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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김준면/김종인]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上 | 인스티즈



  


  
별 - 네 얼굴 떠올라 (Feat. Swings)

 

 

 

 

 

 

 

 

 

 

 

 


일을 저지르고 난 후의 공간은 지독히도 고요했다. 남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내 발버둥과 비명은 그쳤고, 나를 어떻게 해보려던 누군가는 내 발밑에 널브러져있다. 덜덜 떨리는 다리가 바닥에 닿았다. 점차 숨쉬기가 버거워졌다. 처참하게 쓰져있는 저 누군가를, ...내가 죽였다. 내가 자수했을 때의 상황을 눈을 감고 상상해봤다. 내 딸이 그럴리 없다고 발악하는 부모님과,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만 하는 동생, 내가 사람을 죽였다며 손가락질할 세상 사람들. 휴대폰을 손에 쥐었다. 그래도... 자수는 해야한다. 112를 눌렀을 때,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로 해놓은 벨소리가 고요했던 공간에 울렸다.

 

 

 

 


"여보... 세요?" 

"나 네 여보 아닌데."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귓가를 타고 들렸다. 어딘가가 찢어진 교복 치마를 쥐었다. 그 장난스럽지만 다정한 목소리에 울컥해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나... 지금 전화 못해." 

"...너 우냐? 씨발. 어떤 새끼야?" 
 
 
 
 
 
 
 
 
 
여전히 나를 위하는 말투가 나를 울렸다. 아무렇게나 놓여진 피범벅된 칼로 그 옆에 더 피칠갑 돼있는 저 무서운 아저씨를 내가 죽였다고, 그래서 자수할 참이었다고, 나는 무심하고 담담하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털어놓았다. 그럴 자신이 없어서, 그의 목소리에 마음이 흔들려서, 나는 두 갈래길에서 방향을 틀었다. 자수 대신, 내 범죄를 한 사람한테라도 더 알리는 쪽으로. 
 
 
 
 
 
 
 
"준면아..." 

"왜. 너 어디야? 무슨 일인데!" 

"준면아... 나..." 
 
 
 
 
 
 

 
눈물이 점점 번져가고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파서 견딜 수 없는 병에 걸린 사람처럼 눈물이 번져갔다. 이미 흐르는 눈물을 벅벅 닦고 땀이 자꾸만 차는 손을 아무데나 문질렀다. 준면아, 나... 이 숨막히는 곳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말해봐." 

"내가... 사람을 죽였어." 
 
 
 
 
 
내가 말을 마친 후엔, 내가 머물러있는 공간보다 더 큰 고요함이 날 찾아왔다. 
 
 
 
 
 
 
 
 
 
 
 
* * * 
 
 
 
 
 
 
 
 
 
 
"옷 제대로 입어야지." 
 
내 전화통화에 망설임없이 달려온 그가 제일 먼저 바라보고 챙긴 건 나였다.
 
 
 
 
 

 
"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알아." 
 
 
 
 
 
 
나도 모르게 몇 개가 풀려있던 단추를 잠궈주고, 찢겨있던 치마를 손으로 잘 여며준 그가 제 패딩을 나에게 입혀주고 미리 챙겨온 물티슈로 내 손과 얼굴을 닦더니 칼의 손잡이부분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내가 한 거야." 

"어?" 

"오늘 일은 내가 했고, 넌 여기 있지도 않았어." 

"준면아. 지금 무슨 소리 하는거야? 내가 한 거잖아. 왜 네가 그래!" 
 
 
 
 
 
 
나에게 훨씬 큰 그의 패딩을 입고 있던 내가 일어섰다. 나보다 큰 그의 패딩이, 그의 마음같아서 나는 또 울컥했다. 
 
 
 
 
 
 
"잘 들어. 넌 아무 짓도 안 했어. 이 아저씨는 내가 죽였고, 넌 오늘 집에만 있었던 거야. 알겠어?" 

"준면아..." 
 
 
 
 
 
 
내 어깨를 잡고 세뇌시키듯 말한 준면이 내가 울며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가 날 안았다. 
 
 
 
 
 

 
"네가 아니었어도, 너한테 그런 짓 하려고 했으면 나도 똑같이 죽였을 거야. 그러니까, 이건 내가 한거야. 알겠지? 넌 오늘 집에만 있었어." 
 
 
 
 
 
 
날 끌어안는 채로 말하는 준면이 때문에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지만 그는 분명 울고 있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젖어들고 있었다.
 
