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심재윤 - 안녕,고마웠어
내 나이 19살, 내 남편 전정국
W. 달감
32
오키나와에 와서 바다와 함께 있는 전정국을 보면서 난 파란색을 떠올렸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맑고 깨끗한 그런 파란색.
그래서 민윤기를 봤을 때 파란색과 대비되는 검은색을 떠올렸던 것 같다.
바다보다 어두운 조명인 아쿠아리움의 분위기가 민윤기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겠지.
지금 내 눈 안은 파란색, 검은색이 딱 반씩 차지하고 있다.
마치 오른 눈엔 검은색이 담겨있고, 왼 눈엔 파란색이 담겨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 두 색이 펼쳐진 표면을 바라보며 부디 파란색에 검은색이 침범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나의 파란 세상이 다른 색으로 물들지 않기를, 영원히 저렇게 예쁘게 머물러주기를 다시 한 번 기도했다.
순간 몸이 붕 뜨는 듯하며 묘한 기분이 들더니 두 눈꺼풀이 천천히 벌어졌다.
모든 게 사라지고 두 눈동자 속으로 하얀색이 가득 담겼다.
파랑도 검정도 아닌 아무 색도 없는 백지, 하양.
그것이 이제 모든 게 끝이 났다고 내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 하얀색을 한참 동안이나 멀뚱멀뚱 바라보고 나서야 그것이 병원 천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걸 깨닫고 나서야 고요했던 내 두 귀에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김탄소. 김탄소?"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얼굴이 눈에 들어왔지만,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건지 현실인지 헷갈려서 한참 눈을 깜빡여야 했다.
전정국이 그런 나를 계속 애타게 부르다가, 내 손을 꼭 붙잡았다.
그 손의 온기가 내 손을 감싸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온 내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전정국!!"
"이렇게 갑자기 움직이면 안돼."
"정국아, 너 괜찮아? 총 맞았잖아. 괜찮은 거야? 응?"
"탄소야."
정신을 잃기 전 상황이 머릿속에 들이닥치자 바로 눈물이 차올랐다.
나는 손에 묻은 피를 보자마자 쓰러진 게 분명했다.
전정국이 총을 맞았다는 생각에 순간 다시 어지러워지며 전정국 걱정에 숨이 차올랐다.
내가 울먹거리며 정신을 못 차리자 전정국이 내 이름을 부르며 내 두 손을 꼭 잡았다.
전정국의 두 눈동자가 내 눈동자에 닿고 나서야 조금 진정이 되어 안절부절하던 몸을 멈추었다.
"탄소야 나 괜찮아. 나 안 다쳤어. 총 맞은 거 나 아니야."
"하.... 그거면 됐어.... 그거면... 다 괜찮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온몸에 가득 들어있던 힘들이 빠져나갔다.
그런 나를 전정국이 꼭 끌어안았고 나도 그런 전정국에게 있는 힘껏 기대었다.
"미안해. 잃어버려서 미안해."
"보고 싶었어."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자 전정국이 날 더 꼭 끌어안았다.
이렇게 전정국 품에 가득 안기고 나서야 모든 게 제자리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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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새빨간 피가 퍼졌다.
탄소는 충격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정국이 쓰러지는 탄소의 어깨를 재빨리 감싸 붙잡았다.
정국 또한 자신의 피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할 만큼 고통도, 상처도 없었다.
"으아아아악!"
정국이 총알의 행방을 찾고 있을 때, 보스의 비명소리가 총알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보스의 팔에서 철철 흐르고 있는 피를 본 정국이 놀라서 윤기를 바라보았다.
윤기는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보스의 목을 순식간에 한쪽 팔로 감샀고, 총을 쥔 한쪽 손으로는 보스의 머리를 겨누었다.
"총 다 내려놔. 다음은 팔이 아니라 니네 보스 대가리야."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인질에 검은 양복의 사내들은 당황하다가 이내 하나둘 총을 내려놓았다.
그제야 철문을 열고 정국과 탄소의 회사 사람들과 일본 경찰들이 총을 들고 들어왔고,
검은 양복의 사내들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무릎을 꿇고 양 팔을 들었다.
하늘을 비행하고 있는 두 대의 헬기가 옥상에 더 가까워져 큰 바람이 일으켰고, 어두운 옥상을 비추기 위해 눈부신 조명을 쏘아댔다.
쓰러진 탄소를 눕히고 자신의 무릎에 머리를 받힌 정국이 윤기를 올려다보았다.
하얀 조명을 받아 빛나는 윤기가 고개를 살짝 돌려 정국을 바라보며 한 쪽 입꼬리를 올렸다.
"회장 자식이라고 해서 비실거릴 줄 알았는데, 너랑 기싸움하는 거 간만에 재밌었다."
