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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나 이제 어떡해?

남준: 누나 울어요?! 아 잠, 잠깐만 일단 안으로 들어와요




한창 일이 풀리지 않아 답답함에 머리를 헤집고 있던 남준은 달밤에 울면서 찾아온 탄소가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본격적인 컴백을 준비하면서 석진과 부딪히는 일이 좀 있어 보였지만 그래도 활동 내내 큰 다툼 없이 그럭저럭 지내는 것 같아 내심 안도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아, 방탄회식 촬영하던 날을 기점으로 갈등이 더 심해진 것 같기도. 이제 활동도 끝나가고 페스타 무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큰일이네요.




남준: 마실 거 가져올 테니까 앉아있어요




오는 동안 꾹 참고 있던 서러움이 남준을 보자마자 펑, 하고 터지는 바람에 못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탄소는 이런 자신이 밉지만 그래도 남준이 받아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네요. 남준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혼자 있을 시간이 생긴 탄소는 곱씹을수록 원망스러운 석진 때문에 멎지 않는 눈물이 야속했는데요. 대체 언제부터 잘못된 건지, 어디서부터 엇갈린 건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도저히 나오지 않는 답에 절망했습니다.




탄소: ...아, 전화...




소리를 죽이고 훌쩍거리다가 생각 외로 늦는 남준을 걱정할 새 없이 받지 못했던 통화가 생각난 탄소. 이번 활동을 준비하면서 연습실에 갈 때 휴대폰을 놓고 가는 일이 많아지자 다른 사람이 연락을 해도 못 보는 경우가 늘었고 그 때문에 석진으로부터 휴대폰 좀 챙기고 다니라는 핀잔을 들었었죠. 그 뒤로 꼬박꼬박 휴대폰을 챙겨 다녔습니다. 석진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오늘만큼은 석진의 말을 듣지 않을 걸 그랬나봅니다. 벨소리가 울리지만 않았어도 욱하는 감정이 나오진 않았을 텐데, 그 타이밍에 하필이면 티어가 울린다니. 가사를 떠올려보니 연인이 이별하는 과정을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 괜히 랩라가 미워지려고 하고 그렇네요. 그걸 들으면서 감정에 더욱 치우쳤으니까요. 뭐, 결국엔 바보 같은 남탓하기네요.




탄소: ......

남준: 누나 좀 오래 기다렸,

탄소: ...남준아 나 정말 어떡하지

남준: ......




지한이가 병원이래. 음주운전하던 차가 자전거 타고 산책하던 애를 박았대.




탄소: ...왜? 왜, 왜 하필 지한이래? 왜 굳이 오늘 같은 날이어야만... 아, 병원... 병원 가야지 애가 다쳤다고 연락이 왔는데 이러고 있으면 안되잖아 그치




나 정말 멍청하다. 어쩜 사람이 이래. 애가 다쳐서, 아파서 병원에서 온 연락을 김석진하고 싸우느라 안 받았어. 남자친구랑 싸운다고 동생이 다치는 걸 몰랐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걔가 나한테 어떤 애인데. 걔가, 지한이가 누군데.




탄소: 지금 여기 있으면 안되는 거잖아, 애 보호자도 없이 혼자 병원에 실려가서... 아, 으... 진짜...

남준: 잠깐만요 혼자 가지 말고 나랑 같이 가요 바로 택시, 택시 부를 테니까

탄소: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남준: 누나?

탄소: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김석진도 내가 이상하대, 사람을 지치게 한대 ...그래서 더는 못 해먹겠다잖아 적어도 내가 뭘 잘못한 건진 말을 해줘야,

남준: 누나!!




혼잣말인지 모를 말들을 중얼거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탄소. 놓친 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걸 주워 든 남준의 얼굴이 창백해집니다. 성 떼고 다정하게 이름 부르는 게 아직도 어색한 사람이 부쩍 살갑게 구는 것도 낯선 와중에 어떡하냐는 말을 되풀이하는 탄소가 떨어트린 휴대폰 화면에 전송되어진 문자메시지 한 통은 당사자가 아님에도 충격으로 다가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머릿속이 새하얘진 남준은 탄소가 석진과 싸웠다는 사실에 눈을 질끈 감네요. 일이 터져도 이렇게 한꺼번에 닥쳐오고 그러면 사람이 어떻게 버텨. 안 그래도 불안한 사람한테 진짜 너무한다.




탄소: ......

