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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축가 부르면서

: 전남친과 함께 숨막혀 죽을 것 같았다





탄소: 살면서 헤어진 옛애인이랑 같이 축가 부르는 사람이 있을까


남준: ...ㅎ...


탄소: 우리 호범 과장님... 나한테 너네 결혼식 할 때가 기대된다고 하셨는데...


남준: ...뭐라고 해줄 말이 없네요


탄소: 왜 대학에서 CC는 죽어도 하지 말랬는지 알겠다고...


남준: (헛기침)


탄소: 김석진 오늘따라 잘생겼더라





탄소와 석진은 환장할 노릇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둘의 결별 사실은 팀내에서만 공개된 상태거든요. EP 01의 마지막에 언급했듯이 숙소 밖에선 헤어졌지만 헤어지지 않은 연인처럼 지내고 있네요. 원래 공개되지 않은 연애였으니 아는 사람이 적은 마당에 헤어진 걸 아는 사람은 더 적습니다. 지한도 모르는 석진과의 결별이니 멤버들이 아니면 누구도 모르는 진킨의 이별. 연애하는 티를 내선 안되지만, 헤어진 티를 내서도 안된다네요.





탄소: 김석진과 결혼할 거라고 나댔던 과거의 나에게


태형: 미래의 누나는 독신주의를 결심한다


탄소: ...?


태형: 평생 태형이랑 같이 살기로 다짐한다


탄소: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정국: 20년 뒤에 결혼한다고 난리쳤지만 사람 일은 한치 앞도 모르는 거다


탄소: ㅎ;


태형: 그러치 그러치 누나가 결혼 안 할 수도 있는 거잖아


탄소: 저기요 김태형씨 전 결혼해서 저 닮은 딸 낳고 아들 낳아서 오손도손 가정 꾸리고 사는 게 인생의 가장 큰 목표인 사람이에요;;;


태형: 아잉


윤기: 누나를 보면 정말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면서 엄청 소박한 꿈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탄소: 다음 생엔 좀 평범하게 태어나는 걸로


남준: 어~ 그건 좀 곤란한데, 다음 생에서도 누난 내 옆자리여야 해요


탄소: 제가 언제부터 님 옆자리였죠?


호석: ㅋㅋㅋㅋㅋ 누나 표정 완전 환멸 그 자체다ㅋㅋㅋㅋ


탄소: 아니 그렇게 왜곡된 표현을 쓰면 내가 뭐가 돼? 경악으로 정정하자


정국: 랩몬형 이미 상처 다 받은 얼굴인데여


지민: 넌 대체 언제까지 랩몬형이라고 부를 거야


탄소: 아직 애기라서 그래...


지민: 와, 누나 정국이는 애기라고 무조건 봐주고!


탄소: (당황) 애, 애기 아냐...? 왜 화내는데...?


석진: 김탄소 너 뭐 마실래


탄소: 탄소는, ...? 아니 아니아니 (다급) 나는,


호석: (웃겨 죽음) 탄소는ㅋㅋㅋㅋㅋㅋㅋㅋ


탄소: (멘붕)


석진: ...카라멜 마끼아또 맞지?


탄소: 응...


윤기: (웃음 참는 중)





평소 습관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탄소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삼인칭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탄소: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이지?


호석: 사주에 망신살 있는 거 아녜요?


탄소: 디진다


호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기: 망신살...ㅋㅋㅋㅋㅋㅋㅋ


탄소: 아 웃지 말라고!


남준: 형도 익숙하게 넘겼을 테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요, 원래 그랬는 걸 어쩌겠어


정국: 그거 위로 맞아여?


