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후로 우리 둘 다 결혼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어.
그러는 중에 종대가 또 공연올림(참 열심히 일함ㅋㅋㅋ 쉬지않앜ㅋㅋ)
<넥스트 투 노멀>
종대가 엄마랑 꼭 엄마랑 같이 보라고 초대권 두장을 보내준거야.
난 이거 내용을 아니까 알겠다고 했음.
서울구경도 하고 종대공연도 볼 겸 광주에서 모시고 올라왔어.
그렇게 공연을 보러갔는데 누가 인사를 했어.
"어, 준면이 여자친구?"
오빠 어머니셨음. 종대공연이니까 보러오셨나봐.
"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뵈요."
"와 최근에 다시 만난다는 소리듣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이렇게 좋은 딸 놓치는 줄 알았어. 이쪽은 어머니신가?"
"아, 네! 엄마, 준면이오빠 어머니셔."
그렇게 훈훈한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줄 알았는데
우리 옆자리에 쪼르륵 앉는거야.......
오빠랑 어머니랑 아버님이랑..........
종대가 일부러 초대권 돌린거였음.
오빠네랑 우리집....... 전부.....
한날 같은 공연........
같은열.......
다섯좌석 연석............
우린 덕덕하게 공연장에서 (반강제)상견례 가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존대 덕분엨ㅋㅋㅋㅋㅋ
넥스트 투 노멀은 중간에 ㅆㅂ!!! ㅈㄹ!!!! ㄷㅊ!!! ㅁㅊ!!!!이런 욕 서슴치 않고 나오는뎈ㅋㅋㅋㅋㅋ
중간에 ㅅㅅ 란 단어도 엄청 많이 등장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장면 나올때 마다 움찔움찔 눈치봄.
인터미션 때 오빠네 가족도 우리 알아보고 간단히 인사하고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온가족이 넥을 보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게 가족과 관련된 뮤지컬인데다가
남자주인공이 죽은영혼? 그런 컨셉이라서
엄마는 아빠 생각났나봐..... 물론 나도.
엄마 우는거 느껴지길래 손 꽉 잡아주고 나도 소리죽여 울었어.
우리 모녀 나올때 웃겼을거야 ㅋㅋㅋ 눈 빨개지고 퉁퉁부어서 ㅠㅠㅠㅠㅠ
공연장 로비에 다섯명이서 쭈뼛쭈뼛있었음.....
굉장한 어색함...ㅋㅋ
오빠한테 눈치를 보냈어
'오빠 이거 알았어?ㅠㅠㅠㅠㅠㅠㅠ 이 상황 뭔데 ㅠㅠㅠㅠ'
'김종대ㅠㅠㅠㅠ 나도 이럴줄 몰랐어 ㅠㅠㅠ 어떡하냐 ㅠㅠㅠㅠ'
우리 둘다 울상이였음 ㅠㅠㅠ
그때 이 사단의 주인공 김존대가 나옴
해맑해맑한 웃음을 띠며 '헤헤ㅋㅋ' 거리면서 ㅋㅋㅋ아옼ㅋㅋ
"어? 다 있었네요? 제 공연 어땠어요? 이번엔 협력연출이였어요!!"
우리 다섯명은 한번에 그 아이를 쏘아봤음
김종대는 그제서야 눈치채고
"......아;;;; 제가 식당 예약해 놨어요. 얼른 가요."
ㅋㅋㅋㅋㅋ 얘 노렸구나..........
그렇게 식사하는데 자연스럽게 결혼얘기나옴.
솔직히 김종대가 노려도 너무 노렸어........
"준면이랑 안지가 얼마나 됐지?"
"제가 24살 때 처음 만났어요. 지금이 스물일곱이니까 삼년 정도 만났네요."
"준면이랑 헤어졌을 때 뭐했어? 일년동안."
"아, 어머니! 말 하지 마세요."