남준: 이러다 누나 먼저 일내겠어요! 힘든 건 알겠는데 정신 차려요, 제발




제정신이 아닌 듯 덜덜 떠는 탄소가 쓰러질까 간담이 서늘한 남준이 탄소의 어깨를 강하게 잡아 흔들었습니다. 말 없이 멍한 탄소를 두고 급하게 지갑과 겉옷을 챙긴 남준은 택시를 부르고 탄소의 휴대폰에 보내진 메시지에 나와있는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탄소에겐 모자를 씌우고 남준 본인은 마스크를 썼죠. 탄소의 감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걸 본 남준은 불안했습니다. 핏기 가신 차가운 손을 잡아주며 조금만 기다리라고 수십 번은 더 말한 것 같아요.




남준: 회사에 연락하고 들어갈게요

탄소: ...응

남준: 혼자 걸을 수 있죠? 정 못하겠으면 데려다,

탄소: 아냐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남준: ...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부모님은 가수 그만두고 맞선이나 보라고 하시지. 대기실에 찾아오는 불쾌한 사람들은 부쩍 제게도 무례한 행동을 보여 스트레스는 그대로 받지. 그렇잖아도 컴백 준비하면서 예민해진 상태에서 석진과는 냉전 중이었고 어느 날에는 아예 맞선을 볼 뻔했는지 모를 남자가 대기실에 들어와서 난리치질 않나. 아무것도 모르면서 석진은 미운 말만. 어느 하나 마음 편한 순간 없는 요즘에 연습으로 잡생각을 없애려 밤을 새는 일이 허다했죠.


스스로 자신을 갉아먹는 걸 알고 있지만 그것 말곤 방법이 없었어요. 기댈 사람이 없잖아. 근데 여기서 시간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던 게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나봐. 어떻게 불행 중 최악이 찾아오고 그래. 안 그래도 힘든데 왜 이래.




탄소: ......




응급실로 들어가 정신없이 헤매고 다니니 누구를 찾냐는 물음에 김지한 이름 세 글자를 댔습니다. 병원 측에서 온 연락 받고 왔다고요. 그랬더니 그 환자 지금 수술 중이래요. 워낙 야심한 시간대라 지나다니는 차나 사람이 없어서 조금만 더 늦게 발견되었어도 생사를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피를 많이 흘리고 크게 다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천만다행이죠. 주변에서 나는 큰 소리에 놀란 인근 편의점의 알바생이 구급차를 부르고 사고 현장을 신고했거든요.


한창 속도를 내며 달리던 자전거의 뒤로 차선을 이탈해 과속으로 덮쳐오는 차에 그대로 치였다고 합니다. 자전거는 뒷바퀴가 그대로 들려져 앞으로 고꾸라지고 멈추지 않는 차 때문에 지한의 몸과 정통으로 부딪혔다고요. 튕겨진 몸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고 차주는 도로를 이탈해 어느 건물 벽에 차를 박았다고 합니다. 차량의 핸들을 계속 돌리고 있었나봐요. 그래도 그 덕분에 차에 깔리는 일은 면했으니 불행 중 그나마 나은 일이었을까요.




남준: 지금 탄소 누나 동생이, 아 네 지한이요 네 맞아요 ...그러니까 지한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왔거든요




병원에 도착해서는 정신줄 꽉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던 탄소는 수술중이라는 불이 들어온 수술실 앞에 주저 앉았습니다. 석진과 헤어진 일도, 그 이전부터 받던 힘든 일도 모두 여기에선 중요하지 않으니까. 지한의 보호자로 왔으니까 약해진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 하나로 겨우 서 있고 울지도 않고 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맞닥트린 현실이 거짓말 같아요. 지독한 악몽이라고 믿고 싶을 만큼요.




탄소: 지한아, 누나가... 끅, 늦게 와서 미안해...




혼자 둬서 미안해. 네 옆에 못 있어줘서 누나가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뭘 잘못한 거냐고 안 물을게. 아무것도 안 바랄 테니까, 제발.




남준: 누나가 어디 있, ......

탄소: 하란 대로 다 할게요, 은퇴하라면 그렇게 할게 맞선이든 뭐든 시키는 대로 다 할게... 그냥 인형처럼 지내길 바랐잖아, 알았어요 그렇게 할 테니까

남준: ......

탄소: 지한이 좀 살려줘요




복도를 가득 울리는 흐느낌이 다른 사람 귀에 들어갈까 말리고 싶은데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어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네요.