 
 
 
 
 
"착하지. 이제 집에 가야지. 응?" 

"싫어. 나도 같이 있을래." 

"나 진짜 화낸다." 
 
 
 
 
 

 
내 볼을 쓰다듬어주며 나를 살살 달래는 그의 손을 붙잡고 그에게 매달리자 그의 굳은 눈 속에 내가 보였다. 
 
 
 
 
 

 
"그치만... 그럼 감옥가야 되잖아. 거기 무섭잖아..." 

"무조건 뛰는 거야." 

"... ..." 

"나가자마자, 무조건 뛰어." 

"준면아..." 

"그게,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야." 
 
 
 
 
 
 
내 말은 못 들은 체하고 잔뜩 눈물을 쏟아내는 내 등을 떠미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그를 바라봤다. 그도 어느 새 울고 있었다. 
 
 
 
 
 

 
"...꼭." 

"... ..." 

"보러갈게." 
 
 
 
 
 
 
그가 웃었다. 하늘은 어느 덧 비를 토해내고 있었다. 
 
 
 
 
 
 
 
 
 
 
 
ㅡ 일년 후. 

 
 
 
 
 
 
 
 
 
 
 
"할머니, 좀 괜찮으세요?" 

"응. 날씨가 좋구먼." 

"그쵸? 매일 이랬으면 좋겠어요." 
 
 
 
 
 

 
널찍한 마당에서 휠체어를 끌며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때와는, 정반대의 날씨다. 그는 결국 내가 하려했던 방법으로 자수했고, 납치되어 눈을 떠보자 웬 아저씨가 자신을 죽이려고 해 순간적으로 한 행동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런 점도 있고, 청소년이라는 점도 먹혀서 정상참작으로 인해 그는 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런 사실들을 티비뉴스로, 인터넷 기사로 일일이 찾아 접한 내가 얻은 건 죄책감뿐이었다. 그래서 그의 집으로 들어왔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부모님없이 할머니를 모시며 동생과 살았던 그라서 더 내 마음을 짓눌렀다. 그가 복역하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그의 할머니와 동생을 보살필 목적으로 들어왔긴 한데, 할머님과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지만 그의 동생과는 그렇지 못하다. 또 며칠 째 소식없이 집에 들어오질 않는다. 할머님은 원래 그렇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돌아올 거라고 다 이해하는 투로 이야기하시지만 내가 보기엔 주기적으로 하는 습관적인 행동같다. 
 
 
 
 
 
 
"이제 그만 들어가자꾸나."
 
 
 
 
 
 
"네." 
 
 
 
 
 
 
마당을 돌아다니던 휠체어가 노파의 목소리에 몸이 돌려졌다. 천천히 집으로 휠체어를 끌던 내가 인기척에 뒤를 돌았다. 
 
 
 
 
 

 
"너 어디갔다 이ㅈ..." 

"알 거 없잖아." 

"아가. 그러면 안 되지." 
 
 
 
 

 
저를 타박하는 내 목소리를 가볍게 무시한 종인이 할머님의 꾸중에 얼굴을 구겼다. 괜히 나 때문에 할머님과 종인의 사이가 이렇게 된 것만 같다. 
 
 
 
 
 
 
"내가 미안해. 네 나이 땐 놀러다닐 수도 있는 건데... 할머님 들어가요." 
 
 
 
 
 
 
집에 들어갈 때까지 시선이 뒤에서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했다. 이런 관계는 그가 출소할 때까지 전혀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았다. 
 
 
 
 

 
"너." 

 
 
 
 
 

 
할머님을 방에 모셔두고 설거지라도 할까 싶어서 주방으로 향하는데 뒤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돈이 목적이지? 괜히 형 친구라고 하면서 들어와서 결국 돈 때문에 그런 거잖아." 

"... ..."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고생을 할리 없잖아."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그는 일년동안이나 그런 비슷한 소리를 매일 내게 물었었다. 아마 갓 스물밖에 안 된 여자가 대학도 포기하고 왜 이 곳에서 이러고 있는지 궁금한 것 같았다. 만약 사실대로 말한다면 그는 당장이라도 그 곳에서 그의 형을 나오게 하고 싶을 거고, 그렇다면 그의 형, 준면이 해온 모든 것들은 무너진다. 그래서 난 항상 이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다. 
 