남준: ....ㅋㅋㅋㅋㅋㅋㅋㅋ


태형: 여기서 누나 편은 나 말고 없는 것 같은데 역시 내가 짱이져


지민: (심기불편)





데뷔 초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한 매니저 오빠의 결혼식 축가로 디엔에이를 부르는 내내 탄소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성득쌤의 결혼식 축가를 부를 땐 마냥 즐거웠는데 말이에요. 단체로 검은 정장 맞춰입고 가서 아웃트로, 프러포즈를 불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다른 멤버들과 다르게 무릎까지 오는 길이의 검은 스커트를 입었던 탄소. 이번에는 계절상의 이유로 다들 그때처럼 완전하게 갖춰입기보다는 좀더 가벼운 복장이었는데요. 부담스럽지 않은 기장에 어깨와 소매 부분이 적당한 시스루로 되어있는 검은 원피스 차림을 한 탄소에게 석진 또한 축가를 부르는 내내 신경이 쓰였던 건 아무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하필이면 어두운 색상의 셔츠를 입은 윤기의 옆에 서있던 탄소는 다른 사람의 눈에 둘이 맞춰입고 온 건 아닐지 의심이 갈 정도였죠. 다른 멤버들의 셔츠 색상은 밝은 편에 속했기 때문에 새카맣게 입은 두 사람은 축가 무대에서 유독 튀어보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별 사소한 일에 오만 생각을 다한다며 속으로 한탄한 석진은 결혼식이 끝나고 나오면서 근처에 있던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사기로 합니다. 뭐라도 입에 물고 있어야 쓴맛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밖에서 다른 멤버들과 무슨 얘기를 하는지 두런대는 탄소를 보던 석진은 움찔하며 뒤로 물러서는 모습에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였습니다. 뭐 마실 거냐며 한 마디 묻는 게 석진에게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했는지 탄소가 알아주면 좋겠네요. 사실 더 물어볼 것도 없이 카페에 가면 항상 뭘 마시는지 알고 있는 석진이었는걸요. 입술을 잘근 깨물며 카페로 돌아와 음료를 주문하다 눈에 들어온 머랭쿠키를 아무 생각 없이 같이 계산한 석진. 아차 싶어서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탄소: 머랭쿠키 크기도 쪼그만게 가격은 드럽게 비싸요...


석진: 맨날 투덜대면서 잘만 사먹는게 뭐 그리 불만이 많아


탄소: 그치만 비싸단 말야! 한 통 사도 금방 다 먹고


석진: 그건 그냥 네가 머랭쿠키를 사면 그 자리에서 다 털어먹기 때문이지 아닐까


탄소: (외면)


석진: ㅋㅋㅋㅋ 눈 피하는 것 좀 봐 ㅋㅋㅋㅋ


탄소: 내 편 하나도 안 들어주고 너 미워


석진: 네 방에 머랭쿠키 박스채로 사다놨는데 그래도 미워?


탄소: ...아니... 사랑해...ㅎ...





좋아하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 머랭쿠키지만 눈에 보이기만 하면 홀린듯이 사게 되던 이유는 그걸 받은 탄소의 표정이 온 세상을 가진 듯 행복해보여서. 특별한 것도 아닌데 굉장한 선물을 받은 것처럼 반겨서. 잠깐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나온 약속에서도 탄소가 생각난 석진은 돌아가는 길의 양손에 항상 간식거리가 가득했죠. 숙소로 돌아가면 주인 기다리던 강아지처럼 뛰어나와 안겨드는 탄소가 빨리 보고 싶어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석진: ... ...





연습실에 있다가도 돌아가는 중이라며 문자를 보내면 석진이 도착하기 전에 먼저 숙소로 돌아와 기다리고 있던 탄소. 몸은 피곤한데 잠들 수가 없다며 살금살금 방안으로 들어와 침대 옆을 파고들던 언젠가를 떠올린 석진은 불편한 마음에 작은 한숨을 삼킵니다.





석진: 이불 제대로 덮어야지


탄소: ㅎㅎㅎ 김석진 완전 따뜻해서 기분 좋아 ㅎㅎㅎ


석진: 내 말 들려?