남준: 누나 일어나요 바닥 차가운데 오래 있는 거 안 좋,

탄소: ......

남준: ...누나?




한참 지켜만 보다 도저히 바라만 보기 어려울 즈음에 다가가서 무릎을 접고 앉은 남준이 탄소를 일으키려 할 때 아무 반응도 없는 탄소. 이상함을 느낀 남준이 탄소의 어깨를 흔들자 그대로 힘 없이 옆으로 쓰러집니다. 심장이 철렁한 남준이 의식을 잃은 탄소의 몸을 안아 들었습니다. 그리곤 급하게 뛰어갔죠. 모자가 벗겨지면 얼굴이 드러날까, 한 손으로 꾹 눌러주며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한 남준은 입술을 꽉 깨물었습니다.




남준: ...전화 좀, 받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떼냈습니다. 환자들 있는 안에서 통화를 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탄소의 안색을 살피곤 영양 불균형과 과한 피로도 축적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합니다. 하루 이틀 그런 일이 아니라 이렇게 지낸 지 제법 시간이 지나 몸에서 버티지 못한 거라네요. 혹시 정신적으로 크게 충격 받을 만한 일이 있었나요. 남준은 대답하지 못하고 말을 얼버무렸습니다. 팔에 링거를 꽂고 일단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말에 남준은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리고 마른 세수를 여러 번.


잠깐 사이에 회사로 다시 연락을 해야 했죠. 하지만 그보다 먼저 말해줘야 할 것 같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시간인 탓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둘이 싸우고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온 건 탄소인 것 같은데 그럼 아직까지 깨어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 사이에 씻고 잠들었다면 정말 미칠 노릇이겠지만요.




석진: 어 남준아 왜?

남준: 형, 늦은 시간에 미안한데요

석진: 아냐, 이제 막 자려고 했어

남준: 누나가 지금,

석진: ...미안한데 급한 게 아니면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다시 들을게 자꾸 눈이 감기네

남준: ......

석진: 먼저 끊는다, 너도 김탄소 받아주느라 괜히 시간 뺏기지 말고 일찍 돌려보내




차라리 전화를 안 받느니만 못했습니다. 헛웃음을 터트린 남준은 이미 끊긴 통화 화면을 쳐다보다 회사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네, 아침에 다시 자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했는데 일이 더 생겨서요. ...누나가 쓰러졌어요. 일단 링거 맞고 있는데 깨어나는 건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아니요, 아뇨. 멤버들은 몰라요. 석진 형, ...저만 알고 있어요. 지금 제가 자리를 오래 비울 수가 없어서, 멤버들한테 전하는 것 좀 대신 부탁 드릴게요. 네. 네, 감사합니다.




남준: 그래도 누나가 나한테 와서 다행이었어요

탄소: ......

남준: 혼자 왔으면 울지도 못하고 이렇게 힘든 것도 못 뱉어냈을 테니까

탄소: ......

남준: ...누나가 이러고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형 생각하면 좀 밉네요




탄소의 옆을 지키기 위해 서둘러 돌아온 남준은 여전히 눈을 감고 죽은 사람처럼 누워있는 탄소의 침대 주변에 있는 간이 의자에 앉았습니다. 손을 잡아보니 택시 안에서 잡았던 것보다 더 차가워서, 이대로 못 깨어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탄소가 기댈 수 있다고 겨우 믿은 석진이 등을 돌렸고 탄소의 주변인들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고 가장 이해해주는 지한이 교통사고로 수술을 받는 중인 걸요.


자기보다 어린데 짐을 얹어줄 수 없다는 탄소에게 다른 멤버들은 의지를 하는 것보단 의지가 되어주고 싶게 했고요. 남준은 막막했습니다. 꾸준히 대화를 시도해도 숨기기 바쁜 탄소를 생각하면 속이 꽉 막혀왔었거든요. 그래도 이 상황에 자신을 찾아온 걸 보면 제일 먼저 생각이 났다는 거구나, 싶어 조금은 다행이죠. 심각한 때에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에요.




태형: 남준이형 누나는요!

남준: ...네가 혼자서 여길 어떻게 알고 왔어?

태형: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누나 어디...