오빠 밥먹다 수저 내려놓음ㅋㅋㅋㅋㅋㅋㅋ 당황했어ㅋㅋㅋㅋㅋ
"뭘 새삼스럽게 그래? 우리 아들은 일년동안 조금 과장해서 식음을 전폐했다.
우리 아들은 널 그렇게 좋아하는데 너는 어떨까 궁금해서."
오빠는 고개 숙임ㅋㅋㅋㅋㅋ 김존대는 재밌다는 듯이 구경하고 있고 ㅋㅋㅋㅋ
내가 대답하려는데 엄마가 막음.
"저희 딸래미는 더 심했죠. 직장도 때려치고, 자기가 제일 좋아하던 공연도 안보러 다니고.
맨날 울었어요. 오지도 않던 광주도 하루가 멀다하고 내려오고. 외롭다고 얼마나 찡찡대던지."
아ㅠㅠㅠㅠㅠㅠㅠ 두 어머님은 우리 놀리기에 재미붙였음 ㅠㅠㅠㅠㅠㅠㅠ
애초에 우린 결혼이야기 아예 꺼내지도 않았는데 ㅠㅠㅠㅠㅠㅠ
그 와중에 묵묵히 식사하시던 오빠 아버님이
"둘이 결혼해."
돌직구 날리심
덕분에 나의 심장이 쿵 떨어져서 쥬겄다고 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밥을 씹는지 돌을 씹는지 모를 (반강제)상견례를 마쳤음.
나랑 오빠만 표정 굳고 다른 사람들은 다 ^^ ^^ 이표정으로 웃더라ㅋㅋㅋ큐ㅠㅠ
난 우리 엄마 배웅하고 오빤 오빠 부모님 모셔다 드리기로 해서 그 길로 헤어졌어.
근데 아직도 나는 마음에 준비가 안됨.
돈 모은지도 얼마 안되었고ㅠㅠ 용기가 없었어.
버스 터미널 가는 길에 엄마가 말걸었음.
"...... 기분 이상하지?"
"응?"
"결혼 한다니까... 이상하지."
"응..... 좀."
"너희에게 1년의 부재가 가져온 성장을 생각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너희들은 잘 알잖아."
"........."
"그래도 영 아니다 싶으면 니가 먼저 뻥 차버려."
"아, 엄마!"
"ㅋㅋㅋㅋ 그럼 결혼 하던지 말던지."
집에 돌아왔는데 오빠한테 전화왔어
"오늘 놀랐지? 나도 종대가 사고칠 줄 몰랐어....."
"아냐, 괜찮아. 놀라긴 했지만."
"오늘 많이 울더라.... 어머니도."
"아빠 생각나서 그랬어. 신경쓰였어? 미안."
"아니, 니가 왜 미안해.... 그냥,"
"......"
"내가 더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지."
".......역시 김준면다운 대답이다."
"그리고, 우리 결혼 말이야."
"........어."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마. 천천히 생각해도 괜찮아."
"응."
나는 엄청 놀라서 그 때까지도 심장이 막 뛰었는데 오빠가 침착하게 말해줘서 가라앉았어.
고마웠음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곧 수능이 다가와서 오빠도 나도 다 수능에 집중했어.
결혼 이야기는 분위기에 맞춰 다시 들어감.
이번엔 대놓고 학생들 응원 안가고 오빠 응원갔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벽에 일어나서 오빠 집 가서 아침 차려주고 도시락 싸주고
내가 대신 운전해서 수능장 데려다주고
잘 갔다 오라고 뽀뽀도 해주고 ㅋㅋㅋㅋ
수능을 감독하러 가는 건지 보러가는건지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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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얼말럽 (퓨어/화산송이/낯선이/작가님사랑합니다/봄내음/잭프로스트/슈이♥/현수레기/성장통)
얘네 언제 결혼해여?ㅋㅋㅋㅋㅋㅋㅋㅋ