탄소: 너무 잘 들려! 네 목소리 들으니까 안 오던 잠이 막 오고 그러네 ㅎㅎㅎ


석진: ...왜 이렇게 신났어


탄소: 김석진 내가 지인짜 많이 설탕설탕해





세상에 단맛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탄소를 알아갈수록 탄소의 특별한 단어에 담긴 의미를 실감했던 석진. 네가 있어서 행복하고 설탕한다 말하는 탄소가 무슨 말을 숨기고 있는지 깨달았을 땐 무척 설렜습니다. 그러니 절대 떠나지 말라는 부탁이자, 내가 없으면 안된다고 고백하는 거였어요. 탄소는 처음에 자신을 무서워하는 편이었고 먼저 반한 것도 이쪽이기 때문에 문득 오랜 일이 떠오를 때마다 알 수 없이 불안해진 석진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주문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어느 순간 차가워진 석진에게 더 이상 설탕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탄소. 대화가 길어질수록 석진의 대답은 짧아졌기에 말을 거는 일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순서였죠. 네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보다, 많이 피곤할 텐데 얼른 들어가서 쉬라는 말이 자주 들리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는지. 카페에서 음료 두 잔과 포장된 머랭쿠키 하나를 들고 나온 석진은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넌 주위에 휘둘려 내게 소홀해지는 일이 없도록 노력했었다는데, 난 그러지 못했네. 널 믿지 못한 게 아닌데 널 믿지 않은 사람이 되었어. 네가 아니라 너에게 다가가는 그 사람들을 못 믿었던 건데. 너한테 연락하는 남자들이 싫었던 건데. 너에게 더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막는 불청객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너무 비참했을 뿐인데. 모르겠어. 난 네가 미운건지, 좋은건지 어느 하나로도 정의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남준: 형, 뭐해요? 멀뚱하게 서 있기만 하고


석진: 이것 좀 탄소한테 전해주라


남준: 엥? 어, 형 어디 가요! 우리 출발해야 되는데...!





널 너무 좋아하다보니 나의 못나고 부족한 점만 보여서. 네게 어울리지 않는 내가 미워서. 원래의 난 나를 정말 사랑했는데 너를 사랑한 후론 그럴 수가 없어서. 한심해져서. 그러다보니 네가 미운 것도 같아서. 아무것도 모르고 웃는 네게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내가 정말 싫어져서.





탄소: 이게 뭐야?


남준: 형이 누나한테 전해주라던데요


탄소: 형? 무슨 형


남준: 누구긴 누구겠어요, 진형이죠


탄소: 걔가 왜, 아 아까 뭐 마실 거냐고...


남준: 슬슬 출발해야 되는데 이 형은 어딜 간 거야


탄소: 그게 무슨 말이야? 이거 김석진이 준 거라며


남준: 이것만 주고 홀라당 사라져버렸어요


호석: 어, 누나 어디 가요!


탄소: 금방 돌아올게 전정국 너 머랭쿠키 손대면 절교야!


정국: ...! (하나 먹으려고 했다)





지한이 병원에서 지민과 탄소를 번갈아 만나며 한창 누나에 대한 기억 찾기에 열중하는 동안 석진은 석진 나름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네요.





윤기: ... ...


지민: 왜 날 그렇게 봐요?


윤기: 아냐 그냥...


지민: 형이 그럴 수록 정작 난 괜찮은데 그건 다 거짓말이고 사실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닌 사람이 되잖아요 누나를 좋아하는 게 불쌍한 일이에요?


태형: 무슨 얘기해?


지민: 윤기형 화장실 가고 싶대서 참으라는 얘기


태형: ...아 형... 그냥 빨리 갔다와요... 애도 아니고 뭐 그런걸 말하는 거래... (질색)


윤기: ...?





지한과 대화를 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던 지민은 제법 탄소가 할 법한 말도 아무렇지 않게 쓸 줄 알게 되었습니다. 윤기가 자신을 아픈 손가락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땅한 반응을 찾지 못해 가만히 있던 전과는 달리 제법 칼같은 말로 받아칠 정도가 되었죠. 지한과 지민이 서로에게 윈윈하는 결과를 얻었다는 건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윤기는 지민의 변한 모습에 동생들 중 유독 지민에게 물러지던 태도를 고쳤거든요.





탄소: 김석진


석진: 왜 뛰어왔어


탄소: 너 장난해?


