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해하기 쉬우라고 특별히 지도 제작..ㅋㅋㅋㅋㅋㅋㅋㅋ허접하지만 참고 ㅠㅠㅠ
노래는 갑자기 에그몽 내용이랑 에일리님의 헤븐이랑 잘 어울리는것같아서ㅠㅠㅠ
*
" ...... "
태궁장은 고요했다.
기둥뒤로 나란히 몸을 숨긴 성열과 성규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동태를 살피다가 얼른 다음 기둥으로 몸을 옮겼다.
" 아무도 없는 거 맞지 ? "
" 응.그런 것 같아.얼른 가자."
성열이 태궁장에 깔린 구름으로 향햐려는걸 성규가 덥석 붙잡았다.
" 잠깐 기다려."
" 왜 ? "
가방을 앞으로 돌려 무언가 뒤적거린 성규가 손목에 삼베띠를 둘렀다.
" 그거 아직도 갖고 있었어 ? "
" 응. 버리기가 좀 그래서."
" 근데 그건 왜 ? "
" 사자님도 아셔야할 것 같아서."
" 에엑 ? 그 사람은 왜 불러."
성열이 못마땅한듯 입술을 내밀었지만 성규는 이미 교신을 보내고 있는 듯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
" 명부관님 ! "
" 으헉 ! "
의자에 등받이에 기대 꾸벅꾸벅졸던 호원이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확인받으러 왔는데요'하며 사자가 내민 명부를 받은 호원이 머리를 긁적이며 명부에 도장을 찍은 다음 건넸다. 명부관의 일은 사자보다 훨씬 편하고 쉬웠다.하지만 그만큼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라 틈만 나면 졸음이 찾아오고 온 몸이 찌뿌둥했다. 호원의 체질에 맞지않는 일이었다. 명부에 확인을 받은 사자가 사라지고 호원은 그대로 책상에 엎드렸다.
" ...죽겠네."
손으로 도장을 휙휙 돌리며 중얼거렸다.
인간세상에 내려가고 싶었다. 사관부의 공기보다 인간세상의 쾌쾌한 공기가 이상하게 더 그리웠다. 밤에 하늘을 날면 발밑으로 펼쳐지던 수많은 불빛들...
그리고 동우.
" ...하아..."
동우의 얼굴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닌다.
호원이 씁쓸하게 웃으며 눈을 감고 동우와 있었던 일을 되새김질하기 시작했다.
- 사자님 ! -
한숨을 쉬며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고 도장을 인주에 찍으며 명부를 받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 ...어라."
의자에서 상체만 쭈욱 내밀어 주위를 살핀 호원이 어디에도 없는 사자의 모습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너무 지루한 나머지 환청을 들었나싶어 헛웃음을 지으며 의자에 다시 앉았다.
" ...사자님 ? "
...난 명부관인데 ?
순간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사자님 ? -
그제서야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란 걸 깨달은 호원이 뒤늦게 교신에 집중했다.
- 사자님 ! -
- 누구야 ? -
- 예 ? 저요,저 ! 김성규요. -
- 성규 ? 교신은 어떻게 보낸거야 ? -
- 사자님이 그때주신 삼베띠.아직 안 버리고 갖고 있었거든요.아,이제 명부관님이라고 불러야되죠 ? -
- 아냐,너 편한대로 불러. 그나저나 갑자기 무슨 일이야 ? -
- 지금 만날 수 있어요 ? -
- 뭐 ? 지금 ? -
호원이 슬쩍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 지금은 괜찮은데...확인받으러 누가 언제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 진짜 급한 건데...-
- 무슨 일인데그래 ? -
- 만나서 얘기해야해요,이건...-
- 그 정도야 ? -
- 네!-
- 잠깐 기다려봐.-
종이를 꺼내든 호원이 명부필로 대충 글씨를 휘갈겼다.'잠시 일이 있음.확인받을 명부는 내일 가져오길' 무슨 패기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그렇게 써놓은 종이를 책상앞에 휙 붙여놓은 호원이 다시 성규에게 교신을 보냈다.
