜 거절해서 여주한테 상처준건지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옹이랑 녤 둘 다 불도저처럼 치대는 거 최고예요 최곱니다 예쓰 굿..❤️ 라이터 작가님 글들 너무 잘 읽고 있어요 최애 작가님입니당!

6년 전
Lighter
오랜만이여도 이렇게 소보녜루님을 만날 수 있어서 저는 행복하답니다...(행복) 최애 작가라니....그런 과분한 단어를 말해주시다니 감동에 치여서 사망할 것 같습니다ㅠㅠㅠㅠ 언제나 많이 감사해요❤️
6년 전
비회원128.10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오랜만에 오셨어요
제 최애 작가님인데ㅠㅠㅠ오늘도 잘읽구 갑니당❣️ 금방 와주쎄욥!!

6년 전
Lighter
아이구야ㅠㅠㅠㅠㅠ너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해요ㅠㅠㅠㅠ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구 최대한 금방 찾아뵈도록 할게요?
6년 전
독자4
루팡입니다..
어쩌죠. 이런 글을 들고와주시면 저는...
성우에서 1연타 다니엘한테 2연타 k.o 패 당했어요ㅠ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bgm도 묘하고 내용도 단순한 캠퍼스 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묘한 삼각관계라 더 기분이 묘해져요... 작가님 글 진짜 너무 완전 리얼 헐 재밌어요 @-@ 글에 취하는 기분

6년 전
Lighter
루팡님 반가워요!!! 저는 그럼 루팡님 댓글에 치여서 쓰러지면 되는건가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이 글인데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많이 리얼 감사하구 이렇게 예쁜 댓글에 저도 취하는 기분이에욯ㅎㅎㅎ 많이많이 사랑해요(투하트)
6년 전
독자5
망개몽이에요..
끄읍 ㅠㅠㅠㅠㅠㅠ다녤이 일쳤네요ㅜㅠㅠ
여주가 알면 한바탕 하겠어여ㅠㅠㅠㅠㅠ성우랑 다니엘ㄹ ...오늘 연속으로 치이고갑니다ㅜㅜㅠㅜ너무 재밌어요..☆ 글 분위기 완전 취저팡팡에 제타입..☆ 잘읽고가요ㅠㅠㅠㅠ

6년 전
Lighter
우리 다니엘이 드디어 사고를 쳤다고 한다.... 항상 예쁜 댓글과 관심을 주시는 망개몽이님도 완전 취저팡팡에 제타입입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6년 전
독자6
[다녤쿠]
우ㅜ어어어어ㅓ어어 다녜리 ㅠㅠㅠㅠㅠ
다녤 대박 ㅠㅠㅠ
작가님 글 너무 잘 써여 ㅠㅠㅠ
분위기 너무 좋구요 ㅎㅎ!!!!!
브금도 짱 좋고 .(☝︎ ՞ਊ ՞)☝︎

6년 전
Lighter
다녤쿠님 또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뻐요!! 브금이나 글 분위기 모두 신경써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인데 이렇게 좋아해주셔서 뿌듯합니다❤️ 다음에 더더 좋은 글로 찾아올게용
6년 전
독자7
이런!! 녤이가 여주 좋아했던거라니ㅜㅜㅜ 너무 설레는거 아닌가요ㅜㅜ
6년 전
독자8
ㅠㅠㅠㅠ어떻게 되는고얌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
6년 전
독자9
잘봤어욥~?
6년 전
독자10
어ㅣ니엘아ㅜㅜㅜㅠㅜㅜㅜㅜㅜㅠㅠ대박입니다ㅜㅜㅜㅠㅠㅠㅠ
6년 전
독자11
윽... 다녤... 너 정말 .. 더럽... the love.... 넘나 설레는것.. 최고됩니다..乃
6년 전
독자12
제가 걔를 좋아한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요ㅠㅠㅠ퓨엉ㅇ엉 내가 많이 좋아해 다니엘...ㅠㅠㅠㅠ엉엉
6년 전
독자13
다니엘의 속마음을 알았네요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합니당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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