정신 없이 있으려니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지한의 수술이 잘 끝났다는 말을 듣곤 깨어날 때 다시 알려주러 오겠다는 덧붙임에 고개를 끄덕인 남준은 두 눈의 뻑뻑함을 느꼈습니다. 탄소는 응급실에 있다가 지한의 수술이 끝나기 전에 1인 병실로 이미 옮겨진 상태였습니다. 지한 또한 수술이 끝나고 탄소의 옆 병실로 옮겨졌죠. 남준이 몇 차례 눈을 깜박이다 세수나 좀 해야겠다 싶어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밖은 날이 밝아오고 있었네요.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태형이 달려왔습니다.


이게 무슨 난리인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매니저 형과 같이 왔네요. 남준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최대한 소리를 죽인 빠른 걸음으로 병실 앞에 붙어있는 환자 이름을 확인하던 태형은 김탄소, 세 글자가 있는 병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고개를 저은 남준은 매니저 형을 반겼죠.




남준: 형은 일찍 올 것 같았는데 태형이는 아직 자고 있을 줄 알았어요

매니저: 탄소가 병원에서 얼마나 있을 지 몰라서 혹시 모르니까 옷이랑 필요할 만한 것들 좀 챙겨오려고 갔다가 잠결에 물 마시러 나온 태형이랑 마주쳤지 뭐...

남준: 잘 둘러대주지 그랬어요 어차피 날 밝으면 다같이 올텐데

매니저: 누나 방에 왜 들어가냐고 묻는데 핑계 댈 말이 어딨겠어

남준: ...그건 그렇네, 형도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매니저: 넌 괜찮아? 피곤하면 눈 좀 붙여, 내가 대신 있을 테니까

남준: 너무 놀라서 잠기운이 싹 달아났어요, 괜찮아요

매니저: ...탄소 동생은?

남준: 수술 잘 끝났고 깨어나는 것만 기다리면 된대요

매니저: 어디 병실이야?

남준: 누나 바로 옆에요

매니저: 정신 없어서 오는 길에 그쪽 회사에 연락할 생각이 나더라, 운전하다가 귀 터지는 줄 알았잖아

남준: 거긴 더 난리날 만하죠, 교통사고 나서 수술을 했다는데

매니저: 그건... 그렇네




탄소 병실로 들어가려는 차에 지한의 회사 매니저가 급하게 달려오네요. 매니저 형은 오는 길에 연락을 했다는데 얼마나 놀랐으면 벌써 도착할까요. 과속 딱지 붙은 건 아니겠지, 설마.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듯 빠른 걸음으로 병실의 환자 이름을 보고 안으로 들어간 뒷모습에 긴장과 불안이 보인 남준은 힘 빠진 입꼬리를 애써 끌어올리며 매니저 형과 함께 탄소의 병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태형: 누나 왜 아파요

남준: ......

태형: 이제 진짜 약속 지킨다고 했으면서 왜 또 안 지켜요

매니저: 태형아,

남준: 잠깐 나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형, 안 그래도 얘기할 거 많잖아요




상황에 대한 설명을 끝내고, 탄소가 남은 활동 무대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당장 페스타와 몇 달 뒤에 있을 월드 투어는, 그 사이에 있을 여러 스케줄들은 참여 가능할지. 탄소의 부모님께 연락을 해야 할지. 탄소의 상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낼 것인지, 아니면 어떡할 것인지.




매니저: 탄소가 무대에서 비중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빠지면 그 빈자리가 되게 크게 나타날 거 아냐

남준: 그건 어느 누구든 다 똑같죠, 뭐

매니저: 문제는 이게 장기간으로 이어질 경우지

남준: ......

매니저: 진격의 방탄 활동 때 허리 다쳐서 탄소 아예 쉬었던 거 기억해?

남준: 그래도 그때랑은 상황이,

매니저: 그때 아예 영원히 낫지 않아서 팀 하차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반응을 걔가 전부 다 봤었어

남준: 네?

매니저: 내친 김에 하반신 마비되어서 연예계에 얼굴 비추는 일 없으면 좋겠다고, 그때 허리 부상인 것만 공지하고 구체적인 건 알리지 않았으니까

남준: 그게... 무슨 흉한 말이에요

매니저: 그거 보면서 치료 받았어 탄소가남

준: 형,

매니저: 말은 안 했는데 탄소 병원에 이런 식으로 실려온 적 많다, 남준아 ...본인이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니까 내색은 안했는데 회사에서 일부러 숨긴 것도 많고

남준: ...그, 불타오르네 활동?

매니저: 어어, 그때 전날 쓰러져서 병원 갔는데 링거 한 번 맞고 바로 무대 하러 갔었지, 정국이는 그때 쉬었는데 탄소한텐 오르라고 했었어 무대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왜 빠지냐고

남준: ......