석진: 옷도 불편하면서 넘어지면 어쩌려고


탄소: 지겨우니까 끝내자고 말했으면,


석진: ... ...


탄소: ...헤어지자고 먼저 말했으면 연애하기 전처럼 잘 지내기나 할 것이지





왜 자꾸 날 망쳐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내가 미우면 신경 써주지도 말지 왜 괴롭혀. 자기 잘난 맛에 살던 애가 왜 이러는데. 왜 내가 널 미워할 수 있는 권리를 뺏어가는데. 너 진짜 이기적이고 못된 거 알지. 마음껏 원망할 시간도 주지 않고 다시 네 걱정하게 만드는 거 얼마나 나쁜 건지,





탄소: 나를 망쳐? 그거 나 찔리라고 한 말이었어? 너 지금 하는 거 보면 누가 봐도 내가 나쁜 사람이야





네가 뭔데 내가 받은 상처보다 네가 받을 상처를 더 걱정하게 만들어. 니가 뭐라고 너 아픈 걸 보느니 내가 더 아픈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이 나쁜 새끼야. 내가 하는 것처럼 너도 잘 지내야 될 거 아냐. 먼저 밀어냈으면 후련해야지. 왜 너한테 밀린 내가 미안해지게 해.





탄소: 이렇게 할 거면 미리 말이라도 하던가, 그랬으면 내가 밀려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석진: 울려서 미안


탄소: 제대로 미는 거 아니니까 거기에 흔들리지 말라고 했으면 버텼을 텐데


석진: ...내가 잘못했으니까 울지마, 탄소야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탄소: 잠깐 힘들어서 놓는 거니까 밀어낸 거라고 착각하면 안된다는 신호를 줬어야지


석진: 아프게 해서 미안해, 이제 정말 아무것도 안할게


탄소: 아무런 언질 하나 없이 비수를 꽂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하는 말이라고 전부 이해해야 되는 것도 아닌데





윤기가 석진과 탄소를 서로 닮은 멍청이들이라고 정의한 이유가 여기에서 드러나죠.





탄소: 널 좋아하면서 왜 내가 비참한 감정을 느껴야 돼


석진: ... ...


탄소: 난 그냥 네가 좋은건데





상대방을 너무 좋아하니까 눈에 보이는 자신의 단점에 위축되고,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는 만큼 떠나버리면 어떡할까 무서워하고. 조금만 소홀해져도 속상하고, 그것도 결국 내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아 서럽고. 왜 너만큼 빛나는 사람이지 못할까 원망스럽고.





석진: 네가 왜 비참해


탄소: 넌 나 없이도 잘 지낼 게 뻔한데 난 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할 테니까


석진: 잘 지내는 것 같아?


탄소: 그럼 왜 그랬는데, 왜 나쁜 말하면서 ...내가 옆에 있으라고 했는데 왜 말 안 들어


석진: 나 없이도 괜찮을 것 같아서


탄소: ... ...





석진에게 안겨 울음을 그치기는 커녕 더 서러운 탄소. 사실 석진이 지겹다고 말한 걸 가만히 듣고 있진 않았으니까요. 너 때문에 돌아버릴 것 같다 받아쳤었죠. 서로에게 짐이 될까 힘든 일이 있어도 숨겼기 때문에 쌓인 오해가 불화로 커진 거였는데 그 오해를 풀 여유가 없어 헤어진 거고요. 막상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석진도 만만치 않게 상처 받았을 텐데 무조건 잘못했다 말하게 해서 미안해진 탄소가 도저히 눈물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석진은 파란색 셔츠의 어깨 한쪽이 축축해졌음을 느낍니다.



젖으면 티가 바로 나는 색깔이죠. 휴대폰에 진동이 울려대는 걸 보면 돌아가긴 해야 하는데, 이대로 뭘 할 수 있을까요. 애는 우는데 얼굴을 가려줄 수 있는 것도 없고.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등을 꽉 끌어안은 탄소의 팔을 풀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잠깐의 고민 끝에 찾은 해답은 탄소를 안고 최대한 빠르게 차로 뛰어가는 무모한 방법 뿐이었죠.