- 어,이제 됐어. 근데 어디서 만날껀데 ? -
- 저...그러니까...천상과 천국과 인간세상이랑 사관부가 만나는 갈림길...이요 ! -
- 뭐 ? 그게 어딘데.-
- 그러니까...천국과 사관부가 갈리는 갈림길아시죠 ? -
- 그럼.알지.-
- 그 갈림길에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려면 어둠을 지나야되잖아요 ! 그 어둠이요 ! -
-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도통 모르겠네.사관부인 내가 어떻게 천국을 가라는거야 ? -
- 천국으로 오시라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 중간에서 만나자구요.-
- ...도대체 무슨 일인데...-
- 질문은 만나서 답해드릴테니깐 얼른 오세요 ! 시간이 얼마없어요 ! -
그리고는 아무 교신이 없었다.
호원은 옷을 걸쳐입으며 명부관리실을 빠져나와 슬쩍슬쩍 눈치를 보며 인간세상으로 향하는 출입구로 향했다. 역시나 문지기 한 명이 출입구를 지키고 서있었다. 다행히 예전에 문을 지켰던 우락부락한 문지기와는 다르게 비실거리고 마른데다가 꾸벅꾸벅 고개를 흔들며 졸고 있었다. 호원이 최대한 사뿐사뿐 소리내지않고 문지기를 지나 출입문을 열고 얼른 빠져나왔다.
" 어라... "
의외로 너무 쉬운데 ?
호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치앞도 안보이는 어둠 속을 살폈다. 성규가 천국으로 가는 길과 사관부로 가는 갈림길에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는 어둠으로 오라했으니깐...일단 직진이다. 호원이 빠르게 어둠을 헤치며 갈림길로 향했다.
*
" 내 귀가 잘 못 된건가 ? 아니면 내 두 눈이 ? "
갈림길에서 얼마 안 내려가자 짙은 어둠 가운데서도 하얗게 빛나고있는 성열과 성규가 보였다.
성규에게 초고속으로 이야기를 전해들은 호원은 손에 있던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도 믿기지가않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 그래서 지금 이 천상학자를 찾아가서 인간이 되겠다구 ? "
" 확실하진않은데...될수만 있다면요."
" 뭐 때문에 이렇게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인간이 되려는 거지 ? 남우현때문에 ? "
" 우현이가 제일 큰 이유이긴해요. 근데... "
성규의 두 눈이 초롱초롱거렸다.
" 천상생활은 너무 지루하고 같은 일상의 반복이지만 인간세상은 그렇지 않잖아요. 매일이 새롭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하고 온갖 색깔들로 반짝반짝거리는 모습이 너무 그리워요...사자님은 아니에요 ? "
" ....... "
호원이 잠시 인간세상의 모습을 생각했다. 낮이면 해가 뜨고 사람들로 북적이며 생기가 넘쳐났다가 밤이 되면 건물의 불빛들과 달과 별들로 반짝이며 그 무엇보다도 반짝이는 동우가 있는 곳. 인간이 되어 동우와 평생을 함께 살아간다라...
" ...이건 너무 무모한 짓이야."
" 알아요. 하지만 인간이 되고 싶은게 죄는 아니잖아요... "
" 그렇긴 하겠지만..."
" 아이씨,언제까지 여기서 이러고 있을꺼야. 일단 여기까지 온 이상 폴앤 엠인가 뭔가하는 사람만나야지."
성열의 말에 호원과 성규가 고개를 끄덕이며 발아래 펼쳐진 어둠으로 몸을 날렸다.
" 폴앤 엠이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딘데 ? "
" 어둠속에 작은 길이 있댔어요 ! 제가 이 쪽을 살펴볼테니깐 사자님이랑 성열이는 저 쪽 살펴봐주세요 ! "
세 명이 빠르게 날며 어둠 속 길을 찾기 시작했다. 한참을 찾아헤매는 도중 성열이 무언가 발견한 듯 손을 흔들며 외쳤다.
" 여기 !!! "
흑빛 구름으로 사방이 둘러쌓여있는데 유난히 한 곳만 구름이 둥둥 움직이고 있었다.