매니저: 진격의 방탄 활동 이후로 걔가 언제 한 번 무대 안 오른 적 있어? 없어, 오히려 못 오른 애들 파트 대신해서 선 적이 있으면 모를까 난 그래서 탄소가 좀 더 신경이 쓰이더라 이러다 애 잡을까 무서워 지금도 오는 길에 혹시라도 새로 연락 오면 어떡하지 그 생각만 했어, 무슨 일 더 생기면 어떡하지, 하면서




태형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탄소가 깨어났다고 하네요.




남준: 누나!

탄소: ...미안

태형: 좀 더 누워있어요 일어나지 말고

탄소: 아냐 이제 괜찮아, ...지한이는?

남준: 수술 잘 끝나서 지금 깨어나는 거 기다리고 있어요

태형: ...이건 또 무슨 말이야?

매니저: 난 지한이 매니저랑 얘기하고 올게

태형: 왜 또 나만,

탄소: 태형아

태형: ...네

탄소: 지한이 사고 났다고 해서 여기 왔었어 연락은 김남, ...남준이가 회사에 대신 해준 거고 너만 모르는 게 아니라 아는 사람만 여기 와서 그래

태형: ......

탄소: 남준이 형은 어떻게 알고 있냐면 내가 새벽에 찾아갔거든

태형: 나는,

탄소: 자고 있을까봐 그랬어, 정신이 없었어 그래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남준아

남준: ......

탄소: 매니저 오빠랑 무슨 얘기했을지 알겠어, 근데 걱정 안 해도 돼 무대 오르는 거 다 올라갈 거고 스케줄 다 할 거야 걱정하지마

남준: 지금 상황에서 그걸 어떻게 해요

탄소: 해

남준: 못해요

탄소: 내 몸 상태 내가 제일 잘 알잖아

남준: 누나가 뭘 알아요, 하나도 모르면서

탄소: 정말 못할 것 같으면 말했겠지 나 괜찮아

남준: 다 그만두고 싶다고 했잖아요!

탄소: ......

남준: 은퇴니 맞선이니, 지한이만 살려 달라고 하다가 쓰러진 걸 직접 봤는데 누나 말을 어떻게 믿어!

탄소: 그냥 해봤던 말이야, 정신 없어서

남준: 누나!

탄소: 나 원래 헛소리 잘하는 거 알지? 막, 그러잖아 항상 미안한 동물은 오소리, 이런 거 그런 것처럼 시답잖게,

태형: 아무 말도 하지 마요

탄소: 울지 마, 응? 태형아 나 나쁜 사람 만들지 마

태형: 진짜 나빴는데 어떻게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누나는 맨날 거짓말이야




눈물이 그렁그렁한 태형에게 바늘이 꽂히지 않은 손을 내미니 냉큼 팔을 벌려 안겨드네요. 아니지, 탄소가 안긴 건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달래주니 더 서러운 듯 태형이 어깨를 들썩입니다. 남준은 머리를 헤집다, 탄소와 눈이 마주치네요.




탄소: 진작 말해야 했는데 경황이 없었어

남준: 뭐가요

탄소: 나랑 같이 와줘서 고마워

남준: ......

탄소: 김석진이랑 헤어지고 너무 억울해서 너 찾아갔었는데 거기서 지한이 병원 실려갔다는 걸 뒤늦게 확인하고 진짜 제정신 아니었거든

남준: ...누구랑 헤어져요?

탄소: 대학에서도 CC는 생각 많이 해보라고 하는데 완전 망했다, 그치

태형: 그런 말 하지 마요!

탄소: 다른 애들한텐 말 안 할 거야, 티 안 낼 건데 너넨 알아두는 게 나을 거 같아서

남준: 이따가 형 오면 얼굴 어떻게 볼 건데요

탄소: 걔가 올 것 같아?

태형: ...누나,

탄소: 근데 있잖아

남준: ......

탄소: ...걱정 좀 해줬으면 좋겠다




나 좀 보러 와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화 안 낼 자신 있는데. 이상하다고 욕해도 가만히 들어줄 의향 있어. 지겹다고 손가락질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 예전처럼 웃어주지 않아도 되니까 얼굴 보여주면 좋겠다.




탄소: 지금 아니면 나 신경 쓰지도 않을 것 같아서 무서운데,

지민: 누나...!

호석: 아니 뭘 어쩌다가 쓰러졌, 남준이는 그렇다 치고 태형이 넌 어떻게 알고 여기 있어?