석진: 집 가서 다시 얘기하자


탄소: (끄덕끄덕)


석진: ...ㅎ...





그래도 나만 그랬던 게 아니라고 해줘서,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웃으면 안되는데 웃음이 나네요. 탄소가 원피스를 입었다는 점을 감안해서 안고 있는 자세 그대로 허리에 다리만 감게 한 석진이 탄소의 치마가 들춰지지 않도록 밑을 단단히 받칩니다. 얼굴도 못 들면서 석진의 어깨에 고개를 폭 파묻고 목에 팔을 감은 탄소의 훌쩍거림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죠.





석진: 최대한 사람 없는 쪽으로 갈 테니까 꽉 잡아


탄소: (끄덕끄덕)





인적 드문 길을 통해 빠르게 달려 차로 돌아와 문을 벌컥 여는 석진에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준과 윤기가 화들짝 놀랐네요. 다른 차에 타 있는 호석과 막내들에게 둘이 방금 왔다며 알린 남준은 눈동자를 도르륵 굴려 석진의 품에 안겨있는 탄소를 봅니다.





매니저: ...너네 뭐하다 왔어?


석진: 나중에 웨딩드레스 뭐 입을지 얘기하다 다이어트 상담이요


매니저: 푸흡,ㅋ큼...


윤기: 진심이에요?


탄소: 우으으, 흐끅,


윤기: ? (외계어야 뭐야)


석진: 너무 슬프니까 저녁에 치킨 먹쟤


남준: ????


탄소: (도리도리)


석진: 어 치킨 말고 보쌈


탄소: ...ㅠㅠㅠㅠ


석진: 남준아 휴지 좀


남준: 예, 예에...





참고로 탄소의 카라멜 마끼아토와 머랭쿠키는 호석의 품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정국: 하나 정도는 모르지 않을까여?


지민: 가만 있어라


정국: 아 맞다 누나 이런 거 갯수 다 세고 먹지...


태형: 사람을 무슨 먹을 거에 환장한 이미지로 만드냐...


호석: 아냐 태형아 저게 약간 과장된 걸 수도 있긴 한데 누나라면 가능한 일이야


태형: ????


정국: 이 형이나 그 누나나 먹어도 살 지인짜 안 쪄... 부럽다


지민: 아니거든 누나 자기관리 열심히 하는 거거든


정국: ...! 와, 난 그럼 뭐 게으른 사람이에여?! 형 진짜 너무하네!


지민: (무시)


호석: 지민이가 이제 정국맘을 때려치는 소문이 사실인가요~?


태형: 이야 (박수)





석진과 탄소는 대화를 통해 서로가 잘못한 부분과 사과해야 하는 점을 인정합니다. 어느 한쪽만 일방적인 희생을 하면서 이어지는 관계가 되지 않기로 약속하는데요. 각자의 힘든 상황에 밀려 서로에게 비밀을 만들었으니 따지고 보자면 어느 한쪽만 희생한 게 아니라, 둘다 마음 고생을 겪었죠. 하지만 누구 하나 여유가 없어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고 상대방이 야속했습니다. 나만 힘든 것 같아서요. 이제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았으니 내가 더 힘들었네, 네가 더 나빴네 하며 언성을 높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해가 될 법했던 상황들은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설명하면서 남아있는 불편함이 없도록 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로 다시 연애를 시작한 건 아니고요.





남준: 둘이 대체 무슨 사이에요?


탄소: 어, 음... 결혼할 사이?


남준: 그게 끝?


석진: 그거면 됐지


남준: (답답) 아니 화해했으면 다시 만나는 거 아니었어요?


석진: 오우 아닌데?


탄소: ... (빵 터짐) 말투 왜 이랰ㅋㅋㅋㅋㅋ


석진: 네가 하는 거 따라한 거야


탄소: ? 난 오우맨 이런 말 쓴 적 없어 (단호)


석진: 방금 썼네


남준: (환장)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성급하게 굴었다가 또 서로에게 상처만 남을까 무서운 거죠.





