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현x김성규
김명수x이성열
이호원x장동우
이성종
H : heart_
뱀파이어 시티 03-1 [현성] BGM이 재생됩니다. |
남우현 x 김성규 뱀파이어 x 인간
어젯밤에 비를 맞으면서까지 우산을 가져다 주었던 우현에게 줄곧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성규는, 굳이 학교까지 따라 나서겠다는 우현을 차마 만류하지 못했다. 학교에 데려온 남우현은 생각보다 훨씬 활발하고 사교성 있었다. 그도 그런것이 혹여나, 인간의 피냄새를 맡고 눈이 돌아버리는건 아니려나 싶었던 성규의 우려는 아주 보기좋게 빗나갔달까. 문득, 제 옆자리에 앉은 우현의 손 쪽으로 성규의 시선이 떨어졌다.
‘기분이 이상하다 싶으면 내가 알아서 챙겨먹을게!’
오늘 하루 종일 우현의 왼손에 붙들려있던 신경 억제제 약통이 저를 비웃는 것만 같아 성규는 그만 고개를 홱-하고 돌려버린다. 참나, 뱀파이어 맞아?
“완전 귀여워!!”
“우현아, 여기 좀 봐봐!”
주특기인 눈웃음과 애교로 완벽히 무장한 남우현을 꿋꿋하게 외면할 만한 사람이 교내에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수업시간이 끝나자마자 성규의 주변은 북적한 인파들로 넘쳐났다. 아니, 정확히는 성규의 주변이 아니라 우현의 주변이었다. 꼭 저에게만 보여줄 것만 같았던 애교들이 우현으로부터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데, 여학생들로 모자라서 교수님까지 거기에 껌뻑 죽는다. 내가 본 뱀파이어 중에 제일 귀여운 것 같애-. 앓는 소리까지 더해가며 끙끙거리던 여자애들은 둘이 아닌 넷, 넷이 아닌 그 이상이 되어 주변을 순식간에 어수선한 분위기로 바꾸어 놓았다.
그런 여자애들에게 밀려나 본의 아니게 우현과 멀찌감치 떨어지게 된 성규는 심기 불편한 얼굴로 한숨을 푹 내리쉬었다. 내가 저 자식을 학교에 데리고 오는게 아니었어. 내젓던 성규의 고개가 우현 쪽을 향한 채 멈추었다. 우현의 검붉은 머리카락이 인파에 파묻혀 보일 듯 말 듯 가려지자 성규의 얼굴이 짜증으로 인해 더욱 일그러졌다. 그래 남우현, 너도 수컷이니까 여자가 좋겠지, 근데 나도 여자가 더 좋거든? 입 밖으로 내보내지 못한 말들이 목구멍 뒤로 꾸역꾸역 삼켜졌다.
성규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제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이질적인 어떠한 물체도 아닌 미묘한 감정 따위였다. 그 감정 따위가 오랜만에 싸한 알콜을 끌어당겼다. 강의실을 나가려던 성규는 마지막으로 우현 쪽을 돌아다보곤 다시금 서운한 감정에 휘둘려야 했다. 아, 모르겠다. 지 혼자 알아서 집까지 들어갈텐데 뭐.
“누나들 딴 놈 만나면 쥬거쥬거!”
짜증나, 남우현.
Vampire City
우현은 성규가 강의실을 빠져나간지 십수분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저에게 엉겨붙는 인간들의 피냄새를 즐기느라 성규가 사라졌다는걸 인지조차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파 사이를 헤집고 나온 우현은 온 신경을 코 끝으로 몰아 성규의 냄새를 쫓지만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인 탓에 도저히 제가 원하는 냄새가 맡아지질 않았다. 필요없는 사람이 너무 많다. 씨발, 대체 어디로 가야 돼? 제 주변을 뺑 둘러보던 우현의 입에서 평소 이미지와 상반되는 욕지기가 작게 터져나왔다.
사실 우현에겐 수십 년 전부터 갖고 있던 고유의 성격이 아직 남아있었다. 전쟁터를 누볐던 배짱과 뱀파이어 특유의 포악한 성격, 그것은 우현의 본질과도 같기에 인간세상으로 나오기 위한 기억리셋(reset)을 거쳤다 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 요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우현이 바깥세상으로 나와 맞게 된 첫 인간은 그런 제 본질을 꺾게 할 무언가를 쥐고 있었다. 김성규, 그가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우현이 저 스스로를 바보이미지로 떨어트리도록 만드는 힘. 흔히 뱀파이어들 사이에서는 '충성'으로 불리는'사랑'. 우현은 성규와 처음에 나눈 몇 마디를 계기로 사랑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더랬다.
본능을 이겨내는 이성이 생겨난 것으로 미뤄보아, 제 감정은 거의 사랑에 가까웠다.
“성규 못 봤어요?”
“…못봤는데?”