*
" ...... "
" ...... "
" ...... "
어두컴컴하고 습하며 으스스한 오솔길이 끝나는가싶더니 꽤 커다란 낡은 저택이 나타났다. 검은색 구름이 저택 지붕을 감싸고 있었고 안에선 은은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문 앞에 조심히 다가가자 낡은 철사로 엉성하게 붙여진 [ P & M ] 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 제대로...찾아온 것 같네."
성열이 꿀꺽 침을 삼키며 휙 째려보더니 '이번엔 형이 두드려'하며 성규를 문으로 슥 밀었다.
" 니,니가 눌러..."
" 아까 내가 두드렸으니깐 이번엔 형이 해."
" 아우...그냥 아까도 니가 했으니깐 이번에도 니가..."
순간 딩동하고 꽤 음산한 소리가 웅장하게 울려왔다. 호원이 초인종을 눌렀던 손을 떼며 어색하게 웃었다.
" 여기 버튼이 있길래.하하하하."
갑자기 안에서 부산스러운 인기척이 나더니 커다란 대문이 낡은 소리를 내며 열렸다. 조금만 툭 차도 으스러질 것 처럼 생겼다. 들어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저택의 현관문이 열리고 배불뚝이에 수염이 덥수룩하게 나서 마치 산타클로스를 생각나게하는 중년의 아저씨가 걸어나왔다.
" 누구쇼 ? "
" ...어...저기... "
성규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팻말에 쓰여진 글씨를 다시 확인했다.[P & M] 분명 폴앤 엠의 이니셜이 맞는데...
" 여기가...폴앤 엠씨가 계신 곳이 맞나요 ? 아니,저 ...폴앤 엠씨...맞으세요 ? "
*
저택 거실에 놓인 소파에 나란히 앉은 세 명은 신기한 눈으로 인테리어를 살폈다. 벽면에 인간세상에서 본 것들이 가득 걸려있었다. 병뚜껑,가방,옷,신문,잡지,책,자전거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인간세상의 것들이다.
" 수십년간 몰래몰래 모아온 것들이지...뭐,사람들은 훔쳤다고 생각하겠지만."
폴앤 엠이 허허허웃으며 손에 들린 빵을 한꺼번에 와그작와그작 씹어먹더니 우유를 꿀꺽꿀꺽 삼키고는 툭 튀어나온 배를 문질렀다.
" ...분명 사진 속의 폴앤 엠씨는...굉장히 마르셨던데... "
성규가 의심의 눈초리를 하며 물었다. 신문기사속에 있던 폴앤 엠의 모습은 굉장히 마른 몸매였었다. 그 말에 또 한번 크게 웃어재낀 폴앤 엠이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수염끝에 붙은 빵조각을 툭툭 털어내며 말했다.
" 많이 먹으니 찌는건 당연한 이치."
" 예 ? "
세 명의 표정이 동시에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천상인이 살이 쪘다고 ? 그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엉덩이를 살짝 든 폴앤 엠이 방귀를 뿌웅하고 꼈다.순식간에 거실 전체가 양파썩은 냄새와 무 썩은 냄새로 난장판이 됐다. 성규와 호원은 눈살을 찌푸렸고 성열은 코를 막은채 토악질을 해댔다. 눈을 찌푸린채 코앞에 손을 휘저으며 부채질을 해댄 성규가 폴앤 엠에게 다시 되물었다.
" 살이...찐다구요 ? "
" 그래.이 뱃살보면 모르겠니 ? "
" 아니...어떻게 천상인지..."
" 천상인이 아니니깐 살이 찌는 거겠지."
테이블에 있던 쿠키를 들어 한 입 깨물어먹은 호원이 '맛있네'하며 오독오독 끝까지 다 먹어치웠다.
" 천상인이...아니라구요 ? "
" 그래. 난 천상인이 아니야. 아,그렇다고 인간은 아니니깐 오해하지말고."
" ...인간도 아니고 천상인도...아니면 도대체..."
" 딱 그 중간.인간처럼 살이 찌고 피가 나고 배고픔과 배부름,춥고 더움을 느끼면서 나이도 들지않고 죽지도 않는 그런 애매한 존재랄까?"
호원이 집어먹었던 쿠키크릇에서 쿠키를 한 움큼 집어던 폴앤 엠이 입안 가득 쿠키를 넣고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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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몽은 매일 8~10시사이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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