"당신 정체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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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씨는 스파이야."
"스파이?"
"응. 결국 탄탄그룹 사람인거지."
스파이라는 말에 나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회사 경영 수업 중에 배웠던 '스파이'의 존재에 대해 기억한다.
정보를 빼내거나 경쟁회사의 상황 파악을 한다거나 하는 특정 목적을 위해 투입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위험한 일을 빈번하게 벌이는 조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위험한 회사에 투입된다.
스파이는 투입된 회사에서 일하면서 회사 내에서 높은 계급까지 차지해야 하며,
스파이인 것을 숨긴 채 진짜 조직원처럼 평생을 일하며 탄탄그룹에 위험이 될만한 일들을 자연스럽게 없애야 한다.
의심을 사지 않을 만큼 열심히 일함과 동시에 스파이의 일들을 착오 없이 해내 야하는 아주 위험하고 어려운 직종이다.
초극비의 일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뢰도가 높고, 고도의 훈련을 거친 초고급 인력만이 고용된다고 했던 것도 기억한다.
"민윤기 씨는 그 회사에 투입된 지 3년 정도 되었대.
널 납치한 회사가 워낙 조폭 조직과 많이 연루되어있고, 탄탄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쳐서
민윤기 씨가 투입되었던 거였는데, 근래에 그 회사가 점점 망해가서 민윤기 씨도 그 회사에서 나오라는 명령을 받았었대.
그런데 갑자기 중소기업끼리 힘을 합쳐서 우리 둘 결혼이랑 신상 퍼뜨리는 일을 벌였고,
일이 커지면서 너 납치 계획까지 세우니깐 일부로 민윤기 씨가 그 회사에 더 남아있던 거야.
워낙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사전에 우리 회사 쪽이랑 연락을 취해 막을 시간이나 여유는 없었고,
네가 납치된 후에 널 구하기로 혼자 계획을 세웠던 거야.
탄탄 기업 스파이가 투입되어 있었던 회사가 널 납치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해."
"..."
"너가 아쿠아리움에서 전화로 민윤기 라는 이름을 알려준 후에도 난 민윤기 씨가 스파이인 줄 몰랐어.
워낙 극비로 투입된 인력이라 탄탄 기업 쪽에서도 민윤기 씨 관련된 정보를 거의 남겨놓지 않았어서
신원 조회를 해봤을 때 그냥 널 납치한 회사 사람으로 등록되어있었거든.
그래서 내가 옥상에 갔을 때도 우리 쪽 스파이가 있는 줄도 모르고 협상만 하려고 간거였는데,
그런 상황 속에서 널 인질에서 안전하게 구해낼 때까지 자신이 스파이라는 걸 들키지 않으면서도,
경찰이랑 우리 쪽 사람들이 널 구할 수 있도록 상황을 이끌어준거야.
나중에 알고보니 워낙 고급인력이라서 너네 아버지께서도 아끼는 사람이었더라."
"그 재수없는 사람이 우리 회사 사람이었다니...!"
"재수없는 사람?"
옆 침대를 가리고 있던 커튼이 갑작스레 확 열리며 나타난 민윤기에 난 깜짝 놀라 두 입을 틀어막았다.
발목에 붕대를 감은 채 침대에 앉아있는 민윤기가 그런 나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았고,
전정국은 옆자리에 민윤기가 있었던 걸 알고 있었던 건지 태연하게 물었다.
"주무시는 거 아니었어요?"
"시끄럽게 굴어서 깼어. 너 기껏 목숨 걸고 구해줬더니 재수 없는 사람?"
"그...그게..."
우리 회사 사람이란 걸 알고 만나도 그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까칠한 말투와 표정을 보자 저런 사람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나는 괜히 뻘쭘한 마음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왜 진작에 알려주지 않은 거예요?! 둘이 있었던 시간은 충분히 많았잖아요!"
"너가 갇혀 있던 방 안에 도청장치가 얼마나 많았는지 알기나 해?
심지어 이 회사는 모든 직원들한테 임시 도청장치를 부착해놔서 밖에 나갔을 때나 둘이 있을 때도 말할 수 없었어."
"그..그랬나요...?"
"그래 임마. 거기다 너 때문에 얼마나 일이 꼬였었는지 알아? 원래는 시간 끌다가 조용히 빼내줄 생각이었는데
너가 멋대로 전정국한테 전화하고, 그게 보스 귀에 들어가고, 전정국은 생각보다 이 회사를 빨리 찾아내고
모든 일정들이 마구 앞 당겨지면서 마지막 헬기에, 총싸움에, 인질극까지 가게 된 거야.