지민: 와 진짜 환장하겠네


지한: 남의 병실 찾아와서 치킨 먹다가 왜 이래?


지민: 어;? 아니 치킨이 너무 맛있어서 환장하겠다고


지한: 너 돈도 많으면서 굶고 사냐 (측은)


지민: ... ...


지한: 누나가 네 반만 닮아도 좋을 텐데


지민: 안 그래도 누나 때문에 여기로 온 거야 언급 삼가해줘


지한: ? 왜 뭔데


지민: 아 여기가 간장치킨을 잘하네


지한: (어이)


지민: 이따 돌아가면서 하나 사가야겠다


지한: 누나는 OO치킨에 후라이드 잘 먹어


지민: ? 그래?


지한: ...넌 좋아하는 사람 취향도 몰라?


지민: 내가 언급 삼가하라고 했지


지한: 눼걔 언급 쇔괘해래걔 했쟤~





지한과 지민은 정말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는데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나이대 애들처럼 놀았습니다. 어디에서도 탄소에 대한 얘기를 마음 놓고 할 수 없던 지민에게 지한은 유일한 대화 상대가 되었죠. 지한은 그런 지민의 얘기를 들어주면서 쿵짝을 맞춰주었습니다. 멤버들의 경우, 석진도 있으니 입장이 곤란하지만 지한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어차피 이뤄지지 않을 건 알지만 누구 하나 털어놓을 사람이 있길 바랐던 지민에게 지한은 완벽한 상대였습니다. 탄소의 모든 걸 다 얘기해도 나중에 탈이 나진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는걸요. 물론 탄소 얘기가 아니더라도 같은 연예계에서 일하는 입장이니 통하는 게 많았습니다.





지한: 연어덮밥 진짜 기가 막히게 맛있는 곳 있는데 알려줄까?


지민: 어딘데?





그렇게 평화롭게 지내던 중 발매된 LOVE YOURSELF 結 'Answer' 리패키지 앨범!





윤기: 누나 나한테 곡 작업했다는 말 없었잖아요


탄소: 알아서 뭐하게...;





S2에서 탄소는 윤기와 음악적인 면에서 은근하게 부딪치던 일까지 모두 정리하게 됩니다.





지민: 형 삐졌어요


탄소: ㅎ;


석진: 김탄소 치,


탄소: 야 전정국 다리 하나 안 내려놓냐!!


정국: (억울)


석진: 킨... 먹을래....


지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석진: (절레절레)





탄소와 석진은 서로를 여자친구와 남자친구라는 말이 없어도 믿을 수 있을 때까지 연애를 미루기로 했죠. 한 걸음씩 물러나보니 오히려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면서 연애를 시작했던 때의 좋은 감정만 남길 수 있게 되었거든요. 누군가를 좋아하기 위해선 그 사람이 없어도 내가 잘 지낼 수 있어야 하니까요.





남준: 이해하기 어렵네요


탄소: 너무 가까운 사이라서 더 멀리 두고 봐야 하는 것도 있긴 해


남준: 좋아한다는 이유로 나를 그 사람에게 내맡기는 폭력을 행사하고 싶지 않다, 라...


탄소: ㅎㅎㅎㅎㅎㅎ


남준: 뭐 누나랑 형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남준과 탄소 사이에 흐르는 약간의 거리감도, 호석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응어리도. 태형이 탄소에게 가진 애착도 모두 모두 정리되는 게 S2의 주된 목표였습니다. 네...





태형: 지민이 너 요새 누구랑 그렇게 만나냐


지민: 지한이


태형: ? 둘이 안 친하잖아


지민: 너보단 친하거든~


태형: ??????





물론 지민과 지한이 너무 친해져서 서운함을 느끼는 태형도 나오고요.