지나가는 누구라도 붙잡고 물었다. 그 누군가가 성규의 행방을 일러주기를, 우현의 얼굴이 엄마를 잃어버린 어린아이마냥 불안감으로 물들어갔지만 그 누구도 저를 달래주는 사람은 없었다. 약간 붉은기가 도는 머리카락이 자꾸만 제 시야를 가리는 게, 그마저도 여간 불길한 것이 아니었다.
“성규야! … 김성규!”
정말, 성규 먼저 집에 돌아 간 걸까?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계단을 빠르게 내달렸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약통안의 약들이 짤그락대며 구르는 소리가 요란히 울렸다.
내가 인공 뱀파이어가 아니라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진짜 뱀파이어였다면 이렇게 고민할 것도 없이 성규를 더 빨리 찾아내지 않았을까. 성규가 옆에 없으니 쓸데없는 잡생각이 길어져 우현의 속이 자꾸만 타들어갔다. …성규 화났을 것 같다. 흙냄새와 잔디냄새가 뒤섞인 묘한 향에 이끌리듯 우현은 집으로 향했다.
역시, 우현 혼자서만 안달났던게 아니었다.
“…성규야?”
몇 번씩이나 길을 잃다가 끝끝내 도착한 집안에 성규가 있다는 건 우현에게 있어 충분히 반길만한 사실이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자 저를 반기는 집 안 꼴에 우현은 혀를 내둘렀다. 봐주는 이도 없이 혼자 떠들어대는 tv는 그렇다 쳐도, 현관 앞에 내동댕이쳐진 양말 한 켤레와 가방, 식탁위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는 야상, 베란다 바닥에 엎어진 딸기 박스, 그 앞에서 나뒹굴고 있는 딸기들을 주워 제 티셔츠에 담는 김성규까지. 무엇하나 낯설지 않은 것이 없었다.
김성규! 그제서야 우현은 거실을 가로질러 성규를 향해 성큼성큼 걸었다.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성규 옆에 쪼그려 앉자마자 코를 찔러오는 술 냄새에 우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성규야, 술 마셨어? 의아함이 가득 묻은 우현의 시야로 바닥을 뒹구는 빈 술병이 들어왔다. 한 병도 아니도 두 병이다. 갑자기 웬 술? 바닥에서 시선을 거두곤 성규 어깨위에 습관처럼 손을 올리자 바닥에 떨어진 딸기를 줍던 성규의 손이 별안간 멈추었다.
“너……… 남우현….”
어, 어? 반쯤 감은 듯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는 성규에 놀란 우현이 제 손을 성규에게서 떨어트렸다. 그러자 성규가 제 티셔츠에 담긴 딸기들을 금방이라도 울 듯한 얼굴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 나 좋다며…….”
“응, 좋아하지.”
“근데 왜, … 다른 애들한테 막, … 눈웃음치고, 그래?”
우현은 저절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인간들은 취하면 다 이러나? 매번 저를 날카로운 눈으로 흘기며 거부했던 성규인데, 지금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서는 처량하게 딸기나 줍고 있다. 성규한테 관심 좀 가져달라고 대신 애교 부려 준거지, 성규는 그게 싫었어? 아이를 달래듯 성규의 허리를 쓸어내리자 고개가 작게 끄덕인다. 아, 확실히 취했구나. 우현은 거기서부터 확신이 들었다. 평소처럼 따로 애교부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장난기가 도졌다.
“다른 사람들한테 애교부리지 말까?”
끄덕.
“질투나?”
끄덕.
“그럼 여기 뽀뽀.”
우현이 제 볼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뽀뽀를 유도하자 성규의 입술이 망설이듯 꾸물거렸다. 와, 진짜 귀여워. 평소라면 구경도 못할 모습만 넋 놓고 바라보던 우현이 먼저 성규의 볼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한동안 볼에 닿아있던 우현의 입술이 조금씩 이동하는가 싶더니 성규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우현이 성규의 턱을 들어 올리며 더 강하게 입을 맞췄다.
우르르, 성규의 티셔츠에 담겨있던 딸기들이 또 한 번 바닥 위를 가차 없이 굴렀다.
남우현, 오늘 일 친다.
|
/
제가 저번에 공지해드렸었죠..
세커플 한번에 나온다고..
근데 브금문제 때문에.. 도저히....... 요근래 대박멘붕사건도 생겨서
4일내내 머릿속이 새까매지고...그래가가..
ㅠㅠㅠㅠ미안ㅇㅁ나ㅣㅇ미ㅏ임ㅇ뮤ㅠㅠ
다 변명거리밖에 안될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편은 그냥 편하게봐요.
그냥. 진짜. 편하게.
일단 난 좀 잘게요.
암호닉 신청은 모두 끝났습니다~ (스압주의, ㄱㄴㄷ순.) |
31
[2월 9일 오전 1시 00분] 현재 [307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