정국: 누나 다친 건 아니죠?!

탄소: ......

윤기: 늦어서 미안해요 작업실에 있다가 연락을 늦게 받아서,

남준: ...진형은?

호석: 형 오다가 어디 좀 들렀다 간다고 차에서 먼저 내렸었어

남준: ......

탄소: 자다 깨서 온 티가 너무 나는 거 아냐? 전정국 머리 좀 봐

정국: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탄소: 맞아 그거 별로 안 중요하지




이 자리에 너만 없는 게 제일 중요할 거야. 그렇지 않아? 김석진.




탄소: ...진짜 사람 비참하게 만들어

지민: ......




내가 제일 기다린 사람은 넌데. 정말 나 혼자 좋아했던 것처럼 굴지 않길 바랐어. 혼자 연애하고 헤어진 것 같잖아. 진짜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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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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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5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5년 전
독자4
작가니뮤ㅠㅠ
심각한 표정으로 읽고 내려왔는데
달려있는 댓글이.,
이것 참 웃을수도 없고
ㅋㅋㅋㅋ
재밌습니다
너무 안타까워요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김석진은 너무하고

5년 전
독자5
아 초록하는ㅅ익니다
5년 전
독자2
하. .. 화가나요., .예전엔 여주가 안쓰러웠어요 그래서 엄청 슬펐거든요 눈물도나그
근데 이건..인티가 욕을 못쓴다는게 아쉬울정도 석진이는 쓰레기에요 심지어 재활용도 안돼ㅠㅠㅜㅜ 남준아..난너밖에없어 그냥 지민이 아냐 그냥 그때 은퇴하는것도 나쁘지않았던것같기도.. 여주는 항상 아프기만하네요 모든게 연기같아요 그래서 아역을 그리잘했던거니ㅏ.. 석진이는 답이없어ㅇ노.. 아참 ! 전 스리랍니다.

5년 전
독자3
ㅎ ㅏ... 눈물나네진챠,,,ㅜ
5년 전
독자6
1218이애요
작가님...ㅜㅜ 제목보고 깜짝 놀랐어요ㅜㅜ
제목에서부터 벌써 슬픔이 느껴지느누ㅜㅜㅜㅜ

5년 전
독자7
여주가 넘 아픈 소ㄴ가락이에여ㅠㅠㅠㅠㅠㅠ 진짜ㅠㅠㅠㅠ 석지니 이놈 넌 이번에 맴매파티다ㅜ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97.180
석지야ㅠㅠㅠㅠ 왜 그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슨 일 있었던 거지ㅠㅠㅠㅠ 이런 사람 아니었잖아ㅠㅠㅠ
5년 전
독자8
아...여주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주가 정말 많이 힘들어하는게 보여요ㅠㅠㅠㅠㅠ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9
아 진짜 찌통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석진아 ㅠㅠㅠㅠㅠ 너 왤케 나빠ㅠㅠㅠㅜㅠㅠㅠ?? 그러면 안되는거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주 아프게 좀 하자마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0
ㅜㅜㅜㅜㅜㅜㅠㅜㅠㅠ 아 작가라으ㅜ님 ㅠㅠㅠㅠㅠ 너무 슬퍼요어우ㅜㅜㅜ
5년 전
독자11
비슷한 상황을 겪은적이 있어 이번화에서는 석진이가 조금 밉네요ㅠㅠㅠㅠㅠ 작가님 글은 진짜 역시 항상 최고예요!!
5년 전
독자12
열렬입니다 ㅠㅠㅠㅠㅜㅜㅜ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와중에 또 어디를 들렀다가 온답니까 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ㅜ 막 아무도 없을 때 와서 손 잡고 한소리 했다가 가는데 그걸 탄소가 들을 확률은 몇 퍼센트일까요... 오늘은 제 맘에 반창고 붙이는 날인가 봅니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3
진짜 보다가 저 울어요.. 여주 힘든 거 알면서도 병문안 한 번을 안가보고 버티는 석진이랑 그런 석진이때문에 힘들어하느 여주.. 진짜 울어요 ㅠㅠ 그냥 여주 너무 안쓰럽고 그냥.. 그냥.. 모르겠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화남과 슬픔 ㅠㅠㅠㅠ
5년 전
독자14
아ㅠㅠㅠ진짜....ㅠㅠㅠ넘 마음이 찢어져요ㅠㅠㅠ진짜ㅠㅠ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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