기껏 가고 싶다는 아쿠아리움 보내줬더니 일을 그렇게 만들어서 전정국이랑 통화할 땐 나도 진짜 화났었다고."
"그때는... 진짜 납치범인 줄 알았으니깐요...
그럼 총 쏠 때는 나한테 왜 미안하다고 한 거예요?"
"너한테 한 소리 아니고 보스한테 한 소리였거든?
전정국 피인 줄 알고 바로 기절하는 꼴이 얼마나 웃기던지."
"...."
"너 나 아니었으면 갇혀있던 그 방이 아니라 창고 같은 데 갇혀서 무슨 험한 꼴을 당했을지 몰라.
당장 제거하자는 거 설득하고 설득해서 시간도 끌고, 다른 놈들이 너한테 접근 못하게 보호해준 것도 나라고."
기껏 구해줬는데 재수 없는 놈이라는 소리를 들은 게 억울했는지 민윤기는 그동안의 일들을 털어놓았다.
그 말을 들어보니 민윤기는 재수 없는 놈이 아니라 내 생명의 은인이었다.
지금까지 납치범인 줄 알고 까칠하게 대하고, 서로 티격태격 거렸는데
한순간에 생명의 은인이 되어버리니 다시 친절하게 대하기가 조금 쑥스러웠다.
그래서 괜히 혼자서 우물쭈물 거리고 있는데 민윤기가 그런 나를 보더니 피식 웃더니 다리의 붕대를 풀고 침대에서 일어섰다.
"왜 다쳤어요?"
"아까 조금 접질렸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어디 가시는데요?"
"바빠. 이번 일 회사에 보고도 해야 하고
이번 일 때문에 스파이로서 신상도 다 털려서 앞으로 어떡할지 상의도 해야 하고,
오랜만에 회장님도 만나 봬야지.
그리고 너네 둘 오랜만에 만났는데 방해하기 싫다."
민윤기가 방문을 나섰고,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전정국에게 말했다.
"고맙다는 말 정식으로 다시하고 오고 싶어. 그래도 되지?"
"오랜만에 만났더니 바로 다른 남자한테 가버린다고?"
전정국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다가 '빨리갔다가 와'하고 날 토닥였다.
오랜만에 보는 그 웃음에 기분이 좋아진 내가 따라 웃다가 서둘러 민윤기를 따라나섰다.
---
"아저씨!!"
내가 병원복도로 달려나가서 민윤기를 부르자 민윤기가 뒤돌아 나를 바라보았다.
"그놈의 아저씨."
"하하.. 처음부터 이렇게 부르다보니 이게 익숙해서..."
그 때 민윤기의 허리춤에 있던 무전기가 지지직 거리다가 소리가 울렸다.
[슈가. 슈가. 호출. 복귀 바람.]
"슈가 확인 완료."
무전기를 들어 말하는 민윤기에 나는 푸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야외에서 활동적인 일을 하는 직원들이 무전기를 사용할 때 활동명을 붙인다는 얘기는 들었었는데,
민윤기가 달콤한 설탕이라니 이상하다가도, 이상하게 은근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활동명이 슈가에요?"
"어."
"푸흡, 은근 어울리네요"
"비꼬는거냐?"
"아니요. 진짜 은근 어울려요."
내가 킥킥거리며 웃자 민윤기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지었다.
바다에서 봤던 익숙하지 않지만, 무섭지도 않은 미소에 나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좋은 시간 보내라고 나와줬더니 왜 나왔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려고요. 무례하게 군 거 죄송하고,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나도 덕분에 신기했어."
"뭐가요?"
"진짜 사랑, 그런 거 처음봤거든."
민윤기의 마지막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눈동자를 깜빡였지만
기분좋게 웃으며 말하는 민윤기에 좋은 의미임에 확신하고 나도 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민윤기가 뒤돌아 한 손을 들어 올리며 작별을 말했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민윤기와의 만남이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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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회복을 마친 내가 전정국과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위험한 상황이 있었기에 회사에서는 하루빨리 한국으로 귀국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우리는 오늘 밤 바로 공항으로 향해야 했다.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향한 곳은 오키나와의 한 유원지였다.
반짝거리는 밤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이 하늘로 향하는 관람차에 오르자 마음이 설레왔다.
사실 관람차에 탔다는 사실보다는 전정국과 단둘이 관람차에 올랐다는 사실이 날 더 설레게 했다.
반짝거리는 야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맞은편에 앉아 야경을 바라보고 있는 전정국을 바라보았다.
야경보다 내 앞에 앉아있는 이 남자가 몇 배는 더 멋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런 날 눈치챈 전정국이 갑작스레 고개를 돌렸고, 난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버렸다.
"왜 훔쳐봐"
"내가 내 남편 보는 것도 안돼?"