 
 
 
 
 
"형이 없으니까 할머니를 돌봐드릴 사람이 없잖아. 그래서 내가 여기있는 거야." 

"그게 다야? 그걸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해?" 
 
 
 
 
 
 
어이없다는 그 얼굴에서 처음부터 내게 말을 놓았었던 종인을 떠올렸다. 나를 처음보자마자 뚫어지게 쳐다봤던 종인은 나를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여전히 지금처럼. 
 
 
 
 

 
"우리 형 좋아해?" 
 
 
 
 
 
 
그가 격앙된 목소리로 처음으로 물었다. 이런 질문은 했던 적이 없어서 동요하자 그게 진짜인 줄 알았던지 내게 성큼 다가온다. 
 
 
 
 

 
"진짜야? 진짜 우리 형 좋아해?" 

"...그러면, 뭐가 달라져?" 
 
 
 
 
 
 
여태 이어졌던 무언의 자존심싸움을 그만하고 싶었던 건지 내 입은 헛소리를 지껄였다. 그의 눈빛이 일순 날카롭게 변했다. 
 
 
 
 

 
"한참 달라지지." 

"뭐가 달라지는데?" 

"내가 널 좋아하니까." 
 
 
 
 
 
 
말을 한 것도, 그가 내 입술을 덮은 것도 순식간이었다. 바둥거려도 내 허리를 꽉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그가 내 입 안을 파고들었다. 제 어깨를 쳐대는 내 두 손목을 한 손으로 쥐고 더 깊은 입맞춤을 시도했다. 숨이 가빠와 그에게서 아등거리며 떨어진 후 그를 노려보자 그가 준면이처럼 웃었다. 
 
 
 
 
 
 
"형이 몇 년 형을 선고받았는 줄 알아?" 

"... ..." 

"육년. 참 더럽게도 오래있지 않아?" 

"... ..." 

"형이 재판에서 피고석에 앉아있을 때만 해도 그랬어. " 

"... ..." 

"근데 너를 보고부터는 아니야. 형이 영원히 안 돌아왔으면 좋겠어." 

"미친놈." 

"그렇게 말해도 상관없어. 그러니까." 

"... ..." 

"나랑 있어." 

"... ..." 

"형이 돌아와도, 붙잡아도, 내 옆에 있어." 

"너...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그냥 이대로 미쳐있을래. 그니까 봐줘. 내가 미친 짓해도." 

"... ..."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그의 말이 끝나고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주방을 빠져나갔고 나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분명 준면과 그의 동생은 닮았다. 하지만 성격은 천차만별이었다. 저렇게 막무가내인 행동은 준면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 날의 다정했던 준면이 그리워졌다. 종인이 밀어붙인 여운이 아직 남아서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간신히 싱크대를 붙잡고 일어섰다. 적어도 준면이 출소하기 전까진 나는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 자꾸만 내 스스로 되뇌였다. 그래서 아직도 체온이 가시지 않는 입술을 내 멋대로 문질렀다. 그런 내 노력에도 그 감촉은 사라지지 않았다. 
 
 
 
 
 
 
 
 
 
 

 
* * * 
 
 
 
 
 
 
 
 
 
 
 
"준면아!" 
]
 
 
 

 
거의 반년만이었다. 그가 무슨 이유에선지 날 만나주지 않은 것도 있었고, 나도 할머님때문에 오지 못한 것도 있었다. 수척해진 그가 내 부름에 대답대신 웃음으로 날 반겼다. 
 
 
 
 
 
 
"어디 안 아프진 않아?" 

"괜찮아." 

"할머님은 잘 지내셔. 종인이도." 

"너는?" 

"나도 잘 지내. 종인이는 학교도 빠지고 집에도 안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그림에 소질있나봐. 상 받아왔어. 가져왔는데, 보여줄까?" 

"아니. 지금은 너 볼래." 
 
 
 
 
 
 
다정한 말과 함께 고개를 저은 그는 웃고 있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그를 보면 항상 고개부터 숙이게 된다.
 
 
 
 
 

 
"내가 그러지 말랬지. 네 얼굴 좀 보자." 

"미안해서..." 

"난 괜찮아. 너 건강하게 있기만 하면 돼." 
 
 
 
 
 
 
여전히 웃어주는 그와 내가 서로의 얼굴을 잊지 않으려는 듯 빤히 바라봤다. 그래봤자 고작 몇 분이겠지만 몇 십분같이 길었던 시간이 그가 무어라 말하려할 때 끝났다. 끝까지 날 보기 위해 뒤로 빠져나가는 그를 나도 끝까지 보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 마지막으로 면회소 문이 닫히기 직전에, 그가 나만 알아볼 수 있게 입모양으로 속삭였다. 
 