탄소: 오랜만에 브이앱~ 아 김석진이 노잼드립을 쳤어요? 소재가 다 떨어졌대요? 저런, 안타까움을 전하며 위로하는 차원에서 재밌는 말장난이나 하나 할까요? 여러분, 길을 가다 나무를 주웠어요 (흥미진진) 이걸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우드득~ ...ㅋㅋㅋㅋㅋ (혼자 터짐) 아~! 우드득, 나무를 득템하고 길을 가는데 이번엔 음식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걸 주웠다면 또 뭐라고 할까요! 정답은~~





푸드득.





지한: ...?





해외로 투어 나간 누나가 방송을 하겠다며 난리를 쳐댔기 때문에 미리 어플을 켜놓고 있던 지한은 병실에서 차마 밥을 삼키지 못하고 뱉어버리는데요. 입맛 뚝 떨어지는 소리에 바로 화면을 껐다고 합니다. 하필이면 지민과 석진이 함께 브이앱을 켜고선 온갖 드러운 소리 다 하다가 방송을 종료한 그날 연달아 켜진 라이브였죠. 비위 약한 팬들이 밥을 먹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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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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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아구ㅠㅠㅜㅜㅜㅜㅜㅜㅜ 드디어 행복해지는 건가요 ㅠㅠㅜㅜㅜㅜㅜㅜ ㅜㅜㅜ
5년 전
독자2
와 드디어 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만나는 사이가 돠는 건가요ㅠㅠ 아니 차근차근 합시다 휴 ㅠㅠㅠ 자까님 사랑해영
5년 전
독자3
아 샘ㅠㅠㅠ 진짜 너무 좋습니다ㅠㅠ
5년 전
독자4
작가니뮤ㅠㅠㅠ진짜 저 오열해여ㅠㅠㅠㅠㅠㅠㅠ탄소랑 석진이가 서로 입장을 얘ㅣ하고 다시 둘의 관계를 회복해가는 모습이라니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좋아여ㅠㅠㅠㅠㅠ 그 외에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도 너무 좋구여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5
와 작가님 진ㄴ짜 감격ㅠㅠㅠㅠㅠㅠㅠㅠ탄소와 석진이가 화해해ㅅ서 다행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여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ㅡㅜㅠㅜ
5년 전
독자6
스리에요ㅠㅠㅠㅜ 아 여주랑 석진이...ㅠㅜㅠ 이제 지한이까지 셋이 행뵈해지면 더나을게 없어요 아 작가님..우리 여주 웨딩드레스입혀줘야되요
아시죠..? 그날은 쾅쾅 울겁니다ㅠㅠㅠ랜선 내딸래미에요ㅠㅠ

5년 전
독자7
두유망개에요 ㅠㅠㅠㅠㅠㅠㅠ 둘이 ㅠㅠㅠㅠㅠ 화해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8
곰세마리입니다ㅠㅠㅠㅠ 지민이가 많이 성장한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여주가 울면서 석진이랑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와....석진이 진짜 너무 설렜어요..... 둘이 다시 만나서 다행이고 지민이도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생겨 다행입니다ㅠ
5년 전
독자9
어떤 관계든 서로 얘기를 해야 관계가 지속되지요 ㅠㅠ 서로 이야기도 많이하고 잘 지내게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ㅠㅠ
5년 전
독자11
드디어 화해하고 얘기했어요ㅠㅠㅠㅠ 완전 좋아요ㅠㅠㅠㅠ
5년 전
독자12
ㅠㅠ슬슬ㅠㅠ행복해지는거 볼 수 있는건가요ㅠㅠㅠ
5년 전
독자13
작가님 너무 감사해요ㅜㅜㅜㅜㅜ화해해서 다행이고 이제 행복해지는 일만 남았쥬ㅜㅜㅜ
5년 전
독자14
와..... 맨날 결혼한다고 말했던 사인데
헤어진 상황에서 결혼식 축가라니!!!!!!!
상상만해도 어색하고 슬프고 민망하고..
그래도 이걸 계기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솔직한 모습을 더 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정말 대화는 어느 관계에서든지 항상 중요한듯!!

5년 전
독자15
행복한데에에에(뿌앵) 저 완전 정국이 못지않게 울어버렸어요 세상에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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