"아니, 돼."
한참을 그리워했다가 만난 터라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계속 웃음이 나왔다.
전정국도 나와 같은 마음인 건지 계속 나를 바라보며 웃음 지었다.
그러다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호기심에 전정국에게 물었다.
"정국아.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내가 납치돼서 죽었으면 어떻게 할 거였어?"
"뭘 재수 없게 그런 걸 물어?"
"아~ 그러니깐 만약에!! 만약에!!"
"뭘 당연한 걸 물어. 바로 따라 죽어야지.
너 겁쟁이라 저승길도 혼자 못 갈걸? 같이 가줘야지."
장난스레 물은 질문이었는데, 정말 따라 죽을 것처럼 진지하게 대답하는 전정국에 살짝 마음이 좋지 않았다.
만약에라도 내가 죽는다면 전정국이라도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쳐서 울상을 짓고 말했다.
"아니야... 그러지 마... 만약에 내가 죽으면 그냥 너는 행복하게 살아줘. 너가 행복한 게 내 소원이니깐."
"그럼 내가 물어볼게. 만약에 내가 죽으면 넌 어떡할 건데?"
"당연히 따라 죽지!!"
"뭐야, 너도 그럴 건데 나한테는 그러지 말라고 하냐?"
어이없다는 듯 웃는 전정국에 나도 그냥 따라 웃어버렸다.
전정국이 아프지않게 주먹으로 내 머리를 콩 박고는 내게 다시 물었다.
"그런 우울한 거 상상하지 말고, 우리 미래를 상상해봐."
"우리 미래?"
"응. 우리가 앞으로 같이 겪을 진짜 미래."
전정국의 질문에 나는 잠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막연한 질문 같았지만, 우리가 정말로 겪어야 할 실제 상황들이었기에 살짝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전정국과 내가 함께 있는 모습들을 차근차근 그리다 보니 머릿속엔 행복한 그림들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아빠가 회사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아오셨는지 옆에서 봐 왔으니깐 나도 회사는 물려받고 싶어.
정국이 너도 회사는 물려받고 싶다고 했으니깐, 우리 계속 열심히 공부하고 각자 회사 물려받아서 멋진 회장 부부가 되는 거야.
그래도 부자라고 위세 부리고, 특권 갖는 건 딱 질색이야.
지금까지 회사가 잘못해왔던 것들도 다 바로잡고, 우리는 그냥 지금처럼 소소하더라도 행복하게 살자!
아, 나 기부도 꼭 많이 하고 싶어! 그리고..."
"그리고?"
어서 더 말해보라는 듯 눈동자를 반짝거리는 전정국에 나도 신이나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파란색 지붕에 하얀색 벽돌로 쌓인 집에서 살고 싶어.
둘이 각자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 그 예쁜 집으로 돌아오면 서로가 있다고 생각해봐!
아마, 일하는 내내 집에 가는 시간이 엄청 기다려질걸?
지금처럼 집안일은 딱 1/2 로 할거다!
정국이 너가 좋아하는 강아지도 키우고... 그리고 아이는..."
"두 명으로 해."
"셋이 좋지않아? 시끌시끌하게!"
"셋이나 낳으려면... 후... 건강해야겠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허리를 두들기는 전정국에 나는 웃음이 터져 푸핳하고 웃음 지었다.
우리의 미래를 듣는 전정국의 표정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전정국이 생각하며 행복해하는 그 미래의 주인공이 나와 전정국이라는 생각에 나 또한 한없이 행복해졌다.
"탄소야"
"응?"
"내 아내여서 고마워."
진심이 듬뿍 담긴 그 말에 마음이 따듯해진 내가 전정국 옆자리로 옮겨 앉아
전정국의 허리를 끌어안았고, 전정국도 그런 내 어깨를 감싸주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관람차는 꼭대기에 도착해있었다.
아쉽게 지나가버린 신혼여행을 위로해줄 만큼 화려한 색깔이 어우러진 야경은 아름다웠다.
전정국과 함께라면 우리의 미래도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이 야경만큼 아름다울 거라고 확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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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감씨
제일 자신없게 썼던 윤기에피소드가 끝이 났군요...ㅠㅠ
많이 아쉽기도 하고... 걱정이기도 해요ㅠㅠ 흐으으윽
혹시... 많이 이해가 안가시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오.....
작가가 궁금해서 하는 질문타임 빠밤
이 글에서 가장 여러분의 마음을 흔들어논 등장인물은 누구임니까?!
남편 전정국
찌통 김태형
남사친 박지민
아주버님 김석진
스파이 민윤기
정국이를 고르셨다면 두 번째로 좋았던 멤버도 골라주세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