 
 
 

 
'사랑해.' 
 
 
 
 
 
 
 
 
 
 
 
* * * 
 
 
 
 
 
 
 
 
 
 
"아침부터 어디갔다 이제와." 

"담배나 꺼." 

"너 울었냐?" 
 
 
 
 
 
 
교도소에 나와서 혼자 조용히 울었다. 그는 대체 어디까지 나를 위해줄 작정인가, 그런 생각 때문이었다. 일찍 나오긴 했지만 벌써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할머님이 깨어나시기 전까지 집에 들어가기 위해 운 자국을 지우려고 공용화장실에서 세수까지 했는데 어떻게 알아본 건지. 하여간 귀신같은 놈.
 
 
 
 
 
 
"안 울었어." 

"형 만나고 왔지. 그랬으니까 얼굴이 그 모양이지." 

"...내 얼굴이 뭐 어때서." 

"붕어같아." 
 
 
 
 
 
 
운 자국을 지워도 해결되지 않는 건 부은 얼굴이었나보다. 괜히 잘 붓는 내 얼굴이 원망스러워진다. 
 
 
 
 
 
 
"입술도." 

 
 
 
 
 
종인의 말에 괜히 민망해져서 서둘러 집에 들어가려는데 입술도, 라며 덧붙인 그가 내 입술을 짧게 훔쳤다. 
 
 
 
 
 

 
"야!" 

"말했잖아. 미친 짓해도 봐달라고." 
 
 
 
 
 

 
멍한 정신을 되찾았을 땐 여유롭게 집으로 들어가는 종인의 뒷모습뿐이었다. 습관적으로 입술을 깨물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음 번엔 내가 그를 이길 것 같지 않았다. 반쯤 체념하고 집에 들어가자 셋뿐인 집이라 그런지 새삼 조용하다. 종인은 그새 제 방에 들어갔는지 보이질 않고 할머님을 깨우려 방 문을 두드렸지만 응답이 없다. ㅡ 할머님, 저 들어가요. 아직도 주무시나 싶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불을 덮어쓴 채 미동도 없으시다. 
 
 
 
 
 

 
"할머님. 아침 드셔야죠. 평소보다 훨씬 늦었는데, 시장 하지 않으세요?" 
 
 
 
 
 

 
협소한 방에 내 목소리만 울렸다. 이 쯤되면 느릿느릿 일어나셔야 하는데 아무 말도 없으시다. 이불을 살짝 들추자 눈을 감은 채 가만히 계시는 할머님이 보였다. 너무 깊게 잠드셨나 싶은 순간, 내 머릿속에 그 날의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그 때도 그 남자는 이렇게 누워있었다. 그 남자는 칼에 찔렸던 거지만 얼핏 비슷하다. 이불을 쥐고있던 손이 덜덜 떨렸다. 할머님을 보고 있던 눈이 초점을 잃었다. 끔찍했던 그 날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라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 할 때 누군가 나를 붙들었다. 
 
 
 
 

 
"괜찮아." 
 
 
 
 
 
 
내 뒤에서 날 껴안은 그가 속삭였다. 
 
 
 
 
 

 
"119에 연락하면 돼." 
 
 
 
 
 

 
제 할머니가 죽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고등학생답지 않게 나보다 더 침착했다. 나를 안아들고 쇼파에 앉혀둔 그가 집전화로 119를 눌렀다.  그 모습에 그 때의 내가 오버랩돼서 괴로웠다. 내가 머리를 감싸쥐자 신고를 마쳤는지 내게 다가와 다시 나를 안아줬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 연신 내게 괜찮다며 속삭여준 종인때문인지 할머님이 실려나갈 때는 오히려 정말로 괜찮아졌다. 
 
 
 
 
 

 
"여기있을래?" 
 
 
 
 
 
 
구급차에 할머님이 실리고 종인이 내게 물었다. 누군가는 따라가야되는 상황에서 혼자 남겨지는 건 더더욱 싫었다. 고개를 가로젓자 내 손을 잡고 함께 구급차에 탔다. 가만히 누워있는 할머님이 어제까지 나와 대화를 나눴던 사람이 맞는지 의아해질정도로 내가 잡은 할머님의 손은 차가웠다. 차갑게 식어버린 할머님처럼 할머님이 이미 돌아가셨다며 임종을 선고하는 의사도, 장례준비도 순식간이었다. 할머님의 영정사진이 준비되고 나와 종인이도 검은 상복으로 갈아입었다. 그 때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그저 몸이 하라는 대로 움직였다. 할머님의 영정사진앞에 서고 나서야 마음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 순간에도 나를 쳐다보고 있었던 종인은 내게서 시선을 거둘생각이 없어보였다. 
 
 
 
 
 

 
"넌." 

"... ..." 

"안 슬퍼?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미처 삼켜내지 못한 울음을 끅끅대며 묻는 내 물음에 그는 대답대신 나를 바라봤다. 
 
 
 
 
 

 
"울지마." 

"... ..." 

"또 붕어돼." 
 
 
 
 
 

 
이런 순간에도 그런 말이 하고싶냐며 무어라 하려했는데, 그가 먼저 선수쳤다. 
 
 
 
 
 

 
"그럼." 

"... ..." 

"할머니가 싫어하실 거야." 

"... ..." 

"노인네 너 우는 거 싫어했잖아." 
 
 
 
 
 

 
그의 말이 맞았다. 언젠가 내가 문득 준면이 생각나 울었을 때 할머님은 예쁜 얼굴로 울면 못 쓴다고, 준면이와 퍽 닮은 얼굴로 내게 웃어주셨다. 그래서 참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달래주려다 되려 우는 내가 당황스러웠는지 종인이 안절부절 못했다. 그런 종인의 표정이 우스꽝스러워서 나는 울다 웃고말았다. 
 
 
 
 
 
 
"울다 웃으면 안 되는데." 

"왜. 설마 유치한 말 하려는 건 아니지?" 

"아니. 내가 뽀뽀할 거니까." 

"그건 또 무슨 미친 짓이냐."
 
 
 
 
내게 얼굴을 밀착하는 그에게 묻자 종인이 눈이 휘어지도록 웃었다.
 
 
 
 
 

 
"형한테 보여줄 미친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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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ㄷㄷ ㄷ ㄷ ㄷ ㄷ 대박이여!!! 대박이에여 진심ㅜㅜㅜㅜㅜ 준면이 진짜 너무 착함...종인이 나쁘다ㅜㅜㅜㅜㅜ
10년 전
독자2
모카입니다.
헙.. 니니야 준면이에게 어떤 미친짓을 보여주려고ㅠㅠㅠ 우리 착한 준면이 더욱 상처받게 하지말어ㅠㅜ안그랴도ㅠㅜㅇ잉때문에ㅠㅜ 복역하고 오는 힘든 아이에게ㅜㅜ

10년 전
독자3
이리오세[훈이예ㅒ여 헐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종인아,,그러면 안돼..여주는 준면이꺼란말야ㅜㅜㅜㅜㅜ여주를 흔들면안돼ㅠㅠㅠㅠ 준면이가 또 막 양보해주는 건아니겠지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헐ㅠㅠㅠㅠㅠ준면아ㅠㅠㅠㅠㅠㅠㅠㅠ 여주야 넘어가면안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허류ㅠㅠㅠㅠㅠㅠ여주진짜배신때리면나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준면이가 여주때문에 전과자까지됐는데ㅠㅠㅠㅠ
10년 전
독자6
여주!!!!!주며니버리면앙돼!!!!나쁘다!!!!!
10년 전
독자6
와.....종인아.....왜 자꾸 여주 맘을 흔들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준면이 불쌍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7
준면이ㅠㅠㅠㅠㅠㅠ종인아 너 그러면안더ㅐ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8
준면아ㅠㅠㅠㅠㅠ왜이렇게착해ㅠㅠㅠㅠ종인아 자꾸 여주 흔둘지마ㅠㅠㅠㅠ
10년 전
독자9
하트에요~ 하트하트. 헐 이거 진짜 제 취향저격이네요.... 준면이를 보면서 ㅂㅂ거짓말이 생각나기는 했는데 진짜 좋아요ㅠㅠㅠㅠㅠ 혹시 여주가 종인이에게 흔들리지는 않겠죠? 준면이가 있는데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0
와ㅠ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설마ㅜㅠㅜㅜㅜㅜ흔들린건아니지??ㅜㅜㅜㅜ준면이가잇잖아ㅓㅜ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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